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어요.” 지난 7월 24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JTBC 드라마 <라스트>의 시청소감이다. 윤계상, 이범수, 박원상, 박예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라스트>는 2011년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인기리에 연재됐던 강형규 작가의 동명웹툰이 원작이다.
『라스트』는 주식작전에 실패한 펀드매니저 ‘장태호’가 서울역 노숙자가 되면서 시작된다.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사기극에 휘말려 순식간에 쫓기는 신세가 된 장태호는 서울역 노숙자들을 상대로 한 지하경제 시스템을 발견하고, 100억 규모의 블랙 머니를 소유한 곽흥삼의 존재를 알게 된다. 장태호는 사회에 복귀하기 위해 곽흥삼의 100억 원을 빼앗으려 하고, 그 속에서 극단적인 양육강식의 먹이사슬과 맞닥뜨리게 된다. 16부작 드라마 <라스트>는 현재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과 빼어난 연출력으로 원작 웹툰까지 덩달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강형규 작가는 드라마 <라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윤계상을 처음 본 순간, “장태호가 걸어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웹툰 『라스트』의 주인공 ‘장태호’의 눈빛을 쏙 빼 닮았기 때문이다. 4년 전, 완성했던 작품을 TV로 다시 보는 소감은 어떨까. 강형규 작가는 연신 “제작진과 배우들이 참 영리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2년 『영챔프』에서 단편 「환영문」으로 데뷔한 강형규 작가는 장편 「장화림」으로 대한민국 만화대상 신인상 수상했고, 2010년부터 웹툰 「무채색 가족」, 『라스트』, 『다이아몬드 더스트』, 『쓸개』등을 연재했다. 지난 7월, 「왈퐈」 연재를 마쳤고 현재는 휴지기를 갖고 있다.
드라마 <라스트> 제작진, 영리한 캐스팅
<라스트>를 본방 사수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되게 흡족하게 보고 있어요. 우선 캐스팅이 좋았어요. 제작진이 영리했던 것 같아요. 사실 『라스트』가 2011년에 연재된 작품이다 보니, 저에게는 좀 희석된 느낌이 없지 않았어요. 몇 년이 지난 후 영상물로 다시 보게 된 건데, 아무래도 출연자들이 저보다 더 각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작발표회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모든 배우들이 원작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마운 일이죠.
곽흥삼 역을 배우 이범수 씨가 맡았는데, ‘신의 한 수’라는 평이 많습니다.
모든 캐릭터가 그렇지만 곽흥삼은 특히 애착이 많은 인물이에요.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보면 말론 브란도가 결정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장면의 분위기를 모티프 삼아 곽흥삼의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세상에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곽흥삼은 지옥의 묵시록의 말론 브란도의 첫 등장 신처럼 항상 어두운 조명에서만 등장해요. 그러다가 그의 악행이 다 드러나고, 장태호와 마지막 파티를 벌일 때, 원작 『라스트』에서는 노숙자들이 살고 있는 지하도의 백열등 아래에서 파티를 하죠.
“감정도 돈이야. 비즈니스에 방해돼”라는 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곽흥삼이라는 캐릭터를 만들면서도 ‘애를 어떻게 몰락시키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곽흥삼이 장태호에게 “그릇 좀 보자”는 말을 하는데, 그러면서 “나는 장태호 안 믿는다. 나를 믿지”라고 말해요. 결국 오만함 때문에 몰락하는 게 곽흥삼이에요. 오만함을 씻었던 장태호는 곽흥삼을 이기고, 곽흥삼은 오만함을 버리지 못해 장태호에게 지게 돼죠. “감정도 돈이야”라고 말했지만, 결국 스스로는 자기 오만함에 빠져서 자멸한 인물이 곽흥삼이에요.
만화가로서 작품을 그리는데, 방해가 되는 감정이 있다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주일에 한차례씩 원고 마감을 해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시간은 촉박하고요. 그러다 보니 기쁘던 슬프던 모든 감정이 다 일하는 데 방해가 돼요. 앉아서 그림을 그리다가 보면 미세한 감정 변화에도 집중하게 되고, 몸에 조금만 변화가 와도 금세 알아채요. 예민해지죠. 세상 만물이 주는 감정에 휘둘리고, 그것과 싸우며 책상에 앉아있어요. 봄, 가을이 되면 놀고 싶고, 여름, 겨울이면 기후 때문에 괴롭고요. 무한 반복되는 느낌이랄까요.
