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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이종철 “배송하는 게 무슨 만화가 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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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에 출근하면 화물차가 도착해 있고, 밤새 운전해 온 화물 기사가 차 안에서 자고 있다. ‘까대기’는 기사를 깨우고, 화물차의 뒷문이나 옆문을 열어 택배를 내릴 수 있도록 준비한다. 세팅을 마친 후 택배 내리는 작업(하차)을 곧바로 시작한다. 한 대 하차에 40분-1시간이 걸리는데 보통은 4-5대를 작업한다. 오분류된 택배를 다시 차에 싣는 것(상차)까지 마치면 청소 등을 하고 퇴근. 까대기의 일과다.

 

5군데를 옮겨가며 작년 8월까지 6년 동안 까대기 일을 한 이종철 만화가는 늘 “일하는 사람들을 만화로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만화에 대한 열정만 갖고 서울 생활을 시작했지만 녹록치 않았다. 아침에 까대기, 오후에 만화가로 사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그곳에서 사람들을 본다. “사람이 좋아서” 이들을 그리겠다고 생각했다. 만화를 그리기 위해 까대기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까대기가 만화가 되었다.

 

이종철의 만화 『까대기』  는 12시간 이상을 배송하는 택배 기사, 새벽에 졸음을 쫓으며 운전하는 화물 기사, 투잡을 뛰어야아만 하는 사람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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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가 만화가 될까?


제목 부분에 표현된 박스 테이프의 느낌이 재미있어요. 첫 책이잖아요. 책 받고, 어떠셨어요?


박스 테이프 아이디어는 출판사에서 주셨어요. 처음에는 괜찮을까 싶었는데 막상 보신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저도 좋았고요. 책은,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어요. 잘 쓴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다른 사람이 제 글이나 만화를 본 적이 없어서 반응을 예상하기 힘들었거든요. 그나마 요즘은 반응이 나오고 해서요. 거의 매일 책을 다시 보는 것 같아요.(웃음) 많이 아쉬웠어요. 6년을 했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한 권으로 엮어내야 해서 뺀 이야기도 많거든요. 특히 택배 기사 이야기요. ‘파손주의’ 편에 나오는 식당을 하다가 망했다는 부부가 있잖아요. 오분류(잘못 분류된 택배)를 챙기러 가면 그분들이 항상 믹스커피를 챙겨주셨어요. 음료수도 던져주시고요. 정말 고마웠어요. 또 명절 때면 직전까지 명절대란이라 바쁘게 일하고 끝나거든요. 기사 분들 중에는 혼자 사시는 분도 꽤 있어요. 그런 분들이 서로 챙기고, 명절 때 서로 만나는 이야기도 원고는 있었는데 책에 못 넣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까대기 경험을 만화로 그려야겠다고 맨 처음 생각한 건 언제였어요? 


어린이 만화 『바다 아이 창대』 그림 작업을 할 때도 까대기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요. 그때 다음 만화를 구상하면서 택배 이야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글은 계속 쓰고 있었고, 출판사 분들과도 택배 만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종종 했었죠. 만화에 이바다가 만화 계약 전화를 받는 장면이 있잖아요. 실제로 저도 작년 1월 물류센터에서 상차 알바를 하던 중에 전화를 받았거든요. 저녁 즈음에 편집자 분께서 전화를 주셔서 준비하고 있던 택배 만화를 책으로 만들어보자고 하신 거예요. “무조건 하겠습니다” 했어요.(웃음)

 

만화를 그리기 위해 서울에 왔고, 생계를 이어야 하니까 까대기를 시작했잖아요. 그런데 그게 만화가 됐어요. 처음에 까대기를 시작하실 때는 이게 만화가 될 거라고 생각 못했을 텐데 놀라운 일이에요.


전혀 생각 못했죠. 그건 작업을 하면서도 계속 의심을 했던 부분이에요. ‘과연 택배가 만화가 될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우선 그런 사례가 제게는 많이 없기도 했고요. 심지어 택배 기사 분들도 “배송하는 게 무슨 만화가 되느냐”는 말들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계속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그랬어요. 출간 제안 전화를 받았을 때는 ‘준비 됐다’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다만 글은 나와 있는데 구체적인 원고 작업은 못하고 있었어요. 그 시기가 금전적인 어려움이 컸던 때라 그냥 이동하는 중에 휴대폰에 메모만 하고 있었죠. 전화 받고 그제야 부랴부랴 원고를 만들었어요.

