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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메탈 거장 블랙홀 “기적을 다시 목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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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Miracle>로 데뷔한 블랙홀이 올해로 30주년이라는 기념비를 쌓았다. '깊은 밤의 서정곡'으로 대중적 히트를 기록한 이들은 <Black Hole>의 위기를 <Made In Korea>로 극복하고, 정규 8집까지의 순조로운 활동을 통해 척박한 한국 헤비 메탈 시장의 대들보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가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해외 음악을 카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만의 소리', '한국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 그들의 열정과 탐구는 '한국의 헤비 메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모범적인 답변이 됐다.데뷔 30주년과 더불어 14년 만에 정규 9집 <Evolution>을 발매한 블랙홀은 이즘을 만나 '늘 연습하고 곡을 만들다 보니 30주년이 됐다'며 현재 진행형 전설의 여유를 전했다. '노땅'이라 불리는 대신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 단단한 실력을 통해 '음악으로 승부하겠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신보를 소개하는 모습에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놀라운 미래 세계에 대한 통찰을 들려주기도 했다. 30주년이라는 시간의 훈장만 달았을 뿐, 블랙홀은 1989년 열정과 도전으로 가득했던 젊음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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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에는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현역 한국 헤비메탈 밴드들이 1989년 데뷔 앨범 <Miracle>에 헌정하는 <블랙홀 트리뷰트 : Re-Encounter The Miracle>을 발표했다.

 

이원재 : 우리가 관여한 기획은 아니다. '블랙홀의 30주년을 맞아 기념비적인 앨범이 필요하다'는 뜻 아래 헌정 앨범을 기획한 분들이 후배 밴드들과 함께 제작한 프로젝트다. 팬들과 함께하고 싶어 일반 제작 대신 '텀블벅' 사이트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제작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모여서 기분 좋게 작업했다.

 

정병희 : '잘하겠지' 싶었는데, 듣고 나서 깜짝 놀랐다. '우리 음악 관둬야겠다' 싶더라. (웃음)

 

이원재 : 사실 그 과정보다 앨범의 만듦새가 더 놀라웠다. 메서드, 렘넌츠 오브 폴른, 바세린, 어비스 등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밴드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우리의 곡을 훌륭히 해석했다는 점이 우선 감격스러웠고, 보통 헌정 앨범은 베스트 앨범 형태를 취하는데 <Miracle>의 트랙 순서를 그대로 옮겨 만들었다는 점도 신선했다.

 

주상균 : 그 팀들 덕분에 우리가 30주년이라는 걸 알았다. '우리 30주년이야?'

 

'기적을 다시 목도하라'는 앨범 제목이 인상적이다. 한국 헤비메탈 밴드들과 팬들의 염원을 담고 있는 멋진 문구였다.

 

주상균 : 현재 한국 헤비메탈 밴드들의 실력은 세계 시장과 견줘 봐도 결코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앞서가는 면도 많다. 그런데 그들이 아주 한정된 공간에 가둬져, 많은 빛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거의 모르지 않나. 변화라고, 음악의 흐름이라고 무시하기엔 너무 아쉬웠다.

 


신중현, 들국화, 동아기획 등 최근 들어 헌정 앨범이 많이 등장하는 추세지만, 헤비 메탈으로는 첫 트리뷰트 작품이다.

 

주상균 : 처음엔 고사하려 했다. '우리가 그런 자격이 되나?' 싶었다. 그럼에도 허락한 이유가 있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이토록 비인기인데 30년 이상 버텨온 장르가 없다. 이번 트리뷰트 앨범이 우리에게도 더 열심히 할 계기가 되고, 후배들에게도 전통을 이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원재 : 앨범을 통해 타 밴드들과 교류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도 삼고자 했다.

 

후배 밴드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주상균 : 마지막 트랙 '깊은 밤의 서정곡'은 앨범에 참여한 팀들의 기타리스트들이 한 데 모여 다시 부른 곡이다. 후배들 정말 잘한다. 내가 선생님으로 모셔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그리고 매번 느끼는 거지만, 헤비 메탈하는 후배들은 정말 예절 바르고 조용하다. (웃음)

 

이원재 : 많은 사람들이 헤비 메탈 뮤지션들은 거칠고 방탕한 삶을 살 것이라 오해한다. 한 장르를 깊이 탐구하려면 공부와 고뇌가 필수다. 대부분 사색적인 친구들이고, 음악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많은 공부를 한다. 사람들은 쇠사슬을 몸에 감고 (포즈를 취하며)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장면만 기억하지만.

