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신학기를 맞아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이 조금씩 흩어지는 때다. 훈훈해진 공기와 다채로운 색을 자랑하는 봄꽃을 보면 책상 앞에서 공부만 하기에는 삶이 너무 건조하다는 생각도 든다. 잠깐 머리나 식힐까 해서 놀다 보면 어느덧 여름이 오고, 무더위로 지쳐있다 보면 가을과 겨울이 순식간에 찾아와 한 해가 다 간다.
많은 사람이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공부는 고도의 집중이 필요하면서도 성취감이 바로 바로 나오는 행위는 아니다. 그래서 일부 공부가 체질인 사람을 제외하면 공부보다는 노는 게 즐겁다. 그렇다고 공부를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인데,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평생 학습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양현, 조준희 두 저자가 쓴 『서울대생 100인의 시크릿 다이어리』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서울대 합격생 100인의 노트 정리법』을 쓴 양현 저자는 후속편으로 다이어리에 관해 쓸 생각이었다. 그때 다이어리를 써왔던 조준희 저자를 만났고 둘은 그렇게 책을 함께 만들었다. 조준희 저자는 다이어리를 쓰면서 공부 습관을 잡고, 결과적으로 서울대 합격으로 이어졌는데 이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다른 서울대생과 인터뷰를 나눴다. 그 결과, 많은 서울대생이 다이어리를 활용해서 자신만의 공부법을 발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은 이런 다양한 다이어리를 풍부한 시각 자료와 함께 소개하며 독자가 자신에 맞는 다이어리 활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왔다.
책을 쓴 두 사람 중 조준희 저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이어리는 입시만이 아니라 일상 관리를 위해 필요
『서울대생 100인의 시크릿 다이어리』는 어떤 계기로 만들었나요?
글쓰기 모임에서 양현 형을 만났고, 형이 다이어리에 관한 책을 쓴다고 말해주었어요. 제가 다이어리를 열심히 썼다고 하니까 함께 책을 만들자고 제안해서 쓰게 됐죠. 양현 형을 만난 지 3개월 만이었어요. 2014년 6월부터 약 8개월 정도 작업하여 책이 나오게 되었어요.
공부법에 관한 책이 많은데, 이 책은 어떤 점이 기존 공부법 책과 다른가요.
어떻게 보면 양현 형이 쓴 『서울대 합격생 100인의 노트 정리법』의 후속편이니, 전작보다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책도 시각적으로 뛰어난 책이었지만, 『서울대생 100인의 시크릿 다이어리』에도 시각적인 측면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사진과 그림이 많은데, 독자들이 그대로 따라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정말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죠.
독자들이 어떻게 이 책을 활용했으면 하나요.
우리나라 입시 제도가 참 안타깝다고 생각해요.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죠. 무한경쟁 사회에서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 대학 가기 위해서 공부하는 게 아니라 큰 그림을 그리면서 넓은 의미의 공부를 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서울대 간다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책이 나온 걸 보고 주변에서는 꼭 대학 입시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평을 해줬어요. 다른 공부를 하거나, 계획적으로 삶을 관리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얻지 않을까 생각해요. 책에는 정말 다양한 모습의 다이어리와 삶이 들어있거든요. 분명 느끼는 바가 있을 거에요.
서울대생의 다이어리는 어떤 모습일까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책인데, 원래 자료는 두 사람이 수집했잖아요. 다양한 다이어리를 모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세부적인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공통점은 확실히 있어요. 책에서 세 가지 단계로 나눴는데요. 목표 설정과 동기 부여, 계획과 성취도, 자기 분석과 학습 전략이라는 세 가지는 모든 다이어리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었고, 그것에 기초해 세 가지 단계로 나눴어요.
그 중에서 인상적인 다이어리를 꼽는다면?
정말 많은데, 특이한 사람은 주로 3번째 파트에 실었어요. 먼저 조우성이라는 친구는 다이어리에 빼곡히 자신의 3년ㆍ5년ㆍ10년 후 모습을 쫙 그렸어요.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에 관한 계획까지 빡빡하게 썼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쓰면서 스스로 되돌아보고 청사진을 기록했어요. 다음으로 김지윤이라는 친구는 10년 동안 작성한 다이어리 11권을 상자째로 갖다 줬는데요. 인터뷰하면서 많은 친구들이 다이어리를 잃어버리거나 버렸는데, 그 친구는 10년치를 보관한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그 시간 동안 진화하는 모습이 보였고요. 책에는 자세히 안 나왔지만 윤솜이라는 친구는 슈퍼 대회전 종목에서 국내 랭킹 2위의 스키선수 출신인데요. 훈련일지를 많이 썼어요. 공부하는 친구만이 아니라 운동하는 친구도 이렇게 열심히 다이어리를 쓸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솜이랑 친한 편인데, 훈련일지를 보고 나니 사람이 달라 보이더라고요. 조정윤이라는 친구는 자신의 하루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평가했어요. 잘한 날에는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는다든지, 대학에서 학점 평가하듯 A, B, C 이렇게 기록하는 모습이 신선했어요.
