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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 “10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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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235만, 누적 조회수 20억. <도티TV> 채널의 ‘도티’는 요즘 주말이 없다. 주 시청자 층이 10대인만큼 7-8월은 1년 중 가장 바쁠 때다. 더구나 <도티TV>는 매일 콘텐츠가 업로드 된다. 매일 시청자와 소통하고, 매일의 이슈를 파악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 위해서는 하루를 온전히 콘텐츠 제작에 쏟아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 성실함과 꾸준함이 도티를 지금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치열한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의 위치로 올려놓은 것일 터다.


2014년 도티가 창업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10대가 가장 가고 싶어하는 회사로 꼽힌다. 도티, 잠뜰, 풍월량, 백수공방, 장삐쭈, 라온 등 150여 팀의 크리에이터가 소속되어 있으며 이들의 구독자를 모두 합치면 천만이 넘는다.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꾼다』 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크리에이터들이 실제 크리에이터의 생활과 고민을 직접 들려주는 책이다. ‘많이 경험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함’, ‘사랑과 관심의 무게를 이겨내자’와 같은 팁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 이제 크리에이터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눈 여겨 봐도 좋겠다. 도티의 말대로 크리에이터는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생태계”니까.

 

“크리에이터 일이 마냥 행복한 일만 하는 건 아니에요. 특히 10대 친구들은 게임 하면서 돈 버는 사람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진짜 많은 노력과 정성,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오래 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해서 성공한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행복한 크리에이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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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되도록 하자


도티의 하루가 궁금합니다.

 

<도티TV> 채널은 매일 편성돼요. 공휴일이건 주말이건 매일 영상이 올라가죠. 그러다 보니 평일은 거의 대부분 촬영 일정이 잡혀 있고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촬영을 준비하거나 실제 촬영을 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요.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에 완성된 편집본 업로드를 하고요. 프라임 타임이 그 시간이거든요. 영상 올라간 후에는 댓글 확인하고, 피드백을 하죠. 하트도 눌러 드리고요. 다 마무리 하면 밤 9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정말 매일이 정신 없이 지나가요.

 

몇 년 동안 계속 그렇게 지낸 거잖아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요.


꾸준함, 성실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영상 단위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아니에요. 채널을 구독하는 거죠. 내일 올라올 영상도 기꺼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려면 편성이 정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게임 콘텐츠는 대부분의 채널 운영자 분들이 데일리로 업로드를 하고 있거든요. 어쩌면 제가 그 포문을 연 것 같기도 한데요.(웃음) 처음에는 저 혼자 콘텐츠 제작, 기획, 편성, 유통을 다 했어요. 그때는 버거웠죠. 편집을 직접 한다는 게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기획팀도 있고요. 채널 운영을 전반적으로 관리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조금은 수월해졌어요.

 

처음 채널을 시작할 때부터 매일 콘텐츠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팬 분들이 자주 놀러 오실 수 있는 채널을 만들려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도티TV>를 보는 게 습관이 되게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내일도 올라올 테니까 꼭 내일도 <도티TV> 채널을 방문해주세요, 라는 거였죠. 시트콤 같은 거예요. 하루 20분을 책임지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3천 개가 넘는 영상이 누적되어 있고요. 3년 전에 올린 영상도 꾸준히 조회수가 발생하고 있죠. 굉장히 뿌듯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언제 쉬세요?


쉬려면 휴가 때의 일을 전부 미리 소화해놓고 쉬어야 해요. 4박 5일 휴가를 간다고 하면 그 기간의 콘텐츠를 미리 다 만들어놓고 예약 업로드를 건 후에 쉬다 올 수 있죠. 정말 쉽지 않아요. 하루나 이틀 콘텐츠를 미리 만들어두는 것도 버거울 때가 있거든요. 5일 이상 휴가를 가려면 거의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해요.

 

그렇게 해보신 적 있으세요?


