김승복 “확인 구매와 발견 구매가 가능한 서점”
“모름지기 책방 관계자가 쓴 책은 이래야 한다.” 일본의 서점인 ‘야마시타 겐지’가 쓴 『서점의 일생』의 카피다. 책 파는 일의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을 담은 이 책은 일본의 유명한 서점 가케쇼보(벼랑 책방)를 11년간 운영하면서 펼쳐진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번역자 김승복은 일본의 ‘쿠온 출판사’ 대표이자 2015년부터 진보초에서 한국어 책을...
View Article테라오 겐 “좋아하는 것을 속이지 않는 삶”
열심히 일하는 데도, 형편은 자꾸 뒤처지는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학생 때는 불량한 폭주족이었고, 장래희망을 묻는 설문지에 반발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대학 등록금으로 쓰였어야 마땅한 어머니의 사망 보험금을 경비 삼아 무작정 에스파냐로 여행을 떠났다. 1년 뒤, 일본으로 돌아와 록밴드를 결성했으나 몇 번의 부침을 겪고 뮤지션의 길을 접었다. 그 후...
View Article박창진 “적극적인 가담자가 될 필요는 없어요”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뉴욕 공항에서 비행기를 회항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마카다미아 봉지를 뜯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공기를 유턴해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조현아 전 부사장을 비롯해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 조양호 회장, 이명희 등 대한항공에 뿌리 깊게 남아있던 조 씨...
View Article조수경 “더 나은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보장된 가까운 미래에 ‘센터’가 설치된다. 그곳은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이 입소해 전문가의 관리를 받으며 자신이 죽는 날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곳이다. “죽음이 필요한, 죽음이 최선인” 사람들이 가는 곳. 어렵게 가족을 설득해 그곳에 입소한 주인공 ‘이서우’는 의사로부터 센터에서 한 달의 기간을 지내면 이후 언제든지 죽음을 선택할 수...
View Article마더바이브 “인간 자체를 닮은 비브라폰”
마더바이브는 비브라폰 연주자다. 비브라폰은 실로폰을 닮은 악기인데 피아노처럼 페달이 있어 음을 길게 늘일 수 있고 무엇보다 영롱한 소리를 낸다. 그는 이 영롱함 속에 삶의 쓸쓸함이 있다고 말한다. 밝음과 어두움의 공존. 즉, 삶의 모습을 닮았다. 비브라폰계의 대모란 이름처럼 호기롭게 세상에 나온 정규 1집 <마더바이브>에는 2013년부터 작업한...
View Article주원규 “버닝썬 사태는 포화 상태에 이르러 공론화된 것”
민규와 재명은 같이 ‘설계’를 한 적이 있다. 새벽의 가로수길에서 젊은 여성이 구타당하는 사건이 있었고, 두 사람은 가해 남성이 무혐의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범인은 잘나가는 중견기업의 외아들, 피해 여성은 콜걸이었다. 그런데 이 두 사람, 민규와 재명은 변호사이고 경찰이다. 민규는 강남 중심부에 자리한 로펌의 변호사이자 ‘설계자’다. “실제...
View Article양지훈 변호사 “사표는 절대 금지, 회사를 잘 그만두려면”
퇴사를 권하는 책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회사를 그만두는 법’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현직 변호사 양지훈이 쓴 노동 에세이. ‘우리들의 굴곡진 조직 인생과 실전 노동법’이라는 카피를 단 이 책은 사무직 노동자들의 건강한 직장 생활을 위한 ‘필수 예방 접종’ 같은 책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두 곳의 대기업에서 6년간 일한 양지훈은 아부와 술자리를...
View Article유현준 “시간을 보내야 내 공간이 된다”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이라는 말, 당신이 무엇을 입었는지가 곧 당신을 나타낸다는 말처럼 의식주에는 개인의 특성이 드러난다. 그러나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는 아파트 광고 문구는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규격화되고 브랜드화된 아파트로 사람들을 정의 내리는 태도가 불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는 곳’이 단순히...
View Article백수린 “여성의 역사에 자리를 만들어주는 작업”
대학교 휴학생인 ‘나’는 어느 날 “어차피 넌 할 일도 없잖아”(10쪽) 라는 말과 함께 할머니 댁에서 할머니를 돌봐드리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는다. 교육을 받지 못해 서러웠던 할머니에게 고학력자이자 대학교 교수인 딸은 늘 자랑이고 자부심이었지만, 학사경고를 받고 방황하는 주인공에게 엄마는 늘 비정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이다. 할머니 곁에 머무르는 동안...