 

작가의 말에 까대기 일이 부끄러웠다고도 적으셨는데요. 만화 그리면서 생각이 바뀌었나요?


까대기를 그리려고 까대기를 한 건 아니니까요. 처음 1년은 빨리 관두고 싶은 생각만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처럼 만화나 일러스트로 돈벌이 하면서 지내고 싶고 그랬죠. 까대기 알바를 이렇게 길게 할 거란 생각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한테도 말을 안 했었어요. 나중에는 말씀을 드리니까 그만 두라고 하시더라고요. 택배 뉴스가 많고, 물류 센터에서 사망한 사건도 보고 하시니까요. 하지만 만약 만화를 그린다면 내 본명 쓰고, 사람들한테도 얼굴 보이면서 부딪쳐보자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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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위로하는 게 우선


그런가 하면 주인공은 ‘이바다’예요. 작가님 이름을 쓰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제 이야기이긴 하지만, 제 이름을 쓰게 되면 작업에 집중할수록 징징댈 것 같았어요. ‘나 힘들게 살았는데…’하면서요. 이바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거리를 두고 싶었어요. 나만 힘든 거 아니고,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산다, 너무 징징대지 말자, 했던 거죠. 그래서 제가 서울에 올라오게 된 이야기 같은 건 최대한 뺐고요. 차라리 그 자리에 택배 기사들 이야기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넣자고 생각했어요.

 

이 만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분명히 있었던 거네요.


택배 시스템이 문제라는 이야기는 뉴스 같은 데서도 많이 하죠. 그렇지만 저는 그 전에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만화를 위해서 기사 분들을 이용한 게 아니고요. “당신들 지금 충분히 고생하고 있고, 좀 더 벌었으면 좋겠다, 힘내라”라고 말하고 싶었던 거예요. 비판적인 이야기도 당연히 만들었었거든요. 가령 ‘백마진’ 등에 대해서 조사도 했고요. 그렇지만 시스템을 비판하기 전에 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게 우선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에서 조사한 내용을 빼기도 했어요.

 

그렇다 해도 워낙 문제가 많은 구조잖아요. 책에 넣지 못해서 아쉬웠던 문제가 있다면요?


더 용기 내서 세게 이야기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긴 했죠. 실제로 특수 고용직 문제를 다룬 부분이나 ‘공룡’으로 표현한 대기업 과점 문제를 다룰 때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거든요. 잘못 얘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취재도 많이 하고, 화물이나 택배 기사 분들에게 직접 전화해서 많이 물어보기도 했어요. 바쁜데 자꾸 전화해서 또 물어본다고 욕도 먹고(웃음) 그랬죠. 왜냐하면 제가 겪은 일은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겠는데 고용 문제나 구조 문제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를 그릴 때도 몇 시간씩 고민하다가 엎기도 하고 그랬어요.

 

등장인물 중 기억에 남는 분이 ‘우 아저씨’인데요. 아저씨와는 연락이 끊겼다고요? 우 아저씨는 이바다의 만화 작업을 응원했던 인물이기도 하죠. 책 출간 소식 알면 좋아하실 텐데, 혹시 우 아저씨가 이 인터뷰를 보신다면 뭐라고 말하고 싶으세요?