1년에 한 번 정도는 해요. 거의 9월쯤이 되는데요. 7-8월이 여름방학이잖아요. 그때가 어떻게 보면 성수기거든요.(웃음) 학생들이 방학을 한 시기고, 트래픽도 많이 발생해요.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볼 수 있는 시기죠. 그때 열심히 일을 하고요. 추석 즈음에 일주일 정도 쉬는 것이 약간 전통처럼 되었어요.

 

공교롭게도 지금이네요. 요즘 많이 바쁘시겠어요.


7-8월은 너무 바빠요. 주말이 없어요. 지금 한 3주 전부터 주말에 계속 일정이 있었어요.

 

 

지속가능했으면 좋겠다


그 바쁜 와중에 책이 나왔어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크리에이터와 구성원들의 인터뷰 내용이 많은데요. 이 책은 어떤 책인지 직접 소개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전에도 유튜브 생태계나 디지털 미디어 관련 서적이 있었죠. 그런데 기술서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채널 개설은 어떻게 하는지, 수익 창출은 어떻게 하는지, 미리보기 이미지 제작 툴은 어떤 것인지, 이런 내용들이 많았잖아요.  『나는 유튜브크리에이터를 꿈꾼다』는 실제로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분들이 이 직업을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만든 책이에요. 크리에이터에 도전할 때의 마음, 자리를 잡은 이후 팬들과 직접 소통할 때의 감정 등을 전반적으로 담았어요.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분들이나 이제 시작하신 분들, 혹은 슬럼프를 겪고 계신 분들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일까요. 크리에이터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꽤 많이 담겨 있어요.


크리에이터마다 채널 성격도, 채널 성장의 과정도 다르거든요. 저는 3-4년 동안 꾸준히 성장한 경우인데요. 취미로 시작했다가 영상 하나가 화제가 되어서 본격적으로 채널을 운영하게 된 경우도 있어요. 처음에는 정말 반응이 없다가 과거의 영상까지 재조명 받으면서 채널이 성장해나간 경우도 있고요. 이런 것들은 경험을 통해서만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고요. 실제 겪은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진짜 도움이 되는 유튜브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채널을 운영하면서 겪은 고충이나 어려움도 진짜 많거든요. 그런 것을 실제 어떻게 극복했는지 노하우도 있으니까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2013년, 처음 <도티TV>를 시작했을 때는 워낙 이런 정보가 적었죠. 그래서 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했을 것 같아요.


현재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하고 있고, 샌드박스 네트워크라는 크리에이터가 모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 생태계가 정말로 지속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미디어의 한 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죠. 아직도 색안경을 끼고, 디지털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는 B급이야, C급이야, 저런 콘텐츠는 프리미엄 콘텐츠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 편견을 깨부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또 앞으로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본인의 직업에 대해 충분한 자부심과 콘텐츠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저 때만 하더라도 그런 부분을 먼저 경험하고 조언해주는 분들이 없었어요. 그냥 유튜브가 핫하대, 해외에는 크리에이터라는 사람들이 있대, 정도였고요. 그런 면에서 산업에 기여하는, 생태계를 건강하게 이끄는 좋은 분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어요.

 

도티 역시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하진 않은 거죠? 크리에이터가 ‘지속가능한’ 내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언제 처음 알게 됐나요?


