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희 “이야기처럼 읽히는 에세이를 쓰고 싶었죠”
54쪽. 제목은 「맥시팬티의 신세계」. 작가는 다음과 같이 일러둔다. “경고 : 이 글에는 ‘팬티’라는 단어가 지나치게 많이 등장합니다.” 이쯤 되면 풉, 터지는 웃음을 막을 수가 없다. ‘아, 시작부터 웃기잖아!’ 이야기는 이러하다. “팬티라도 편한 걸로 입자”는 생각으로 집어든 맥시팬티가 몸에 딱 맞고, 너무 편하고, 심지어 맵시까지 대단했다는 것....
View Article표정훈 “독서는 원래 산만한 거예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타인이 읽는 책을 엿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내가 좋아하는 시집의 표지가 빼꼼히 삐져나온 가방의 한 귀퉁이를 보거나, 친구에게 빌린 책에서 밑줄 친 문장을 발견할 때면 왠지 그 사람과 내가 흠뻑 가까워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출판평론가이자 2만여 권의 책을 소유한 ‘탐서주의자’ 표정훈 작가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View Article조남주 “내게는 질문이 먼저다”
조남주의 4번째 장편 소설 『사하맨션』 이 출간됐다. 『82년생 김지영』 (2016년 10월 출간) 이후 3년만의 신작. 『사하맨션』은 조남주가 7년 동안 다듬고 다듬어 완성한 소설이다. 『82년생 김지영』이 완성된 직후 편집자는 조남주에게 “다음 작품 하시죠”라고 제안했다. 이때 조남주가 조심스레 꺼내 놓았던 소설이 『사하맨션』이다. 국가...
View Article케이시 “노래와 랩은 수단, 핵심은 나의 감정”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래퍼로 대중에 짧은 첫선을 보인 케이시는 발라드 트랙 '그때가 좋았어'가 음원 차트 순위권에 입성하며 2019년 스테디셀러 아티스트가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어색한 모습과는 달리 최근 몇 년간 다수의 드라마 OST와 솔로 싱글을 통해 의외의 깊은 감성을 보여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왔기에, 케이시의...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김창완, 거짓말 싫어하는 시인
무지개가 방귀를 뀌었다. ‘방이봉방방’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무지개가 방귀를 뀔 수 있을까? 40년 전 일찍이 동요 앨범을 발표했던 ‘산울림’ 김창완이 첫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 을 썼다. 오래 전 안다고 생각했던 ‘동심’이 어쩌면 진짜 동심이 아니었을지 모른다고, 김창완은 말했다. “아이가 어른 같고 어른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는...
View Article나응식 수의사 “굳이, 왜, 산책을 시키세요?”
반려견 집사들에게 ‘강아지 강씨’ 강형욱 트레이너가 있다면, 반려묘 집사들에게는 ‘나옹이 나씨’ 나응식 수의사가 있다. 행동 전문 수의사인 그는 다수의 강연과 칼럼을 통해 ‘고양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을 알리는 한편, EBS 프로그램 <고양이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더 많은 집사들과 만나고 있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들의 속사정을...
View Article만화가 이종철 “배송하는 게 무슨 만화가 되느냐?”
아침 7시에 출근하면 화물차가 도착해 있고, 밤새 운전해 온 화물 기사가 차 안에서 자고 있다. ‘까대기’는 기사를 깨우고, 화물차의 뒷문이나 옆문을 열어 택배를 내릴 수 있도록 준비한다. 세팅을 마친 후 택배 내리는 작업(하차)을 곧바로 시작한다. 한 대 하차에 40분-1시간이 걸리는데 보통은 4-5대를 작업한다. 오분류된 택배를 다시 차에 싣는...
View Article정정혜 “내 아이 영어 공부, 언제부터 시작할까”
신생아 시기를 극복하고 났더니, 어린이집 적응 기간이 찾아오고, 원했던 유치원에 당첨되고 보니 이제는 ‘영어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나?’가 가장 큰 숙제가 됐다. 영어 못하는 부모들은 매일이 걱정이다. 영어 발음은 3세에 결정이 난다고 하는데, 내 아이는 과연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적기를 놓치면 영영 콩글리시 발음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닐까? 18개월...
View Article최실 “외톨이인 나를 위로해 준 이야기”
‘하늘이 무너진다. 어디로 도망칠까?’ -30쪽식민지 시대의 역사를 배운 날, 재일 한인 3세인 박지니는 같은 반 친구에게 ‘조센진’이라는 말을 듣는다. 서서히 따돌림을 당하던 지니는 중학생이 되어 조선학교에 들어간다. 교실 정면에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가 걸린 풍경에도 지니는 녹아들 수 없었다. 일본과 한국 어느 쪽에나 속하지 못해 도망치듯 미국에 온...
View Article박막례 김유라 “성공의 이유? 자기객관화, 의외성, 세대 공감!”
