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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원 “‘루저’는 너무나 매력적인 문학의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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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을 땐 모든 게 다 해결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이 허무맹랑하지만 간절한 바람이 현실이 된 한 남자가 있다. 『옴파맨이 간다』의 주인공 장호준이다. IT 보안회사의 직원인 그는 이직한 지 석 달 만에 전임 분석팀장의 업무를 대신하게 되고, 전 세계적으로 퍼진 악성코드 ‘카멜레온 바이러스’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고, 손 놓고 있자니 이대로 밥줄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된 야근이 반복되던 어느 날,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꿈속에서 풀어낸 악성코드 패턴으로 치료백신을 개발한 것. 그러나 일은 점점 더 꼬여간다. 도리어 악성코드의 유포자로 의심받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를 수사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와 ‘사이버범죄수사대’의 형사들은 서로 자신들이 연행해 가겠다며 총격전도 불사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언뜻 화려한 액션이 곁들여진 미스터리 소설처럼 보이지만 『옴파맨이 간다』는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는 SF소설이다.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좀처럼 찌질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30대 남성이 자신의 정체-‘지구의 생명 에너지를 지닌 초인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펼쳐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간결한 문장과 빠른 전개, 곳곳에 배치해 놓은 웃음 코드와 미스터리한 요소들로 빠르게 책장이 넘어가지만 그 안에 담긴 문제의식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간의 선과 악, 거대 담론과 개인의 삶 사이의 불분명한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이 소설은 일찌감치 검증을 마쳤다고 할 수 있다. 2012년 개최된 ‘제7회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매일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하고 예스24와 한국전자출판협회가 주관한 ‘제7회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공모전에 쏟아지는 반응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총294편, 원고지 15만 매에 이르는 작품들이 응모됐고 하나 같이 높은 완성도와 뛰어난 호소력을 자랑했다. 그 중에서도 『옴파맨이 간다』는 가장 많은 주목과 호평을 들으며 대상을 차지한 작품. 당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자들’라는 제목으로 응모작을 제출했던 황규원 작가는 수상 후 1년 동안 검토와 수정을 거쳐 『옴파맨이 간다』를 완성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하세요?

‘제7회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공모전에 응모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이야기를 처음 구상한 건 5년 전이었어요.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아내와 유라시아 여행을 떠났는데 터키에서 모티프를 얻었어요.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다른 세계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당시에 썼던 이야기는 마술사들에 대한 것이었어요. 마술이란 게 분명 트릭일 테지만, 진짜 그런 세계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볼 수 있잖아요. 어쩌면 마술이라는 진짜 능력을 감추고 트릭인 것처럼 꾸민 것은 아닐까, 하고 상상해 봤어요. 그 내용들을 여행 중에 틈틈이 기록해 뒀죠.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이야기를 더 전문적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내용을 바꾼 끝에 지금의 『옴파맨이 간다』와 같은 이야기가 탄생한 거예요. 이렇게 자유롭게 상상한 이야기를 ‘디지털 작가상’의 심사위원 분들은 충분히 봐 줄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터키 여행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하셨는데, 직접 영향을 준 사건이 있었나요?

여행을 하면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일들을 많이 목격하게 됐죠. 예를 들면 터키의 작은 도시인 셀축에 가면 곳곳에서 황새를 만날 수가 있어요. 어느 날은 산책을 하다가 좁은 골목에서 아주 낮게 나는 황새를 만난 거예요. 머리 위로 황새의 배가 보일 정도였어요. 어디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었죠. 그런 새로운 경험들, 그리고 여행에서 느끼는 자유로움이 상상력을 자극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 여행을 떠나지 않으셨다면 『옴파맨이 간다』는 탄생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저희 부부는 도시를 떠나 시골에 가서 살기로 결심했었어요. 제가 줄곧 출판사에서 근무하다가 아내와 같이 교정?교열 일을 하게 됐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시골에서 살면서 세계여행을 떠난다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은 거예요. 오래 전부터 꿈꿨던 여행을 지금이 아니면 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거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여행을 떠나길 잘한 것 같아요. 여행이 끝나갈 때쯤 되니까 삶의 의지가 더 강해지더라고요. ‘디지털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등단도 하게 됐고요.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옴파맨이 간다』를 쓰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이전에는 SF와 같은 장르문학을 쓰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거든요.

『옴파맨이 간다』는 지구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토리는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나요?

예전에 『가이아』(제임스 러블록 저)라는 책을 읽었어요. 지구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기온이나 대기를 조절한다는 이야기인데, 거기에서 모티프를 얻었죠. ‘과연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대단히 위험하고 엄청난 존재가 아닐까, 싶었어요. 처음에는 이야기를 단순히 선과 악의 측면에서 풀어나가자고 생각했지만 써 나갈수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요. 저 자신도 소설을 쓰면서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혼돈이 오더라고요. 생각하고 있는 바를 문장으로 표출시키는 게 어려웠죠. 그래서 『옴파맨이 간다』출간을 준비하면서 많은 부분을 수정하고 다듬었어요. 그 결과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자들’보다 더 정교한 이야기가 됐고요. 스토리의 전반적인 틀은 바뀌지 않았지만 캐릭터를 분명하게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옴파들에 대한 부분이 명확하게 중심이 잡혀있어야 나머지 이야기들이 전개될 수 있으니까요.