사실 한국은 디지털 미디어 선진국이었어요. 2007년 전후로 UCC(User Created Contents) 열풍이 있었죠.(웃음)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분들이 그 당시에 벌써 있었는데요. 직업화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콘텐츠로 수익 창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플랫폼이 그런 노하우가 없었고요. 미디어 생태계가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다 취미로 끝났죠. 그런데 유튜브의 광고 시스템, 콘텐츠 앞부분에 광고를 해주고 그 광고 영업을 콘텐츠 제작자와 나누게 되면서 수익이 발생했어요. 크리에이터가 본인의 콘텐츠의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는 세계가 된 거죠. 저도 처음에는 이게 직업으로써의 가치가 있을까, 정말 이걸 직업으로 생각하고 도전해도 될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요. 3-4개월이 지나고, 실제로 업로드한 콘텐츠로 수익이 발생하니까 직업으로 생각하고 도전을 해봐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직업에 대한 개념부터 재정의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지금,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할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1인 미디어’라는 거예요. 그 말로 다 설명이 되는 것 같아요. 과거에 미디어는 전파를 보내는 방송국이 필요했고, 탤런트를 매니지먼트하는 엔터테인먼트가 있고, 더 나아가 프로덕션과 탤런트 개인이 다 따로 있었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의사결정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트렌디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한계가 분명히 있었어요. 반면 1인 미디어는 그 모든 과정이 개인에게 통합되어 있죠. 개인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 의지만 있고, 노력만 기울인다면 누구나 할 수 있고요. 유튜브 채널을 누구나 개설할 수 있고, 콘텐츠를 업로드 할 수 있잖아요.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분명히 다 직업으로써의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콘텐츠를 만드는 일, 그 콘텐츠로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 이건 전통적으로 있었던 일이죠. 그것을 이제는 개인이 할 수 있고, 거기서 수익도 발생하니까 이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누가 뭐라고 하건 충분히 직업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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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건 이제 문화다


지금, 사람들이 1인 미디어에 열광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기존 ‘레거시 미디어’가 유통하는 콘텐츠는 여러 제약이 있죠. 방송 심의가 있을 테고요. 시청률과 광고 집행 이슈로 보편적인 시청자 층이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정말 내가 필요로 하는, 내 취향을 저격하는 콘텐츠를 만나긴 쉽지 않아요. 그 예가 10대를 위한 콘텐츠죠. 기존 미디어가 10대 대상 콘텐츠 제작에는 소극적이었잖아요. 그런데 유튜브는 범대중적인 콘텐츠를 만들 필요도 없고, 일정 부분 심의로부터도 자유로워요. 그래도 자체 심의는 필요하고, 너무 자극적인 콘텐츠는 안 좋겠지만 말이에요. 그러니까 나만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가 존재하는 세계가 됐어요. 그런 부분이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성이 정말 중요하죠.


주제도 다양해지고, 연출 면에서도 혁신이 많이 일어났어요. 또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크리에이터 문화가 있잖아요. 기존처럼 한 방향으로 소비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사용자와 창작자가 함께 만들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아요. 크리에이터가 시청자 이름을 언급해주기도 하고요. 이런 쌍방향 소통 콘텐츠라는 점도 굉장한 매력인 것 같아요. 덕분에 좀 더 트렌디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거죠.

 

그만큼 크리에이터는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것 같아요.


진짜 민감해져요. 하루, 아니 몇 시간 싸움이기도 하거든요. 어떤 이슈를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 때는 속도가 필요하고요. 제 경우 일단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채널을 구독하고, 수시로 모니터링해요. 팀원들과도 오늘의 이슈를 주기적으로 공유하죠. 정말 중요해요. 몇 시간 차이지만 거기서 승부가 갈리거든요. 누가 먼저 키워드를 선점하느냐가 디지털에서는 정말 중요하잖아요. SNS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주제가 가장 먼저 시발된 포스팅, 영상은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요. 그런 면에서 트렌드를 빨리 포착하는 게 중요하고요. 저도 여러 채널을 통해 정보를 최대한 많이 보고 들으려고 하고 있어요.

 

특히 도티는 ‘초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10대 팬이 많은데요. 10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뭐였는지도 궁금해요.


솔직히 처음부터 10대 대상 콘텐츠를 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게임을 좋아했고 게임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당시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던 게임이 ‘마인크래프트’였고요. 해외에는 그 게임을 통해 천만 단위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도 있었거든요. 게임으로 발생하는 트래픽 절반 이상이 마인크래프트일 정도로 국내에만 발생하는 트렌드가 아니었어요. 이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거기에 호응하는 세대가 10대였던 거예요. 게다가 저는 어린 친구들과 소통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거든요. 대학생 때 보습학원 강사도 했었고, 어린 친구들이 편했기 때문에 이들이 좋아해준다면 좀 더 그들 친화적인, 그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해보자, 하고 개발하게 된 거예요.

