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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고음과 가창력이 노래의 전부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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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K팝스타>의 초대 우승자 박지민을 기억한다. 15살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풍부한 감정 표현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20% 시청률을 기록한 화제의 오디션 프로그램 초대 우승자의 영광을 안았던 소녀의 모습을 말이다. 오디션 직후 백예린과 함께 결성한 그룹 피프틴앤드(15&)의 'I dream'에서 '상상했었어 무대에 오르는 그 순간을'이라 수줍고도 힘차게 노래하던 소녀의 이미지, 지난 6년간 박지민을 대표하고 박지민을 규정해온 단어였다. 더없는 수식이었지만 때로는 그것이 어린 재능을 가두는 틀이 되기도 했다.

 

2년 간의 공백을 끝내고 새 EP <jiminxjamie>를 발표한 박지민은 그런 타이틀과 대중의 인식 속 본인만의 색채를 찾고 있었다. 많은 고민과 방향 갈등이 있었음에도 '음악이 즐겁다!'라 자신 있게 말하는 그에게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멜로디와 가사로 풀어낸다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의 '지민', 향후 지향의 '제이미'와 함께 개성 있는 아티스트를 꿈꾸는 스물한 살의 박지민. 인터뷰 내내 비로소 본인의 나이로 말하고 노래하는 그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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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jiminxjamie>, 타이틀 'April fools'로 오랜만에 돌아왔다. 소감을 말해준다면.


앨범을 냈다는 자체에 의미를 둔다. 원래 'April fools'보다 2번 트랙 'Money'가 타이틀 후보였다. 후자가 밝고 발랄한 느낌이 난다면 전자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 비교해 상당한 변화가 있어 처음에는 박진영 PD님이 안 좋아하실 줄 알고 기대를 덜 했는데, 의외로 타이틀곡으로 잘 어울릴 거라 기대해주셨다.

 

'April fools' 전과 후의 박지민은 다르다는 건데, 어떤 변화인지?


<K팝스타> 이후로 지금까지의 박지민은 참하고 소녀스러운, 당시 어린 나이에 맞는 스타일이었다. 사실 내가 즐겨 듣는 음악은 좀 더 그루브 있고 '어른스러운'블랙 뮤직이었는데, 오디션 무대에서 선보인 'Over the rainbow'나 이후 피프틴앤드(15&) 팀을 거쳐 완성된 이미지가 있었기에 완전한 취향 위주로 가지고 나가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본인의 말대로 대중은 박지민을 'Hopeless love'같은 곡의 발라드, 소울 가수로 기억한다. 기존 이미지를 고수해도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그런 장르를 싫어하진 않는다. 다만 내 성격이 활발하다 보니 슬로우 템포, 우울한 감정의 음악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Money'는 급격한 느낌이라 생각해서, 팝적이면서 가요 느낌도 어느 정도 들어간 'April fools'를 타이틀로 선정했다.

 

현재 반응은 어떤가.


발매 전에는 대중에게 굉장히 낯설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곡이 공개되고 나서 팬 분들께선 발매 소식 자체로도 좋아하셨고, 일반 팬분들은 조금 낯설어하시긴 해도 그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다음 앨범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더욱 각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P <19에서 20까지> 이후 2년 간의 긴 공백기가 있었다.


주로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전화받아'를 만든 친구들과 함께 - 펜타곤 키노, 세븐틴 버논 - 크루 활동을 하면서 작업을 계속했는데, 작곡에 큰 욕심 없던 내가 멜로디를 만들고 곡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붙이고 흥미를 갖게 되었다.

 

곡을 직접 만듦에 있어 박지민이 원하는 것은 좋은 음악인가, 히트하는 음악인가.


좋은 음악이다. 좋은 음악은 결국 히트하지 않을까.

 

히트하는 음악, 특히 R&B 쪽에서는 박진영 PD의 도움도 생각해볼 법 한데.


PD님의 손길이 필요 없다는 건 전혀 아니다. 과거에는 본인의 색을 강조하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의 PD님은 소속 아티스트들의 결과물에 크게 터치하지 않는다. 좋은 가사 표현 등은 충고해줄 때도 있지만 최대한 저희의 작업물에 대해 공감하고 존중해주시는 편이다.

 

2년 동안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갔던 과정이 궁금하다.


나 자신을 싱어송라이터로 인식하기보다는 멜로디를 붙이는 게 재미있어서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 PD님이 작곡 레슨을 해주셨는데, 화성이나 코드 대신 영화를 보고 악상을 만드는 등 감각을 알아가면서 본격적으로 내 이야기를 노래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들려줬을 때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해 주는 것이 신기했다.

 

JYP에는 갓세븐, 트와이스 등 아이돌 그룹이 많다. 작곡을 시작하면서 아이돌에게 본인의 곡을 선물하고픈 마음도 있을 텐데.


아이돌 그룹들을 가까이서 보면서 항상 멋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돌이 가창력 논란, 음악성 논란도 있지만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항상 미소 짓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지만 많이 듣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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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inxjamie>의 곡들을 소개해보도록 하자. 'Money'를 타이틀 후보로 삼았다고 했는데.


무대에서 무거운 노래를 주로 하다 보니 부르면서도 신나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나 자신도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이런 후크 송 스타일은 처음인지라 다가가기 쉬울 것이라 생각해서 타이틀 곡 후보에 올려뒀었다.

 

세 번째 곡 '하나 빼기 둘'도 타이틀 후보곡이었다. 아리아나 그란데도 많이 생각났고. 지금의 내 나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 세대 팬 분들은 이 곡을 가장 좋아하시더라.

