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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김숨, 나와 인연이 닿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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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공간을 확보해 읽고 싶은 소설이 있다. 김숨의 『너는 너로 살고 있니』가 그랬다. 공간에 따라 독서의 리듬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어떠한 소설은 내가 있는 공간의 공기까지도 바꿔버린다. 김숨은 오래전 출판사와 산문집을 쓰기로 약속했다. 장편과 단편을 꾸준히 쓰고 있었지만 어쩐지 산문은 쉬이 써지지 않았다. 약속한 날짜를 넘기고 넘기다 문득 ‘편지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 서둘러 편집자에게 편지를 썼다. “서간체 소설을 한번 써보면 어떨까요?” 편집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는 김숨은 출판사와 조화를 이루며 책을 만들고 싶었다. 김숨은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나와 찰나로라도 눈빛을 나누었던 모든 존재에게, 자복하는 마음으로.” 어쩐지 그의 책을 들자마자 나는 자별한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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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간의 작품과 조금 다른 결이에요. 편지 소설이기 때문일까요?

 

사실 이 소설은 예상에 없던 작품이에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편지를 쓰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욕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저에겐 글쓰기가 소설로만 집중되어 있으니까요. 편지도 그렇고 일기도 그렇고 욕구만 갖고 있던 와중에, 작년 늦봄부터 간절히 편지를 쓰고 싶어졌어요. 굉장히 자연스럽게 쓰인 소설이라 어쩌면 자연 발생적인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림과 함께 보는 소설이니 ‘그림 소설’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 임수진 작가님의 목판화를 보여주셨어요. 색감도 좋고 느낌이 좋았어요. 저는 사실 어떤 이미지가 들어가는 책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아요. 소설이기 때문에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이 책은 편집자를 믿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맡기게 되었어요.

 

만들어진 책을 봤을 때 어땠나요?


낯설면서도 좋았어요. 내 책이지만 어쩐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어요. 마음산책에서 내는 책들에 대한 신뢰가 있는데요. 아마 다른 작가들도 그럴 거예요. 마음산책만의 어떤 독특한 편집 방식이 있다고 느꼈어요.

 

소설을 읽다 문득 편지를 쓰고 싶어졌어요. 굉장히 강렬한, 어떤 특별한 감정이 들었어요.


아… 실은 저도 소설을 쓰고 나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 같아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완전한 타인에게라도 편지를 쓰고 싶은 충동을느낄 때가 있어요, 저도.

 

소설의 주인공은 무대에서 한 번도 주인공이 되어본 적 없는 무명 배우입니다. 주인공은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생면부지의 한 여자를 간호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난생처음 경주로 내려와요.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편지로 털어놓죠. 일기 같기도 하고요.


예전에 단편을 하나 썼는데 소설 속 화자가 간병인이었어요. 간병을 하는 사람이 식물인간이었고요. 잠시 잊고 있던 소설인데 저를 찾아온 것 같아요. 경주는 『바느질하는 여자』 를 쓸 때 바느질을 배우러 다니면서 인연이 닿았던 곳이에요. 그때 눈에 들어왔던 배경들이 이번 소설의 배경이 됐어요.

 

주인공의 직업을 ‘배우’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대개 소설을 쓸 때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아요. 쓰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소설이라는 게 흘러가면서 만들어지는 부분이 큰데요. 『너는 너로 살고 있니』 는 이런 부분이 더 크지 않았나 싶어요. 무대라는 곳이 저에겐 생소한 공간인데요. 어쩌면 무대 위에서 그녀와 주인공이 펼쳐 보이는 한 편의 연극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2인극 같은 느낌도 있고요.

 

악역이 없는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인물들이 튀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었어요.


인물들의 성격 역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악한 사람은 없는 것 같기도 해요.


배우 생활을 했던 주인공은 타인의 말을 자주 곱씹습니다. “한선희 씨는 자신이 배우라고 생각해요?”라는 말을 되새기며 “그것은 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었습니다”(226쪽)라고 회고하죠. 사람의 말이라는 건 유통 기한이 없는 것 같아요. 평생 잊히지 않는 말도 있으니까요.


그렇죠. 제가 덜 예민해서 스스로 놀랄 때가 있어요. 후회하거나 반성할 때가 있죠. 소설을 쓰니까 말에 예민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려워요.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 간병을 한다면 아픈 사람에게는 참 힘든 일이겠구나 싶어요. 주인공은“숨소리의 변화로, 그에 따라 달라지는 동공의 변화”(78쪽)로 상대의 안색을 짐작하잖아요. 어쩌면 환자에게는 의사보다 더 귀한 사람일지 몰라요.

 

그래서 그녀와 대화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제가 그녀라면 주인공 같은 간병인이 저를 돌봐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안심이 될 것 같아요. 그녀는 말하지 못하지만 주인공의 마음은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교감하고 있으니까요.

 

단독하게 서 있는 느낌을 주는 문장을 많이 만났어요. 그래서 좋았고요.


