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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영 “다이어터들이 이 식단에 열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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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살을 빼는 데, 그리고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9월, MBC 스페셜 <지방의 누명>에서 소개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한편에서는 ‘저녁에 삼겹살을 마음껏 먹고도 살을 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우려를 나타내며 반박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제작진은 12월에 방영된 <지방의 누명 3부>를 통해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는 15% 이하의 탄수화물, 50% 이상의 지방 섭취를 권장한다. 고기, 버터, 치즈 등을 통해 전체 칼로리의 절반 이상을 지방으로 채우는 것이다. 방송은 많은 논문과 임상실험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며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가 비만과 대사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러나 반신반의하는 시선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방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탓이다. 이 해묵은 오해는 왜 생겨났으며 지방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묻고 싶었던 질문에 『지방의 누명』이 답한다.

 

저자 홍주영은 <지방의 누명>을 집필한 방송작가로 EBS 다큐프라임 <엄마도 모르는 아이의 정서지능>, <놀이의 반란>, <화산>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SBS 스페셜 <이영애의 만찬>, MBC 스페셜 <밥상, 상식을 뒤집다> 시리즈 등 다수의 건강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으며, 그 결과 전문가에 버금가는 의학지식을 자랑한다. 이번 책 『지방의 누명』에서도 1년여에 걸쳐 취재한 각국의 연구 결과와 방송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정보를 소개한다.

 

프로그램 <채식의 함정>을 준비하면서 비건(엄격한 채식주의자, 이들은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다)에게 발생하는 여러 질환을 알게 된 저자는 채식과 육식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에 관한 논문을 수집하면서도 쉽게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의 효과와 원리, 구체적인 방법과 원칙들은 『지방의 누명』안에 모두 담겼다. 저자가 직접 개발한 ‘식단 레시피’와 함께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정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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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만에 뱃살이 빠지더라고요


<지방의 누명>이 들려준 이야기는 일반 상식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인데요. 취재 과정에서 의문이 들기도 하셨어요?

 

네, 많이 들었죠. 처음에 일본의 와타나베라는 의사를 만났는데, 그 분 병원에서 다양한 환자들을 만났어요. 방송에는 당뇨병 환자의 사례만 나왔지만 비만, 류마티스 관절염, 심지어 암 환자도 있었어요. 그 사람들이 버터, 치즈, 달걀, 고기를 마음껏 먹으면서 병이 나았다는 거예요. 그걸 보고 충격을 받았죠. 그런데 방송에 내보내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제 스스로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의사 말로는 ‘우리 몸의 세포를 구성하는 성분의 70%가 지방이니 세포가 망가졌을 때는 지방을 먹어야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많은 의사들이 지방을 먹지 말라고 한 건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죠.

 

납득할 만한 근거를 찾으셨나요?


계속 취재를 하면서 미국의 진화의학자와 여러 의사들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알게 된 거죠. 현대인의 밥상의 70~80%가 전부 가공된 음식인데 그것보다는 천연 지방이 100배 낫고, 그래서 건강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례자들을 모아서 방송을 만들었을 때, 진짜 그들의 주장대로 살이 빠지고 건강이 좋아질까?’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죠. 제가 직접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시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직접 체험하신 결과는 어땠나요?


저도 약간 만성질환이 있었거든요. 늘 피곤해서 한 달에 1~2번은 링거를 맞으러 갔었고, 1년에 8~9번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때문에 고생했었어요. 중증은 아니었지만 족저근막염도 있었고, 급성 위염도 있었죠. 40대 중반을 넘기다 보니 뱃살도 생기고요(웃음). 그런데 2주 만에 뱃살이 빠지더라고요.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족저근막염이 없어지고요. 급성 위염이랑 생리 전후로 생기던 뾰루지도 없어졌어요. 그래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가 효과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제 변화를 보고 스태프들도 식이요법을 시작했어요.

