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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로 “만화같이, 만화답게 그리는 반려동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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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주인… 내가 지옥에서 온 대형견인 줄도 모르고…”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웹툰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극한견주>는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품이다. 대형견인 사모예드 ‘솜이’와 그를 키우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이 웹툰은 대형견의 치명력인 매력을 발산하면서 또한 대형견을 키우고 싶어하는 독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지옥에서 온 대형견’ 반려인의 일상은 장단점이 ‘극한’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마일로 작가는 초기작 『여탕보고서』로 이미 한 번 웹툰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목욕탕에 다닌 경험을 만화로 그릴 수 있나 싶은 처음 생각이 무색하게 일상을 만화로 끌어올리는 능력이 독보적이다. 두 번째 작품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지만, 『극한견주』에서도 여전히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웃길 수 있다는 증명을 해보인다. 특히 ‘솜이’가 주인공인 『극한견주』는 독보적인 귀여움이 추가되었다. 솜이는 사진을 찍는 내내 뛰어다녔고, 여전히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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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 장편으로


단행본은 마음에 드셨어요?

 

엄청 마음에 들어요. 표지도 귀엽게 나왔어요. 출판사에서 ‘극한견주’ 글씨에다가 털을 입혀서 만들어 주셨더라고요. 웃기고 좋았어요.


처음 솜이가 나온 건 이동건 작가와 협업한 네이버 ‘멍멍 남녀’ 에피소드였어요. 솜이가 일부 나왔었죠.


네이버에서 로맨스 단편으로 기획한 코너였어요. 트위터에도 솜이 만화를 가끔 그렸는데, 케이툰에서 강아지 관련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트위터를 보고 저한테 연락을 주셨어요. 단편으로 먼저 참여했었죠.


‘진짜 멍’ 시리즈였죠. ‘제발 정기연재 해주세요’하는 댓글이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초기작 『여탕보고서』이후 차기작으로 반려동물 웹툰을 생각하진 않으셨을 텐데요.


시리즈 다 끝나갈 때쯤 케이툰에서 정기 연재를 제안해 주셨어요. 차기작으로 뜸을 들이던 와중에 단편과 정식 연재 제안이 들어와서 연재를 시작했죠. 마음속으로는 『극한견주』를 연재하면서 동시에 다른 작품을 준비해서 극화도 내야지 했는데, 생각처럼은 안 됐어요.


정기 연재를 하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건 어렵죠.


뭐 그릴지 고민하는 데 시간을 다 쓰는 것 같아요. 일상툰 장르는 작화가 오래 걸리는 건 아니거든요. 작업하다 보면 소재는 정해졌는데 그 소재를 한 화 분량으로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어쩔 때는 콘티랑 작화를 동시에 할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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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를 가장한 솜이 인터뷰


솜이는 세 살 사모예드, 여자아이죠.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강화도의 전원주택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개를 키워야겠다 생각하고 오래 알아봤어요. 솜이를 데려오기 전에도 다른 견종을 가정 분양 받으려고 애썼는데 이래저래 잘 안됐어요. 당사자가 분양 당일 취소한 적도 있고요. 솜이는 분양업체 구경갔다가 너무 귀여워서…. 그 과정과 상관없이 충동적으로 데려왔었던 것 같아요.


연재하면서 산책할 때 솜이라고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나요?


서울에서 산책하면 가끔 알아보는 것 같아요. 만나서 인사하다가 ‘이 아이 솜이죠?’ 하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솜이한테 출연료를 줘야 하지 않을까요. (웃음)


하지만 어차피 제 돈으로 먹고 사는 아이라. (웃음)


솜이의 장점을 ‘커다랗게 귀엽다’라고 표현하신 적이 있어요.


외향적인 장점이죠.


귀여운 건 커다란 장점이니까요. 어렸을 때 귀여움과 지금 귀여움은 좀 다를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처음 보고 일주일 동안은 완전 천사처럼 귀여웠어요. 그다음에는 만화에 나오는 원숭이 시기, 개의 사춘기 시기라고 해서 ‘개춘기’라고 하죠. 생긴 건 귀여웠는데 그 당시에는 귀엽다는 감정을 못 느꼈었어요. 그때 사진을 보면 지금도 고생스러운 마음이 떠올라요.


‘개춘기’ 에피소드를 그릴 당시에는 이미 다 컸을 때인데, 어떤 식으로 에피소드를 고르게 됐나요?


솜이를 키우는 내내 이 과정을 만화로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개춘기’ 시절을 길게 그리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울화통 터지면 어떻게 하나 줄인 것도 있어요. 워낙 난리를 피울 때가 많았거든요. 좋아하는 분들은 솜이가 많이 난리 칠수록 이야기가 제일 재밌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개가 저러면 화가 날 것 같다고 해서 어려웠어요.


솜이가 부순 모든 것들을 그리진 않았어요.


