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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 경계를 허무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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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의 음악은 묘하다. 앨범 단위에서뿐 아니라 곡 단위에서도 결코 하나의 장르와 정서와 느낌에 포박되지 않는다. 드넓은 음악적 스펙트럼 속에서 자유분방하게 자기만의 ‘이색’을 만들어 낸다. 국내에서의 그의 음악적 입지도 그렇다. YG와 작업을 하고 아이돌 가수의 곡을 쓰지만 그렇다고 메이저 가수로 칭하기엔 그의 일부만을 포착한 느낌이다. 인디 뮤지션이라고 말하기도 그 폭넓은 활동 범주를 생각하면 어딘가 모자란 정의 같다. 그래서 결국은, ‘경계를 허문다’는 수식을 붙일 수밖에 없게 된다.

 

경계가 지워지는 자리에서 구분되었던 양쪽은 하나로 결합한다. 경계를 흩트리는 선우정아에게서 대중성과 예술성의 빛나는 조우를 기대하게 되는 건 그래서다. 최근 <4x4>라는 미니앨범으로 매주 음원 공개를 하는 선우정아를 만나 기대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지루했던 더위가 한풀 꺾인 여름의 끝자락, 어느 날이었다. 선우정아는 자신의 음악적 고민과 갈망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물음에 답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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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지내나? 특별히 빠져 있는 일이 있다면?


건강을 좀 챙기고 있어요. 20대 후반에 불현듯 든 생각이, 저는 평생 창작활동을 하는 게 꿈인데 이렇게 살다가는 창작이고 뭐고 죽겠구나 싶은 거예요. 그래서 담배도 끊고 몸을 좀 만드는 중이에요. 원래 체력이 그렇게 좋진 않아요. 자주 피곤해해요. 그럴 때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게 되고요. 뇌에 너무 여유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에요.

 

스트레스를 좀 받는 편인가? 음악으로든 일로든.


스트레스 엄청 받아요. 그게, 자기 욕심인 거 같아요. 그래도 많이 놓고 있어요. 이게 내 욕심이란 것을 인지하고, 또 내가 부리는 이 욕심은 내가 가진 것보다 항상 위에 있으니까 내려놓는 게 맞다는 걸 알고서요. 그게 포기가 아니라 현실에 순응하는 거란 걸 깨닫고 나서는 스트레스가 좀 줄기는 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선우정아의 음악은 자기 색깔이 강하고 매우 독특하다. 그런데도 노래를 듣다 보면 이 사람이 타협점을 찾기 위해 엄청 발버둥을 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런 면에서 선우정아가 무조건 ‘마이웨이’만을 좇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앞서 말한 자기 욕심이란 건, 더 많은 대중이 내 음악에 반응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도 절대 내 음악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두 가지 생각 때문이 아닐까?


정확하십니다. 깜짝 놀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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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발매된 2집 <It「s Okay, Dear>이 당시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즘에서도 그해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했었다. 2집을 들으면서 궁금해진 게, 음악적으로 지금의 선우정아를 만든 음악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최초의 음악적 충격은 무엇이었나?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에 나오는 음악들이었어요. 7살 때 그 영화를 보고는 「My favorite thing」에 충격을 받았어요. ‘아! 이 멜로디 뭐지?’ 즉석에서 노래 부르면서 삶을 만드는 것도 충격이었고요. 당시에 노래 제목도 모른 채 그 뮤지컬과 음악에 빠졌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대학교 들어와서 재즈 연주자들이 보는 악보 모음집을 보며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딱 치는 순간 갑자기 소름이 돋았어요. 어렸을 때 충격을 줬던 그 노래가 바로 「My favorite thing」인 거예요. 그걸 뒤늦게 알았어요. 그때 또 한 번 충격을 받아 제 스타일대로 리메이크가 바로 나왔고, 그걸 1집 앨범에 넣게 됐죠.

 

그 영향이 2집에 들어 있는, 뮤지컬적 요소가 다분한 수록곡 「Worker holic」에 묻어난 것 같다. 그 뒤의 충격은? 다분히 록적인 느낌도 있는데.


서태지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땐 서태지를 잘 몰랐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서태지 씨가 「울트라맨이야」로 컴백을 했었는데, 그때 그 굵직한 일렉기타 사운드에 깜짝 놀랐어요. 당시 서태지 앨범 들으면서 ‘콘’이랑 ‘림프비즈킷’을 알게 되고, 림프비즈킷 3집을 들었는데 「Rollin」이란 곡도 완전 충격인 거예요. 그러면서 하드코어한 쪽으로 계속 또 듣게 됐죠. 마릴린 맨슨도 듣고.