주인공 ‘장태호’ 캐릭터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아무래도 저겠죠. 어렸을 적에 오만하기도 했고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경험도 했고요. 만화가로 데뷔는 빠른 편이었지만 무명 시절이 워낙 길었어요. 힘들었어요. 장태호가 자장면 그릇 옆에 있는 단무지를 먹을까? 말까? 망설이는 장면이 있었잖아요. 그게 제 경험이에요.
드라마에서 장태호는 결국 단무지를 먹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실제로 먹었어요. 제가 20살 때부터 29살까지 하숙집에서 살았어요. 만화가로 데뷔했지만 보증금 5백 만원을 못 구했거든요. 장태호는 단무지를 먹는 걸 포기했지만, 저는 옆방 사람이 시켜 먹은 자장면 그릇 옆에 있는 단무지를 반찬으로 먹었어요. 하숙집에서는 점심을 안 주니까, 아침밥을 많이 퍼와서 밥을 남겼다가 점심으로 끼니를 때웠는데 밥만 먹기는 힘들었으니까요. 저는 그게 부끄럽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그냥 ‘저 사람이 만화를 오랫동안 그렸나 보다’라고 생각하겠지만, 노력 없이 만화가가 된 건 아니에요.
『라스트』를 만들기 위해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들을 직접 만나고 취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노숙자들을 만났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우선 생각보다 노숙자 분들이 많다는 거였어요. 제가 본 노숙자들의 모습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뭔가 작은 것에서 위안을 얻으려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됐던 것 같아요. 사실 서울역을 많이 지나다녀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혀 노숙자 같지 않은 분들도 많이 계세요. 생각보다 되게 멀끔하시고 정중하신 분들도 많고요. 취재할 때 중년쯤 되시는 남자 두 분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무리 네가 나무 판자를 구해오더라도 꼭 박스는 바닥에 깔아야 해”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그분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였어요. 이 분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제가 어떻게 말할 순 없을 것 같아요. 말할 수 있는 건, 이분들이 무서운 분들이 아니라는 거예요. 누구나 이런 상황에 처할 수 있고 그들도 저희와 별반 다를 게 없어요.
감정은 풍부하고 구조는 단순한 만화
2010년에 연재한 「무채색 가족」은 전작들과 비교해봤을 때, 주제나 그림이 새로웠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이들 가족의 가훈(‘명확한 의사전달 오해 없는 우리사회’)이 등장하는 이야기였어요. 작가님의 신조 아닐까, 싶더라고요.
맞아요. 저는 한 사람을 대변하는 건, 그 사람의 생각이나 정황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무채색 가족」의 왕년에 잘나가던 소설가 ‘조강병’은 가정에 소홀한 아빠에요. 조강병은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이렇게 됐지만, 내 마음은 그게 아니었어”라고 말하는데, 전 그런 사람이 싫어요.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니라, 그 사람은 그냥 가정에 소홀한 거예요. 핑계를 될 게 아니라,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그런 실수를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꼭 반성하고 사과했으면 해요. 사실 저 역시도 이런 생각을 한 게, 오래되지 않았어요. 생활에서 이 신조를 얼마만큼 지켜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려고 해요.
“어떤 만화를 그리고 싶다”라는 소망이 있다면요.
추구하는 건, 감정은 풍부하고 구조는 단순한 만화에요. 사실 구조를 현란하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감정을 쏟기에 딱 적당한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죠. 여러 가지 사건을 만들어내는 건 어렵지 않아요. 제가 만화 작업을 할 때, 항상 패턴이 있어요. 감정적인 작품을 한 편 했으면 그 다음에는 구조가 복잡한 작품을 하는 스타일이에요. 「무채색 가족」 다음에 『라스트』를 그렸고, 그 다음에는 우울한 감성의 『다이아몬드 더스트』, 치밀한 작품인 『쓸개』, 분노의 감정을 담은 「왈퐈」를 한 게 다 이유가 있어요.