 

주상균 : 우리나라 헤비 메탈 밴드들의 특징일 수 있다. 해외의 경우 헤비 메탈은 노동자 계급과 같은 하위 계층으로부터 출발했지만, 한국은 그 문화를 학생층이 받아 시작했다. 소심, 서정성, 내성… 잘난 척도 안 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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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균 (보컬/기타)

 

 

아홉 번째 정규 앨범 <Evolution> 이 나오기까지 1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주상균 : 2005년 8집 <Rage>가 극찬을 받았다. '죽기 전에 이 작품은 남겼다'라 할 수 있는 인생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헤비 메탈은 21세기 들어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고, 우리도 나름 메인스트림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을 느꼈다. 지난 14년 동안 많이 고민하고, 좌절도 하며, 방황도 했다.

 

이원재 : 정규 앨범에 얽매이지 않고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4년 <Hope>는 그런 결과물들을 모아 발표한 앨범이다.

 

정병희 : 정규 앨범만 내지 않았을 뿐, 공연은 계속 이어갔다.

 

주상균 : 8집까지 우리의 스타일은 전통이었다. 스튜디오에서 작업하고, 미디어 통해 홍보하고, 투어 다니고. 당시까진 음반 시장이 살아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사실 그 당시 시장은 무너진 지 오래였다. 어떻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의 결과가 <Evolution>의 주제,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인도한 것인가.

 

주상균 : 블랙홀이 오랜 시간 음악을 해 온 이유는 끊임없는 도전,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익히 밝힌 대로 정규 10집 발표 전까지 꾸준히 달려 나갈 계획이다. 그래서 미래 이야기를 하게 됐다. 지금까지 우리 주위의 이야기를 노래했다면, 이제는 더 진취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Hope> 앨범의 'Universe'가 분기점이다. 그 노래를 끝으로 우리는 지구를 벗어난 거다. 고민이 많았다.

 

기존 블랙홀의 음반에 비해 신작은 굉장히 신선하다. 'AI'에는 신시사이저를 추가했고, 드럼 사운드도 달랐다.

 

주상균 : 소리에 대한 고민을 했다. 2010년대 들어 각국 메탈 밴드들의 음악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됐지만, 그 결과 모두 다 똑같아졌다. 특색이 사라졌다. EDM과 팝 장르는 다르다. 소리의 질감도 좋은 데다 대중의 귀를 사로잡는 펀치가 더 확실하다. 음원 하나에 각을 확실히 잡아서 잘 가다듬는 덕이다.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다. EDM 못지않은 음악.일반적으로 헤비 메탈에서 드럼 샘플을 붙여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샘플을 아예 따로 만들었다. 하이 파이 스피커로 들어도, 작은 이어폰으로 들어도 드럼 소리가 세세하게 다 들린다. 믹싱 기간만 1년이 소요됐다.

 

정병희 : 킥 드럼과 베이스를 붙이는 작업도 심혈을 기울였다. 16비트 멜로딕 스피드 메탈의 리듬과 다른 튀는 소리를 의도했다. 2010년대 이후 헤비 메탈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작법이다. 앨범 제목만 '진화'가 아니라 블랙홀의 음악도 진화한 것이다.

 

'AI'에만 신시사이저가 들어갔다는 사실이 놀랍다.

 

주상균 : 다른 곡들은 스트링 건반이 들어갔다. EDM의 샘플링 작법을 활용한 곡은 'AI' 뿐이다.

 

이원재 : 미래 세계와 <Evolution>이라는 제목이 주는 착시 효과인지, 음반을 들어본 사람들이 '샘플링이 강하다', '신시사이저를 많이 활용했다'는 느낌을 이야기하더라.

 

다양한 시도에도 3분 내외로 곡 길이가 짧아졌고, 헤비니스하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하다.

 

이원재 : 듣기는 편해도 연주하기는 어려웠다.

