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명우 “과거의 재난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난 사회, 재난을 경험한 사회에서 우리는 커다란 과제를 품게 되었다. 재난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사회학자 노명우 작가는 이 커다란 질문 앞에서 ‘기억’이라는 문제를 꺼내 들었다. 각자가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사회적인 책임감을 갖고 재난을 기억한다면 닮은 꼴의 재난이 반복되는 일은...
View Article이희영 “미래에 어떤 네가 기다릴지 몰라”
“나는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은시울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거울 속에는 항상 뿌옇게 흐린 얼굴이 있었다. 사진이나 영상, 초상화도 다르지 않았다. 으레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 믿었지만, 여섯 살 즈음에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시울과 가족의 일상이 흔들렸고, 결국 시울은 ‘단 한 사람’을 속이기로 마음먹었다. 세상에서 내 얼굴을...
View Article장재현 감독 “, 슬슬 헤어져야죠”
장소 제공: KT&G 상상마당 시네마세 권의 책을 가운데 두고 장재현 감독과 마주 앉았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파묘>의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담긴 『오컬트 3부작 : 장재현 각본집』이었다. 검은 바탕에 붉은 글씨로 디자인된 북케이스를 보고 감독은 영화 <오멘>의 포스터가 떠오른다며 흡족해했다. 그러고...
View Article최성현 “『묵계』, 15년이 걸린 이야기”
묵계(默契). ‘말 없는 가운데 뜻이 서로 맞음. 또는 그렇게 하여 성립된 약속.’정조 말기, 조선의 한양은 돈의 흐름을 꽉 쥐고 있는 ‘인왕산패’로 인해 재편되는 중이다. 감히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고관대작에게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조직이 인왕산패로, 이곳의 대주 ‘하우도’는 양반 출신의 책사 ‘이륜’의 활약 덕분에 지금껏 조직을 무사히 확장해왔다. 오직 한...
View Article가시와바 사치코 “책은 재밌는 거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안개 너머 신기한 마을』로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과 일본 아동문학가협회 신인상을, 『미라클 패밀리』와 『보탄 씨의 이상한 하루하루』로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을, 『줄줄이 도서관』으로 쇼가쿠칸 아동출판문화상을 받은 가시와바 사치코. 그는 근 50여 년 동안 저학년에서부터 고학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써 왔다. 『안개 너머의 신기한...
View Article[테드 창X김겨울 인터뷰]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관하여
6월 13일, 한겨레가 주최한 제3회 사람과디지털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에 방문한 테드 창을 김겨울 작가가 만났다. 한국에 머물러 있던 짧은 기간 동안 그를 만나지 못한 게 아쉬운 독자라면 이 인터뷰를 주목해 보자. 김겨울 작가는 평소에도 책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 테드 창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터. 두 작가의 신, 자유의지, 언어, 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View Article조예은 “현실에 환상이라는 조미료를 뿌리기”
장소: 두비덥 카페 쉼‘선형’은 어느 해 여름, 세 이름을 떠나 보낸다. 외삼촌 ‘강민영’, 친구이자 동업자였고 연인이자 꿈이었던 ‘이경주’, 그리고 ‘피니’.선형은 대학 시절 내내 작곡 동아리에서 만난 경주의 목소리로 자신이 만든 노래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다는 신념과 꿈에 사로잡혔다. 경주와 함께 밴드를 하고, 대대로 내려온 집요함으로 곡을 만들었다....
View Article박상현 “찰스 슐츠는 ‘퍼펙트 앨라이’”
1968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당한 후, 『피너츠』의 작가 찰스 슐츠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친애하는 슐츠 씨께”로 시작되는 편지의 발신인은 해리엇 글릭먼. 세 아이의 부모이자 교사인 그는 『피너츠』에 흑인 아이 캐릭터를 등장시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매스미디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척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슐츠는...
View Article데니스 뇌르마르크 “가짜 노동은 '신뢰 없음'에서 시작된다"
‘과로 사회’라는 불명예를 안은 우리나라에서 노동자로 사는 이라면 앞서 출간된『가짜 노동』, 뒤이어 나온 『진짜 노동』의 제목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다. 삶에서 일이 필수불가결이라면 제대로 일하고 제대로 보상받으며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 또한 이심전심일 테니. 부제인 “적게 일해도 되는 사회, 적게 일해야 하는 사회”에서는 『진짜...
View Article디자이너 정승민, 딸 리사와 풀리아로 떠난 이유
모델 장윤주의 남편이자 딸 리사의 아빠,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TRVR의 대표인 디자이너 정승민. 그의 ‘사적인’ 여행기가 공개됐다. 지난 여름, 리사와 단 둘이 남부 이탈리아를 여행한 이야기가 책으로 묶인 것. 『우리만의 사적인 아틀란티스』에는 풀리아 지역의 눈부신 자연 안에서 부녀가 함께 보낸 찬란한 순간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은 사적인 것에...