 

'전화받아'는 혼자 대신 같이 만든 곡이라 더욱 재미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몰라(M.O.L.A) 크루의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올라온 'Chillin'을 PD님이 접하고 한 곡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평소엔 잘 나오던 노래가 막상 작업에 들어가니 고민이 됐는데, 그 과정에서 멤버들이 전화를 받지 않고 잘 모이지 않는 데서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나왔다.

 

퓨처 R&B 스타일을 앨범에 많이 반영했는데 평소 좋아하는 장르였나.


장르 가리면서 음악을 듣진 않지만, 평소 취향대로 음악을 듣다 보니 퓨처 R&B 스타일 음악을 많이 듣게 됐다. 아티스트의 색깔이 강한 노래를 많이 듣는데 엘라 마이, 즈네 아이코, 켈라니 등이 끌렸다. 매우 대중적이진 않더라도 뮤지션 개성이 확실한 음악을 좋아한다.

 

앨범 설계하면서 참고한 아티스트가 있다면?


사람을 정하기보다는 개별 무대를 보면서 참고하는 편이다. 언더그라운드 스타일로는 즈네 아이코, 대중적으로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무대를 많이 봤다.

 

한국에서 제일 존경하는 뮤지션은 누구인가.


특정한 분은 없지만 오래오래 음악하고 계신 분들이 멋지다. 그렇게 보면 박진영 PD님을 존경하는 가수로 꼽을 수 있겠다.

 

박지민에게 <K팝스타> 우승을 떼놓을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엔 'K팝스타 우승' 수식어가 계속 따라다니는 걸 바꾸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저를 기억해주시는 모습이니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깊고 풍부한 가창력으로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예전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내가 노래를 부르면서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건 아마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이 아니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의 바탕이 되어준다는 생각이다.

 

랩에 대한 욕심은 없나. 이번 박지민의 스타일은 랩이 꼭 필요할 것 같은데.


영어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어로 하는 랩에는 별로 자신이 없다(웃음). 노력해야겠다.

 

많은 음악 팬들이 <K팝스타> 결승전 이하이와의 대결을 기억한다. 그 이후 이하이는 급속히 인기를 끌었는데 상대적으로 박지민은 그러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이 언니는 한 번 들으면 귀를 잡아끄는 매력이 있고 그때 당시 흔치 않은 스타일이었다. 언니의 음악과 보컬 스타일에 귀가 더 가는 것도 사실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하이 언니와 나를 라이벌 구도로 엮어 판단하는 분위기다. JYP에 왜 들어갔냐, 후회되지 않냐 류의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았는데, 사실 나에게 그런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음악을 반짝하고 그만둘 것은 아니지 않나. 내 음악을 즐겁게 하자는 마음이 크다.

 

15& 활동은 끝난 건가. 초기와는 약간 양상이 달라진 모습이다.


성향이 달라진 건 백예린과 나의 취향 차이가 크다. 예린이와 나는 동갑에, 같은 대전 출신이고, 같은 혈액형에 별자리도 같다 (웃음). 그렇지만 함께 그룹 활동을 하면서 성격, 음악 장르 등 많은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었고, 예린이가 음악에 욕심을 갖고 먼저 곡을 쓰고 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도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곡을 쓰기 시작한 것도 있다. 하지만 팀이 끝난 건 아니다. 피프틴엔드(End)가 아니라 계속되는 앤드(An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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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만드는 박지민의 모습을 보면 즐겁고 신나 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들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기타 치고 노래하는 장면이 즐거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거라, 음악을 해서 돈을 엄청나게 벌어야지하는 생각은 크게 해보지 않았다. 기획사와의 입장은 상호 간 조절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웃음). 많이 다릅니다.

 

부모님도 음악을 하셨는데, 딸의 음악 방향에 대해 조언해주는 부분이 있나.


어떤 음악을 하든 다 좋아해 주신다. '가수는 항상 솔직해야 한다. 꾸밈이 있더라도 그 안은 항상 솔직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찾아보니 지난 2년간 고민도 많이 하고, 생각도 깊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는데 결과물은 오히려 가장 젊고 발랄한 스타일이 나온 것 같다.


노래를 잘 한다는 기준에서 고음과 가창력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2년이었다. 어떤 분들께는 가볍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 자신에게는 표현하기 쉬우면서도 성격이 많이 드러나는 노래들이었다.

정규앨범은 언제쯤 도전해볼 생각인가.


좋은 곡이 나오면. 곡을 써서 계속 회사와 피드백하는 과정이다.

 

앨범 타이틀 속 '지민'은 과거의 박지민, '제이미'는 앞으로의 박지민을 의미한다고 들었다.


대중은 새로운 변화보단 꾸준함을 선호하는 것 같다. <K팝스타>에서 보였던 가창력과 고음 위주의 무대가 과거의 내 모습인데, 지금의 나는 다양한 음악을 지향하지만 과거의 요소들 또한 놓치고 싶지 않다. 지민과 제이미 둘 다 나다. 지민은 대중이 저를 기억하는 모습, 제이미는 대중에게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다.

 

'제이미'라는 이름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영어 이름이 제이미다(웃음). 새 캐릭터를 재미있게 풀어내 보고자 했다.

 

이 앨범을 들을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핵심 메시지는?


결과와 순위에 연연하기보단 즐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결과물과 감정들을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것.

 

 

인터뷰 : 임진모, 김도헌
사진 : 김도헌
정리 :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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