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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주 “호감과 비호감, 자신감과 뻔뻔함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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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의 그녀는 늘 당당했다. 스스로 자신의 외모를 희화화 하면서도 쓴 웃음 짓지 않았다. 몸무게만으로 수박 한 통을 산산조각 내는 모습을 보여줄 때도, ‘호로록 호로록’ 음식을 흡입하는 대식가의 면모를 보여줄 때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늘씬한 몸매와 작은 얼굴을 가진 사람도 외모 콤플렉스 하나쯤은 안고 살아가는 ‘외모 지상주의 시대’에, 그녀는 자신의 몸과 여성성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짧은 치마를 입고 섹시한 춤을 추고 ‘뿌잉 뿌잉’ 애교를 선보였다.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이 사랑스러운 그녀가 첫 번째 에세이 『나는 괜찮은 연이야』를 출간했다. 연애, 연관, 연예인, 연포탕, 연분 등 ‘연’으로 시작되는 단어들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속의 그녀는 ‘연꽃’ 같은 여자였다. 둥글고, 크고, 진흙탕 속에 있어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 같은 사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에 자신감을 잃지 않는’ 모습은 TV에서 보아오던 그대로였다. 동시에나는 괜찮은 연이야』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의 그녀는 “넌 비호감이라서 안돼”라는 말을 듣는 ‘연예인’이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림과 춤과 ‘연결’되어 있던 소녀였다. 의상 디자이너를 꿈꾸며 10년 넘게 미술을 전공했고, 타고난 끼와 재능으로 동대문 쇼핑몰 무대에서 춤을 추며 사람들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대중이 알지 못했던 그녀의 순간들은 계속 이어진다. 첫사랑의 기억과 남녀관계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들려주며 ‘연애’를 말하기도 하고, 동료 개그맨 정주리 안영미 변기수를 비롯해 자신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소중한 이들과의 ‘연분’을 떠올리기도 한다. 싱글족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쓸쓸한 ‘연말’을 보내다 콩나물을 키우는 소소한 재미를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부터 ‘연포탕’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털어놓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작은 일상의 순간들도 담겨 있다.

 

『나는 괜찮은 연이야』안에서 진짜 이국주를 발견할수록 실제로 그녀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은 커져갔다. 이토록 진솔하고 소탈하고 당당한 여자라니, 한 번쯤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만 그녀와의 만남은 예외였다. 생각했던 만큼 털털했고 그 이상 솔직했으며 가벼운 예측을 뛰어넘었다.



이 길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첫 책을 출간한 소감이 어떠세요?


아마 두 번째 세 번째 책은 없을 것 같아요(웃음). 제 인생에서 첫 번째이면서 마지막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만들었거든요. 제가 재미있게 말을 할 수는 있지만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혼자 책을 만든다는 게 부담됐어요. 다행히 주위의 좋은 분들이 도와주시겠다고 하셔서 정말 감사했죠. 『나는 괜찮은 연이야』함께 만든 양지은 작가님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 뵙는 작가님과 작업했다면 마음속에 있는 얘기나 사생활을 털어놓기가 불편할 수도 있었을 텐데, 예전부터 친하게 지냈던 작가님이라서 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더 가까워진 것 같고요.

 

『나는 괜찮은 연이야』를 통해서 지나간 시간과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됐을 것 같아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책이니까 고마운 분들에 대해서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정말 나한테 고마운 사람들이 누굴까’ 많이 생각하게 됐고요. 지면의 한계가 있으니까 아쉽게도 다 담지는 못했지만, 마음은 전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괜찮은 연이야』에서 이야기했던 모든 분들이 책 속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걸 너무 고마워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더 감사했죠. 영미 언니랑 주리도 빨리 책 보여 달라고 관심을 보여주고, 다른 분들도 직접 나서서 SNS에 홍보를 해주기도 하셨어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앞으로도 계속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연’이라는 게 참 묘하다는 생각도 하셨겠어요.


