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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아이와 어른은 감동하는 부분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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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똥, 방구 이야기에 자지러질까. 어른들은 똥 이야기가 나오면 눈을 찌푸리고 숨기지만 아이들은 환호한다. 소아정신과의사 서천석은 “아이들은 호들갑 떠는 어른들의 반응을 재미있게 여기는 동시에 어른들이 물러난 공간에서 해방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저자는 똥을 소재로 한 그림책을 통해 똥을 ‘아이들의 소중한 분신’으로 읽어냈다. 『응가하자, 끙끙』에서는 배변을 ‘아이들의 창조 행위’로,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에서는 똥을 ‘자기를 더럽히는 존재인 동시에 자기가 누군지 보여 줄 수 있는 활동으로 본다.

 

누구는 “그림책을 그냥 재밌게 보면 됐지. 해석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알면 더 많이 보이고,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법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줄까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길잡이다.

 

전작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우리 아이 괜찮아요』등을 통해 ‘육아 멘토’로 불리는 서천석은 많은 부모들에게 그림책 읽어주기를 권한다. “그림책을 읽어 주는 그 순간이 부모가 아이에게 집중하는, 극히 드문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 그림책에는 아이들의 진실한 마음이 꾸밈없이 들어가 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육아서 이전에 그림책을 펼쳐도 좋겠다.

 

서천석은 최근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을 통해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서천석은 “세상에 많은 물건이 있다고 해도 누군가 나를 위해 준비해 선물한 물건이라면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아이는 부모와 그림책을 읽으며 이미지와 언어, 이야기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림책 내용이 평범하더라도 일상과 다른 차원에서 받아들이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서천석 셀렉 (3).jpg

 

 

그림책은 심도가 깊은 책


오랫동안 그림책 칼럼을 써오셨습니다. 지금도 <한겨레신문>에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을 연재 중이신데요. 책으로 펴내는 건 처음입니다.


그림책에 대해 쓴 건 5년 정도에요. 육아잡지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고,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창비어린이』에서는 그림책 평론을 썼는데, 그동안 써온 칼럼을 일부 수정하고 추가해서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을 내게 됐어요.

 

그림책을 즐겨 보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이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을 알기 위해서 그림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을 알고 싶어서 소아정신과를 전공했는데, 막상 만나는 아이들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제 입장에서는 책이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거든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보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읽게 됐어요.

 

어릴 때는 그림책을 읽지 않으셨나요?


제가 어렸을 때는 그림책이 별로 없었어요. 기껏해야 동화책, 세계명작동화가 전부였죠. 그림책을 보고 자라질 못했기 때문에 제게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어요. 읽는 거 자체가 즐겁더라고요. 그림책이 주는 독서의 즐거움이 커서 열심히 읽기 시작했죠. 그런데 치료자로서 그림책을 봤을 때, 부모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아이들이 왜 그림책을 좋아하는지, 그림책의 어떤 부분에 빠졌는지, 그림책으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아이들이랑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걸 대신 이야기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이 무엇에 매혹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가 보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그림책에 대한 글을 자연스럽게 쓰게 됐어요.

 

칼럼을 통해 소개하는 그림책들을 보면, 웬만한 그림책은 다 읽으시는 것 같아요.


대부분 볼 수 있는 건 다 봐요. 2,3주에 한 번씩 서점에 가는데 그림책 코너에 가서 신간은 다 봐요. 매대 밑에 있는 것부터 새로 들어온 것까지. 그림책은 대부분 출판사에서 번호를 매기면서 나오잖아요. 평소 어디까지 봤는지를 체크하니까 다음 번호 책이 나오면 챙겨 읽어요. 최근에는 엔씨소프트에서 그림책을 내더라고요. 그건 아직 못 봤어요. 읽어 봐야죠.

 

아이들을 치료하고 계신데, 그림책을 치료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나요.