가장 최근에 작업한 「왈퐈」는 의문사를 당한 남자를 둘러싼 그의 아버지와 아내의 복수 이야기입니다. 어디에서 소재를 얻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만들어 보고 싶었던 두 가지 테마가 있었어요. 하나는 세상에 대한 분노를 어디에 표출해야 할 지 모르는 이들의 이야기였어요. 자신의 불만과 분노의 대상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또 하나가 위장된 모습이 아닌, 본연의 모습을 내비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죠. 그 두 이야기 합쳐진 이야기가 「왈퐈」입니다. 취재보다는 자료가 많이 필요했던 작품이었어요. 사이코패스에 대한 자료와 사건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자료를 뒤지면 뒤질수록 「왈퐈」를 포기하기 싶어지더군요. 공포 영화도 못 보는 저로서는 정말 괴로운 시기였습니다. (웃음)
「왈퐈」 이후, “감정의 흐름을 주로 하여 서사를 이루는 작필은 당분간 지양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다 이유가 있었네요.
「왈퐈」는 정말 힘든 만화였습니다.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가며 대사를 쓰고, 그들의 얼굴을 그리는 것이 너무 괴로웠죠. 표정의 대부분이 울고, 괴로워하고, 화내고, 죽일 듯 째려보고. 이런 거 밖에 없었으니까요. 연재하는 내내 연쇄 살인마의 심정과 가족을 잃은 이들의 심정을 되새기고, 연구하고, 마음에 붙잡아 두어야 했어요. 전 항상 연재가 들어가기 전에 전체 이야기를 다 짜둬요. 회차까지 나누어 두죠. 연재 때는 그것을 계획대로 옮기기만 하면 돼요. 그래서 이런 강한 감정의 원고를 해도 삶의 정서에 영향을 안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주인공들의 얼굴만 봐도 괴로웠어요. 날마다 악몽을 꿨어요.
21살, 상대적으로 일찍 만화가로 데뷔를 하셨는데요. 만화를 선택한 계기가 있었나요?
청소년기 시절에 홍콩 영화를 많이 봤어요. 형, 누나가 7살, 11살 차이인데, 그들이 접하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일찍 받아들이게 됐어요. 라디오를 많이 들어서 팝 음악도 좋아했고요. 일찍 성숙했던 것 같아요. 집에 책이 많아 고전도 많이 읽었고, 영화도 많이 봤어요. 음악도 잠깐 했고 그림은 조금씩 깨작깨작 그렸는데, 생각해보면 다 표현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중학생 때는 농구선수가 꿈이기도 했는데 그 때는 『슬램덩크』를 열심히 봤거든요. 영향이라고 보면 영향일 수 있겠죠.
글과 그림 중에 어떤 작업이 더 힘든가요?
그림이죠.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요. 그림은 계속해서 바꾸게 돼요. 탈고를 한 다음에도 계속 바뀌고, 말 칸이 없어지기도 하고 캐릭터의 표정이 바뀌기도 하고. 그릴 때마다 항상 어려워요.
『미생』과 같이 웹툰이 단행본으로 성공한 케이스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좋죠. 다행이다 싶고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렇게 될 일은 없을 것 같지만(웃음).
장담은 못하죠. 『라스트』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드라마를 재밌게 본 분들이 원작을 궁금해하는 경우가 있긴 하더라고요. 봐주시면 감사하죠.
강형규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팬)들의 특징이 있을까요?
만나 본 팬들의 대부분이 연세가 좀 있으셨어요. 전문직을 가진 분들이 꽤 많았고요. 깊은 대화를 나눴던 분들도 많았었는데, 모두 삶에 진지한 태도를 가지신 분들이었어요. 언제나 팬과의 만남은 참 즐겁습니다. 저도 몰랐던 제 작품에 대한 견해들을 들을 때면 참 신기하고, 때로는 반성도 하고 그래요. 최근엔 아버지뻘 되시는 팬 분이 「왈퐈」 이야기 후, “주인공인 욱철과 혜봉은 어떤 삶을 살게 되느냐?”고 여쭈시더라고요. 작품 이후의 해석은 독자들의 몫이라, 저도 말씀 드리기가 어렵지만, 그럼에도 제 생각을 말씀 드렸더니, 약간 실망하는 눈빛을 보이셨어요. (웃음) 그 분이 생각한 모습과 달랐나 봐요. 좀 죄송했어요.