후배들이나 동생들한테 항상 해주는 이야기가 있어요. 언제 어디에서 누굴 만날지 모른다는 거예요. 하찮은 일을 하더라도 내가 잘하면 그때 만난 사람들만큼은 내 사람이 되고, 다른 곳에서도 ‘그 사람은 열심히 해, 참 잘해’라고 말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많이 느꼈던 부분이에요. DJ를 맡기 전에 게스트일 때도, 열심히 하니까 많은 분들이 칭찬해 주시더라고요. 만약 그때 제가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지금 제 편이 되어주지 않으셨겠죠. 사람의 인연은 정말 잘 지켜나가야 되고 많이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자신만의 원칙이나 비결이 있으세요?


제가 먼저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요. ‘조만간 밥 한 번 먹어요’라는 말을 흘려듣지 않고 꼭 지켜요. 저는 정말 사람들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하고 그 모두가 인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은 후에도, 헤어지고나면 다시 연락해도 될지 고민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만난 순간에 다음 약속을 잡으면 인연이 계속 이어져요. 저는 상대방이 이성이거나 연예인일 경우에는 첫 만남에서 전화번호를 물어보지 않아요. 실례가 될 수도 있고 상대가 원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세 번 정도 만난 다음에 물어봐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정말 연락처를 물어보고 싶은 상대라면, 우리가 세 번째 만나는 날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말하죠.

 

“넌 비호감이야, 개그우먼이 되긴 글렀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순간에도 자신을 믿는다는 게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저는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는 건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이게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불안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 같거든요. 물론 제가 당장 할 일도 개그밖에 없었어요. 그렇지만 마음만은 ‘이 일이 아니더라도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과 뻔뻔함이 나에게는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편하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아니면 말자’라고 생각하면서 오래 버틴 거죠. 물론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생각까지도 그렇게 가지면 제 자신이 힘들어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는 다른 것도 잘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줬던 것 같아요.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호감녀’라고 부르는 스타가 됐잖아요. 비호감과 호감은 결국 자신감의 차이일까요?


모든 분들이 그렇게 느끼시지는 않겠죠(웃음). 사람들이 저의 자신감을 보고 좋아하거나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개그우먼은 웃기면 되는 거고, 배우는 연기를 잘하면 인정받는 거잖아요. 결국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잘하면 호감이 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일을 잘하면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만, 사람들이 나의 자신감 때문에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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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에서 눈물 흘렸던 진짜 이유


지난해에는 <룸메이트>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어요. 데뷔 8년 만에 전성기를 맞았지만 힘든 순간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 시기는 어떻게 지나오셨나요?


방송 이후에 더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실 제가 했던 얘기는 일이 힘들다는 게 아니었어요. 바쁘게 일을 하는 와중에 저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싫어하는 분들도 생겨서, 악플 때문에 힘들었던 거예요. 그런데 저로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랐죠. 그렇게까지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인기를 얻고) 두 달 동안은 악플이 없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악플이 달리더라고요. 사실 멘붕이 왔었어요. ‘나는 변한 것 없이 똑같은 개그를 하고 있는데, 두 달 전까지는 좋아했고 두 달 후에는 싫어한다면 뭐가 문제일까’ ‘비호감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서 살을 빼고 예뻐져야 하나’ ‘내가 살을 뺀다고 해서 엄청 예뻐질 것도 아닌데, 그렇다면 (캐릭터가) 애매해지고 또 욕을 먹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때문에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 힘들다고 이야기했던 건데 편집상 이야기를 줄이다보니까, 바쁜 일정으로 인해서 힘들어하는 걸로 비춰졌던 거죠.

 

방송 이후에 주변 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너를 보고 달려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복에 겨운 소리를 하면 되냐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런데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말씀드릴 수도 없고,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정말 내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혼자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울기도 많이 울었고, 회사도 힘들어지면서 이런 저런 일들도 있었고… 그때가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작년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너무 힘들었죠. 그때 오히려 제 곁에 있는 좋은 분들을 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나는 괜찮은 연이야』를 쓰는 동안에도 양지은 작가님이 제가 얘기를 꺼낼 때까지 많이 기다려주셨고요. 책에서 이야기한 모든 분들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다른 곳에서도 저에 대해 좋게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견딜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춤을 잘 추시는 건 알고 있었지만, 동대문 쇼핑몰 무대에서 우승하셨던 건 몰랐어요. 그때 처음으로 무대 위에 서는 즐거움을 알게 되셨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춤추는 걸 워낙 좋아했고 주변에서 춤을 잘 춘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춤을 잘 추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으로 춤을 잘 춰서 웃기는 애라는 걸 알게 됐죠. 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무대에 올라갔던 거였는데, 제가 생각했던 반응과 달리 사람들이 웃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내가 이 몸으로 춤을 잘 추는 게 웃긴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구나’라는 걸 명확하게 알았죠.