 

해비한 록 음악에 영향을 받았는데, 지금은 감성적인 면에서 조금은 기이한 음악을 한다. 그렇게 만든 건 무엇이었나?


그건 대학교 가서 재즈를 만난 것! 말로 교수님을 만난 영향인 것 같아요. 당시에 저는 HOT 빠순이(!)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됐고, 그 직후에는 록에 빠졌고, 그래서 피어싱 잔뜩인 상태로 학교를 갔어요. 재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재즈 보컬이란 게 멋있어 보여서 재즈 보컬 교수님을 선택한 거였죠. 그때 교수님이 「Stairway to the stars」를 재즈싱잉으로 불러주시는데 거기에 세상이 뒤집혔어요.

 

당시에 학교에서 음악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


저 약간 모범생이었어요. 믿으실진 모르겠지만. (웃음) 점수쟁이였어요. 저 때는 실용음악이란 말이 낯설 때라 고3이 돼서야 처음 ‘실용음악’이란 단어를 알았는데, 그때 바로 생각했죠, 그럼 나는 성적에 힘을 쏟을 게 아니라 실기를 준비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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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 음악은 개성적이나 어딘가 모르게 배운 느낌이 있다. 예를 들면 코드워크라든가 변조라든가, 선우정아 음악에서 많이 쓰는 수법들이 자연스러운 발로가 아니라 지적인 상태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좀 내려간다면 더 많은 대중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


그죠, 그래서 지금 좀 내려오고 있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머리가 너무 무거웠고 또 컸어요. 지금은 그런 것들을 좀 풀어 버리려고 해요. 그런데 그것도 공부를 빡세게(!) 해놓고 나니까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에 비해 보컬은 자연스럽고 날 것의 느낌이 있다.


날 것이죠. (웃음) 스캣 할 때는 근본 없다고 욕먹을 때도 있어요. 고급스러운 느낌이 아니고 길바닥에서 노래 부르다 온 느낌이 나니까요. 왜 씬에서 “실용음악 하는 냄새나” 그러잖아요. 그 말 듣기가 싫어서 되게 발버둥 쳤던 것도 있어요. 사실 배운 사람처럼 노래했던 기간이 길었어요. 어렸을 때 목소리를 들어보면 더 맑고, 발성을 옳게 하려고 애쓰는 게 느껴져요. 물론 목을 상하게 하는 보컬이었기 때문에 옳은 발성을 익혀야 하는 것도 필요했어요. 지금 들어보면 그때 목소리가 되게 고와요. 그래서 힘이 없어요. 꽂히는 느낌도 없고요. 어찌 됐든 그런 과정을 거쳐 오니 자기 색깔을 찾아가면서도 목이 덜 상하게 됐어요. 물론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죠. 음, 요즘 우려되는 건, 팝을 하다 보니 정해진 프레이즈를 잘 만들어야 하는 디렉팅 능력은 키워졌고 거기에 몸도 적응했지만, 여기에 너무 꽂히면 지나친 뽕필이 나기 쉽거든요. 순간적인 감정을 호소하는 억지스러운 슬픈 영화 같은 호소력이 나올 수도 있어요. 지금은 그걸 조심해야 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자기에 대한 분석도 철저하고 정확한 것 같다.


네, 진짜 이런 것에 대해 공부를 안 하면 아무리 멋있었던 사람들도 바보 되는 건 순식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직업은 계속 공부해야 돼요. 저뿐만 아니라 평생 음악을 하는 사람들, 스팅이나 뷰욕, 스티비 원더 등등 다들 방식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평생 자기만의 방법으로 훈련하는 거잖아요. ‘예술이 노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편해졌어요.

 

「워커홀릭」 가사 중에 ‘난 더 원해 / 아직 배고파 / more work / more money’라는 부분이 나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분명 거짓말쟁이일 거다. 현재 내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하는가?


당연히 하죠. 그래서 다른 가수들에게 곡 의뢰 들어오면 ‘아이구’ 하면서 열심히 하는 거죠. 그게 제가 제 음악을 좀 제 음악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데 영향을 끼친 것도 같아요. 딴 데서 돈이 들어오니까 제 거 할 때는 돈 걱정 좀 덜 하고서 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요즘에는 거기에 언제까지나 매달릴 수 없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타이틀성 곡을 줄 만한 레벨도 아니고 또 거기에 기대고 싶지도 않고요. 예전에는 외부 음악으로 돈을 이만큼 벌고 내 음악으로는 돈을 못 벌었다면, 이제는 균형을 맞춰야겠다 싶어요. '

 

「알 수 없는 작곡가」를 들으면서 선우정아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갈등과 고뇌가 심하다고 느꼈다. 선우정아의 음악에는 불안과 긴박의 정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이게 정서적 차원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음악 스타일 자체가 더 많은 대중을 원하는 선우정아에게 하나의 갈등 요소가 되는 건 아닐까?