각 작품마다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독자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웹툰 『라스트』는 특히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인가요?
통쾌함이 가득해서 남녀노소 모두가 킬링타임용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목적 달성을 위해 숨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분들이라면 더욱 공감하며 보실 거라 생각해요.
사람들과의 우정, 사랑을 생각해본다면
「왈퐈」 이후 한 달 정도 쉬신 것 같은데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사실 제가 좀 냉혈한 사람이었거든요. 우정이나 믿음, 뭔가 사람들이 모여 합심해서 노력해서 승리하고. 이런 정서가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올해부터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정, 이런 감정들을 진심으로 느끼게 됐어요.
계기가 있었나요?
올해 딸이 태어났습니다. (웃음)
결혼하셨는지 몰랐습니다. 우선 축하합니다.
(웃음) 사실 공개한 적이 없어요. 딸이 태어난 후로 ‘아 순수하게 사람을 진짜 좋아할 수 있구나’를 알게 됐어요. 물론 아내도 순수하게 사랑하지만 아내는 뭐랄까, 저와 오랫동안 고생을 많이 해온 동지의식도 있고요. 딸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저랑 아내를 그렇게나 좋아해요. 둘 중에 한 사람이 없으면 난리가 나고요.
(웃음)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엄마, 아빠니까요.
그런가요? 아무튼 제가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작년에 아내가 딸아이를 임신했을 때 제가 「왈퐈」를 시작했는데, 이 만화가 아들 죽인 놈을 잡으러 가는 이야기잖아요. 작업실에서 그런 만화를 그리다가 집에 가면 내 아이가 있으니까. 되게 괴롭더라고요. 정신분열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제가 갑자기 『요츠바랑』같은 만화를 그리게 되진 않겠지만. 뭐랄까. 좀 변한 것 같긴 해요.
강풀 작가님은 딸 바보 아빠가 되면서, 창작 그림책을 펴내기도 하셨는데요. 강형규 작가님의 딸 바보 그림책은 볼 수 없을까요?
(웃음) 모르겠어요. 아마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평생 없을 거라는 보장도 못하죠.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는 독자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재밌게 『라스트』를 봐달라는 이야기밖에요. 이런 대답 너무 뻔하고 정말 싫죠?
그게 사실인데, 뻔하다고는 말할 수 없죠. (웃음)
요즘 정말 이야기가 넘쳐나는 세상이잖아요. 그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제 작품을 선택해주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 드려요. 「왈파」 연재가 끝난 지 딱 한 달이 됐는데요. 만화가로 데뷔한 이후 열흘 이상 쉰 적이 없어요. 연재 끝나면 곧바로 다른 작품 준비를 들어갔으니까요. 계속 그렇게 살다 보니 몸이 고장이 났어요. 몸뿐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지치더라고요. 이번에는 조금 더 쉬려고 해요. 많은 분들이 볼 때는 다 똑같은 만화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매번 새로운 작품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번에는 작품을 좀 쉬면서 사람들과의 우정, 사랑 같은 걸 더 생각해보고 싶어요. 생각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고요.
라스트 LAST 세트 강형규 글,그림/창작집단A.P 기획 | 애니북스
조폭의 돈 70억으로 시작한 주식작전의 실패로 펀드매니저 장태호는 순식간에 동료, 연인, 가족, 그리고 모든 돈을 잃고 쫓겨 다니게 되고, 결국 노숙자가 되어 서울역에 들어서게 되지만, 그곳이 100억 규모의 블랙머니가 오가는 암흑경제의 중심지였음을 깨닫는다. 그는 소문의 100억을 사회 복귀의 밑천으로 삼고자 하지만, 서울역에는 극단적인 약육강식의 먹이사슬로 돌아가는 지하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촘촘히 짜인 서열을 하나씩 밟고 올라가야 하는 장태호는 결국 그 어둠의 세계를 만들어낸 ‘무적의 사나이’ 곽흥삼과 마주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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