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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렬 “좋은 상사가 되고 싶다면 커뮤니케이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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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선택하는 조건에는 네 가지가 있다. 일, 사람, 돈, 회사. 일이 1순위인 사람은 수입이 조금 적어도, 함께 일하는 사람과 호흡이 맞지 않아도 견딜만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 그러나 사람이 1순위인 사람은 일, 돈, 회사가 모두 만족스러워도 ‘내가 언젠가 이 회사를 나가고야 말지’하며 마음속에 딴 생각을 품고 있다. 조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관계만큼 중요하고, 힘든 일도 없다. 관계 맺기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잘 알아듣고 잘 말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 치고 일을 못하는 사람은 드물다.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성공하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상사 복 없고, 부하 복 없다고 하소연하기 전에 내가 먼저 좋은 상사, 좋은 부하가 되어야 한다. 우선 열 마디 할 말을 두 마디로 줄이고, 말한 만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부하에게 의견을 묻는 상사를 두고 의뭉스러운 행동을 할 후배는 없다.

2002년, 유승렬 대표는 SK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을 스스로 박차고 나왔다. 오랫동안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고민해왔던 터라 기업 CEO, 임원들을 대상으로 코칭, 컨설팅을 주로 하는 벤처솔루션스를 창업했다. 유 대표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첫손에 꼽을 만큼 가장 인상적인 메시지는 “직장인은 누구나 경영자”라는 말. 당시 10년차 과장이었던 그는 스스로 경영자라는 자아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게 됐다. 오랜 직장 생활 끝에 얻은 노하우로 최근 『베타 커뮤니케이션』을 펴낸 유승렬 대표. “모든 일에 있어서 ‘어떻게 할까?’에 앞서 ‘무엇을 할까?’가 중요하듯,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무엇을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베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다. 유 대표는 “좋은 상사란,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부하 입장에서는 이렇게 토를 달 수도 있을 것이다.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행동을 하셔야죠.” 이런 마음,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해답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은 기존의 ‘알파’와 대비되는 ‘베타’. 알파 모델이 하향식 방침과 명령에 의한 계층적 조직 운영 위주의 방식이라면, 베타 모델은 구성원 각각이 자아를 실현하면서도 서로 간에 협업을 이루어내는 재즈 밴드와 같은 수평식 조직 운영 위주다. 회사 내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베타 조직에서는 개개인의 재능과 창의성을 결합하여 공동체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베타 커뮤니케이션』 p.5)




상사는 존중하고, 부하는 제때 보고하라

‘회사 업무 중 80%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내 말을 다른 사람이 듣는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만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높지만 정작 기업에서는 눈치껏 잘 알아듣기를 바란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60%는 커뮤니케이션의 잘못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한 기업이 직장인 2만3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회사원의 37%만이 자기가 속한 조직이 무엇을, 왜 달성하려고 하는지를 분명하게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5명 가운데 1명만이 자신의 업무가 팀과 조직의 목표와 일치한다고 답했다. 이런 현상은 누구의 잘못이겠나? 누구에게나 근본적인 잘못은 없다. 대부분 커뮤니케이션의 잘못에 기인한다.

조니 버나드 쇼는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어려움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었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곡을 찌른 말이다. 사실 본인들이 이 사실을 깨달으면, 이미 반 이상이 발전된 거다.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과연 잘하고 있을까?’하고, 되돌아보는 건 발전의 시작이다.

대학에서 경영학과를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대표이사직까지 올랐다. 신입사원 때부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항목, 그 명제를 가지고 잘했다기보다는 그래도 조금은 일찍 ‘경영자’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다. 직장생활 10년차 때 회사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초급 간부도 경영자’라는 마인드를 알게 됐다. 그 때부터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에 초점을 두고 직장생활을 했다. 부하 직원을 육성해야 하는 책임감도 있으니,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더 절실했다. 예전에는 서류를 검토하는 일에만 급급했지, 서로 협의하고 결정해야 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잘 파악하진 못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깨닫고 가장 먼저 바뀐 변화는 무엇인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질문하는 법을 알게 됐다. 내가 깨달은 것을 동료들한테 이야기하고, 동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들어 보는 일의 중요성을 알았다. 다른 부서가 가지고 있는 정보, 지식을 얻어다 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 부서, 저 부서 기웃거리면서 사람들을 사귀고 요청도 많이 했다. 정성껏 이야기하면 상대도 거부감이 없다. 인문계를 전공해서 이공계 지식은 부족했다. 생산, 기술, 엔지니어 이런 부분에 약하니까 타 부서에 가서 많이 물어봤다. 특별히 밀접하게 관계되는 일이 아닌데도, 와서 물어보고 궁금해 하니까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다가 나중에는 친절하게 가르쳐주더라. 저절로 자신감이 붙었다. 내가 이공계 지식이 필요하듯 그 쪽도 시장 상황이나 경쟁사 동향, 마케팅 등을 알면 업무적으로도 효율이 붙는다. 서로 윈윈 했던 것 같다.

