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는 강렬한 질문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2천 년 전 공자가 남긴 삶의 궤적 속에서 오늘날을 살아가는 지혜를 구할 수 있으리라는 우간린 저자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단 한 권의 책이 시공을 초월해 만들어내는 진리의 파장을 지켜보며, 저자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는 점점 늘어갔다. 지금의 우리가 공자의 삶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가 인생의 고비 앞에서 취한 태도는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그의 지혜는 불멸의 생명력을 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증인으로 저자는 왜 자공을 선택했는지.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들이 쌓여가던 즈음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중국 각지에서 강연을 진행하던 중 잠시 왕징에 머무르게 된 저자가 <채널예스> 취재팀을 초대한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원하는 삶을 사는 지혜’를 찾고자 공자의 숨결이 남아있는 곳, 중국으로 향했다.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의 저자인 우간린은 중국의 경제학자이자 컨설턴트로 중국 내에서 인재개발 분야의 일인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국내 독자들에게도 널리 사랑받은 그의 저서 『문제보다 해법이 많다』는 중국에서만 100만 부가 넘게 판매되며 경영 컨설팅 도서 분야에서 최고의 판매기록을 세웠고 ‘중국 10대 경영관리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의 재정부를 비롯해 유수의 대학과 기업에서 ‘지도력과 경영’에 관한 강좌를 직접 개설해 진행하기도 한 저자는, 삶에 관한 깊은 조언을 들려줄 스승을 찾던 중 공자와 만났다. “2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이의 삶에 큰 울림을 준 스승”으로서 공자에 주목한 것이다.
“공자는 중국에서 굉장히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입니다. 역사적으로 신성화 단계를 거치면서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추악한 사람으로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에서 진실한 공자의 모습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우간린 저자는 공자가 남긴 삶의 지혜를 찾기 위해 『논어』『공자가어』『사기』『공자집어』 등 수많은 고서들을 살폈고, 그 이야기들을 한 데 엮어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안에 담아냈다. 공자가 남긴 삶의 지혜 위에 인생의 지표를 세운다면,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나가기 수월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에 우연히 『공자가어』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 책을 보면서 진실한 공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요. 과거에 중국 사람들은 『논어』를 통해서 공자를 이해했지만 『논어』는 제자들의 관점에서 기록된 공자의 이야기죠. 저는 『공자가어』를 보게 된 후 공자가 마귀도 아니고 신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우리 주변에 있는 보통의 선생님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랑과 지혜로 가득 찬 선생님이었죠. 그 분의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에 기록된 공자의 지혜는 2천 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고, 중국과 한국의 국경마저도 허물며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의 사상이 가진 보편성과 강한 생명력 때문이다.
“공자는 인애(人愛)와 지혜를 함께 강조했기에 우리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자의 이야기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유의미한 이유는 고민의 보편성 때문이죠. 21세기에 우리가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사람으로 인한 것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사람의 존엄과 가치가 훼손되는 상황 속에서는 공자의 인애 사상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간린 저자는 위대한 사상가로서 공자의 모습을 조명하는 동시에 인간으로서 그가 지닌 면모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인생의 모범을 제시해 주기 위함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그는 공자가 강조한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들려주었다.
“가치 있는 삶은 세 가지 분야에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신을 빛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어 주고, 후대의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어 주는 것이죠. 자신을 빛내면 고민이 점차 작아지면서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다른 사람이나 후대에 빛을 발해 주면서 방향을 제시해 주면 훨씬 더 삶이 가치 있어 지는 것이죠.”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에 기록된 공자의 삶은 빛바랜 시간 속에 남아있지 않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대인의 문제 혹은 생활과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원칙하에 지금 시대에 중요한 주제들을 중심으로 공자의 일화를 가려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보다 생동감 있게 전하기 위해 자공이 스승과의 일을 술회하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선택했다.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는 현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빌리게 됐습니다. 현대인들이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자신들이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 옆에 있는 선생님이 해결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공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공자와 가장 오래 함께하면서 깊은 유대를 나눈 제자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공은 뛰어난 언변과 탁월한 비즈니스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자공을 선택하면 이 이야기가 현대인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자공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따라 장사를 해왔고, 스스로도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장사를 하면서 재물을 쌓아온 인물이었다. 스무 살이 넘어 공자의 제자가 된 그는 스승의 가르침을 행하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었는데, 때로는 섣부른 선행으로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위나라에 끌려가 노예로 전락한 노나라의 백성을 돈을 주고 구해왔을 때였다. 많은 이들이 ‘역시 공자의 제자’라며 그를 추켜세웠지만 공자만은 달랐다. ‘너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생각해본 적 있느냐’며 되물었던 것이다. 결국 자공은 한나절이 지난 후에야 스승의 깊은 뜻을 헤아리게 됐다. 그의 행동이 모범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할 수조차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부자들은 그렇게 힘들고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공자가 그의 제자에게 가르쳐 주고자 했던 것은 동기가 좋아야 할 뿐 아니라 결과 또한 좋아야 한다는 이치였다.