우 아저씨는 제가 어린이 만화 연재를 한다고 했을 때, 자식이 취직을 한 것 마냥 기뻐하셨어요. “다시는 까대기로 돌아오지 마”라고도 하셨고요. 왜 연락이 끊겼는지 생각을 해보면요. 제가 아저씨에게 이제 만화가로 벌어먹고 산다고 해놓고, 어린이 만화 연재를 시작 했어도 원고료로는 생활이 힘들어서 까대기를 다시 시작했던 거예요. 그런 모습을 아저씨에게 보이고 싶지 않더라고요. 아저씨에게는 1년 같이 까대기 하면서 고생한 녀석이 이제는 만화가로 밥벌이 한다, 고 기억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부러도 연락을 안 했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지나서 연락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아요. 우 아저씨에게 제일 하고 싶은 말은 괜찮으시면 막걸리 한 잔 하고 싶다는 얘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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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대기> 168/169쪽

 

 

결국은 택배 기사 책임


표지 그림이 본문에는 없잖아요. 이 장면으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여기가 화물차 안이에요. ‘깡통’이라고 부르는데요.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지 않아서 보통 이 화물칸 안에 앉아서 쉬거나 해요. 짐을 다 내린 후에 다음 차가 오지 않으면 그 안에서 누워 쉬기도 하고요. 까대기들에게는 쉬는 공간이라서 그렸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의 택배 박스를 깔고 앉아 있는 모습이라 마음에 좀 걸리긴 했어요.(웃음)

 

물건일 뿐이잖아요. 왜 마음에 걸리는 걸까요?


물건 배송에 책임이 있기도 하고요. 잘못 깔고 앉았다가 안에 든 물건이 깨지거나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게 까대기 알바를 하는 사람 책임이기도 하지만 택배 기사에게도 책임이 돌아가거든요. 저는 알바인데 괜히 택배 상자에 앉았다가 피해를 줄 수도 있어서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알바가 실수를 해도 택배 기사에게 책임이 가는군요?


본사와 물류 센터, 택배 기사가 30:30:40 정도로 나누긴 하는데요. 책임을 잡아내기가 사실 힘들죠. CCTV를 다 확인해보고, 누가 파손했는지 본다거나 하지만 잡아내기 힘들어요. 그래서 결국은 택배 기사 책임으로 가는 경우가 생겨요. 지점마다 다르긴 한데요.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 기사들이 한 달에 얼마씩 돈을 걷거든요. 보험처럼요. 혼자 책임지기에는 부담이 크니까 돈을 모아두는 거죠. 특히 가을철이나 명절 때는 비싼 물건이 많아요. 저는 굴비가 그렇게까지 비싼지 몰랐어요.(웃음) 한우가 들어있거나 하면 혼자 비용을 다 부담하기는 힘드니까 비용을 쌓아둬요.

 

이른바 ‘지점 운영비’라고 하는 것도 그런 거죠? 지점운영비 명목으로 택배 기사 급여에서 따로 돈을 빼고, 거기서 까대기 알바 비용도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었잖아요.


그렇죠. 보험 식으로 돈을 더 걷는 거예요. 지점에서 택배 기사 급여를 정산해서 주잖아요. 거기 내역을 보면 ‘지점 운영비’라고 해서 돈을 제해요. 거기에 까대기 알바비도 들어 있는 거죠. 지점장도 얼마씩 내긴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지점마다 다르긴 해요. 지점장이 많이 내는 경우도 있고요. 어쨌든 택배 기사들은 다 내죠.

 

알바를 두지 않고 까대기 작업을 택배 기사들이 직접 하기도 하고요.


90년대에 택배 산업이 점차 확산되었을 때는 물량이 많지 않으니까 하차 작업을 택배 기사가 다 직접 했대요. 그런데 점점 물량이 많아지니까 택배 기사가 하차 작업을 다 하고, 배송까지 나갔다가, 지점에 다시 와서 상차 작업까지 하는 게 너무 힘든 거죠. 그래서 기사들끼리 돈을 모아서 까대기 알바를 쓰기 시작한 거예요. 알바를 못 구했을 때는 지금도 택배 기사들이 돌아가면서 하차를 한다거나 하고요. 그럴 경우 알바비를 커피를 산다거나 물을 사는 데 쓰기도 해요.

 

작가님이 까대기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허리 때문에 고생한 에피소드도 있는데요. 다치진 않으셨어요?