그럼요. 치료적인 면에서 이용하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그림책이 해결 방안이 되는 건 아니에요. 도구인 거죠. 이 도구를 통해서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사람의 변화를 일으키는 거예요.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어요. 인식은 또 다른 차원이니까, 모든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고 변화를 갖는 건 아니에요. 적잖은 아이들이 변화를 못 볼 수도 있어요. 잘 인식하고 감정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죠. 마음속에서 생각을 진행하는 게 필요해요.

 

그림책을 추천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실 텐데요.


많이 들어요. 적극적으로 추천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부모들이 일일이 그림책을 다 읽고 고를 여력이 없잖아요. 아이 키우는데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수많은 그림책을 보고 고르기가 힘들기 때문에 큐레이션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많이 추천을 안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있어요. 개개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그림책을 추천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왜냐면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해야 고르기가 더 쉽잖아요. 제가 추천한 게 어떤 사람에게는 안 맞을 수도 있고요. 난 이 사람의 시각으로 본 게 맞더라, 하고 생각이 들면 그 사람이 추천한 책을 신뢰하고 계속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엄밀히 말하면 큐레이션인데, 그런 큐레이션이 많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상징’ 부분이 인상 깊습니다. 똥, 곰, 구름, 바다 등 그림책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림책에 유독 많이 나오는 상징들을 있어요. 토끼는 약자, 사자는 강자, 곰은 엄마 또는 야생을 상징해요. 교육을 특별히 하지 않았어도 무의식적으로 그런 상징은 갖고 있다고 보는 거죠. 그림책 작가들이 상징을 따로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진 않지만, 집단무의식으로 저절로 표현하게 되는 거예요. 상징이 있을수록 의사소통에서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어요. 상징이 이미 갖고 있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설명이 덜 필요한 거죠. 그런데 상징이 갖고 있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하고 그림을 그리게 되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잘못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림책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는데, 가끔 책을 읽다 보면 배경이 너무 옛날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맞아요.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아파트에 살잖아요. 그런데 아파트가 나오는 그림책을 떠올려보면 거의 없어요. 애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골목, 놀이터 같은 것조차 잘 등장하지 않아요. 부모 세대들이 겪었을 법한 그림이 배경으로 나오죠. 시대착오적인 모습이에요. 이런 건 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대에 살고 있는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책을 만드는 건데, 작가가 살았던 시대가 배경이면 좀 그렇죠. 독자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시각적인 이미지 속에 살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히 이뤄져야죠. 책에도 썼지만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의 김영진 작가처럼 현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는 작가들도 있어요. 작가라는 직업 자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독자를 연구하는데 익숙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는 편집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가끔 그림책을 보다 보면, 이건 어른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림책 작가들은 그림책 자체를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걸 싫어해요. 모든 세대가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도 동의해요. 중요한 건, 어릴 때 그림책에 만족해야 어른으로서의 독자도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 독자를 위한 책이라면 좀 더 어린이 독자에게 집중해주는 것도 필요하죠. 좋은 책이라면 어린이는 어린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느끼는 바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좋은 음식을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았던 상태였어도 맛있는 느낌을 갖게 되잖아요. 디테일을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음식도 마찬가지에요. 더 좋은 음식, 책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겠죠. 저는 그림책을 심도가 깊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숨어 있는 의미가 많이 때문에 어린이가 봐도 좋고, 인생의 중요한 고민을 앞둔 어른이 봐도 좋은 책이에요.

 

육아로 지친 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그림책이 있다면.


백희나 작가의 『삐약이 엄마』가 좋을 것 같아요. 고양이가 삐약이를 키우면서, ‘나의 자유분방했던 시절은 어디로 갔을까’를 떠올리는데. 하루하루 힘들어하는 엄마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게 하는 책이에요.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을 책은요?