 

식습관을 바꾸는 게 어렵지는 않으셨어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탄수화물의 경고>를 집필하면서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서 탄수화물 섭취량을 많이 줄인 상태였거든요. <탄수화물의 경고>를 할 때 많은 의사들이 이야기했던 게 ‘탄수화물을 먹은 만큼 운동을 해야 된다, 운동을 할 시간이 없으면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라’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탄수화물 섭취를 많이 줄였기 때문에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는 어렵지 않게 시작했어요.

 

책에서 설명해주신 것처럼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 초기에 부작용을 겪기도 하잖아요. 무력감, 두통, 변비 혹은 설사, 피부 발진, 근육통 같은 것들인데요. 부작용은 없으셨나요?


저는 없었어요. 제 주변의 경우를 보면, 탄수화물을 많이 먹던 사람일수록 부작용을 심하게 겪더라고요. 저는 이미 탄수화물을 많이 줄인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었고요. 탄수화물 섭취량을 단계적으로 줄인 사람들도 부작용을 덜 경험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식이 요법을 지속하고 계세요?


네, 저 뿐만 아니라 저희 남편과 아이도 하고 있어요. 제가 <탄수화물의 경고>를 할 때 탄수화물을 줄여야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아침에 밥을 조금씩 줬거든요. 그러다가 지방을 많이 먹는 게 좋다는 걸 알고 밥 대신 양질의 지방이 있는 자연 식품을 듬뿍 차렸어요. 그랬더니 저희 남편도 뱃살이 빠지기 시작한 거예요. 원래 뚱뚱한 편은 아니었는데 3개월 만에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었고요. 허리 사이즈가 4인치 정도 줄더라고요. 본인이 직접 변화를 목격하니까 스스로 공부를 시작하고, 혼자서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로 챙겨먹게 됐어요.

 

자녀 분의 경우는 어떤가요?


아이들은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먹어도 되거든요. 그래서 탄수화물을 철저하게 제한하지는 않는데, 저희 식단에 밥만 한 그릇 더 주는 거예요. 사실 지방이 아이들 뇌 발달에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호르몬 균형이 맞아야 성조숙증도 안 와요.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이 당분이에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에서 철저하게 줄이는 두 가지가 있다면 당분과 가공식품이에요. 그러니까 아이에게는 소세지나 햄 같은 가공식품 전혀 먹이지 않고요. 집에서는 과자, 초콜릿, 사탕 같은 당분을 주지 않아요. 단맛에 익숙해지게 만들면 안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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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을 참지 않아도 되는 다이어트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의 전제 조건은 탄수화물을 줄이는 건데요. ‘탄수화물이 그렇게 몸에 안 좋을까’ 의문이 들기도 해요.


사실 100년 전에는 탄수화물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그때는 육체노동이 대부분이었으니까 활동량이 많았잖아요. 탄수화물을 먹으면 에너지원으로 다 써야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활동량이 많이 줄었죠. 그리고 옛날에는 간식이 없었어요. 지금은 우리가 먹는 모든 간식이 탄수화물이에요. 떡, 떡볶이, 과자, 감자튀김, 사탕, 콜라, 음료수... 다 탄수화물이잖아요. 다 당분이 들어가죠. 뿐만 아니라, 제가 다큐멘터리 <이영애의 만찬>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100년 전까지만 해도 한식에 설탕이나 꿀이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식에 설탕 안 들어가는 음식이 거의 없죠. 지금 우리는 활동량은 엄청 줄었는데, 그에 비해서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는 거예요. 그게 문제가 되는 거죠. 건강한 사람은 탄수화물을 적당히 먹고 몸을 많이 쓰면 돼요. 그러면 나쁠 게 없어요. 움직이지 않는데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는 게 문제인 거죠.

 

탄수화물과 당분이 문제가 된다면,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단’은 어떤가요? 꼭 ‘고지방’일 필요가 있을까요?


