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듯 비범한, 비범한 듯 평범한 사람의 글에는 특별한 향취가 있다.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에 실린 100편의 아포리즘을 읽다 보면, 싱그러운 통찰력에 피식, 웃음을 짓게 된다. 저자가 누굴까? 묘한 호기심이 들면 책에 수록된 ‘최은진이 새로 부른 근대 가요 13곡’을 들어봐도 좋다. 「고향」, 「오빠는 풍각쟁이」, 「아리랑 낭낭」 등 간드러진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이 ‘시심’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최은진’이라는 본명보다는 ‘풍각쟁이 언니’로 한 시절을 풍미한 그녀는 〈산씻김〉〈오구〉 등 여러 편의 연극과 단편영화에 출연했고, 환경에 관심이 많아 쓰레기 퍼포먼스를 감행한 적이 있다. 재즈가수가 되고자 뉴욕에 가려고 했지만 아리랑의 선율에 운명을 느끼고 2003년도 나운규 탄생 100주년 기념 음반 『다시 찾은 아리랑』을 발표한 뒤, 서울 안국동에 ‘아리랑’이라는 문화살롱을 열었다. 카페 아리랑의 여주인으로,<풍각쟁이 은진>의 가수로. 이제는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의 저자로, 최은진은 나날이 새로운 일상을 탐닉하고 있다. 소설가 천운영은 “그녀의 목소리에는 오감이 있다. 오감 중에서도 봄의 오감”이라고 말했다.
누군가 우연이라도 트윗쟁이 최은진의 여섯 줄짜리 글을 마주하면, 달 뜬 기분이 만끽하게 된다. 가장 보편적인 인간 군상들을 노련하게 포착해내는 최은진의 영감. 그녀에게는 뚱딴지 같은 질문을 던져도 진부하지 않은 대답이 나올 것 같았다. ‘아리랑’에서 최은진을 만난 이유다.
체념
나는 시간에 늘 애타하는데
시간은 내게 늘 냉하다
그렇게 상대의 마음이 읽힐 때
정답이라면 순리일 것이다
아는 답인데도 매번 틀리는 건
사람이니까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 24쪽)
건강해지는 습관
읽고 싶었던 책을
하루종일 갖고 논다
달지 않아 몸에 좋은 사탕을
하루종일 빨고 있는 기분이다
양볼이 자주 울룩불룩해진다
웃음 하나로 보자면 큰 부자다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 71쪽)
직화구이 아포리즘, 들어보셨나요?
시집과 에세이집의 경계에 있는, 책을 펴내셨어요. 근대가요 13곡이 들어있는 앨범도 수록되어 있는데요.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콘셉트의 책이에요.
2년 전에 누군가 트위터를 해보라면서 계정을 만들어줬어요. 열심히 글을 쓴 건 1년 정도에요. 일이 끝나면 밤 12시, 새벽 2시쯤 되는데 일기처럼 조금씩 끄적거렸어요. 낮에는 사유할 때 많이 썼고요. 그러던 중 어느 잡지에 짧은 글이 실리게 됐는데, 기사를 본 수류산방 박상일 방장님이 “선생님, 제가 작은 시집 하나 예쁘게 만들어 드릴게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문인도 아니고 못 낸다고 말했는데, “옛날에는 김삿갓, 이태백도 다 이렇게 썼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책을 만들기로 했는데, 젊은 문인들께 추천사를 부탁하려고 김민정 시인에게 연락했다가 이렇게 정식으로 책을 내게 됐어요.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는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트위터에 하이쿠와 같은 짧은 글을 300편 정도 썼는데, 책을 만들면서 100편으로 추렸어요.
책을 만들면서 놀란 게 편집자의 마음과 제 마음이 너무 똑 닮아 있다는 점이었어요. 「봄」을 가장 첫 번째에 싣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제가 따로 말을 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첫 번째 순서로 들어가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암암리에 텔레파시가 전해진 건 아닐까, 생각했죠(웃음). 제가 30대 후반에 접어들 때, 음양오행을 공부했거든요. 그 때 어떤 분이 제게 “50세가 넘으면 책을 하나 쓰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이 이야기를 듣고 콧방귀를 뀌었는데 일리가 있었던 말이었어요. 참 신기하죠?
흔히 아포리즘(aphorism)이라고 하죠? 유독 글이 쓰고 싶을 때, 써질 때는 언제인가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안타까울 때, 또 배울 점을 느낄 때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밤이 되면 안국동은 엄청 조용하거든요. 왁자지껄한 카페에 있다가 사람들이 다 물러가고 다시 고요해질 때, 혼자만의 고독을 느낄 때 글을 쓰게 돼요. 저는 원래 글을 전혀 안 쓰던 사람이었어요. 음악만 듣고 책을 읽었을 뿐이지 글을 끄적거린 적은 없었어요. 제 안에 창작욕이 있었는데 그걸 미처 깨닫지 못했죠. 제 글을 재밌게 표현하자면 ‘직화구이’에요. 생긴대로의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하는 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글이에요.
‘직화구이 아포리즘’이라, 재밌는 표현이네요(웃음).