책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스스로 다이어리를 열심히 쓴 경험 덕분일 텐데요. 다이어리는 왜 쓰게 되었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 쓰기를 싫어하진 않았어요. 이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썼어요. 야구를 하다가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래서 남들보다 2배 이상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효율적인 일정 관리가 필요해서 다이어리를 사용했어요. 오늘 한 일, 반성할 일, 보완할 일, 오늘의 질문 등을 쓰면서 삶을 관리하니까 자기 관리가 잘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느낌이 좋았고요. 대학입학 후에는 소홀히 하다가 군대에서 많이 썼어요. 이등병 때부터 군대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을 모조리 기록했어요. 습관이 이어져 복학 하고 나서 계속 썼는데요. 지금은 휴대폰이나 웹으로 일정을 관리하죠. 아날로그가 맞는지 디지털이 맞는지는 개인차가 있을 텐데, 그래도 입시 공부하는 친구들이라면 손으로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해요.
다이어리 쓰는 습관을 들이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어떻게 하면 습관이 붙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갖고 다니면서 펴놓고 있는 것이죠. 눈에 보여야 쓰게 되니까요. 다이어리 쓰는 걸 게임 한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게임을 하면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이 오르는 쾌감이 즉각적으로 나타나 게임이 재미있잖아요. 다이어리도 쓰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성취하고 있는지가 한눈에 보여요. 다이어리를 되돌아보면 ‘나’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단번에 보이고, 성취한 사항에 대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요.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왜 공부하는지를 알아야
책에서 소개한 다이어리는 서울대 학생이 쓴 거잖아요. 대학 생활을 하면서 본 서울대생은 어떤 사람인가요.
공부가 좋아서, 재미있어서 하는 친구도 있지만요. 제 주변에 있는 친구 중에서 공부만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오히려 공부 외 다른 활동을 많이 하죠. 그래도 시험기간이 되면 특히 느끼게 되는데, 확실히 공부를 해나가는 힘은 모두 있는 것 같아요. 시험 보기 싫다고 하고, 공부 하기 싫다고 말은 하지만, 공부를 할 때에는 집중력 있게 하더라고요. 공부와 공부 외의 활동을 균형적으로 맞출 줄 아는 것 같아요.
스스로는 공부가 재밌나요?
저요? 요새는 별로요. (웃음)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일 텐데,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말 교과서 위주로만 하면 될까요.
절대 안 되죠. (웃음) 글쎄요. 무슨 이야기를 드려야 할지 고민되는데요. 개인차가 많을 텐데, 왜 내가 공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해요. 목적 의식 없이 공부를 하면 중간에 포기하기가 쉬운데요. 서울대 합격한 친구 중에도 입학한 뒤에 방황하는 사람도 간혹 있어요. 목표가 서울대 입학이었는데, 목표를 성취한 이후는 생각해보지 않은 거죠. 장기적인 관점에서 왜 내가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고, 그 후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겠죠. 학원을 다닐지 말지, 어떤 방식으로 공부할지는 개인에 따라 게 다를 거예요.
조선일보 <맛있는 공부>와 EBS의 <공부의 달인>, SBS <밥상머리의 기적> 등에 출연하셨잖아요. 어떤 계기였어요?
책도 그렇지만 다 우연한 계기였는데요. 조선일보에 나온 건 정말 우연히 고등학교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서 실렸고요. 그걸 보고 EBS에서 연락이 와서 출연하게 된 거죠. 별 생각 없이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었는데, 여러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었던 것 같아요. 요새도 페이스북 페이지에 캡쳐사진이 떠돌아 다니더라고요(웃음) 제 진로를 교육 분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멘토링 활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지금도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요.
야구부와 공부를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을 텐데요. 시간 관리의 비결은?
모범적인 답안을 이야기한다면 다이어리 덕분이라고 할게요. (웃음) 대학 입학하고 나서 공부 말고 다른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정말 필요한 만큼만 공부를 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다른 활동에 쏟았죠. 그 활동 중 하나가 야구부였는데요. 야구부에서 인생을 배우는 것 같아요. 저희 야구부가 대학야구 꼴찌인데, 맨날 지는 경기를 왜 하느냐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감독님께서도 이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는 경험이 인생에서 필요하다고 말씀하세요. 인내, 희생, 끈기, 도전의식, 유비무환 등 다양한 가치를 배워요. 결론적으로 야구부와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간관리에 신경을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책 읽는 건 좋아하세요?
대학생이 되고 좋아하게 되었어요. 특히 군대에서 많이 읽었죠. 읽으면서 글쓰기에 관심이 생겼고, 글쓰기 모임에도 들어간 거죠. 박웅현 작가님을 좋아해요. 그 분이 소개한 사람 중 한 명이 김화영 교수님인데, 그 분의 문장을 좋아하죠.
앞으로 계획은?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하는 시기인데, 스포츠 매니지먼트에 관심이 많아요. 요즘은 창업 쪽에 꽂혀서 획기적인 지식공유 네트워크 서비스를 생각 중인데요. 외국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책은 꾸준하게 쓰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가능하다면 글은 많이 쓰고 싶고, 스포츠 관련한 글도 한번 써보고 싶어요. 다양한 분야에 거침없이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서울대생 100인의 시크릿 다이어리양현,조준희 공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학창 시절, 철저한 시간 관리와 남다른 목표 설정, 자기관리 습관으로 서울대에 들어갈 수 있었던 100인의 다이어리 120여 권을 모아 분석하여 공통된 핵심 요소를 도출한 책이 나왔다. 이 책의 기획부터 힘을 합친 서울대 선후배 저자들은 서울대생들을 한 명 한 명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고심 끝에 공개한 다이어리들을 모두 분석했고 그 결과,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핵심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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