제가 그리 못된 사람은 아닌데, 제 음악은 항상 날이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비슷한 생각을 저도 했어요. 저는 분명 더 많은 사람에게 내 노래가 들려지길 바라는 사람이고, 돈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도 아니거든요. 근데 너무나 ‘나’스러운, 그러니까 삶에서 그냥 훅 나오는 호흡 같은 곡들을 듣고서 누가 위안이 될까.... 가뜩이나 요즘 세상도 힘든데. 그래서 좀 편안하고 쉴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우정아는 자기 음악이 대중에게 툭 다가갔을 때의 원초적인 느낌이 너무 나이브하거나 상업적이면, 아무리 대중에 대한 욕심이 있어도 실망스러워할 사람이다. 자기 세계가 있는 거다.


네. 그래서 처음에는 체념을 했어요. 나는 어쩔 수 없다고. 그런데 한 앨범에서도 음악 말고도 여러 가지 분야가 있잖아요. 정용화 씨와 콜라보레이션 했던 「불꽃놀이」도 기획력이었고, 「봄처녀」도 스타일링이 많이 들어간 거고요. 제 음악 그대로인데도, 음악에다가 그 외적인 것에 더 신경을 쓰는 만큼 반응이 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좀 자신감을 찾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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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발표된 「봄처녀」는 좀 의외였다. 그 노래 들으면서 앞으로 선우정아 음악의 결도 약간의 변화가 있겠구나 생각했다. 무엇보다 분위기가 훨씬 대중화되고 타이밍을 맞출 줄 아는 여유도 생긴 것 같았다. 당시 봄 노래가 폭발적으로 나오던 시기적 영향을 받은 건 아닌가? 그저 내 음악을 한 거였나?


「봄처녀」는 워낙 놀면서 나온 프레이즈였어요. 진짜 오래전에 써 놨던 곡이고요. 신나는 음악도 좋아하고 춤도 좋아하는데, 제가 쓰는 음악은 전부 템포가 처져요. 그래서 신나는 음악 좀 썼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별 생각 없이 약간 툭툭 뱉고, 근데 그게 별 의미가 없는 말들 있잖아요. 그런 가사를 쓰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어요. 일렉기타로 「비온다」의 연주 부분을 치고 나서는, 뭔가를 더 해볼까 하다가 봄처녀의 그 주요 리듬 라인이 나왔는데, 괜찮아서 녹음을 해놨어요. 그러고선 잊고 살다가 문득 생각나면 멜로디에 그 리듬을 얹고, 그렇게 쌓아 간 거죠. 되게 자연스럽게.

 

정용화와 콜라보레이션한 「불꽃놀이」도 잘 만들었다. 은근히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대중적인 접근을 했다.


그런데 참 신기했던 게, 사람들이 제가 「입김」을 쓴 줄 알고, 정용화 씨가 「불꽃놀이」를 쓴 줄 알아요. 사람들 생각이 참 단순한 게, 발라드니까 왠지 음악 하는 애가 썼을 거야, 신나는 곡이니까 아이돌 음악 하는 애가 썼을 거야 하더라고요. 그걸 새롭게 알았어요.

 

「그러려니」를 만들 때는 어떤 상황이었나?


가사 그대로의 상황이었습니다. 서른 살이 되던 때 만들었어요. 결혼까지 하고 나서 20대와는 환경이 많이 달라지면서 인연들도 끊기게 되고, 그런데 이건 누가 잘못했는지 따질 수도 없고, 어릴 때와 다르게 그걸 따지지도 않게 되더라고요. 각자가 후회한다고 해도 쉽게 되돌릴 수 없는 거예요.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른의 세계가 시작된 느낌이었어요.

 

한마디로 선우정아판 「서른즈음에」다. 결혼 전과 결혼 후의 변화도 영향이 있었던 건가?


그죠. 서른이 되면서 이전과 다른 감정에서 나온 것 같아요. 결혼 후 감정적으로 달라지는 건 많았는데 음악에까지 영향을 확 끼쳤는지는 모르겠어요. 단지 제가 나이가 들고 지쳐서 느린 음악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심하게 느린 음악. 그리고 가사도 포크에 어울릴 만한 가사라든지. 한마디로 루즈한 음악이 많이 나왔어요. 저는 위로가 되는데, 내고 싶지는 않은 그런 음악들.

