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시간』을 그린 후유증일까. 만화가 박건웅의 손톱 가장자리는 마치 물을 들인 것마냥, 새까맣게 변색되어 있었다. 그간 노근리학살, 제주 4.3 항쟁, 비전향 장기수 등 주로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만화 작업을 해온 박건웅은 2년 전, 고 김근태의 저서 『남영동』을 읽고 그저 부끄러운 역사로 여겨졌던 ‘고문’의 실상을 바로 알게 됐다. 그는 생각했다. ‘김근태는 왜 회상조차 끔찍한 고문의 기억을 책으로 썼을까’ 그것은 1985년 12월 19일, 김근태가 법원에서 밝힌 남영동 고문의 실상보다 더 잔혹하고 혹독했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역사였다.
1호선 남영역에서 고개만 들면 볼 수 있는 회백색의 건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지금은 경찰청 인권 보호센터로 운영되고 있지만, 1985년 그곳에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고문이 벌어졌다. 28년 전, 박건웅 작가는 고등학생이었다. 우연히 내리게 된 남영역에서 그는 정체를 모를 건물을 보며, 참 멋진 건물이라 생각했다. 극악한 고문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누구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때, 누구는 동물 같은 취급을 받으며 고문을 받았다. 그로부터 28년 후, 박건웅 작가는 정체를 알게 된 건물 안으로 들어가 김근태가 견뎌 낸 ‘짐승 같은 시간’을 마주했다. 민간인 사찰과 간첩 조작 사건이 벌어지는 가운데, ‘고문’이 되살아나지 않은 것은 김근태 덕이다. 박건웅은 김근태가 겪은 남영동 22일간의 기록을 가감 없이 그려내며,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질 것인가.”
아프게만 받아들이면 작품을 완성할 수 없다
고 김근태의 저서『남영동』을 읽다가 『짐승의 시간』집필을 결심했다고 들었다.
2년 전에 김근태 전 의원이 돌아가시고 나서 『남영동』을 읽게 됐다. 남영동 안에서 고문을 당했던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었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거 고문을 당한 사람은 많았지만 실제로 고문을 직접적으로 증언한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고문에 대한 트라우마,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상기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고문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다가 쇼크로 깨어나기도 하고 일상 속에서 그 트라우마가 계속 나타나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남영동』을 읽으면서, 그 압박감을 감내하면서 야만적인 고문을 증언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했다. ‘고문’이란 단어를 들으면, 뉴스의 단신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고문을 생생하게 묘사한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충격이 컸고, 어떻게든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문 장면을 그림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독자들이 불편해 할 수도 있고.
고문의 어떤 직접적인 묘사가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개인적인 삶을 고문실 안의 이야기와 연결했다. 현재가 밖의 이야기라면, 과거는 안의 이야기다. 안과 밖의 이야기를 나눠서 풀어내고자 했다.
상처를 남지 않게 고문을 가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장면이 너무 끔찍해서 한 번에 책을 다 보지 못했다는 독자들도 있더라.
상처를 남기면 고문의 흔적이 남으니까, 극악의 고문이지만 상처를 만들지 않으려 했다. 고 김근태 의원이 발뒤꿈치에 생긴 딱지를 증거로 삼기 위해 모았는데, 그것을 압수하려고 했다는 것 자체도 코미디 아닌가? 우리가 고문에 대해 익히 알고 있는 것과 실상은 많이 다르다. 상처를 내서 고문하는 게 아니라,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한 고문을 자행하는 것, 정말 충격적이었다.
고문을 겪은 사람들이 다시 현실로 나왔을 때, 그 괴리감은 엄청나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고문자들이 사람들을 발가벗긴 상태에서 벽을 기고 올라가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평평한 벽은 도저히 올라갈 수 없지 않은가? 미끄러져도 계속해서 올라가야 했는데, 결국 못 올라가면 “거봐, 네가 꿈꾸는 세상은 네가 올라갈 수 없는 세상이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평생 머릿속에 맴돈다. 패배감, 절망감 속에 미치다가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거다. 정말 무서운 건, 고문을 받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문제다. 그 고통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가장 그리기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물고문 장면이었다. 고문을 처음 당했을 때, 그 황당함이 얼마나 컸을까. ‘설마 나를 고문하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다가, 여지없이 인격적인 것들이 파괴되어 나갈 때,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를 생각해보면 정말 끔찍하다. 고문 장면은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방식이 아니라 은유를 쓰거나, 개구리에 비유하거나 화면에 아무 것도 그리지 않는 등 추상적인 표현을 병행했다.
물고문은 까만 배경으로, 전기고문은 아무 것도 그리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한 것과 같은 맥락인가.
만화를 보는 사람들이 고통의 깊이를 스스로 상상할 수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추상적인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내 안에서 어떤 아픔이 찾아오는지를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림체에서 목판화 느낌을 받았다. 흑백의 강한 대비는 의도한 바인가.