아무래도 편지이자 일기를 쓰는 듯한 느낌을 갖고 썼기 때문일 거예요. 쓰면서도 치유와 위안을 주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간절함이 스미면서 시간, 나이 듦, 여자와 여자, 행복 같은 것들에 관심이 생겼어요. 소설을 쓰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 강의를 듣기도 했는데요. 덕분에 시간에 관해 생각하게 됐어요.

 

96쪽에 나오는 문장이네요. “내 안에 고여드는 감정이 혹시 행복이라는 감정이 아닐까요. 행복은 ‘탁월한 행위’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지요. 그러니까 행복은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비슷한 생각을 저도 종종해요. 우연히 주어지는 것도 있겠지만요.

 

주인공은 말했어요. “나는 타인의 비밀을 알고 싶지 않습니다.”(158쪽)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아요. 알면 내가 어떤 책임감을 느껴야 하니까요. 작가님은 어떠신가요?


누군가의 비밀은 알고 싶지 않고, 알자마자 망각하고 싶지만 누군가의 비밀은 제게 영감을 주죠. ‘비밀’보다는 ‘누구’인가가 제게는 중요한 것 같아요. 5년 전 친구가 어떤 비밀 하나를 제게 들려주었는데, 그날 이후 그 비밀에 대해 그 친구도 나도 입에 올린 적이 없어요. 아, 개들에게도 저마다의 비밀이 있어요. 개들의 어떤 비밀은 오래 지켜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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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확장된 느낌

 

몇 달 전 출간된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는 동물을 테마로 한 여섯 작품을 모은 단편집인데요. 『투견』 , 『노란 개를 버리러』등 동물을 소재로 한 소설을 많이 쓰셨습니다.


동물을 좋아해요. 요즘은 새를 너무 기르고 싶어요. 길을 가다 비둘기를 만나면 반갑고 좋아요. 문득 개나 새, 고양이를 위한 기도가 저절로 나올 때가 있어요. 동물은 저에게 특별한 영감을 줘요. 제가 글자를 배우기도 전에 영감을 준 게 있다면 아마 동물일 거예요.

 

반려견이 있나요?


두 마리가 있어요. 개를 키우면서 다른 동물들도 좋아하게 되었어요. 개들이 제게 준 것이 많아요. 개마다 기질이 다른 것도 알게 됐고요. 개들한테는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한결같은 것이 있어요.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나무처럼요.

 

기질이 많이 다른가요?


같으면서도 또 굉장히 달라요. 그래서 저도 똑같이 대할 수 없어요. 사람들이 관계를 맺을 때, 타인의 기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잖아요. 마찬가지로 개의 기질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질을 알면 행동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새들도 그렇겠죠? 스무 마리의 참새가 있다면 저마다의 특별하고 독특한 기질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이번 소설을 펴내고 독자들과 한 차례 만났다고 들었어요.


낭독 위주로 진행한 행사였는데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분이 오셨어요. 너무 반갑고 좋았어요.


3~4년 정도 뵙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제 소설을 낭독해주셨어요. 그림을 그려주신 임수진 작가님도 만나게 되어 반가웠고요.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는 어떤가요? 좀 어려운 자리일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출간된 뒤에야 못다 한 이야기들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편집이 끝나고 이미 인쇄에 들어갔는데, 계속 소설을 쓰고 있는 거예요.『L의 운동화』가 특히 그랬어요. 출간된 뒤에야 떠오르는, 못다 한 이야기들 때문에 애가 탈 때가 있어요. 이미 부친 소포 속에 못 넣은 물건이, 그런데 아주 중요한 물건이 있다는 걸 깨달은 기분이랄까요.

 

영화 <1987>을 보셨나요?

 

보았어요. 『L의 운동화』 를 써서 그런지, 고 이한열 열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어요. 이한열 열사는 시대에 대한 성찰도 했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도 하신 분이잖아요. 아주 귀한 분이죠. 영화가 만들어져 반가웠어요. 독자분들도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2017년에 소설을 세 권 내셨는데, 출간 시기는 작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니 좀 버거우셨을 것 같아요.


아마도 약간은요. 『당신의 신』 은 결혼과 이혼을 주제로 한 소설을 묶은 소설집이에요. 작년 새해에 쓴 작품인데 어쩐지 이혼에 대해 한번 써보고 싶었어요. 「이혼」을 쓰고 났더니 「새의 장례식」은 자연히 쓰게 되었고요. 두 권의 단편집은 편집자분이 애써주신 덕분에 같이 나올 수 있었어요.