 

『나는 괜찮은 연이야』에서 직접 그린 그림을 공개하기도 하셨는데요. 그림을 전공하다가 개그맨이 되기로 마음먹으신 계기가 있었나요?


제 안에 있는 또 다른 끼를 발견하게 되면서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 10년 넘게 그려온 그림을 버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마침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성적과 그림을 같이 준비해야하는 현실을 뒤늦게 알게 된 거예요. 저는 그림만 그렸던 사람이었으니까 공부는 손 놓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공부를 하려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하지만 현실은 아무리 그림 실력이 좋아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서울권 대학에는 시험을 볼 수 없었죠. 그래서 슬럼프가 시작됐고, 그러다 보니까 그림이 싫어졌어요. 때마침 새로운 끼가 치고 올라오면서 기회가 됐고요.

 

오늘 『나는 괜찮은 연이야』의 독자들과 만남을 가지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계획이세요? 


말씀드릴 내용을 미리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독자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강연의) 주제는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장점을 살리라는 건데요.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자격지심이나 자존심 등 많은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 단점은 고쳐지지 않는 것 같아요. 만약 외모가 단점이라면, 외모를 고친다고해서 만족하게 되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계속 고치게 되죠. 저는 그게 싫어요. 제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부분을 끄집어내서 보여주자는 주의예요. 솔직히 고치려고 했으면 얼마나 많이 고쳤겠어요(웃음). 기회도 있었을 테고, 고쳐주겠다는 곳도 많았을 테고, 트레이너도 구할 수 있었겠죠. 그런데 그렇게 고친다고 해도 외모에 대한 자신감은 안 생길 것 같았어요. 독자 분들께도 그런 얘기들을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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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섭외가 들어온다면…


이번 책에서 연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들려주셨어요. 여성 독자들에게 ‘단호박 같은 여자’로 살아야 한다고 조언하셨는데, 할 말을 똑 부러지게 잘 하는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인가요?


하고 싶은 얘기는 해야 돼요.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러지 못해서 쌓이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터져버리는데, 너무 오랫동안 쌓아왔기 때문에 눈물부터 나요. 어떤 부분이 왜 상처가 됐는지 이유를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거예요. 그러면 상대는 ‘얘가 생전 안 그러다가 왜 갑자기 그러는 거야’하고 생각하게 되고, 저는 속 좁은 애가 되어버리죠. 그래서 쌓아놓지 말고 그때그때 표현하는 게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그렇게 해야 자신이 덜 힘들고요. 저도 원래부터 그런 스타일은 아니라서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의미에서 단호박이 되자고 했던 거고요.

 

‘연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주변에 어린 친구들이 많다고 하셨어요. 연애할 때는 어떤가요?


제가 케이팝과 춤을 너무 좋아해서 관련된 영상을 보고 배우다 보니까 어린 친구들이 편했어요. 그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때도 불편한 부분 없이 잘 어울릴 수 있겠더라고요. 그들도 저를 불편해 하지 않고요. 그래서 친해지다 보니까 주변에 연하들이 많아진 거예요. 솔직히 어렸을 때는 자신감이 없었던 저였는데, 어린 친구들을 만나면서 내가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힘이 나기도 했어요. 그렇게 20대 중후반을 거의 동생들과 보냈는데, 지금 30대의 저로서는 동갑 친구들을 많이 찾고 싶어요. 이제는 어딘가에 기대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연하라고 해서 기댈 수 있는 상대가 되지 못하는 건 아니겠죠. 주리도 그렇고 미려 언니도 그렇고 백지영 언니도 연하를 만났잖아요. 어른스러운 연하든 동갑이든 오빠든, 저를 필요로 하고 저도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집에서는 애교가 없는 딸이라고 하셨어요. 그래도 연애할 때의 모습은 다를 것 같은데요.