View Article세이수미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이라는 설명을 느낄 때”
세이수미는 고향을 노래한다. 파도처럼 철썩이는 얼트 록의 성난 소음을 재료로 해변가에 아련한 모래성을 쌓아 올리는 이들의 음악은 2018년 한국 대중음악에 선명한 자국을 남겼다. 짙은 노스탤지어의 마법은 해외 마니아들의 높은 지지와 더불어 '로켓맨' 엘튼 존의 귀까지 사로잡았다. 광안리의 너른 해변, 남포동의 작은 찻집, 부산대 앞의 에너지를 공통의...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마스다 미리, 어른이 된다는 것
마스다 미리가 『월간 채널예스』 독자들에게 보낸 ‘잘될 거야’ 메시지 카드 1969년생 만화가 마스다 미리. 그를 소개할 때마다 따라붙는 타이틀은 ‘일본 여성 독자들의 정신적 지주’.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어쩐지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떠올리면 곧장 수긍하고 싶어진다. 『걱정 마, 잘될 거야』를 읽으면서도 같은 마음이었다. 만화 속 주인공은 세...
View Article안정은 “빨리 털고 일어나 다시 달리는 게 중요해요”
달리는 사람. 상태에 가까운 이 말을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의 저자 안정은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작가, 칼럼니스트, 모델, 이벤트 기획자, 사업가이기도 한 그가 이 많은 직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직업을 달리는 사람, 러너라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대학에서는 연극을 했고, 졸업 후에는 어렵게 IT 회사의 개발자로 취직했지만 곧...
View Article박정준 “아마존 12년 근속 경험이 내게 남긴 것”
‘아마존답다’라는 수식어는 또 하나의 온라인 서점이 아니라 변해가는 세상 위에서 자신밖에 할 수 없는 새로운 일을 해나가는 이들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 333쪽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를 펴낸 박정준 저자는 아마존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본 유일한 한국인 목격자다. 평균 근속연수가 1년 남짓인 회사에서, 그는...
View Article김예지 “청소 일이 나를 영원히 대변하는 건 아냐”
청소 노동자 김예지의 하루는 새벽 5시 15분 기상으로 시작된다. 곧장 출근을 해 오후 4시까지 청소 노동을 한다. 밤 10시-11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생활이다. 한편 일러스트레이터 김예지의 하루는 조금 다르다. 작업실로 출근을 하고, 솔직한 자기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일이 이어진다. 청소 노동자 김예지가 일러스트레이터 김예지를 응원하며 경제적 자립의...
View Article이찬재 안경자 “70대인 우리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이유”
안경자 작가(왼쪽)과 이찬재 작가 호기심 많은 안경자 씨와 무뚝뚝한 할아버지 이찬재 씨는 1942년생 동갑내기 부부. 대학CC였던두 사람은 26세 나이로 결혼해 국어 교사, 지학과 교사로 일하다 1981년 브라질 썽빠울로로 이민을 갔다. 연애가 너무 즐거워 결혼했고 신혼 생활이 너무 행복해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었던 이들 부부. 안정적이었던 한국 생활을...
View Article미나토 가나에 “늘 놀라움을 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
『고백』 , 『왕복서간』 , 『리버스』 등 일상에 숨어 있는 인간의 악의를 집요하게 탐색해 ‘이야미스(읽고 나면 기분이 찝찝해지는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이라는 수식이 따르곤 하는 일본 작가 미나토 가나에가 이번에는 특별히 다정하고, 따뜻한 작품으로 독자를 찾았다. 『여자들의 등산일기』 는 결혼 후 시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결혼을...
View Article성유미 “부당하다는 느낌, 귀하게 다루셔야 해요”
‘뭔가 찜찜해...’ 하고 계속 되뇌게 되는 관계가 있다.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왠지 뒷맛이 개운치 않은 기분. 영 낯선 감각은 아니다. 평소에는 연락도 없다가 본인이 힘든 일이 있을 때만 연락해 오는 친구, 내가 양보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가족, 작은 실수에도 불같이 화를 냈다가 그 순간만 지나면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사람처럼 구는...
View Article데뷔 25주년 인공위성, 키워드는 ‘자생’
'인공위성 발사대에 인공위성 떴다!'.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소리'에 도전했던 인공위성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당시 신문 헤드라인이다. 음악대 중은 서울대학생과 생소한 아카펠라 장르에 먼저 끌렸으나, 이윽고 그 속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생력과 맑은소리에 반했다. 1993년 한 해 40만 장 가까운 판매고를 올린...
View Article정종철 “’내일 뭐 먹을까’ 이 질문으로 옥주부 탄생”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앞치마를 맨다. 집안 곳곳을 정리하고 가족의 식사를 챙긴다. 잘한다고 말하니 더 잘하고 싶은 요리와 살림. 개그맨 정종철은 요즘 ‘옥주부’라 불린다. SNS 프로필 사진도 앞치마를 매고 고무장갑을 낀 모습. 팔로워의 75% 이상이 여성이라서 놀라우면서 또 즐겁다. 주방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옥주부’ 정종철을 만났다....
View Article김은주 “사랑할 때 적당한 거리는 1cm”
『1cm 첫 번째 이야기』 , 『1cm 』 , 『1cm art』로 이어졌던 이른바 ‘1cm 시리즈’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람과 사랑,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너와 나의 1cm』이다. ‘허깅 에세이’라 이름 붙은 이번 책에 대해 김은주 작가는 “힐링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허깅은 누군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는 말로 그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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