제가 누누이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는 여러 가지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라는 거예요. 미국 당뇨협회에서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6가지의 다이어트 식단이 있는데 그 중 하나예요. 나머지는 지중해 식단, 저칼로리식, 저탄수화물 고지방 등이고요. 가이드라인의 가장 위에는 ‘본인의 대사적 목적과 취향에 맞춰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되어 있거든요. 사람마다 다르다는 거죠. 만약 지방이 너무 느끼해서 못 먹겠다면 다른 걸 택해도 돼요.

 

다양한 다이어트 식단 가운데에서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이’가 환영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다른 식단에 비해서 배가 안 고프거든요. 닭가슴살만 먹으면서 저칼로리식을 하면 배가 고프잖아요. 지방이 주는 포만감이 없어서 그렇거든요. 그래서 폭식을 하게 되고 요요가 오기도 하는 거예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를 하면 배고픔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런 섭식 장애가 오지 않아요. 그게 저는 다이어터들이 열광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배고픔을 참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거죠. 그런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열광했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음식들이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래서 ‘탄수화물을 제외하고 나면 먹을 수 있는 게 뭐가 남나?’ 싶기도 해요.


다들 탄수화물 빼면 먹을 게 없다고 이야기해요. 이 책을 쓰면서 레시피를 넣은 것도 그것 때문이에요. 그리고 ‘어떻게 탄수화물을 안 먹고 살아?’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데요. 정말 신기한 게, 어느 순간 탄수화물이 땡기지 않아요. 저는 원고 쓸 때 달달한 비스켓을 달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3~4개월 정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를 하니까 과자가 너무 달아서 못 먹겠더라고. 속이 쓰린 느낌도 있고요. 그래서 (탄수화물을) 끊게 된 거예요. 몸이 예전보다 민감해진 거죠. 이건 저만 느끼는 게 아니고요. 이 식단을 경험한 사람들 대부분이 이야기하는 거예요. 어느 순간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속이 쓰리거나 몸이 안 좋아지는 걸 느끼니까 자연스럽게 안 먹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까지 유지를 하는 거죠. 너무 힘든데도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지방의 누명>이 방송된 뒤에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를 다이어트 방법으로만 인식하신 분들도 많았어요. 아쉬움이 남지는 않으세요?


맞아요. 이건 그냥 다이어트 식단이 아니라 건강식이거든요. 사실 외국에서는 당뇨 질환자들에게 제일 많이 쓰여요. 말씀 드린 것처럼 미국에서는 당뇨협회의 가이드라인 6가지 중에 하나이고, 대학교수들이 당뇨 환자들에게 제일 적용을 많이 해요. 일본에서도 ‘당질제한식이’로 당뇨 환자들을 치료한 지 10년이 넘었고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를 하면 당뇨약을 엄청 빨리 끊거든요. 대사 질환은 다 좋아진다고 할 수 있어요. 호르몬이 안정화되기 때문이에요. 우리 몸 안에 수만 가지 호르몬이 있는데,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서 인슐린이 과도하게 나오기 시작하면 다른 호르몬들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요. 그런데 탄수화물과 당분을 적게 먹으면 인슐린이 안정화 되면서 다른 호르몬들도 활발해지고, 몸의 대사가 안정화되거든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후폭풍이 너무 거셀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당뇨보다는 다이어트로 접근을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폭풍이 있었어요. 가장 많이 제기된 반론은 무엇이었나요?


사실은 처음부터 각오를 했었어요. 그런데 방송이 나가고 3주 정도는 의외로 잠잠했어요. ‘왜 이렇게 조용하지?’라는 생각도 들었죠. 심지어 방송에 출연했던 의사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자신도 해보고 싶다고 말하신 의사 선생님도 많았고요. SNS에서 저를 지지해주는 의사 선생님도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방송이 나가고 3~4주 지나고 나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한 거예요. 버터가 엄청나게 팔리고, 삼겹살 가격이 오르고, 쌀 소비량이 줄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에서 성명서를 내기 시작했어요. 너무 열풍이 거세지니까 반론이 제기된 거죠. 제일 많았던 성명서의 내용은 ‘심혈관 질환을 야기한다’는 게 첫 번째였고요. 두 번째는 ‘영양 불균형이 온다’, 그리고 세 번째가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없다, 요요가 올 것이다’라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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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끼, 탄수화물을 끊어 보세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를 하면 콜레스테롤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된다는 견해도 있어요.