어제는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큰 생선이 튀겨지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하늘을 쳐다봤는데 새들이 ‘짹짹짹’이 아니라, ‘지글지글’ 모여서 거대한 소리를 내고 있었어요. 생선을 튀길 때 기름을 한 가득 붓고 큰 생선을 올리면 지글지글 소리가 나잖아요. 이렇게 직화구이로 생선을 굽는 것처럼, 제 글도 그래요. 아포리즘이란 게, 생활 속에서 나오는 글이잖아요.
트윗쟁이 최은진의 글을 읽고 있으면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올라요.
김민정 시인이 그러더라고요. “이게 쉽게 쓴 글 같지만 되게 어려운 말”이라고요. 제 글에는 어려운 표현이 없어요. 살면서 순간 순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쓸 뿐이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걸 쓰니까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지가 선명히 들어오는 것 같아요.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은 어떻게 나온 제목인가요?
제가 작곡한 곡에 나오는 가사에요. 15년 전인가? 한참 전 일인 것 같아요. 길을 걷는데 문득 떠오르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터번을 즐겨 쓰는데요. 이게 가끔은 꽃처럼 만들어질 때가 있어요. 매사에 꽃과 같이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꽃이 참 예쁘잖아요. 보고 있으면 경이롭죠. 감나무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감이 다 떨어지고 나서 다시금 잎이 필 때, 마치 치마처럼 펼쳐지잖아요. 그런 장면을 볼 때면 자연의 신비를 몸소 느끼죠.
현재 운영하고 있는 문화살롱 ‘아리랑’이 영화<우리 선희>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졌죠. 카페를 연지도 벌써 11년이 됐어요.
홈페이지도 블로그도 하나 없이 11년이 됐네요. 일요일만 쉬는데, 평일에는 카페를 열어야 하니까 어디를 잘 못 가요. 2층을 없앤 지는 2년이 됐는데, 1층에 끽해야 자리가 2,3개밖에 없는데도 많이들 오세요. 예약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고, 또 그냥 지나가다 들리는 분들도 종종 있어요. <우리 선희>를 보고 오는 젊은 분들도 있고, 원래 단골들이 가장 많고요.
어떤 분들이 단골인가요?<우리 선희>에 출연하게 된 것도 홍상수 감독이 우연히 아리랑에 들리게 되면서 진행된 일이라고요.
정말 다양해요. 대부분 문화계에서 일하는 분들이고 책을 쓰고 만드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림, 사진, 패션, 언론 등에 종사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아리랑에는 뭐를 꼭 먹으러 오는 분들이 없어요. 그냥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이에요. 음악을 듣고 싶어서도 오시고요. 신청곡이 있으면 제가 직접 노래를 불러 드리기도 해요.
아리랑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제가 2003년도에 앨범 『다시 찾은 아리랑』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꽤 좋았어요. 자료를 남기려고 만든 앨범이기 때문에 누가 사서 들을까? 싶었는데 다들 재밌어 했고 앨범이 다 동이 났어요. 이 앨범을 만들 시기에 작업실이 필요해서 아리랑 카페를 얻게 됐는데, 이렇게 문화살롱으로 이어가게 될지는 저도 몰랐어요. 아마도 운명이었겠죠? 누가 저보고 아리랑을 해보라고 한 적도 없었고 다만 제가 ‘아리랑을 꿈꿔야겠다, 나는 아리랑을 해야 할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냥 저만의 아리랑을 부를 뿐이에요.
아리랑 단골들의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리뷰가 궁금해요.
부끄럽게도 황현산 교수님께서 “흠 잡을 데가 없다”는 극찬을 해주셨어요. 제가 다행히도 팔로어가 많은 편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읽은 분들이 다 좋다고 해주셨어요. 참 감사한 일이, 저같이 부족한 사람의 글로도 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준 사람들이에요. 저 같은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감사해요.
노래가 곧 시고, 시가 곧 노래니까요
‘건강해지는 습관’으로 ‘읽고 싶었던 책을 하루 종일 갖고 노는 일’을 말하셨는데, 꽤 공감이 갔어요.
아리랑을 열지 않는 일요일이면 혼자 집에서 책을 읽을 때가 많아요. 여유롭게 책을 보는 날이면 정말 사탕을 물고 있는 것처럼 좋아요. 읽고 싶은 책을 조금 읽다가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또 책을 읽다가 하늘도 한 번 쳐다보고. 그렇게 뒹굴 거리면서 책을 볼 때, ‘아 내가 행복하구나, 건강하구나’를 느껴요.
어떤 책을 읽을 때 그런 느낌이 드나요?
「건강해지는 습관」을 썼을 때는 고미숙 씨의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를 읽고 있었어요. 다산 정약용과 연암 박지원을 사주명리 분석으로 비교한 책인데, 무척 재밌게 읽은 책이에요. 고미숙 씨는 연암을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글이 간략하면서도 명징하고, 정말 아포리즘을 잘 쓰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팔자」라는 글에서 “헐렁한 빈 거리가 좋다”는 표현도 좋았어요.