책에 나온 조사를 살펴보니 “어떤 형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리더를 선호하느냐?’’고 물었을 때, “달변은 아니더라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말을 하는 리더”라는 답변이 66%로 압도적이었다.

사실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같은 경우, 팀원들의 의견을 묻는다는 것 자체에 여유를 부린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에 쫓기고 할 일은 많은데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급해 죽겠는데, 그럴 여유가 어딨나?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물어보고 결정하면 결과가 어마어마하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부하 직원 다섯 명이 있는데 본인을 포함해서 여섯 명이 뛰는 것과 한 명이 열심히 뛰고 다섯 명이 그냥 쫓아다니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그 다섯 명을 어떻게 열심히 뛰게 하냐?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하고 존중해주고, 자기가 이 일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동적이게 된다. 열정이냐 몰입이냐, 이런 데서 결과가 차이가 난다.

임원들에게 경영 코칭을 하며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첫째는 통찰력이다. 많은 정보가 축적되고 내적으로 침착이 되어야, 그것이 논리적인 사고나 통찰력으로 발휘된다. 이건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동료, 부하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고, 여러 가지 지식, 아이디어를 공급 받아야 한다. 임원에게는 리더십을 많이 강조하는데, 같이 일하는 동료와 부하직원들이 기꺼이 자발적으로 몰입을 해서 창의적으로 일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것에 핵심이 있다. 어떻게 서로 힘을 모으게 만드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리더십,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도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절실히 요구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사에게는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상사라고 치자. 내가 일에 대한 열정이 있고 부하에 대한 애정이 있더라도, 그걸 밝히지 않으면 부하들은 모른다. 속마음은 ‘너를 아끼고 있어’라도, 그걸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가장 중요한 건 ‘같이’ ‘함께’ 일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내가 뭐를 해줄게’ ‘내가 너를 어떻게 생각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너희들과 함께 더 좋은 성과를 내서 그걸로 승부하겠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내세우려고 할수록 실패한다. 파트너 십, 같이 하겠다는 마인드, 일을 도모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과를 ‘같이’ 낸다는 생각을 할수록 일은 성공한다. ‘신입사원들이 사장과 같이 함께한다는 생각’은 내가 잘해서 빛을 보겠다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처럼’이 아니라 정말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보인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런데 정작 동료들에게는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을 잘하더라도 너무 어필을 많이 하니까, 동료들이 볼 때는 언짢은 것이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어떤가?

상사는 부하가 자신이 애를 많이 썼고 고생했다는 것이나, 자신이 출중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장황하게 보고하는 것을 싫어한다. 상사는 이미 자신의 부하직원 개개인의 활동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경험이 쌓이고 자리가 높아지면 자연히 보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 상사가 문제점에 대해서 질문할 때 답변에 충실하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는 것 또한 매우 싫어한다. 대부분 부하직원은 상사가 자신을 비난하거나 공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다. 상사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상사의 입장에서 함께 일하기 편한 부하는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나.

어렵고 곤란한 일이 생길수록 빨리 보고하는 부하가 현명하다. 명제는 ‘그것을 잘했냐’가 아니라, ‘나 혼자 풀려고 하지 않고 즉시 보고를 잘했냐’다. 직속 상사는 보통 직속 후배와 짧으면 2,3년차 길면 4,5년차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비슷한 경험치가 있기 때문에 업무를 부여할 때 이미 짐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유능한 상사는 일을 맡겼다고 해서 일이 끝날 때까지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계속 모니터링을 한다. 그런 모니터링을 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보고, 알고 있다.




