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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바오’ 송영관 “푸바오가 귀여운 이유? 푸바오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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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자연분만 판다로 태어난 푸바오. 그의 탄생에는 20년차 사육사이자 푸바오의 작은할부지인 ‘송바오’ 송영관 작가의 역할이 컸다. 푸바오의 부모인 아이바오, 러바오의 일상과 푸바오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송영관 사육사는 판다들의 생활을 글로 전하고자 늦은 나이에 문예창작과에 진학해 글쓰기를 공부했다. 브런치에 푸바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한 글과 사진을 연재했으며, SNS 채널을 통해서도 알려지면서 팬들의 책 출간 요청이 이어졌다.

모든 판다는 언젠가 소유권을 가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지적 푸바오 시점』은 260컷이 넘는 사진과 미공개 에피소드, 송바오의 에세이와 미공개 편지를 담았다. 곧 한국을 떠날 푸바오를 아쉬워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통해 푸바오의 성장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도 좋겠다.



처음 아이바오 러바오가 한국에 왔을 때부터 판다를 담당했습니다.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적응할 수 있도록 가장 신경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새로운 환경에 놓인 야생동물이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적응하면서 자신들의 올바른 습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앞으로 생활하게 될 새로운 공간들을 안전하고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면서 좋은 기억들을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줬어요. 또 사육사들과도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충분히 시간을 갖고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 줄 수 있도록 천천히, 하지만 깊이 있게 교감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갔습니다.

아이바오, 러바오, 푸바오를 담당하면서 각 친구들의 개성을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아요. 각자는 어떤 성격인가요?

러바오가 에버랜드에 처음 왔을 때는 지금의 푸바오처럼 활동량도 많고 사육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장난꾸러기 같은 성격이었죠. 지금은 어엿한 수컷 판다로 자랐습니다. 주관이 뚜렷해졌고 자주적인 성격으로 변했죠. 낯선 이에게는 과시 행동도 보이면서 신입 사육사들이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어요.

아이바오는 러바오보다 경계심이 많았고 친해지는 데 오래 걸렸습니다만, 워낙 사려 깊고 지혜로운 판다여서요. 지금은 자존감도 높고 아주 사랑스러운 판다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육사들과의 관계도 끈끈하고 소통 능력도 뛰어나죠. 신입 사육사들을 대할 때는 먼저 리드하기도 하는 현명한 암컷 판다입니다. 푸바오에 이어 쌍둥이까지 육아하면서 암컷 판다로서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푸바오는 국내 최초 아기 판다로 태어나 사랑과 관심을 많이 받고 자란 탓에 아주 높은 자존감을 가졌습니다. 환경 인지 능력도 뛰어나죠. 사육사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원하는 것이 필요할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아는 친구예요. 그래서인지 참을성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 아쉬움 점이 있죠. 그래도 아이바오가 에버랜드에 오던 해의 나이대가 되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푸바오는 왜 이렇게 귀여울까요? 푸바오도 자기 인기를 알까요?

푸바오가 이렇게까지 귀여운 이유는, 푸바오이기 때문이에요! 아빠 러바오도 어렸을 때 스타성이 많은 성격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아빠의 그런 성격을 많이 물려받은 거 같아요. 자신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푸바오는 자신이 나온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반응하나요?

야생동물이기에 거울, 영상, 사진을 통해 본 자신의 모습에 다소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유인원처럼 그 안에 비치는 모습을 자신으로 인지하는지는 모르겠는데요. 다만 확인 과정에서 점차 자신의 모습을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과 생명체로 인지하고 침착하게 관찰하더라고요. 『전지적 푸바오 시점』 출간 후 푸바오에게 책을 보여줬는데요. 표지에 인쇄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도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잊지 못할 푸바오와의 에피소드 하나만 공유해주세요. 

푸바오와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매일매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추억이 없을 정도죠.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저녁마다 내실로 들어가기 싫어하던 푸바오를 매일 어르고 달래고 안아서 데리고 들어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푸바오의 체중이 55킬로그램 가까이 될 때까지 그랬는데요. 허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행복하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하루 중 유일하게 아이바오로부터 허락받고, 아기 판다 푸바오를 품에 가득 안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기 때문이죠.

대나무컵, 대나무 안경, 대나무 기타 등 수공예 실력이 대단합니다. 업무시간에 어떻게 이것들을 만들 수 있었나요? 아이디어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그러한 작업들은 무료함을 달래주고 긴장감 있는 야생동물의 생활을 유지해주기 위해 정기적으로 해줘야하는 인리치먼트 업무인데요. 사육사가 스스로 시간을 내고 또 정성을 쏟아야 하는 업무입니다. 인리치먼트를 제공했을 때에만 보이는 행복한 모습과 신비한 상황 판단 능력들이 이 업무의 매력이자 아이디어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판다 가족을 맡기 전에도 한중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왔던 황금원숭이를 돌보고, 침팬지 번식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동물과 교감해 왔습니다. 각 동물을 맡을 때마다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들이 많았을 텐데, 사육사로서의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시게 되나요? 