 

선우정아가 쓰는 가사 자체가 지극히 포크적이다.


2집의 경우도 전부 다 제 이야기인데, 삶에서 생각나는 것 같아요. 글은 진짜 갑자기 떠올라요. 그냥 제 안에서 꺼내는 느낌이랄까. 뭔가가 영감을 줬더라도 한참 속에서 숙성이 되다가 어느 순간 확 오는 것 같아요. 편곡 같은 건 바로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 것 같고요. 좋은 음반을 듣거나 좋은 영화를 보면, 그 영상미가 편곡에 도움을 주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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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과 이후 싱글 중에 앞으로 음악하는 데 시작점이 되겠구나 싶은 곡이 있다면 무엇일까?


「봄처녀」인 것 같아요. 제 이름이 음악 씬에 퍼지는 데 기반을 마련해 준 곡. 또 그 전까지는 가내수공업이 많았어요. 그런데 「봄처녀」는 돈 들이고 투자도 받으면서 스타일링을 한 거였고, 저는 그런 모습을 좀 원했었어요. 너무 홈레코딩이나 혼자 다 해결하는 것보단 다 같이 하는 게 좋거든요.

 

「삐뚤어졌어」라는 곡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그 곡은 어떻게 알려지게 됐나?

 

쓴 지는 오래됐어요. 2006,7년 즈음 만들기 시작해서 2011년에 물리적으로 완성됐던 노래니까요. 2집에 수록은 안 됐고, 2013년에 민트 브라이트 컴필 앨범에 실리면서 알려진 건데, 이상하리만치 사랑을 많이 받는 노래예요. 이번에 나올 미니앨범에 담으려고요! 제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발매되는 건 처음이라 괜히 ‘드디어’라는 단어를 자꾸 생각하게 돼요. 원치 않았는데 나 모르게 자꾸 미뤄지게 됐던 일을 시원하게 마무리한 기분이랄까요.

 

미니앨범에 대해 말해 달라. 당분간은 미니앨범으로 활동을 계속하는 건가?


색깔이 모두 다른 4개의 곡을, 4개의 쇼케이스를 통해 1주일마다 한 곡씩 선공개할 생각이에요. 그래서 미니앨범에 <4x4>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삐뚤어졌어」는 그중의 한 곡이 될 거고요. 쇼케이스를 마무리하면, 종종 작은 공연이 있을 거고, 11월에는 단독 공연이 있어요. 그 공연이 끝나면 정규 3집을 만들려 해요.

 

2집이 너무 극찬을 받아서 3집을 만드는 데 약간 부담이 되겠다.


약간이 아니에요! 상까지 받았잖아요.(웃음) 사람들이 상 받고 나면 부담된다고 하는 게 완전 남의 이야기였는데 지금은 완전 실감하고, 또 조급해요. 근데 어찌 됐건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은 버렸어요. 하나 다행인 게, 보통 대중적인 것으로 상 받고 칭찬받은 사람들이 그다음 앨범을 낼 때 욕심을 부리게 될 수 있잖아요. 내가 해 보고 싶었던 거 해 봐야지 하면서요. 그런데 저는 2집 때 해 보고 싶었던 걸 많이 해 봤거든요. 그러니까 3집은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음악을 들어주는 대중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을 것 같다. 대중이란 뭘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섭섭함을 느낄 때도 있고, 열 받은 적도 있었고, 다 바보들이야 싶을 때도 있었어요. 「알 수 없는 작곡가」란 곡에도 그게 좀 녹아 있죠. 그런데 저도 또 다른 분야의 대중으로서 그게 요즘엔 좀 풀린 것 같아요. 뭐 어쩔 수 없구나. 사람은 이미 다 서로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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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


네. 뷰욕. 그의 특이한 모습을 닮고 싶다기보다는 뷰욕의 행보가 멋있는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상이 뷰욕이라면, 현실적인 노선의 이상은 노라 존스인 거 같아요. 이 둘을 진짜 좋아해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긴장감이 있는 섹시한 음악, 진짜 세련된 음악을 해 보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정말 풀어져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음악도요. 사실 그런 곡은 지금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낼 수가 없어요. 내기가 좀 그래요. 하지만 그런 음악을 내도 괜찮은 상황이 되면, 사람들이 좀 좋아해 주고 저도 그런 걸 좀 편하게 낼 수 있는 때가 어쩌면 올 거잖아요. 그런 때가 오기를.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그런 음악을 내고 싶어요.


인터뷰 : 김반야 윤은지 임진모
사진 : 정민재
정리 : 윤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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