 

정병희 : 원래는 합주를 먼저 했다. 이번에는 다 따로 했다. 기타는 기타, 드럼은 드럼, 베이스는 베이스. 끝날 때까지 무슨 곡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

 

주상균 : 하루에 몇 곡을 녹음하는 게 아니라, 한 곡의 몇 파트만 녹음할 수 있을 정도로 소리에 공을 들였다. 베이스를 예로 들겠다. 여러 소리 이펙트를 없애고 오직 베이스 앰프 소리만 가지고 녹음을 했는데, 한 음 한 음 어긋나지 않게 정확한 연주와 편집이 요구됐다.

 

이원재 : 예전 방식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생기면 그 부분만 다시 하면 됐다. <Evolution>의 작업 과정에선 각 마디마다 밸런스를 새로 잡아야 했다.

 

주상균 : 느린 패턴의 곡에서 특히 베이스 연주가 어려웠다. 정말 있는 힘껏 치지 않으면 베이스 드럼과 소리가 어우러지지 않았다.

 

정병희 : <Rage>도 굉장히 힘들게 만든 앨범인데, 그보다 더 공을 들였다. 'Dimension', 'Utopia' 같은 곡에서 베이스 소리는 드럼과 하나 되어 거의 들리지 않는다. 리듬감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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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기타)

 

 

앞서 언급한 주제, '미래를 향한 발걸음'에 대해 더 자세히 듣고 싶다.

 

주상균 : 미래 세계 인간의 모습은 어떨까,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를 고민했다. <Evolution>은 유토피아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간은 실수도 많았으나 항상 늘 발전해왔고, 여러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 'Dimension'은 그 유토피아를 그린 곡이다. 다중우주와 다차원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기가 오면, 인간은 물질적 가치에서 벗어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으리라 봤다.

 

보통 미래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관적인 경우가 많은데. '기계 문명의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다' 등.

 

주상균 : 내가 일본에 살았다면 디스토피아 서사를 썼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긍정적 생각을 하지 못한다. 청년 시절엔 한국이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 봤다. 식민의 잔재, 독재 정권, 부정부패가 판치는 사회에서 소심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항상 사람들이 좋은 뜻을 모아 그 구습을 깨트려왔다.

 

유토피아의 결론을 확실히 내린 것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범국민운동 이후였다. 시민의 힘으로 평화롭게 정권을 교체한 대사건 아닌가. '촛불 혁명'의 진행 과정을 보고 'Log-in'의 가사를 쓰기도 했다. 지금 당장은 인공지능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엔 그 역시 극복 가능하리라 믿는다.

 

그렇다고 마냥 행복한 내일을 노래하는 것만은 아니다.

 

주상균 : 유토피아로 향하는 길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Ur fire'd' 같은 노래가 대표적이다. 분명 누군가는 기술을 독점하려 들 테고 권력을 움켜쥐고자 할 것이다. 'Ur fire'd'는 앞서 언급한 공동체가 그런 악인을 '해고'하는 곡이다. 'Rain'은 미래 세계 사람들이 내리는 비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상상하며 만들었다.

 

앨범은 게임 세계를 다루는 'Item', 소셜 미디어 유명인을 노래하는 'M.follower' 등 디지털 시대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준비하는데 어렵진 않았나.

 

주상균 : 'Item' 속 '헤르메스의 시미터'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가져온 개념이다. 나는 스타크래프트 세대였는데 요즘은 '롤' 세대더라.이원재 : 게임을 안 하는 내 입장에선 참… (웃음) 가사가 안 들어왔다. 구글에 다 찾아봤다.정병희 : 코러스 넣을 때도 어색할 때가 많았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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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희 (베이스)

 

 

얼마 전 이세돌 9단이 은퇴 결심의 이유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대국 패배를 꼽았다. 사회 여러 부분에서 문명과 인간의 과도기적 적응이 이뤄지고 있다.

 

주상균 : 아직 과도기도 오지 않았다. 도입기, 생성기에 불과하다. 'Lovbot'처럼 사람과 동일한 로봇이 출시될 때가 되어야 과도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부딪쳐 보고 해결책을 만들어내야 과도기 아닌가.

 

이원재 : 뭐든 변해 봐야 안다. 변화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서는 변화를 파악할 수 없다.

 

주상균 : 처음 CD가 출시됐을 때가 기억난다. LP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는 '대체 저 작은 걸로 어떻게 음악을 듣냐'며 비관적이었다.