마흔 중반에 이룬 소설가의 꿈

작가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왜 초등학생 때부터 소설가를 꿈꿨는지는 저도 의문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집에 책이 많아서 읽기는 했지만,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어요. 특별히 남들보다 더 많이 읽은 것 같지도 않고요. 기억나는 건 어릴 때 원고지에 이야기를 써서 아버지께 읽어드렸던 일이에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유치한 내용이지만요(웃음). 소설 속의 안타깝거나 비극적인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바꿔보고는 했어요.

어떤 작가나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으셨나요?

살만 루시디의 『무어의 마지막 한숨』에서 아주 큰 영향을 받았어요. 남들보다 2~3배는 빠른 속도로 나이 드는 ‘루어’라는 인물의 시선을 통해서 인도의 현대사를 보여주는 내용인데요. ‘나도 이런 작품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한겨레신문의 응모작이었죠. 대학교에 다니던 80년대에는 황석영 선생님이나 조정래 선생님의 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갖고 있던 소설가의 꿈을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루게 되셨습니다. 등단의 기쁨이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요.

저녁 식사를 하다가 ‘디지털 작가상’ 대상에 선정됐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그 순간은 말로 형언할 수가 없죠. 사실 마흔이 넘어가면서 부터는 ‘등단이 안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제 아내는 밥을 먹다 말고 울더라고요. 누구보다 아내와 어머니가 가장 좋아했죠.

긴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응모작이 떨어질 때마다 좌절감을 많이 느꼈죠. 신춘문예도 두세 차례 도전했었는데 예선도 통과 못했어요. 15년 전쯤에 한겨레신문에 장편 소설을 응모하기도 했고요. 그때는 본선까지 진출했는데, 작품을 조금 더 고쳐서 출판사에도 보내봤지만 등단하지 못했죠. 이미 서른이 넘은 나이였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할 일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활이 조금 안정되었을 때 아내에게 부탁했죠. 마지막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고요. 1년만 작품을 쓸 수 있게 기다려 달라고 했어요. 그때 쓴 작품이 ‘디지털 작가상’에 당선된 거죠. 아내가 마음을 많이 비워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에요.

‘디지털 작가상’을 통해 등단하지 못했더라도 계속 도전하셨을까요?

좌절은 했겠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또 다른 작품을 썼을 것 같아요. 제게 허용된 재능이니까요.

등단 이후에 달라진 점이 있나요?

예전에는 작품을 구상하거나 쓸 때 문단의 기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런 부분에서 제한이 있었다고 할 수 있죠. 지금은 다음 작품 쓸 때 ‘어떻게 써야 할까’ 보다 ‘무엇을 써야 할까’를 고민해요. 그런 점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고 볼 수 있을 거예요. 자신감도 생겼고요. 그리고 출판계가 어렵다는 것을 몸소 체감하게 됐죠(웃음).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내 책을 출간하면 독자들로부터 많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시장의 평가란 냉혹한 거니까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꾸준하게 좋은 작품을 보여주면 독자들이 인정해 줄 거라고 생각해요.

쓰고 싶은 이야기 혹은 써야 할 이야기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셨나요?

제가 대학을 다니던 80년대에는 모든 문단이 이데올로기적인 이야기를 할 때였어요. 그때도 문학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이야기들을 열심히 읽었고 리얼리즘 논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었죠. 그러면서 저의 사고와 문학도 그런 방향으로 틀이 지어졌던 것 같아요. 예전 리얼리즘 문학의 영향을 받은 거죠. 그런데 90년대가 지나면서 세상이 변했잖아요.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 낡은 것이 되어버렸죠. 예전에는 선이었던 것이 또 다르게 보이는 부분도 있고요. 특히 여행 가서 작품을 쓰고, 그걸 다듬어서 『옴파맨이 간다』를 완성하면서 이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나 문학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일종의 훈련이 됐죠. 생각은 많이 바뀌었어도 글로 쓸 때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작품을 쓰면서 많이 변했다고 생각돼요. 앞으로도 더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어요.

지금은 큰 변화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이 보여주는 반응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선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집단행동으로 인해 개개인의 선택과 권리가 무시되는 일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그것에 엄청난 희생이 따르기도 하는데 지나간 뒤에 좋게만 포장되기도 하잖아요. 80년대에도 그런 측면이 있었고, 인류사에서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사건들도 있었죠. 지금도 미국과 같은 곳에서는 자유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추진되는 일들로 인해 이면의 사실들이 감춰져 있고요. 그런 현상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게 돼요. 『옴파맨이 간다』에서도 나타나기는 하지만 더 본격적으로 다뤄보고 싶어요.