똑똑한 질문보다 무식한 질문이 좋다

일이 잘 풀리고 성과가 좋을 때는 커뮤니케이션이 쉽다. 그러나 일이 잘 안 풀렸을 때, 상사와 부하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난감하다.

회사 대표 입장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어떤 목표를 추진했는데 뜻대로 잘 안되고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부하직원에게 짜증을 내거나 야단치면 안 된다. 정말 중요한 대목이다. 호흡을 잘 고르는 게 필요하다. 실패에 대해 화를 내고 야단을 치면 그 다음에 상대는 권한을 행사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럼 그 권한은 나에게 짐으로 넘어오고, 나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없게 된다. 두 번째로 일을 판단할 때는 70% 성과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어차피 60% 비즈니스 룰을 가지고 일한다. 60% 이익을 내면 되는 거다. 70%면 좋은 성과라고 판단한다. 30%를 못했다고 담당 직원에게 화를 내면 그 사람은 판단을 포기한다. 60%에서 50%로 떨어질 때는 그 권한을 회수해야 한다. 70%를 해냈는데 그 이상을 유지하고 싶으면, 담당자에게 권한을 더 줘야 한다. 30%를 못한다고 그냥 놔두는 게 아니라, 30% 상황에 대해 조언을 해줘야 한다. ‘나 같으면 이런 생각을 했겠다, 누구에게 이런 걸 물어봤겠다’ 이런 조언이 필요하다.

조언을 해주는 방법, 타이밍도 중요하다. 말하는 태도에 따라서 듣고 싶을 상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조언은 바로 해주는 게 제일 좋다.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하는 톤은 ‘내가 질책을 하는 게 아니라, 네가 더 잘하기 위해서 이런 생각을 해봐라’ 긍정적인 태도로 말해주는 것이 좋다. 부하 입장에서도 자신을 야단친다거나 앞으로 내 평가를 나쁘게 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를 더 잘하게끔 도와준다고 생각해야 한다.

질문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직장생활에서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가?

질문하는 ‘목적’에서 좌우된다. 질문하는 목적이 나를 프리젠테이션 하기 위한 목적인가? 내가 상대방을 더 이해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목적인지가 중요하다. 데이트할 때도 마찬가지 아닌가?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알고 싶다. 아니면 내가 과시하기 위해 질문을 하기도 한다. 사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발전을 하려면, 듣고 배우는 비중이 높아야 한다. 그래야 좋은 질문도 나온다. 좋은 질문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는 일단 질문은 많이 하는 게 좋다. 상사 입장에서 질문을 많이 하는 부하를 보면, ‘궁금한 게 많구나’ ‘습득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구나’ 생각한다. 체면을 따지지 않고 무식한 질문을 한다고 해도 욕하지 않는다. 용감하다고 생각하고 더 호감이 간다. 질문을 통해서 그 사람을 더 알게 되면서 ‘저 친구를 이렇게 훈련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게 되면 배려도 할 수 있다. 좋은 질문을 한다고 똑똑하다고 평가하는 일은 별로 없다.

동료 입장에서도 유식해 보이는 질문을 숱하게 하는 사람보다는 이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질문을 하는 동료에게 더 호감이 가기 마련이다.

상사 또한 마찬가지다. 유능한 상사는 그런 단면으로 부하를 평가하지 않는다. 한 조각에 불과한 단편적인 행동에 감동을 받거나 좌우되지 않는다. 반복적인 대화를 통해 부하에 대해 잘 알게 되고,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어 배려해줄 수 있다. 자기를 노출시키면 자기에게 유리하다. 결정적일 때 잘난 모습을 보여주고 ‘잘 넘어가겠지’ 이런 생각은 좋지도 않고 효과도 없다.

회의 때도 그렇다. 지금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임이 분명한데,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끊임없이 늘여놓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 나름이다. 이를테면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것과 분초를 다투는 보고회의, 업무회의에서 사견을 내는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이슈를 다뤄야 하는데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건 좋지 않다. 그런 이야기를 아예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야기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잘 살피는 게 필요하다. 그걸 업무시간, 회의시간에 하려고 하면 그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다.

좋은 상사의 정의를 내려 본다면?