View Article이지은 “털숭숭이가 누구에게 사랑을 받아서 이렇게 커졌을까“
『이파라파냐무냐무』에서 ‘이파라파냐무냐무’를 외치며 평화로운 ‘마시멜롱’들이 사는 숲을 대혼란에 빠지게 했던 ‘털숭숭이’는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털숭숭이에게도 고향이 있을까? 4년만에 털숭숭이의 또 다른 이야기로 돌아온 이지은 작가의 『츠츠츠츠』는 마시멜롱들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먼 바다로 떠나는 털숭숭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환상적인 바닷속 풍경을...
View Article김원영 “가장 차별적인 존재들이 동등한 관계를 맺을 때“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은 ‘실격당한 자’를 위해 변론을 한 김원영 작가가 내놓은 ‘몸을 위한 변론’이다. 그는 이 변론을 통해 공연이라는 “장애인의 몸과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영역”에서 실은 얼마나 많은 장애인이 활동해왔는지를 따지며 “이들이 남긴 흔적이 지금 우리가 보는 수많은 세계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무용사에...
View Article김하나 “고전, 읽으려고 너무 용을 쓸 필요는 없어요”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우라』,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시골의사』. 김하나 작가가 『금빛 종소리』에서 소개한 고전의 목록이다. 예스24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기술을 선보였던 작가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고전마저...
View Article구선아, 박훌륭 “책과 뒤엉켜 사는 생활”
‘책방연희’를 지키는 구선아 작가와 ‘아직독립못한책방(아독방)’의 박훌륭 작가, 두 책방지기가 1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가 한 권의 책에 담겼다. 그들은 책 이야기에 기대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일상을 전했다.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말하는 것은 숨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오랜 관심사와 최근의 화두와 고유한 가치관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View Article이반지하 “지금 저 같은 사람은 뭘 해야 할까요?”
이반지하의 첫 번째 책 제목은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다. 당신의 이웃집에도 퀴어가 살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한 제목. 두 번째 책 제목은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다. 당신의 이웃집에도 살 수 있는 퀴어는, 주로 남들에게 비웃음을 당하는 존재다. 어떤 퀴어는 비웃음에 대항하기 위해 스스로 웃기길 선택하기도 한다. 어떤 퀴어는 반대로 ‘정상사회’를 향해 너네가...
View Article도준우 “범죄 프로그램을 만드는 피디의 어려움”
도준우 피디의 첫 책 『스릴 너머』의 부제는 ‘범죄 전문 피디의 묻기, 뚫기, 그리고 뒤집어엎기’다. 선택의 순간에 질문하고, 자신의 믿음대로 뚫고 나간 뒤 ‘그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집고 엎는 일은 도준우 피디가 사는 내내 해온 일이다. “매 순간 꽂히는 걸 따라”가며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해왔다는 그는 전공과 상관없이 힙합 동아리에 푹 빠져 대학시절을...
View Article최수진, 재난 앞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점거당한 집』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은 각각의 독립적인 이야기이면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2031년에 원전사고가 발생했고, 그 여파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 인물들은 광주와 용인, 경주 등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한다. 2030년대와 2040년대에 걸쳐 서로 다른 시간을 산다. 그들에게는 재난 이후의 사회를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고, 세상을 대하는...
View Article천쓰홍, 실패한 인생에는 아름다움이 있다
"악의가 가득한 이 시대로부터 함께 도망치자, 함께 잠들자"한국에 두 번째로 소개되는 천쓰홍의 소설 『67번째 천산갑』은 유년 시절 한 매트리스 광고 촬영장에서 처음 만난 이성애자인 '그녀'와 동성애자인 '그'의 평생에 걸친 우정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 둘이 함께 찍은 영화가 프랑스 낭트 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중년이 된 '그'와 '그녀'는 다시 만나 아직...
View Article이수인 "AI의 시대에 인간은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2019년, 총상금 1500만달러의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PRIZE)' 대회의 우승자가 발표되었다. 영국 비영리단체 원빌리언과 함께 공동 우승을 한 팀은 한국의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Enuma)’였다. 에누마는 어떻게 세계가 주목하는 에듀테크 기업이 됐을까. 시작은 장애가 있는 자신의 첫째 아이였다. 그 자신의 속도로...
View Article오은영 “아이의 마음을 수용해 주세요”
아이들에게 ‘마음’을 가르쳐야 한다고 오은영 박사는 말했다. 국어 수학 영어와 마찬가지로 ‘마음’ 과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마음을 배우는 수업 시간은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까, 상상하다가 『오은영의 마음 수호대』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살다 보면 너를 뭔가와 비교하게 되는 일이 많을 거야. 어떨 때는 부럽기도 하고 속도 상하겠지. 그런데 샘이 말해 주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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