붓으로 그렸는데, 80년대의 어떤 분위기를 맞추다 보니까 목판화 느낌이 난 것 같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함께 말하고 있는데, 시대를 구분하고 싶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가 다르지 않지 않은가? 동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일된 느낌으로 그렸다. 독자들도 과거와 현재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없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28년 전 이야기가 우리 주변의 어떤 평범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간 사회고발, 풍자만화를 많이 그렸지만『짐승의 시간』만큼 힘들었을 작품도 없었을 것 같다.
주변에서 많이들 걱정해줬는데, 너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아프게만 받아들여서 작품을 완성하면 온전하게 그림을 그릴 수 없다. 또 다른 감정이 존재해야 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고통 받고 외면 받은 이야기지만, 재해석해서 지금의 사람들에게 새롭게 보여주는 게 나에게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만화에도 등장하지만, 저자도 실제 군대에서 조사를 받을 적이 있다.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군대에 갔는데,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받은 과정에서 나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입었을지 모른다는 공포감, 죄책감이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사람의 죄책감, 죄의식. 이런 것들이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평생을 갈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것들이 더 무서운 법 아닌가. 내가 아는 누군가는 군대에서 누구를 지목했는데, 그 사람이 수배를 당하고 큰 고초를 겪다가 자살기도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독재 시대의 이런 문화적 환경들이 보통 일반 사람들에게도 주어질 수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스며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끔찍한 고문을 가한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자식한테 전화가 오면 대학등록금을 걱정하고, 시험에 합격했다고 자랑하는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남영동 안에는 고문을 한 거다. 독재 환경도 있었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조국을 위해 빨갱이, 간첩을 잡아 나라에 충성한다는 애국이었던 거다. ‘사람이 잘못된 제도 안에 놓이게 되면, 어떻게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남영동 사건이 보여주고 있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도 다르지 않다.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어떤 식으로는 잘못된 정부와 잘못된 정치인을 뽑아주고, 잘못된 법을 만들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지 않은가.
『짐승의 시간』이 던져주는 고민
취재 과정이 궁금하다. 현재는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도 다녀왔을 텐데.
두 번 정도 다녀왔다. 개방은 되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가진 않는 것 같았다. 작년 여름에 갔을 때, 올해 몇 분 정도 왔는지 물어보니 2,3명이 왔다고 하더라. 방명록을 기록하는 걸 보면, 방문자들의 동향 파악도 하는 것 같다. 지금은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로 쓰여지고 있다는 게 놀라왔다. 고 박종철 열사가 고문 당했던 방만 빼고, 리모델링이 되어 있어서 깨끗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고문의 역사를 알기 전, 남영동 건물을 본 적이 있었나?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이 벌어질 때, 바로 옆 남영역에서는 지하철이 지나다녔다. 사람들은 일상적인 삶을 살았고, 이 건물 안에서 어떤 끔찍한 고문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했다. 나 역시, 고등학교 때 우연찮게 남영역에 내려서 건물을 올려다본 적이 있었다. 무슨 용도로 지어졌는지는 몰랐지만 무척 멋진 건물이라고 생각했다. 비슷한 생각을 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거다. 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한 채 궁금해 하기만 하다가, 고문이라는 역사를 알게 됐을 때 어떤 감정을 느낄지. 『짐승의 시간』이 던져주는 고민이기도 하다.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천재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다. 어디로 올라가는지 알 수 없는 원형 계단과 층수를 적지 않은 승강기, 맞은편 방을 볼 수 없게 만든 문의 구조 등 처음부터 고문을 위해 만들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건물이다.
지금도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훌륭한 작품들이 전국에 있다. 그의 건축가적 능력은 탁월했지만 모든 걸 떠나서, 사람을 파괴하는 고문실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고통을 당하고 정신이상을 겪고, 자기의 삶이 망가진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그 분의 업적도 새롭게 조명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고 김근태 의원의 아내, 인재근 의원은 『짐승의 시간』을 보고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연락을 드렸는데, ‘이렇게 작업해달라’라는 말은 없었고 편하게 하라는 말만 하셨다.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특히 물고문 하는 장면을 힘들게 보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소중한 가족의 아픈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이 힘들고 불편한 일일 수 있기 때문에, 나 역시 망설인 부분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사건들이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지금 시대에서 더욱 알려져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고통스럽지만,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
만화는 끊임없는 실험이 가능한 매체
대학에서는 회화를 전공했는데, 만화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 만화를 할 생각은 없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연작 화집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는데, 그 이야기를 몇 장의 그림으로 담기가 어려웠다. 관계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너무나 복잡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그릴 수 없어서 적당한 매체를 찾다 보니 만화였다.
한국 현대사를 다룬 장편 만화 『꽃』이 그 작품인가?