만화로 웃기게 그려서 그렇지 그 당시에는 되게 심각했단 말이에요. (웃음) 옷 다 찢고요. 만화에서는 ‘재밌는 와장창~’ 하면서 가볍게 그렸지만 실제로 부서져 있는 걸 보면 한숨이 나오고 이걸 언제 다시 사지 했죠. ‘솜이가 영원히 이런 상태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제일 컸어요. 한창 ‘개춘기’일 때는 제가 나쁜 주인이고 개를 이상하게 키워서 이 아이가 이렇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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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털이 주요 소재로 나와요. 구름처럼 개털이 온 바닥에 깔리면서 만화적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었어요.


정말 그렇게 돼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어요. 인터넷에서 사모예드를 검색하면 시각적으로 털이 많다는 건 느껴지지만, 실제로 같이 살면 모든 곳에서 털이 느껴져요.


지금 제 입에도 털이 붙어있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진짜 그래요. 이러다가 폐병 나는 게 아닐까 걱정할 때도 있었어요. 나름대로 털을 뗀다고 떼고 침대에 누우면 얼굴에 털이 묻고, 세수하고 수건으로 닦으면 털이 붙죠. 그게 제일 힘들어요. 많이 빠지겠다고 생각하지만 직접 겪으면 느낌이 달라요. 저희 언니 컴퓨터에도 솜이 털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돌아간 적이 있어요.


하지만 독자분들은 털이 날리는 솜이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잖아요. 캐릭터 사업도 진행했었고요.


펀딩을 받아서 스티커랑 인형 등을 제작했었어요. 솜이 인형이 잘 나온 편은 아니었는데 원작의 느낌 때문인지 그걸 재밌어하셔서 다행이었죠. 다른 데였으면 인형 질이 나쁘다고 항의를 받았을 것 같은데, '눈이 몰렸어요, 털이 빠져요' 하면서 오히려 그게 웃기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다행이죠. 솜이는 요새도 그 인형, 작은 솜이를 가끔 물고 다녀요.


솜이 장난감 비용도 꽤 많이 들어갔을 것 같아요.


점점 안 부서지는 장난감을 알게 됐어요. 대형견용 수입 장난감을 쓰면 정말 오래 가더라고요. 솜이도 나이가 들면서 이제 장난감을 부수지 않고 적당히 갖고 놀다가 놔두고 있어요.


키워가면서 정보를 얻으셨네요. 사람들이 『극한견주』를 보면서 대형견 키우기 정보를 얻어가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만화에 정보를 더 담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신이나 리드줄 같은 에피소드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다음에는 중성화 에피소드도 그려볼까 싶어요. 사실 정보가 많이 필요한 부분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때가 많아서요.


대형견의 정보는 아무래도 적은 편이죠.


처음 솜이 데려왔을 때만 해도 정보가 많이 없었는데 2, 3년 사이 대형견을 많이 키우면서 대형견 전문 쇼핑몰도 생기고 정보도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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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작품에 부담이 많았어요


언니가 『모멘텀』의 지연 작가님이시죠. 두 분 다 만화 전공은 아니셨다고요. 항상 자매 만화작가라는 게 부각될 것 같은데, 각자 작업은 따로 하시나요?


언니가 법학과, 저는 패션디자인과 나왔어요. 각자 방에서 작업하는 편이에요. 지연 작가님은 작업해야 하는 양이 많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방에 가서 종일 작업하고, 저는 엄청 산만한 편이라 제 방 갔다가 거실 가고, 언니 방에서 작업하고 돌아다니면서 해요.


흔히 자매가 만화가라고 하면 서로 도와줄 것도 같은데요.


예전에는 도와준 적 있는데 요새는 각자 따로 작업해요. 『여탕보고서』때는 제가 빨리 못해서 언니에게 어시스트를 시키고 언니도 『모멘텀』 그릴 때 마트 뒤에 매대에 있는 물건 그리라고 하는 식으로 시켰는데, 그 이후로는 딱히 같이하는 건 없어요. 애초에 언니가 스케줄 관리를 잘 하는 작가이기도 하고요. 언젠가는 어시스턴트를 두고 작품을 빨리하면서 외주 작업도 하면 좋긴 할 텐데, 시도는 아직 안 해봤어요.


취미로 했던 만화가 직업이 됐어요. 즐겁게만 할 수는 없게 됐는데요. 만화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일이라는 게 어차피 힘든 거여서……. 일이어서 힘든 거지 취미가 일이 되어서 힘든 건 아닌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입시미술 강사 아르바이트만 열심히 하다 졸업하면서 동시에 만화를 시작했어요. 5학년까지 학교에 다녔는데, 마지막 학기에는 수업을 하나 정도밖에 안 들어서 그때부터 준비했었죠.


『여탕보고서』가 첫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부담은 없으셨나요? 소포모어 징크스라든지요.


너무 부담이 컸어요. 그래서 더욱 오래 쉬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 걱정을 다 극복하고 진짜 두 번째 작품 그리겠다고 결심하니까 또 『여탕보고서』로 부천만화대상을 받았거든요. 또 부담이 시작돼서 한동안 작품 못 하고 징징대고 있었어요. 오히려 사람들한테 잊히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첫 번째 작품 잘됐으면 편하게 두 번째 그리고 망해도 되는 건데, 괜히 너무 걱정을 많이 했다 싶어요.