 

지금 10대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저희의 10대 때와 지금 10대가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아요. 어른들은 요즘 10대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들여다보면 고민이 똑같아요. 친구 관계, 성적, 부모님과의 갈등 등 누구나 한 번쯤 10대 때 경험했던 그런 것들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물어봐 주지 않으니까 그 친구들이 외롭다고 느끼는 거죠. 사실은 어른들이 다 경험해봤던 것들이에요. 그런 것들을 잘 파악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공감하는 것이 제게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에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조카 콘텐츠’라고 해서요. 도티 삼촌이 조카를 데리고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상황극으로 만드는 콘텐츠를 시도했는데 호응이 좋더라고요. 무인도 설정도 반응이 좋았고요. 모험과 생존기를 좋아하니까요.

 

 

많은 일상의 경험들이 필요하다


앞서 자체 심의 말씀을 하셨는데 내 콘텐츠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뭔지도 말씀해주세요.


10대 친구들이 많이 보는 채널이고요. 저는 조카들도 있다 보니 아무리 방송 심의로부터 자유로운 플랫폼이라도 내가 세운 적정 수위로 콘텐츠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극적인 콘텐츠를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많이 나가면 결국 기대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점점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야 하더라고요. 결국에는 크리에이터가 지쳐요. 게다가 저는 누구나 볼 수 있는 톤앤매너로 영상을 만들다보니까 추가적인 장점도 생겼어요. 따로 2차 편집을 하거나 가공을 하지 않고도 케이블TV 같은 곳에 제 콘텐츠를 납품할 수 있게 됐거든요. VOD 서비스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됐고요. 결국 당장의 인기나 트래픽에 연연해서 콘텐츠를 만들면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매운 맛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순한 맛을 재미없게 느끼거나 아예 떠나버리기도 하니까요. 장기적으로 건강한 콘텐츠를 만들겠다 생각하면 그런 부분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중요한 말씀 같아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10대 분들에게 당부의 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의심의 눈을 거두지 못하는 보호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디지털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건 이제 문화예요. 디바이스와 네트워크가 발전해서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잖아요. 이 방식이 일상이 되어버린 거죠. 기성세대도 이 세대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단순히 어린 나이,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이것이 시청습관으로 자리 잡았거든요. 이 방식에 익숙한 세대가 20대가 되고, 30대가 되어도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소비하는 게 아주 익숙할 거예요. 때문에 “거기에는 자극적인 콘텐츠만 있으니까 보지 마!”라고 하는 건 너무 시대에 역행하는 일인 거죠. 아무리 막아도 어디에나 디바이스는 존재하니까요. 콘텐츠를 올바르게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알려줘야죠.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 경험 모두를 소중히 하라고 조언했잖아요. 경험이 콘텐츠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세요?


디지털 미디어와 레거시 미디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통이에요. 소통하면서 콘텐츠를 상호보완 해나가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부분 공감능력이 필요해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쏟아지기 때문에 그들의 감정, 취향을 이해하려면 많은 일상의 경험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게임만 잘한다고 게임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많은 10대 크리에이터들이 오해해요. 게임만 잘하면 된다고 말이에요. 그건 게이머지 크리에이터가 아니죠. 크리에이터는 결국 콘텐츠로 소통하는 사람이고요. 콘텐츠는 누군가를 공감시키거나 누군가로부터 온 피드백을 공감할 수 있어야 꾸준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내 옆에 있는 친구와의 교우관계가 크리에이터 활동에 중요할 수 있고요. 책을 통해 간접 경험한 세상이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너무 지엽적인 하나의 콘텐츠 주제에만 빠지면 성공한 크리에이터가 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10대의 도티가 좋아했던 것은 뭔가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데 어떤 작용을 했나요?