 

이제는 CD도 과거의 유산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스트리밍이 절대적인 음악 감상의 창구로 자리를 잡았는데, 블랙홀이 바라보는 음반 시장의 미래는 어떤가.

 

이원재 : 요즘 젊은 친구들은 오히려 앨범을 잘 사지 않나? 우리처럼 P2P 서비스로 음악을 아예 공짜 불법 다운로드하던 세대는 '음악을 돈 주고 산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주상균 : 최근 음반 소비가 늘어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것이 '시장'이 될 정도라고 보진 않는다. 2~30년 후가 되면, 뭐랄까… 음악으로 돈을 벌 순 없을 것이다. 지금만 해도 음악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지 않나. 단가만 보면 가치가 거의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원재 : 라이브 무대, 공연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 뮤지션들은 양질의 무대를 제공하고, 팬들은 티켓을 구매해 아티스트에게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모범 모델이라고 본다.

 

실제로 블랙홀 30주년의 힘도 꾸준한 공연에 있다.

 

이원재 : 타 팀들에 비해 우리는 단독 공연 위주로 무대를 꾸리는데, 팬들은 그 모습을 보며 진전성을 느끼는 것 같다. 여러 팀과 함께 합동 공연을 만들면 오히려 팬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 이벤트성으로 생각한다.

 

주상균 : 우리에게 공연이라 함은 단독 공연을 뜻한다.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걸고, 블랙홀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70~80년대 전성기를 누린 헤비 메탈 밴드들은 2019년 지금까지도 활발히 무대를 이어가며 전성기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한다. 결례가 되는 질문일 수도 있으나, 체력적으로 한계가 느껴지진 않나.

 

주상균 : 민감해진 부분은 있다.정병희 : 연주는 힘들지 않다. 다만 나이는 못 속인다.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프다. (웃음)

 

이원재 : 사실 일이 많으면 몸도 더 건강해진다. 계속 연습하고 무대를 해야 하니까.

 

주상균 : 외국 뮤지션들은 하루 종일 연습한다. 나이가 적으나 많으나 우리나라 뮤지션보다 2~3배는 더 노력한다. 쉴 틈 없이 기타를 치고 쉴 새 없이 노래를 한다. EMI 소속 시절 스콜피온즈의 마이클 솅커를 본 적 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연습하고, 대기실에서도 연습한다. 한 번은 어떤 기자가 인터뷰에서 '하루에 연습은 얼마나 하는가?'라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마이클 솅커가 이렇게 답했다. '연습을 시간 정해놓고 하나?'.

 

정병희 : 일단 음악을 잘하면 된다. 나이에 관계없이. 오늘도 인터뷰하기 전 30주년 공연을 위해 합주실에서 연습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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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한국에서 음악을, 특히 헤비 메탈 음악을 30년 동안 해왔다는 사실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정병희 : <Evolution>발매 후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하도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니 '정말 대단한가?' 싶긴 했다.

 

이원재 :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나 보다, 싶었다. (웃음)주상균 :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똑같을 것이다. 음악하고, 연습하고, 공연하고…

 

블랙홀이 정규 앨범 9집 <Evolution>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주상균 :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매사 최선을 다하고,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 그게 천국 아닐까?

 

끝으로 12월 14일 블랙홀의 30주년 기념 공연이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개최된다. 지난 30년간 블랙홀을 지지해온 팬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정병희 : 가끔 이 긴 여정의 끝을 상상해보곤 한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함께 같이 가자. 몸 건강히, 술 좀 줄이시고. (웃음)이원재 : 팬 분들이 없으면 계속 음악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팬들도 있고, 젊은 신세대 팬들도 있다. 음악을 오래 할수록 팬의 소중함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주상균 : 과거에는 팬들의 자랑이 블랙홀이었다. 지금은 블랙홀의 자랑이 팬들이다. 주다스 프리스트를 만났을 때도 자랑한 건 우리 팬들이었다. '블랙홀에겐 이런 팬들이 있다!'

 

 

 

 

 

 


 

 

블랙홀 (Black Hole) - Evolution블랙홀 노래 | Universal
미래의 변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혹은 근미래에 펼쳐질 수 있는 물질문화의 급격한 변동과 그에 따른 인간의 삶의 형태와 가치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상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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