맞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된 사람들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군대에서 시나리오를 잡고 시작하려고 했는데, 원래는 영화도 해보고 싶어 영화아카데미도 기웃거렸다. 콘티를 그리면서 잠깐이나마 현장을 경험했는데, 사람들을 통제하면서 하는 일들이 만만치 않겠다 싶었다. 나랑은 맞지 않겠다 싶어 여러 매체를 떠올리다가 만화를 찾았다. 만화는 우연찮게 다가왔던 것 같다. 사실 순수회화 쪽으로 가보고 싶었는데, 어느 날 보니 만화를 하고 있었다(웃음).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군 제대 후부터다. 풍자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광우병 촛불집회 시위를 하면서 겪은 일 때문이라고 들었다.
촛불집회에 나갔다가 얻어 맞고 뇌진탕을 당했다. 그 전까지는 지나간 역사,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장편만화 위주로 작업을 했는데, 그 일을 당하고 ‘오늘을 사는 나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과거의 역사도 중요하지만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절실하게 와 닿는다는 걸 알았다. 뇌진탕을 경험하고 반년 정도 작업을 못했는데, 그림을 그리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고 졸리고 무기력해졌다. 사람들이 뇌진탕 후유증이라고 했다. 좀 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느 날, 꿈을 꿨는데 재밌는 이야기를 발견했다. 천국과 지옥이 뒤바뀌었다는 이야기인데, 이 내용을 경향신문 블로그에 연재했고 『삽질의 시대』로 출간됐다.
만화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단순하게 볼 매체가 아닌 것 같다. 만화는 어떤 이미지와 이미지의 충돌에 의해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방식인데, 무한한 것을 담을 수 있다. 만화 안에서는 끊임없이 실험을 할 수 있다. 영화 필름처럼 한 시간 동안 지속해서 쭉 보는 게 아니라, 각자의 머릿속에서 영상작업을 거쳐 충돌하면서 받아들여지는 게 만화다. 결국 내가 나한테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만화를 따로 배우진 않았나?
배우진 않았다. 독학으로 했고, 유럽의 대안만화 작품들을 많이 보면서 영향을 받았다.
지금 작업 중인 작품은 무엇인가.
소설가 최용탁 선생님의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이라는 책이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이야기인데, 어떤 골짜기에 있던 나무가 사람들이 그 골짜기에서 학살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그 상황을 차분하게 전하는 작품이다.
시인 69명이 참여한 세월호에 관한 시집이 나왔다. 그간 세월호를 소재로 만평을 그리기도 했는데, 장편만화를 그릴 계획은 없나.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추스른 다음에 이야기를 만들어갈 생각이 있다. 처음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만화를 그리는 것 자체가 맞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누구의 초상집에 가서 문화재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을 자꾸 가리려는 세력이 등장하면서, 유족 분들도 그렇고 많이들 알려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가장 무서운 건, 잊히는 일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들이 조용해지는 것 자체가 가장 무서운 일이다.
아직까지 웹툰으로 연재한 작품은 없다. 출판만화를 지향하기 때문인가?
지금 웹툰의 환경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국만화가 잘 되려면, 인터넷 매체의 환경에 맞게 발전해 나가야 하고, 그래야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고 본다. 웹에서 만평을 하고 있지만, 웹툰 연재를 굳이 안 하는 건 아니고 아직까지 출판만화가 가진 재미, 책을 넘길 때의 느낌이나 맛은 웹툰이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책이라는 형태로써의 만화가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자기가 하는 이야기 자체가 어떤 매체에 더욱 알맞은가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다.
전작『삽질의 시대』가 2012년에 출간됐다. 지금은 어떤 시대인 것 같나.
<개그콘서트>에 ‘닭치고’라는 코너가 생겼더라. 요즘은 무엇이든 잘 잊는 시대인 것 같다.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반성하지 않고 다 잊어버리고,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데에 있어서도 낯설어 하지 않는다. 이번 인사참사도 분명한 반성을 통해 원인과 책임을 따져야 하는데, 재반복만 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정치 사회적인 환경 자체가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줘서, 스스로 잘 잊는다.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이야기를 하고 질책해야 하는데, 침묵하고 방관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짐승의 시간박건웅 글,그림 | 보리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을 결성하고 우리 나라 민주화를 위해 힘쓰고 있던 김근태는 1985년 9월 4일 남영동에 끌려 갔다.1985년 12월 19일, 법원에서 김근태는 고문자들이 몸과 머리에 각인 시켜 놓은 고문 트라우마를 벗어던지고, 남영동에서 있었던 고문의 실상을 모두에게 고발했다. 《짐승의 시간》은 김근태가 남영동에서 강요받았던 ‘짐승 같은 시간’을 만화로 기록한 책이다. 작가 박건웅은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직업’으로 고문을 행하는 자들의 폭력적인 몸과, 고문을 가하며 때로는 희열을 느끼는 얼굴 표정까지 놓치지 않고 표현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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