각 종의 특성과 습성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개체들의 세세한 정보, 살아온 스토리도 알아야 하고요. 이를 바탕으로 사육사가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고 올바르게 관리를 해줘야 야생동물이 본연의 모습으로 함께, 또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관련 서적이나 연구 논문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하는 것이 필요한 직업이에요.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해내는 그런 야생동물들을 한 걸음 뒤에서 순수하고 진중한 마음으로 관조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들에게서 크고 작은 진리의 조각들을 발견하고 배우게 되죠. 그것이 사육사가 야생동물을 통해 배우는 가장 큰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사육사 업무 외 책을 쓰고 방송에 나오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대외 활동이 힘든 적은 없나요?

푸바오와 바오패밀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자연스럽게 곁에 있는 사육사에게도 이어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저에게까지 이어지는 관심과 사랑에 당황스럽고 얼떨떨했어요. 사육사는 함께 하는 동물들을 더욱 특별하고 빛나게 해주는 조연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일을 해왔거든요. 주인공은 야생동물들인 거죠.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을 거라고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육사로서 꼭 해야 하는 임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하는 주변 사람들과 일, 그리고 야생동물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방송과 유튜브에 출연하고 책을 쓰면서도 업에 대한 신념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겸손해지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확장시켜 준 바오패밀리와 푸바오에게 감사한 마음이에요.

책을 펴내면서 ‘송영관 작가’가 되었습니다. 책이 나온 걸 본 기분은 어땠나요?

사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죠. 동경해오던 일이,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으니까요. 해낼 수 있게 옆에서 도움을 주었던 많은 분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잊지 않고 받은 도움을 좋은 일로 정성껏 갚으면서 살아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펴내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되었고요. 더 나은 사람이, 더 나은 사육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도 생겼죠. 지금은 좀 더 겸손함으로 '송영관 작가'라는 사람의 내면을 채워 나가고자 마음먹고 있습니다.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글쓰기 공부를 하셨다고요. 어떤 이유로 글쓰기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위의 질문 중 답변과 이어지겠는데요. 관심과 사랑을 받는 바오패밀리의 일원으로서 대중들에게 좀 더 정성껏 스토리텔링을 잘 하고 싶은 마음에 배움의 길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야생동물을 바라보는 순간이 사육사의 기쁨이라고 책에 적었습니다. 어머니와 같은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저는 항상 아버지의 입장이기에 감히 어머니와 같은 마음을 논하는 것이 어머니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 있겠다는 조심스런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한 가정의 부모로서, 또 많은 야생동물의 어미들을 돌보고 그들의 상황을 지켜보게 되면서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육아라는 것이 어떤 것보다 참으로 대단하고 힘든 일이라는 것도 느끼고요. 제가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란, 내가 돌보고 기르는 어린 아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면서 기꺼이 조연 역할을 받아들이고 충실하려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참으로 위대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송바오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저는 작가로서의 한 발을 내디뎠을 뿐입니다. 내적인 면을 더 채워야 하는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본업인 사육사로서의 업무에 더욱 집중하고 매진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올바른 송영관 사육사란 인물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일 테니까요. 현재 함께하는 바오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송영관 사육사, 그로부터 얻어지는 소중하고 보물 같은 이야기를 사람들과 세상에 전달하는 송바오가 되고 싶습니다. 부족하겠지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떠나는 푸바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지적 푸바오 시점』 마지막 부분에 푸바오에게 전하는 긴 편지글이 있습니다. 그 안에 그동안의 시간과 마음을 잘 담고자 했기에, 독자께서 직접 읽어보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푸바오에게 물어 보고 싶은 건 있습니다. "푸바오에게 송바오란?" 과연 제가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요? 무척 궁금합니다!



푸바오 이후로도 루이바오와 후이바오 등 바오 패밀리의 이야기는 계속 될 듯 합니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너희의 탄생을 축복하고 기뻐했단다. 엄마, 아빠, 언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할게! 슬기롭고 빛나는 너희들의 보물 이야기를 세상에 마음껏 펼치렴. 우리에게 와주어서 고맙고, 사랑한다.



전지적 푸바오 시점
전지적 푸바오 시점
송영관 저 | 송영관,류정훈 사진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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