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2017년 12월, 매년 한국을 찾았던 유키 구라모토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충북 음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콘서트의 티켓 가격이 누리꾼 사이에서 바이럴을 타면서 덩달아 그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린 것. 사람들은 지방 공연장에서 유키 구라모토처럼 유명한 음악가를 섭외했다는 것에 놀라고, 가격에 또 한 번 놀랐다. 유키 구라모토는 뉴에이지 열풍이...
View Article임옥상 화백 “거리 자체가 미술관이 되어야 한다”
180개의 캔버스, 가로 16미터의 대작 <광장에, 서>는 임옥상 화백이 2016년 촛불의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담아낸 그림이다. 청와대 본관에 전시되기도 해 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을 가리켜 임옥상 화백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담았다고 말했다. 해 같기도, 달 같기도 한 촛불의 이미지는 광장에 들꽃처럼 흐르고, 그 아래를 가득...
View Article장석남 시인 “시는 절대 어려워서는 안 돼요”
“고대(古代)의 융융한 세계”를 꿈꾼다는, ‘꽃 밟을 일을 근심’하는 시인은 어떤 존재인가. 1987년 등단한 이후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시 세계를 구축해온 장석남 시인. 그가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이후 5년 만에 여덟 번째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을 냈다. 등단 30년 되는 해(2017년)에...
View Article조PD “저는 ‘낭만적 인간’이에요”
조PD가 첫 책을 썼다. 에세이의 제목은 『낭만적 인간과 순수지속』. 그는 “이 책은 나의 삶과 음악, 내가 경험한 사람과 사건이라는 종유석의 종단면”이라고 적었다. 단순히 ‘시간의 조각들’을 나열한 게 아니었다. ‘생각의 조각들’을 담아둔 것에 가까웠다. 가수 조PD를 포함하는 인간 조중훈이라는 존재, 그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요소들이 보였다. 그것들은...
View Article김중혁의 말하기ㆍ듣기ㆍ쓰기 생활
창작하는 사람에게 재능은 늘 골치 아픈 주제다. 나는 재능이 없는 것만 같고, 옆 사람은 다 나보다 잘 만드는 것 같다. 글 잘 쓰기로 소문난 소설가 김중혁의 이번 에세이집은 선언 같아 보이는 제목(『무엇이든 쓰게 된다』)에다 부제는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이다. 음식점에서도 마지막 비법의 가루는 안 보여주거늘, 이렇게 비밀을 밝혀도 되는 걸까....
View Article노경실 “사람은 믿을 대상이 아니라, 사랑해줄 대상”
40년 가까이 작가로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산문집을 썼다. 반백 살을 한참 넘기고 나서야 어른이 되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말한다. “이제 겨우 알 것 같다. 삶과 죽음, 가난과 배부름, 행복과 통곡에 대해서” 그 고백의 끝에서 에세이 『사는 데 꼭 필요한 만큼의 힘』은 시작됐다. 책을 쓰는 동안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됐고, 자신을 관통했던 순간과 사람을...
View Article미셸 조너,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로 한 발 더 도약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서 태어나 필라델피아에서 자란 미셸 조너(Michelle Zauner)는 2011년 사이키델릭-펑크 록 밴드 리틀 빅 리그(Little Big League)를 통해 음악 씬에 데뷔했다.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내며 활동을 이어가던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엄마의 암 진단 소식이 들려왔다. 허무하게 너무나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View Article김병민 “아빠 김근태, 먼저 돌다리를 놓으면서 가는 사람”
아빠, 거기는 따뜻한가요? 등이 시려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던 이곳과는 다른가요? 발걸음은 좀 가벼워졌나요? 이젠 떨리는 손을 슬그머니 붙잡아 숨길 필요 없겠지요? 우리를 보고 있어요? 짝꿍 인재근 엄마가 씩씩하게 살아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나요? 우리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도 보이나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요. 아빠.(5쪽) 1985년...
View Article서유미 “『홀딩, 턴』은 연대에 가까운 이야기”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 기혼자들은 으레 이런 말을 한다. “결혼, 안 해도 되는데 왜 사서 고생하냐.”라고. 농담이 반쯤은 섞인 이 말 속엔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 사랑하고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한 결혼 생활이 실제로는 행복하지 않은 현실 말이다. 그래서 일부는 이혼하고, 또 다른 일부는 법적으로 결혼을 유지하더라도 각방이라든지 별거라는 형태로...
View Article손미나 “우리 모두는 여행자일 뿐”
아나운서를 지나 여행작가, 소설가, ‘손미나앤컴퍼니’ 대표이자 인생학교 교장,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편집인. 손미나의 이력은 점점 늘어난다. 예스24 작가파일에는 ‘인생 3막’을 살고 있다고 나와 있지만, 본인도 현재 인생에서 몇 번째 막을 지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조급함을 갖기에는 너무 넉넉하고, 평생 있을 것처럼 착각하기엔...