가끔 친구들하고 번개 모임을 가질 때가 있어요. 일을 마치고 만나니까 모임을 끝내면 새벽 2, 3시가 되는데, 조용한 거리를 걸으면서 집에 올 때가 그렇게 좋아요. 팔판동, 삼청동 길을 주로 걷는데, 가끔은 일부러 새벽에 나와 걸을 때도 있어요.
아리랑 가수 최은진을 두고, 어떤 분은 ‘심리상담가이자 철학가, 예술가, 카페의 여주인’이라고 평했어요.
(웃음). 명상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인데 저랑 인연이 16년쯤 되신 분이에요. 저희가 16년 동안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눴겠어요. 제 생활부터 생각들 모두 잘 아시는 분인데, 과찬의 말씀이시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인 것 같아요.
말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듣는 것도 좋아해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아는 편이고요. 타고난 기질적인 면도 있 어릴 때부터 기도도 많이 했고요. 여러 분야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경험들이 쌓였어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주 하는 생각들은 무엇인가요?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자기 정리가 잘 안된 사람들을 볼 때 안타까워요. 가끔 너무 황당한 걸 물어볼 때가 있어요. 조금만 고민하면 보일 문제들인데. 자기 내면으로 들어갈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자기 안으로 들어가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자기가 정리가 돼야 남이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자기 것만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의 음악을 더 많이 들어야 해요. 예술을 하려면 모든 것을 열어 놓는 게 필요해요.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듣고 제대로 먹어야 조화가 가능해요. 먹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몸에 좋다고 자기 몸에 맞지도 않은 음식을 먹는 건, 바보 같은 일이죠. 생각이 다 음식에서 나와요.
젊은 후배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자주 해주시나요?
조금이라도 투자를 해서 문화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책 살 돈, CD 살 돈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돼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좋은 영화를 보면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어요. 아침에 좋아하는 음악을 5분 만이라도 들어봐요. 하루의 시작이 다를 거예요. 라디오만 들어도 얼마든지 좋은 정보를 들을 수 있고요. 책도 많이 읽으라고 이야기하진 않아요. 하루에 열 장이라도, 그렇게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으면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질 거예요.
한때는 목사가 되기를 꿈꾼 적도 있다고요.
어릴 때부터 영혼, 영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신학대학에 갔는데, 예수님도 부처님도 스승일 뿐이지 종교를 만들라고 말한 적이 없어요. 내면으로 들어가라고 하셨죠. 이건 아닌 것 같아 공부를 접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는데,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건 춤추고 노래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만약 아리랑을 만나지 않았고 1930년대 음악에 매료되지 않았다면, 가수 최은진의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재즈를 하고 싶어 했으니까 뉴욕에 갔을 거예요. 재즈는 앞으로 나이 들어서 꼭 할 거예요. 제가 만들어놓은 노래를 재즈로 편곡할 수도 있고, 곡을 받을 수도 있고요. 지금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리랑을 재즈화하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에요. 1930년대 곡들을 재밌게 편곡하고 싶고요. 다양하게 구상 중이에요. 누구와 작업을 할지, 세션만 고르면 돼요.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에 실린 아포리즘으로 곡을 만들 계획은 없나요?
곡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쓴 글은 없었어요. 하지만 만들 순 있을 거예요. 노래를 하기 때문에 어떤 리듬으로 글을 써야 할지를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 같아요. 노래가 곧 시고, 시가 곧 노래니까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후속 시집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이번에 쓴 글보다 약간 긴, 산문을 쓰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책으로 낼 수는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사람들이 시집은 어려워서 잘 못 읽겠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쉬운 글들이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문장을 써놓고 작가만 희열을 느끼는 그런 책 말고요.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글들이, 시집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독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를 읽으면 좋을까요?
제가 쓸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얼결에 책을 내게 됐는데요. 저는 짧은데 재밌는 글이 무척 좋아요. 길게 쓴다고 무조건 글이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우연히 시청한 개콘은 부라보콘이다”, “비가 가지런하다. 부지런할 일이 없겠다”, “비는 추적자처럼 추적거리고 가로등이 가로로 눕고 싶은 밤”. 이런 게 말장난 같지만 그 안을 잘 살펴보면 고뇌가 들어있어요. 저도 모르게 써지는 거예요. 제 책을 읽고 문학이다, 뭐다 그런 걸 느끼는 것보다 가볍게 읽지만 그 안에 공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 마음이 그랬던 것처럼 독자 분들도 스폰지처럼 푹 젖었으면 좋겠어요. 행복은 잠깐 잠깐 오는 거잖아요. 원래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합시다”라고 말하는 거고요.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최은진 저 | 난다
책과 음반이 한데 어울려 있는『머리에 꽃 이고 아리랑』, 글과 음악이 샴쌍둥이처럼 붙어 있는 이 책은 총 2부의 짜임새를 가졌습니다. 1부는 ‘트윗쟁이 은진: 최은진이 쓰고 가려낸 아포리즘 100선’이라 하여 그간 부지런히 올려온 그녀의 트위터 글 가운데 주로 일상을 주제로 한, 평범하면서도 한줌의 감동을 한줄기 등뼈처럼 몸에 숨기고 있는, 마치 하이쿠와 같은 단상들을 추려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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