‘저 분하고 일하면 배울 게 많겠다’라고 생각이 드는 상사가 좋은 상사다. 좋은 훈련을 받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면 좋은 상사다. 두 번째는 나에게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도움을 많이 주는 상사.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잘 들어주는 상사가 좋은 상사다. 또한 어떤 성과가 있으면 공을 부하에게, 잘못되면 내 탓으로 여기는 상사가 좋은 상사다.

요즘 직장인들은 멘토에 대한 갈급함이 있는 동시에, 좋은 상사보다 편한 상사를 추구하고자 하는 경향도 있다.

‘나를 편하게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봤을 때, 편하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일을 좀 덜해도 되는 상황을 편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잘못됐다. 일을 적게 하게 만들어주는 상사가 과연 좋은 상사인가? 이건 쥐약이다. 마취제, 담배, 술 같은 거다. 당장에는 즐겁고 편한 것 같아도 평생 도움이 안 된다. 부하들은 상사가 간섭한다고 생각하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왜 간섭하는가? 골똘히 생각해볼 문제다.

상사가 간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부하가 만들고 있는 것인가?

예전에 공장을 가보면 공장 간부들이 자기에게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본부장, 팀장이 권한을 안 주고 일일이 다 체크한다고 불평한다. 그러면 난 이렇게 질문한다. 첫째로 당신이 팀장으로서 상사인 본부장에게 일하는 과정을 얼마나 잘 알 수 있게끔 모니터링 수단을 제공했는가?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보고를 제때 하지 않았다. 팀장 입장에서는 팀원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 상사가 부하에게 권한을 줬다고 책임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 부하에게 권한을 줬지만, 잘못하면 상사 책임이다. 보통 회사에서 보고서 쓰다가 판 난다는 소리를 한다. 관료 체계가 어쩌고저쩌고 말도 많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얼마나 상사에게 모니터링 수단을 제공했는지.

책 속에 ‘상사와 부하가 서로 불만을 겪는 사례’가 나온다. 매우 동의하는 바가 컸다. 직장생활을 이제 막 시작하는 신입사원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특히 상사와 부하가 모두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팁이 많더라. 임원이나 간부, 상사들이 읽어보고 직원들에게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다. 직원들이 찾아서 읽기는 어렵고,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직원들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잘 습득하고 소통을 잘하면 누구의 이득이겠는가. 회사가 잘되는 길은 직원들이 상사, 부하 관계 없이 모두 소통을 잘하는 길에 있다. 친구가 이 책을 보더니 ‘30년 전에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말하더라.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너 아들 주랬잖아.”(웃음)



상사와 부하가 서로 불만을 겪는 사례

부하의 불만

상사의 불만

 우리 팀장(상사)는 왜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가?

 김 대리는 시도 때도 없이 뜬금없는 이야기를 한다.

 아무도 회사의 전략이나 본부의 전략을 나(평사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신입사원 박 모씨는 모르는 것을 도통 물어보지를
 않는다.

 나는 회사의 중요한 사정을 소문으로 듣고 있다.
 심지어 외부로부터 듣는 경우도 있다.

 정 파트장은 내부는 물론 외부의 소문에 대해서
 즉시 보고하지 않는다.

 전략 수립이나 의사결정을 할 때 나의 의견은 묻지도
 않는다. 결정은 혼자 하고 나에게는 지시만 한다.

 부하들의 의견을 몇 번 들어보았지만 열심히 준비를 하지
 않고 즉흥적이고 피상적인 말만 하니 의미가 별로 없다.

 간혹 의견을 말하면 그 의견의 단점을 날카롭게 지적하여
 주눅이 들고, 더 이상 의견을 말하고 싶지 않다.

 이 대리는 비합리적인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많고
 문제점을 말해주어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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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커뮤니케이션유승렬 저 | 위즈덤하우스
이 책을 쓴 유승렬 대표는 "직장인은 누구나 경영자다"라고 말하며 되도록 많은 경영자들이 이 책을 읽도록 권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경영자는 조직 구성원 모두를 의미한다. 말단 직원이라도 자신이 한 사람의 경영자라는 자아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한다면 회사를 잘 경영하기 위해 무엇을 잘 알고, 무엇을 행해야 하는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부서 내 협업, 부서 간 협업, 공식 행사 등과 같은 서로 다른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상하ㆍ부하ㆍ동료 등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커뮤니케이션 등 각각의 경우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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