남자친구가 있을 때는 나름 애교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숭이 있는 거더라고요. 제가 방송에서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걸 사람들이 다 아니까, 그것보다 조금 약한고 여성스러운 모습은 보여줬어요. 그런데 애교는 없었더라고요. 내숭이었던 걸 인정합니다(웃음). 연애할 때 한 번도 애교를 부려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술 먹으면 애교가 나오더라고요. 술 마신 제 모습을 찍은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3초 동안 보고 지웠어요. 제 모습을 보고 제가 놀랐다니까요. 가끔씩 방송에서 개그맨들이 이국주는 술 먹으면 귀여워진다고 말할 때 안 믿었는데, 직접 제 모습을 보니까… 평소에 못한 애교를 쏟아내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연애 경험이 많진 않지만 많이 차여봤기 때문에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아직까지 <마녀사냥>에서 이국주 씨를 만나보지 못한 게 아쉬워요.


솔직히 섭외가 들어오면 한 번 생각을 해 볼 것 같아요. 과연 제가 해줄 이야기들이 있을까 싶어요. 저는 화려한 연애를 해본 것도 아니고 많은 연애를 한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친구들한테 정말 많이 상담을 해줬어요. 제3자가 봤을 때 명확한 부분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걸 정확하게 말해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예쁜 여자들은 가만히 있어도 남자가 먼저 다가오고, 그렇게 연애가 시작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가기 위해서 해야 할 게 너무 많은 거예요(웃음). 저는 그런 걸 알려줄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많이 차여봤기 때문에 썸인지 아닌지, 연애인지 아닌지 구분해줄 수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막상 <마녀사냥>에 출연하면 쑥스러울 것 같아요. 출연자 분들처럼 연애를 많이 해본 건 아니니까요.

 

‘힘들고 괴로운 일들을 안고 있는 사람들 중에 단 한 사람에게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적으셨죠. 그것이 이국주 씨가 개그맨으로 살아가는 이유일까요?


일단 제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자체도 너무 좋아요. 평소에 저도 ‘저 사람도 사는데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스타킹>에 출연하면서 배운 점도 많아요. 저는 신체가 건강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지 않아도 힘들 때가 많은데, <스타킹>에는 몸이 불편한데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멋진 무대를 보여주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힘을 내곤 해요. 그 분들도 그걸 좋아하시고요. 그런 것처럼 누군가 저를 보고위로를 받고 버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힘든데 고칠 방법이 없다면 ‘이국주도 저렇게 멋지게 사는데 나도 힘을 내보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나는 괜찮은 연이야』를 통해서 독자들과는 어떤 ‘연’을 맺고 싶으세요?


저는 SNS에서 책 제목으로 해시태그를 달아놓고, 독자 분들에게 댓글을 달아드리고 있어요. 제가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직접 책을 사서 봐주시는 분들이잖아요. 제가 댓글을 달아드리는 것만으로 그 분들의 기분이 좋아지실 수 있다면, 그 순간이 인생에서 작은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저한테서 도망가실 수 없게끔 탄탄한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나는 괜찮은 연이야』는 부담 없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독자 분께서 “호로록 읽혔다”고 하시던데, 개인적으로 그 표현이 너무 좋더라고요. 오늘 하루 할 일이 없을 때, 데이트가 취소됐을 때, 하루 만에 쉽게 읽으실 수 있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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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연이야이국주 저/양지은 편 | 자음과모음
개그우먼 이국주는 자신을 꽃에 비유한다면 ‘연꽃 같은 여자’라고 한다. 연꽃은 둥글고 크다.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도 전혀 진흙에 물들지 않고, 시궁창에서 피어도 향기가 가득하다. 뚱뚱해도 당당하고 빛나는 여자 이국주는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고. 누군가 만약 외모에 자신이 없다면 지금부터 ‘연꽃’ 같은 여자로 살아가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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