 

편집자를 각별히 신뢰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 것 같아요. 제 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분들이니까요.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를 만들어주신 편집자의 경우, 저와는 다른 어떤 문학적 감각을 갖고 계셨어요. 처음에는 저랑 겉도는 느낌이 들어 낯설었는데 교정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분의 낯설고 독특한 감각이 저에게 어떤 영감을 줬어요. 흥미로웠죠. 『너는 너로 살고 있니』 같은 경우는 편집자와 오랜 인연이 있어요. 아주 귀한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귀하게 가져가고 싶은 인연인데요. 편집자와 작가로 책을 통해 만난 거잖아요. 인연이 확장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한 단계 뭔가 더 상승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등단하기 전에 편집자로 일했을 땐 어땠나요?


그때의 경험이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편집자 시절에 만난 선생님들이 보여준 어떤 태도들이 저에게 교훈이 된 것 같아요. 겸손하고 너그러운 마음, 편집자의 실수를 품어주신 마음이 있었는데요. 그분들이 쓰시는 글들도 그랬던 것 같아요.

 

일찍 등단한 편이에요. 20대 초반에 하셨으니까요. 소설을 쓰고 발표한 지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요. 소설을 쓰는 삶은 어떤가요? 어렵지만 동시에 큰 만족감을 주는 일일 텐데요.


소설을 쓰면서 살 수 있어서 감사해요. 소설을 쓰는 동안 감당해야 할 것들이 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감당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로 압축되는 대신, 그 압축된 것들이 크게 다가와요. 감당해야 하는 것들 중 가장 큰 것은 고독인데, 제가 그걸 원하는 것도 같고…. 사람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일상에서 절대적인 나만의 시간이 보장되어야만 살 것 같아요.

 

소설만 내셨어요. 산문은 거의 안 쓰시는 것 같아요.


소설도 그렇지만, 산문은 함부로 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더 조심스러운 글이기 때문에 피하려는 면이 있어요. 우선 소설을 쓰는 데 기울이는 시간, 에너지가 많은 데다 지치는 것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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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동안 감당해야 할 것들이 있어요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읽은 책은 『정신분석과 기독교 신앙』 이에요. 프랑스 정신 분석가 ‘프랑스와즈 돌토’가 쓴 책인데요. 이분이 아동 정신 분석의 대가라고 해요. 신앙, 욕망, 죄의식에 관한 이야기인데 흥미로워요. 거의 다 읽어가는데 한 번 더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어려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작가님이 수다스러워지는 순간이 있을지.


친구들과 쓰고 있는 시나 소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읽고 있는 책이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제 친구들 중 수다스럽다고 하기보다는 말을 아주 잘하는 친구가 몇 있어요. 변호사를 해도 되겠다 싶을 만큼이나요. 그 친구들을 만나, 그 친구들이 지치지 않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 자신이 수다스러워지는 기분이 들어요(웃음).

 

만약 지금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야 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쓰고 싶나요?


송재학 선생님께 쓰고 싶네요. 지난 12월에 경주에서 뵐 일이 있었는데 ‘풍경의 비밀’ 하나를 저와 제 친구들에게 알려주셨어요. 경주의 잘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장소를 소개해주셨고, 이튿날 저와 친구들은 그곳을 산책했어요. 그곳의 빛, 그림자, 공기, 바람 소리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리운 장소가 되었는데, 그리운 장소를 갖게 해주신 송재학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못 드렸어요.

 

소설을 읽고 마지막으로 든 생각은 제목을 자꾸만 곱씹어보게 된다는 거였어요.


일찍부터 지어놓은 제목이긴 했어요. 사람에게 나라는 존재를 아는 건 너무 중요하잖아요. 나를 잘 모르면 타인의 존재도 알기 어려운 것 같아요. 나를 알기 위해 노력하면서 타인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지고, 알게 된 것 같아요. 우리 모두 그렇지 않을까요? 계속 알아가는 중이겠죠. 다만 중요한 건 나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나를 좀 멀찍이 떨어뜨려놓고 바라보는 자세인 것 같아요. 거리를 두고 어떤 틈을 만들어 나를 바라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 저는 다른 소설을 쓰고 있지만, 계속 이 소설이 생각나요. 그러면서 또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고요.

 

앞으로 쓰고 싶은 소설에 대해 물어도 될까요?

 
제가 쓰고 싶은 소설, 제가 쓸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 사람 사이에만 인연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쓴 소설들은 저와 인연이 닿아서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와 인연이 닿는 소설들을 쓰고 싶어요. 허망하게 흘려버리지 않고요.

 

편지 소설은 어떤가요? 또 쓰고 싶은가요?


원고를 넘기고 편집하고 있을 때였어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데, 머릿속에서 이미 편지를 쓰고 있더라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쓰고 싶어요. 쓰고 싶은 욕구가 차오르다 넘치면 쓰게 되겠죠.

 

소설가 김숨은 소설가 김숨으로 살고 있나요?


소설 쓰는 사람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너는 너로 살고 있니김숨 저/임수진 그림 | 마음산책
살아 있어도 죽은 듯 삶을 영위했던 ‘나’와 죽어 있으나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한 ‘그녀’가 교감하는 이야기들, 병원을 둘러싼 그 속의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들이 작가 특유의 문체로 촘촘히 수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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