이렇듯 자공이 기억하는 공자는 늘 새로운 시각으로 가려진 부분까지 볼 줄 아는 스승이었다. 그의 앞에서 제자들이 가진 통념은 흔들리고 부서지기 일쑤였다.
“공자는 외면에서부터 내면을 봤습니다. 마치 현재를 보고 미래를 보는 것처럼요. 항상 규칙을 먼저 봤죠. 그래서 다른 제자들보다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를 더 향상시킬 수 있는 선생님을 원합니다. 공자는 그런 본보기를 제공하고 있죠. 문제를 대하는 시각이 제자들과 달랐던 것입니다.”
또한 공자는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설 줄 아는 인물이었다. 그는 다른 이의 평가나 현재의 상황으로 인해 스스로를 평가하지 않았다. 1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정치적 이상을 펴기 위해 각국을 전전하면서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탓하지도, 자신을 폄하하는 시선을 멸시하지도 않았다. “군자는 결코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 기준을 낮추거나 자신의 마음과 다른 선택으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지 않는다” “밑바닥이라는 생각이 들수록 담담해져야 한다. 인생이 무상할수록 평정심이 필요하다”는 말로 자신과 제자들이 함께 가는 길을 묵묵히 걸어갔을 뿐이다.
“공자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 째는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공자가 『역경』을 공부했기 때문입니다. 『역경』은 주로 객관적인 법칙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공자는 『역경』을 공부하면서 객관적으로 사고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의 유명 대학교인 칭화대학은 ‘자강불식 우덕재물’이라는 공자의 말을 교훈으로 삼고 있습니다. 자강불식이 자신과의 관계를 처리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면, 우덕재물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먼저 자신과의 관계를 잘 처리해서 스스로 빛을 발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처리해서 그의 마음이나 사회를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유일한 지표로 삼아 나아갔기에 어떤 것에도 미혹되지 않았다. 오히려 “올바른 일에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모욕이 따를 수도 있다”며 냉혹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일에는 나아감과 물러남이 있는 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실을 등한시하는 몽상가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공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을 구속하는 사람이었죠. 가치 있는 일이라면 그것을 추구하는 일을 격려했지만, 옳지 않은 수단을 통해서 명예나 이익을 쫓는 경우에는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만약 부정한 수단을 통해서 명예나 부귀를 가지게 되면 뜬구름을 잡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관점은 현재 상업계나 정계에서 배워야 할 점입니다.”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안에서 얻게 되는 것은 ‘공자는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았는가’라는 깨달음이다. 나아가야 하는 순간과 물러서야 하는 순간, 도전해야 하는 순간과 포기해야하는 순간을 그는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자신을 알아봐 주지 않는 사람들과 시대 속에서 그는 어떻게 포기하지 않고 이상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질문은 곧 ‘나는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로 이어진다. 지금 나는 멈출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알맞은 때를 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공자 대신 우간린 저자를 향해 물었다.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이 가치 있는 것이라면 아무리 어려워도 계속 추구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우리 운명이 문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문이 닫혀 있어서 무언가를 할 수 없을 때 다른 문을 열면 훨씬 더 큰 성공을 이룰 수도 있지 않습니까. 공자는 14년 동안 중용이 안 되었지만 그 기간 동안에 자신의 사상을 전파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 있는 일이라면 아무리 어려워도 계속 하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상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공자에게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지혜는 유연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법도와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한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능력과 분수를 넘어서는 일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가장 아끼던 제자 안회가 굶주림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형편과 예법에 어긋나면서까지 장례에 돈을 많이 쓰는 것은 옳지 않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혜는 물과 같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물은 얼음이 될 수도 있고 강물이 되어 흐를 수도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외부의 형태가 바뀐 뿐이죠. 지혜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공자는 물을 바라보기를 좋아했는데, 그래서 물처럼 유연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리 다른 형태로 변해도 결국은 물이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죠.”
인터뷰를 마치며 우간린 저자는 “사랑하고 지혜가 있으면 그것이 곧 성공하는 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인애와 지혜를 잃지 않는 자가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새해를 맞아 저마다의 목표를 세우고 있을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과 지혜로써 행한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그의 이야기가 축복처럼, 주문처럼 들렸다.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우간린 저/임대근 역 | 위즈덤하우스
우간린은 자신의 삶에 올바른 가치관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인생 멘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만일 나보다 앞서 살았던 누군가가 삶에 관한 여러 가지 깊은 조언을 들려준다면, 인생의 지표를 분명히 세우고 나만의 삶을 만들어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인생 멘토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우리 모두는 인생의 멘토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우간린이 선택한 인생의 멘토는 공자였다. 2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이의 삶에 큰 울림을 준 스승이라면 그 조언의 깊이는 남다를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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