아이들에게는 『마녀 위니』시리즈를 추천하고 싶어요. 마녀 위니가 상징하는 게 엄마에요. 엄마의 나쁜 측면이 마녀인데, 이 시대의 엄마들을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해요. 위니는 모든 세상을 검은색으로 꾸며놔요. 자기가 사랑하는 고양이 윌버도 검은색인데, 온통 검은색이니까 다들 넘어지고 문제가 벌어져요. 위니는 안되겠다 싶어서 고양이 색깔에 변화를 줘요. 자기 색에는 변화를 주기 어려우니까 고양이 색깔을 계속 바꾸는 거죠. 그러니까 고양이는 괴롭고 힘들어지고 위니를 골탕 먹이기도 해요. 아이들은 고양이에 감정 이입을 할 거예요. 엄마들은 마녀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결국 마녀 위니는 성을 총천연색으로 바꿔요. 고양이만 검은색이니까 이제 잘 구별할 수 있게 됐죠. 위니에게는 희생일 수 있는데 그걸 통해서 새로운 균형을 찾게 돼요. 어쩌면 이 시대의 괴로움 속에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엄마들의 심정을 대변할 수 있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똑똑똑 과학 그림책』 시리즈의 『싸우는 몸』, 『느끼는 몸』, 『일하는 몸』, 『자라는 몸』의 글을 쓰기도 하셨는데요. 그림책 칼럼을 계속 쓰다 보면, 그림책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들 것 같습니다.


그림은 못 그리니까 글 작가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러면 그림 작가와 공동 작업을 해야 하는데, 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충분히 깊이 있게 완결성 있게 만드는 게 어렵잖아요. 몇 권 정도는 작업할 수 있는 대본을 이미 써놨는데, 언젠가 작가들과 충분히 교류가 있고 서로 친밀하게 작업을 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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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책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


그림책을 어떻게 골라야 할 지 모르겠다는 부모들이 많아요.


우리나라 그림책은 너무 부모를 위한 책이 많아요. 내가 이걸 보고 좋은 느낌을 받았으니까 우리 애도 감동하겠지, 아이한테 이걸 가르치고 싶으니까, 선택하는 책도 많고요. 그림책 선택에서 기준이 너무 지나치게 부모에게 쏠려 있는 게 문제에요. 사실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을 쓴 게, 그걸 말해주고 싶어서예요. 아이들 마음은 어른들과 다르거든요. 내가 감동받았으니까 우리 아이도 감동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이는 그걸 다르게 느껴요. 왜 다르게 느끼는지를 말해주려고 책을 쓴 거고요.

 

아이들에게 책 선택권을 주는 게 가장 좋겠지만, 대개 서점을 같이 가면 즉흥적으로 책을 고르잖아요. 사줬는데 집에서 안 읽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죠. 아이들은 즉흥적이기 때문에 눈에 띠는 뭔가가 있을 때 확 고르는 경우가 많아요. 장난감 살 때도 비슷하죠. 산 다음에 안 갖고 노는 경우도 많아서 판단을 믿을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을 같이 가는 게 좋아요. 서점은 시간의 한계가 있잖아요.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두 번 세 번 보려고 하는 책들은 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유심히 보는 그림책들이 있다면, 그 책들의 공통점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걸 파악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겠죠.

 

 

그림책은 언제부터 읽어 주는 게 좋나요?


읽어 준다는 게 내용의 전달을 의미하는데, 유아에게 읽어서 전달할 정도의 내용이란 애초에 무리에요. 세 돌 이전의 아이들에게는 그림책을 놀이도구로 활용하는 게 좋아요. 한두 개의 그림을 갖고 이야기를 만들어 놀아도 좋고, 운율을 넣어 읽어 주거나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해서 말놀이를 하는 것도 좋고. 가급적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면서 아이가 원하는 방식을 고르는 게 최선이에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은데. 재밌게 읽어주지 못해 고민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그림책은 어떻게 읽어줘야 좋은가요?