많이 다쳤죠. 지점장이 너무 나쁜 사람이라 관두기도 하고, 만화 원고 때문에 관두기도 하고, 시급이 너무 적어서 관두기도 했는데요. 한 번은 손목 인대를 다쳐서 관둔 적이 있어요. 까대기를 많이 하면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요. 물건을 내리기도 하지만 바닥에 있는 것을 옆으로 밀기도 하거든요. 레일 위에서 전달을 하니까요. 그러면 계속 손목을 쓰는데 무거운 게 걸려버리면 손목이 나가는 거죠. 하지만 어쨌든 돈이 급하면 하게 돼요. 아침에 까대기를 하고 저녁에 구리 청과물 시장에서 우 아저씨와 함께 일했던 것도 힘들기보다 좋은 기억이 커서 쓴 거예요. 피곤하긴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힘든 건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돈이 없어서 걱정이 컸기 때문에 일 자체가 힘들다는 생각은 많이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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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청이죠


택배 기사의 열악한 노동조건 이야기를 꼭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하청이 진짜 문제라고 생각해요. 택배 기사 대부분 개인 사업자거든요. 직영 지점의 경우 본사에서 직접 관리를 하고, 직급 체계도 있어요. 그런데 직영의 숫자가 적어요. 대부분 지점이고, 영업소고요. 기사님한테 “기사님”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소장님”이라고 하기도 하죠. 기사이자 이 영업소에서 일을 하는 사장이기도 한 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다치더라도 본인 책임이고요. 기사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알바비를 주는데 심지어 그마저도 조금 큰 업체는 용역을 써요. 또 하청이죠. 물류 센터 사망 사고나 감전 사고가 계속 있잖아요. 그런데 물류 센터는 본사 책임이라고 하고, 본사는 물류 센터에 하청을 줬기 때문에 그곳 책임이라고 해요. 사람은 다쳤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죠. 그러니까 저희 같은 까대기 알바도 각자도생이고요. 그런 시스템이 진짜 문제라고 생각해요.

 

택배 기사 분들이 가장 시급하게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택배 수수료 문제죠. 배송비가 올라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대기업이 들어오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택배 수수료가 계속 낮아졌거든요. 본사에서도 가져가고, 물류 센터에서도 얼마를 가져가니까 기사한테 돌아가는 돈이 건당 천 원이 안 돼요. 일단은 배송비가 올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져야죠. 사실 택배 기사들 수입이 생각보다 적어요. 가난하면 목소리 내기가 힘들어요. 당장 먹고 살기 바쁘니까요. 저도 그랬어요. 저도 비로소 책을 냈으니까 얘기할 수 있는 건데요. 시스템에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었고, 가난하다보니까 말을 못하는 거죠. 저는 그게 너무 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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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대기> 124/125쪽

 

 

책에서 지점장이 “어차피 몇 번 쓰고 버릴 텐데 대충 써”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말이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이바다가 독백을 하는데요. 정말이지 사람값이 너무 싸요.


작년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 씨가 사망을 하셨잖아요. 당시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많이 관심을 가졌고, 현장 점검도 하고 그랬는데요. 그걸 보면서 만약 본인들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죽을 수도 있다거나 내가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면 현장 점검뿐 아니라 다른 걸 더 하지 않았을까요? 수시로 들여다보고 말이죠. 김용균 씨의 동료들도 사람들 앞에서 말했잖아요. 자신도 늘 그런 두려움을 느낀다고요. 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 책을 독자가 어떻게 읽어주었으면 하세요?


시급제 알바에서 이바다 같은 알바가 제일 에이스예요. 왜냐하면 군말 안 하고 묵묵히 일만 잘하는 애거든요. 본사에서 쉬는 시간을 보장해주지 않거나 선풍기 한 대를 놓는 것도 수용이 안 되거나 해도 제가 아무 말도 안 하니까 주변 동생들이나 우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조금 부딪쳤어요. 지금 그때의 저와 같은 시급제 알바를 하시거나 까대기 하시는 분들에게는 불합리한 일에 용기 내서 항의도 하라고 하고 싶어요. 특히 저처럼 에이스들이(웃음) 부딪쳐야죠. 그래야 조금 바뀌더라고요. 물 마실 시간을 보장해준다든지 말이에요.


 

 

까대기이종철 글그림 | 보리
실제로 6년 동안 택배 일을 하며 만화를 그린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취재와 인터뷰로는 끌어낼 수 없는 생생한 택배 노동 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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