View Article정문정 “나도 무례한 사람일 수 있다”
‘속이 시원하다’, ‘유용하다’, ‘너무 필요한 책이었다’모두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에 달린 독자리뷰다. 이 책, 심상치가 않다. 출간 직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더니 출간 2주 만에 9쇄를 찍었다.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인가. 사람들로 하여금 구매 버튼을 누르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View Article박흥수 “시베리아 횡단열차, 묘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18박 19일 동안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실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베를린에서 막을 내린 여정이었다. 그는 줄곧 ‘인간이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물었다. 걸음 내딛는 곳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사람들이 있었고 위대한 자연의 민낯과 만났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누군가는 영문도 모른 채 황무지로 삶의...
View Article조금주 “어느 한 사람도 배제하지 않는 도서관”
도서관의 사전적 정의는 ‘온갖 종류의 도서, 문서, 기록, 출판물 따위의 자료를 모아 두고 일반이 볼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사람들이 떠올리는 도서관은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는, 조용한 곳이다. 그러나 『우리가 몰랐던 세상의 도서관들』조금주 저자가 방문한 도서관은 모두 다른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시끄럽게 뛰어노는 공간, 커다란 모니터로...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김숨, 나와 인연이 닿은 소설
고요한 공간을 확보해 읽고 싶은 소설이 있다. 김숨의 『너는 너로 살고 있니』가 그랬다. 공간에 따라 독서의 리듬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어떠한 소설은 내가 있는 공간의 공기까지도 바꿔버린다. 김숨은 오래전 출판사와 산문집을 쓰기로 약속했다. 장편과 단편을 꾸준히 쓰고 있었지만 어쩐지 산문은 쉬이 써지지 않았다. 약속한 날짜를 넘기고 넘기다 문득 ‘편지...
View Article[독립출판물 저자를 만나다] 즐거운 소비, 가능한가요? – 박미정 대표
돈만 많으면 내가 가진 불안이 해결될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하고 가상 화폐를 사나 보다. 그러나 돈이 많아도 적어도 우리는 늘 돈 걱정을 한다. ‘욜로’, ‘탕진잼’을 외쳐도 죄책감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아끼면서 살아도 과연 노후까지 충분할지 불안하다. 이런 이들에게 경제협동조합 푸른살림 박미정 대표는 ‘적정한 돈 쓰기’, ‘행복한 돈...
View Article[공간 특집] 유현준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간 이야기”
좋은 건축이란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교수님이 경험했던 도시에서 이 기능에 가장 부합한 건축물을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저한테 많은 가르침을 준 거리가 보스턴의 뉴베리스트리트예요. 간척사업으로 만든 땅이라 건물을 반 층쯤 들어서 지었어요. 계단을 한 8개쯤 올라가서 1층을 만들었는데 우리로 치면 반지하가 있는 거죠. 그 거리가...
View Article장수한, 장재열 "우리가 쓰는 퇴사 사유는 진실이 아니다"
첫 입사 후 3년 미만 퇴사자는 84%에 육박하는 지금, 모두가 퇴사를 말하고 퇴사를 꿈꾼다. 퇴사자를 향해서는 걱정과 충고, 부러움과 축하가 동시에 뒤따른다. 어디라도 들어가면 좋겠다는 취업준비생과 퇴사를 추구하는 직장인은 모순 같아 보이지만, ‘더 나은 삶’ ‘살만한 삶’을 추구한다는 점은 같다. ‘퇴사학교’의 장수한 대표, ‘좀놀아본언니들’의 장재열...
View Article고정욱 “벼랑 끝에서 더 잘할 수 있었어요”
『아주 특별한 우리 형』 , 『가방 들어주는 아이』 , 『까칠한 재석이』시리즈의 고정욱 작가가 청소년 에세이 『열정을 만나는 시간』을 펴냈다. 270권 이상의 저서, 연 300회 이상의 강연을 통해서도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작가 스스로 “홀딱 벗은 느낌”이 든다고 말할 정도로 가감 없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하여, 『열정을 만나는 시간』은...
View Article교육학자 김선 “교육이란 학교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지난 20년 간 한국의 교육과정은 20번이나 개정되었다. 똑같은 내용이 3학년 2학기와 4학년에 1학기에 중복되는 오류도 발생했다. 겨우 2년 터울의 자녀끼리도 참고서를 함께 쓸 수 없었던 것은 도무지 웃을 수 없는 일이다. 교육이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은 지금 그저 수사에 불과하다. 한국의 교육이 나아갈 방향은 어디일까. 옥스퍼드 대학에서...
View Article정여울 “5년 전에는 못 썼을 책이에요”
잡스러운 것들을 한 데 모으고 싶었다. 그래서, 잡지였다. 의도만큼이나 이름도 담백하다. 『월간 정여울』 . 모양도 빛깔도 제각각인 재료들이 하나의 그릇에 담겼다. 어떤 고민은 파랗고 어떤 사유는 노랗고 어떤 감정은 붉다. 그런 다채로움이 우리의 본성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콜록콜록’ 아파하고 ‘와르르’ 무너지고 ‘와락’ 끌어안으며 이어지는 삶, 그 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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