어릴 때는 책을 굉장히 많이 읽는 학생이었고, 친구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걸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전교어린이회장도 했거든요. 그런 경험이 많은 사람을 대하는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게다가 김연아 선수도 굉장히 좋아해서 쫓아다니고, 관련된 자료 모으는 것도 좋아했는데요. 그래서 누군가를 팬으로서 좋아하는 마음을 이해하죠. 제게도 팬이 생겼는데요. 그분들의 마음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이해하는 거예요. 그 마음이 절절하게 와 닿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죠. 그런 모든 일들이 크리에이터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철없는 행동, 시간을 낭비하는 일로 여겨질 수 있었는데요.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제가 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김연아 선수 ‘덕질’을 하면서 영상 편집도 배우기 시작했거든요. 그것도 다 의미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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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티, 그리고 나희선


지금의 도티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뭔가요?


이제 만 4년 넘게 이 일을 했는데요. 그동안 도티는 계속 성장했죠. 반면 개인으로서의 나희선은 많이 변한 것 같지 않거든요. 그 차이 때문에 불안하기도 했어요. 도티는 어디론가 계속 나아가는데 촬영이 끝나고 나를 돌이켜보면 나희선은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혹시 도티 인기가 떨어지면 나희선도 별로 의미 없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지는 거죠. 조급해지고, 걱정이 늘고요. 그걸 해소하기 위해 저는 회사를 만들고 나희선으로서 할 수 있는 외부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했어요. 강연에서 10대와 직접 만나 제 얘기를 전해주기도 하고, 다른 크리에이터와 만나기도 했죠. 그렇게 나희선의 역할을 함께 성장시켜나가니까 그것이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크리에이터로서의 성장 외에 나 자신, 개인의 성장도 잘 꾸려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정말 많이 봤어요. 어떻게 보면 크리에이터가 너무 외로워요. 1인이잖아요. 내 방에서 모든 작업이 다 이루어지고요. 특히 생방송 하는 분들은 방 안에서 많게는 수천 명, 수만 명과 정신 없이 얘기하다가 방송 종료를 누르는 순간 끝이잖아요. 진짜 귀에서 ‘삐-’소리가 나기도 한대요. 그만큼 공허하고 외로운 상황이 발생하거든요. 그 부분에 있어 마인드컨트롤 하는 게 정말 중요하고요. 그게 안 됐을 때 슬럼프를 겪거나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분들이 많이 있죠. 그런 면에서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고 일상생활에서도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내야 해요. 안 그러면 진짜 계속 외딴 섬에 갇힌 기분으로 살게 돼요. 어려운 부분이죠.

 

앞으로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변화해갈까요?


점점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날 거라고 봐요. 일상의 많은 부분이 기술 발전으로 해소될 거니까요. 그렇게 발생한 여유 시간을 콘텐츠 소비에 사용할 텐데요. 때문에 콘텐츠 산업이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갈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 중심에 디지털 미디어가 있을 거예요. 실제 미국 등 디지털 미디어 선진국은 많은 부분 디지털이 레거시를 대체했거든요. 국내도 마찬가지죠. 네트워크는 훨씬 좋잖아요. 그 과정에서 콘텐츠를 담당하는 크리에이터라는 일은 수요도 훨씬 많아질 거고, 더 고도화된 방식으로 직업화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너무 희망적인 생각만 가지고 무모하게 다가가면 안 되겠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고, 이 일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경쟁이 필요한지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도티는 언제까지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생각이세요?


제가 하고 싶을 때까지 콘텐츠로 활동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이 채널은 제 것이잖아요. 주변의 어떤 제약도 없으니까요. 하고 싶을 때까지 할 거예요. 그건 또 언제든 새로운 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제 성향이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조금 더 나아가면 단순히 개인 크리에이터로서가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꾼다샌드박스 네트워크 저 | 위즈덤하우스
크리에이터를 관리하고 콘텐츠를 함께 기획하는 샌드박스의 파트너십 팀, 제작 팀, 사업기획 팀 등 유튜브의 콘텐츠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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