많은 부모들이 그저 텍스트를 읽어 주는 데 급급해요. 하지만 그래서는 아이가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하고 재미도 느끼지 못해요. 학습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확인하고 기본 인성을 확립하는 걸 가장 중요한 목표로 둬야 해요. 글자에만 집중하다 보면 글 외의 다양하고 풍부한 메시지도, 재미도, 작가의 의도도 놓치게 되요. 그래서 유아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는 글자에 집착하기보다 그림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자유롭게 지어내서 입말로 들려주는 게 좋아요. 한 글자, 한 글자 똑바로 읽어 주는 건 아이가 줄거리를 따라갈 수 있을 때, 만 4세 정도에 하는 게 좋아요.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이 있으면 여러 번 반복해서 보고 그림을 보며 함께 흉내 내고 장난도 치면 아이의 흥미를 끌 수 있어요.

 

 

부모들이 독서 교육, 논술 지도에 관심이 많은데요. 글 쓰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누구나 말을 하고 싶은 욕구는 있는 것 같아요.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은 욕망, 남이 인정하고 이해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정리가 잘 안 될 수도,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어요. 생각하는 것들의 매우 작은 부분만 글로 표현이 되는 아이도 있고요. 생각이 부족하거나 약해서 그런 게 아닌데. 그런 아이의 경우는 생각을 표현하는 데 두려움을 가질 수 있어요. 내가 표현을 했는데 우습게 보면 어떡하나, 한심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거죠. 모든 아이들은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강해요. 그 평가가 부정적으로 올까 봐 말하는 걸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요.

 

표현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반응을 보여주는 게 필요할까요. 


말하는 것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긍정하는 분위기에서는 말하는 게 확실히 늘어요. 표현 기술도 발전하고. 아이들에게는 표현 자체를 격려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 면에서 보면 평가를 전제로 하는 모두가 참여하는 글쓰기, 독후감대회가 괴로울 수 있어요. 때문에 어떤 참여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 기회에 뭔가 나에게 재미있는 책을 골라보고, 그 느낌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한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거잖아요. 부모나 교사 분들 입장에서도 우리 아이가 멋있는 글을 썼으면, 지식을 얻길 바라는 마음보다 자기를 표현하는 도구로 독후감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부모나 교사들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아이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회나 출판 같은 외적인 것을 앞에 두었을 때, 기본적으로 자기 생각의 일면을 과장하는 경우가 많아요. 좋은 글짓기 선생님은 과장을 안 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아이들은 그걸 뚫고 과장을 하고 싶어 해요. 자기를 포장해서 그럴듯하게 보이는 게 아이들한테는 되게 중요한 일이에요. 어떻게 보면 노출이라는 것도 적절한 수준에서는 통제하는 게 아이들 성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어릴 때 글짓기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으면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욕구는 늘겠지만, 계속 힘이 들어간다든지 기술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든지 그런 일이 벌어져요. 평가에 초점을 두고 글을 쓴다면, 나중에는 평가 없는 글은 쓸모 없다고 여길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 표현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그것을 격려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예스24에서도 매년 어린이독후감대회를 엽니다. 올해는 8월 10일부터 9월 23일까지 열릴 예정인데요.


대상 도서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독후감대회는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고 봐요. 아무 책으로 써도 되는 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독후감대회를 마치고 아이들의 평가를 한 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대회가 재밌었다고 평가한 아이들이 가장 많은 반에 상을 주는 거죠. 물론 이걸 미리 말하면 의미가 없겠지만(웃음). 결국 우리가 독후감대회를 하는 건, 책에 흥미를 갖게 하려는 거잖아요. 책을 즐겁게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 대회를 재밌어 한다면 그게 가장 큰 효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자님도 아빠이자 부모이신데요. 육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우리가 보면 어떤 일이든 목적이 있잖아요. 육아를 할 때도 아이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는데, 가끔 보면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게 이끌어가는 경우가 보여요. 저는 아이들도, 육아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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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서천석 저 | 창비
아이들 마음을 돌보는 정신과 의사로서 그는 그림책에 드러난 아이들의 변화무쌍한 마음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또한 성장과정에서 발달 과제에 맞는 그림책이 무엇인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부모가 자신과는 다른 아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따스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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