어느 날 ‘치과 들렀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퍼졌다. “머리카락 묻지 않게 잘 발라주세요” “머리카락 묻으면 그냥 싹싹 문질러 버려 그냥” “주름살이 적어지려면 다시 태어나야 돼” 등 박막례의 가감 없는 말투는 유튜브 시장을 단숨에 뒤흔들어 놓았다. 10대와 20대가 판을 주도하는 유튜브에서 박막례는 ‘팬’을...
View Article오혜진 평론가 “한국문학, 걱정보다는 ‘분석’을”
소설의 죽음,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표현은 문자 그대로 소설이 없어졌다, 문학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 읽을거리 볼거리가 많아지고,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문학의 사회적 위상, 문학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예전만 못하다는 뜻일 테다. 자연스레 문학 비평의 파급력도 예전만 못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16년, 「퇴행의 시대와 ‘K문학/비평’의 종말」이라는...
View Article김혜남 “인간을 안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에게는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고, 김혜남 정신분석 전문의는 말한다. 10년 전, 두 권의 책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와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 로 고민하는 서른들에게 응답했던 저자가 지금도 멈추지 않고 마음의 문제를 말하는 이유다. 이번에는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고 토로하는 이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View Article임경선 “구원, 이 제목이어야 했어요”
작가 임경선이 열 살이던 때, 외교관 아버지와 어머니는 막내 임경선을 데리고 리스본에서 1년을 살았다. “갓 마흔 살 눈부신 젊은 시절”(11쪽)을 지나던 부모님은 그곳에서 “가장 온화하고 아름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10쪽) 돌이켜 보면 리스본 시절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는 임경선 작가는 그때의 작가 나이가 된 딸과 함께 리스본에 가기로 결심한다....
View Article데이식스의 지금은 ‘젊음’과 ‘청춘’
'아이돌을 넘어 그냥 '좋은 밴드'를 발견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즘이 2017년 '올해의 가요 앨범'으로 데이식스의 <Sunrise>를 선정하며 남긴 평이다. 대형 기획사 출신의 아이돌 밴드는 항상 그 진정성에 물음표가 따라붙지만, 2015년 홍대의 라이브 클럽 데이(Live Club Day)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가진 이래로 데이식스는 여타...
View Article셀럽 강아지 백호 “친근한 이웃집 강아지가 되기를”
연예인 될 사람은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은 ‘연예견’에게도 적용된다. 어렸을 때부터 백호는 사람들의 관심이 좋았다. 난생 처음 간 병원에서 무서움 하나 없이 발랄하게 돌아다녔던 백호는 산책을 나갈 때마다 인간을 발견하면 달려가 자신을 만지라고 요구했다. 백호 누나는 SNS를 통해 백호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했고, 갓 다섯 살이 된 진주 강씨 26대손...
View Article정유정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
퇴사를 앞두고 있던 사육사 진이는 사육장 바깥에 있던 보노보 지니를 구조하다 불가사의한 사고로 지니의 몸에 들어가게 된다. 진이는 영상을 보듯 지니의 과거로 빨려 들어가고, 빨리 자신의 몸을 되찾지 않으면 보노보 지니와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아버지에게 내쫓긴 채 삶의 의미도 희망도 없이 떠돌던 민주는 우연히 보노보의 몸을...
View Article한국인 최초 '예술 제본 분야' 프랑스 최고 장인으로 선정된 조용덕 씨
한국인 최초 예술 제본 분야 프랑스 최고 장인 선정 지난 5월 프랑스에서 날아온 기쁜 소식이 하나 있었다. 바로 '프랑스 최고 장인'(Meilleur Ouvrier de FranceㆍMOF)으로 조용덕 씨가 예술 제본 분야에서 한국인 최초로 선정이 된 것이다. MOF는 한 영역의 장인으로 프랑스가 국가로서 인정하는, 프랑스 국가 공인 자격증으로 최고의 가치를...
View Article최태성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낙관적이다”
역사 강사 최태성은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말한다. 그가 강의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의 한복판에는 늘 ‘사람’이 있다. 단순히 숫자로 치환될 수 없는, 짧은 몇 개의 문장이 다 담아낼 수 없는, 누군가의 삶을 들려준다. 연도와 사건을 짝지어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무엇을 꿈꾸면서, 어떤 선택을 하고, 무엇까지 감내했는지’...
View Article아티스트 방용국, “음악하는 사람이 세상에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포토 에세이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출간한 아티스트 방용국 어떻게 보면 이 보다 더 훌륭한 커리어는 없을 것 같다. 방용국 이야기다. 십대 때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랩퍼로 활동을 하다 2012년에 아이돌 그룹 B.A.P.에 리더로 활동 시작했다. B.A.P. 활동 전, 당시 최고 걸그룹 중 하나였던 ‘시크릿’ 멤버 송지은의...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정우성,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출간한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정우성은 인터뷰에 앞서 한 가지를 요청했다. “책과 관련된 질문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배우, 영화에 대한 질문보다는 ‘난민’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14년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이 되고 2015년 6월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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