작가의 삶도 루저와 다르지 않아요

기존의 문학과 달리 디지털 문학만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인터넷을 통해서 연재되거나 전자책으로 독자들과 만나는 콘텐츠는 대중문학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로 인해 생기는 특징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독자들과 만난다는 것이겠죠. 그것이 기존의 본격문학과 다른 특징이 아닐까 생각해요. 작품이 문단의 권위나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과는 관계없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 거죠. 물론 그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콘텐츠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독자들이 현명하게 추려내서 선택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디지털 문학은 독자들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있죠.

  어떻게 보면 그것이 사람들이 예술과 만났던 본래의 모습일 수도 있어요. 시장이나 저잣거리, 무대에서 예술과 만나고, 재밌으면 반응하고 아니면 외면하고요. 그게 본래 예술의 모습이 아닐까요. 본격 문학은 근래에 와서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예전에는 그와 같은 방식으로 글 쓰는 사람도 없었고, 그렇게 탄생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디지털 문학이 대중 지향적인 성격을 띠는 건,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옴파맨이 간다』의 주인공과 그의 친구는 소위 말하는 ‘루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주류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삶에 집중하신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루저처럼 살았고요(웃음). 문학 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루저처럼 살고 있어요. 사실 루저는 옛날부터 문학에서 많이 다뤄온 주제죠. 일제시대 근대문학을 봐도 젊은이들의 관심사는 지금과 똑같아요. 직장이 없다는 것. 물론 지금보다 상황은 더 안 좋았겠지만, 직업을 구하기 힘든 사람들,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등장해요. 그런 면에서 루저들이 갖고 있는 비참함과 욕망은 문학의 영원한 주제라고 할 수 있죠. 문학에서 루저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소재가 끊이지 않는 대상이라고 생각해요. 고대 문학에서는 영웅들을 다뤘지만 근?현대 문학은 모두 루저 이야기죠.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역사적으로 보면 아주 짧은지만 풍요로운 시기를 보내면서, 사람들은 대학 졸업하면 당연히 직장을 얻고 아이를 낳고 집을 장만하면서 사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하지만 그 시기 외에는 항상 인류는 먹고 사는 걱정을 했어요.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10억 가진 부자도 100억 가진 부자 앞에서는 비참함을 느끼죠. 그런 사람도 루저죠. 오히려 그들이 느끼는 비참함은 평범한 서민들보다 더 클 거예요. 오히려 장발장처럼 돈이 없어도 루저가 아닌 사람이 고귀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돼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신념을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희생하잖아요. 그런 사람은 루저가 아닌 거예요.


이번 작품에서는 루저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싶으셨나요?

특별히 미화시키고 싶지 않았고 더 비참하게 보이고 싶지도 않았어요. 요즘 SNS를 보면 자조하는 듯 자기의 루저성을 드러내놓으면서 그것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그렇게 사는 거지’ 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거죠. 저도 원래 사람들 사는 게 이런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금의 우리가 특별히 더 비참한 게 아니라 원래 이렇게 살다가 간다는 걸요.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비춰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선과 악처럼 주류와 비주류도 명확하게 구분되는 게 아니에요. 자기가 이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거죠. 김제동 씨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처럼요(웃음). 기본적인 삶을 꾸려나가고 싶은 욕망이 누구에게나 있는 거고, 그걸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거죠. 그 모습을 독자들이 불쌍하게 보는 건 바라지 않았어요.

『옴파맨이 간다』의 영화 제작이 논의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영화로 재탄생된다면 어떤 모습일 것 같으세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에요. 영화화 제의를 받았고 계속 이야기가 오가고 있어요. 『옴파맨이 간다』를 쓰면서 영화 <본 아이덴티티>를 많이 떠올렸는데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헤매고, 자신의 정체를 찾으려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흥미진진하게 전달되잖아요. 그런 면에서 재밌게 봤어요. 그리고 이번 작품이 독자들에게 그런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이 사람이 왜 이런 일을 당하는 걸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궁금해 하면서 계속 페이지를 넘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거든요.

황규원 작가는 ‘정말 재밌는 작품을 쓰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상업주의에 영합하는 작품을 쓰고 싶다는 말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재밌게 읽을까’를 가장 염두에 두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도 주제의식이나 작품 속의 가치관은 타협할 수 없다는 소신을 분명하게 밝혔다.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는 작가 황규원.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면서도 재기 넘치는 그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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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파맨이 간다황규원 저 | 노블마인
제7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황규원 장편소설 《옴파맨이 간다》가 노블마인에서 출간되었다. 《옴파맨이 간다》는 심사위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대상작으로, “황당할 정도로 스케일이 크지만 대담하고 정교한 필력으로 쓰인 유쾌한 이야기”라는 평을 받았다. 이 책은 ‘루저’로 살다 우연히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발견하고 슈퍼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 한 남자의 종횡무진 활극을 통해 유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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