말씀은 그렇게 하셨지만 『극한견주』『여탕보고서』와는 또 다른 결의 즐거운 작품이에요. 만화적 그림체가 잘 어울려요.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만화같이, 만화답게 그린다는 이야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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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그 말고는 못 그리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예를 들어 제 언니인 지연 작가만 해도 진지한 로맨스물로 영화적 연출을 하잖아요. 그런 건 못하겠어요. 안 나와요. (웃음) 개그를 많이 그리는 사람들은 그런 걸 그린다고 하더라도 그 컷이 왠지 웃기더라고요. 집중이 안 되는 느낌? 매일 나름대로 극화를 하겠다고 말은 하고 다녔어요. 극화체로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캐릭터형 그림을 너무 오래 그리다 보니 점점 극화에 자신이 없어요. 노력은 해봐야죠.


그리면서 작가님 스스로 웃기도 하세요?


15화까지는 그리면서 제가 웃었는데, 점점 웃음을 잃고 있어요. 개춘기 편 마지막 그리면서는 저도 혼자 웃으면서 그려서 언니가 왜 웃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필명 마일로는 어떻게 정하셨어요?


의미는 따로 없고요. 본명보다는 필명으로 해야겠는데, 그동안 썼던 닉네임으로 데뷔하기는 그래서 데뷔용으로 새로 만들었어요. 성별을 숨기고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중성적인 이름을 지었는데, 첫 작품을 『여탕보고서』로 해서, 아무 소용없게 됐네요.


『여탕보고서』를 웃기게 그렸지만, 민감한 소재이긴 하잖아요. 독자들 중에서는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만화를 평가하기도 했고요. 민감한 주제도 민감하지 않게 그려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나름대로 신경을 쓰죠. 신경을 쓴다고 해도 가끔 놓치는 게 있어서 욕먹기도 하고요. 사실 신경 쓰는 게 힘들어요. 동물 키우기, 육아는 민감한 소재잖아요. 사람들이 댓글로 뭐라 하기 가장 쉬운 소재고요. 최근 개와 관련된 사건으로 여론이 안 좋아지니까 더 신경이 쓰여서 괜히 구구절절 더 설명하기도 해요. 옆집 개가 말뚝이 뽑혀서 나왔다, 그러면 마지막에 튼튼한 기둥에 묶였다고 추가로 설명을 해주고, 발뒤꿈치 무는 에피소드에서는 훈련법을 적어놓기도 하고요.


요새 『극한견주』소재로 생각한 게 있나요?


처음 짤 때는 소재가 많았는데 막상 그리면 재미없을 것 같은 것도 빠지고,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 것도 빠지고, 너무 소소한 에피소드라고 빠지고, 못 그리는 게 너무 많아요. 연재 시작하면서 시즌 1을 하다 솜이가 좀 크면 둘째를 데려와서 시즌 2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아직 엄두가 안 나요.

 

솜이와 둘째면, 파괴력도 두 배…….


으악, 안 돼요. (웃음) 소형견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고양이도 키우고 싶었는데 솜이 털로 너무 시달려서, 다른 동물 털이 합쳐지면 너무 심각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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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햄스터도 기른다고 들었어요. 이름이 뽀솜이라면서요. 햄스터 만화는 그릴 생각 없으세요?


『극한견주』를 휴재하거나 완결하면 번외편으로 그리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여름이 끝날 때쯤 데리고 온 것 같아요. 이태까지 햄스터는 꾸준히 키웠는데, 솜이가 좀 크고 나서야 키울 수 있었어요.


뽀솜이와 솜이는 잘 지내나요?


안 그래도 걱정을 많이 했어요. 데려올 때 엄청 난리를 피우고 종일 케이지 앞에서 끙끙대서 ‘저 아이가 평생 저러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또 했어요. 그 걱정은 늘 하게 되네요. 그러다 2주 정도 지나고 괜찮아진 것 같아요.


요새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하신 적이 있어요. ‘조선시대 BL’도 해보고 싶으시다고요.


조선시대 BL은 할 거라고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해서, 모든 사람이 제가 조선시대 BL물을 차기작으로 할 거라고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마일로라는 이름 아래 『여탕보고서』로 대중적인 만화를 그린다는 브랜드 가치가 생겼는데, 성인물을 그린다고 하면 또 완전 결이 달라지잖아요. 계속 고민하는데 답이 안 나오네요.


『극한견주』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까요?


50화 넘게까지는 할 텐데, 우선은 소재가 나오는 데까지는 최대한 연재해볼 생각이에요. 적어도 3권까지는 독자분들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극한견주 1마일로 글그림 | 북폴리오
지금 가장 핫한 반려동물 웹툰이다. 덩치는 우람하지만 터널과 작은 개를 무서워하는 귀여운 허당 솜이를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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