콜레스테롤의 누명은 이미 많이 벗겨지고 있는데요. 중요한 건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의 비율이거든요. 그런데 일단 포화지방을 먹어야 좋은 콜레스테롤이 높아져요. 불포화지방은 아무리 먹어도 좋은 콜레스테롤이 높아지지는 않아요. 그리고 콜레스테롤이 직접적으로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주거나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게 아니에요. 콜레스테롤 자체가 위험한 게 아니고, 혈관 염증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때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혈관 염증과 고지혈증을 잡는 게 더 중요하고요. 사실 혈관 염증과 고지혈증을 높이는 건 정제된 당이에요. 설탕이 제일 최악인 거죠. 그걸 줄이는 것만으로 고지혈증과 혈관 염증이 개선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거예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는 지방을 50% 이상 섭취하는 거잖아요. 영양소 불균형이 우려되기도 해요.


우리가 대부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만 생각하는데 우리 몸을 움직이는 데 제일 중요한 건 미량 영양소예요. 흔히 생각하는 미네랄, 비타민, 요오드, 인, 칼슘, 철분 같은 것들이죠.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은 에너지원이에요. 탄수화물이 없다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고, 지방이 없으면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쓰면 돼요. 장이 건강해지고 항산화작용을 하고 세포가 건강해지려면 미량 영양소를 먹어야 되고요. 책에 실린 레시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식단에 포함된 채소 양이 정말 많아요. 저도 이 식단을 하면서 이전보다 채소를 훨씬 많이 먹게 되거든요. 그리고 고기에도 비타민이 엄청 많고요. 지용성 비타민 같은 경우에는 지방과 같이 먹었을 때 제대로 섭취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영양 불균형이 일어나지 않는 거죠.

 

채식주의자들도 달걀, 버터를 이용하면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비건 같은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예외이지만요.


그렇죠. 충분히 할 수 있는 거죠. 달걀은 엄청난 영양소가 들어있는 재료거든요. 생명이 응축되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왕이면 조금 더 비싸더라도 건강한 달걀을 먹으라고 이야기해요. 저는 고기보다 달걀을 선호하는 편이고, 달걀과 버터를 가장 애용하는데요. 버터는 꼭 풀을 먹고 자란 소의 젖으로 만든 걸 드시는 게 좋아요. 오메가 3가 많거든요. 몸 안에 있는 환경 독소를 배출하려면 오메가 3가 있어야 돼요.

 

직접 개발하신 ‘식단 레시피’도 알려주셨는데요. 가장 애용하시는 메뉴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시금치 토마토 오믈렛’을 제일 많이 만들어 먹고요. ‘프리타타’도 많이 먹어요. 계란으로 만드는 요리들이죠. 그 두 가지 메뉴가 만들기 편하니까 아침 식사로 많이 먹고요. 사실 저는 한식을 선호하는 편이거든요. 한국인은 아무래도 한식이잖아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이 한국인의 입맛에 안 맞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꼭 그렇지는 않아요. 국을 끓일 때 재료를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거든요. 사태보다는 조금 더 기름기 많은 차돌박이를 넣고, 미역국을 끓일 때 들깨가루를 넣는 거예요. 저는 시금치를 무칠 때 호두나 잣을 빻아서 넣기도 해요. 대두유(콩기름)가 아닌 올리브오일로 만든 마요네즈를 사용하고요.

 

‘고지방 식단’이라고 해서 아무 기름이나 먹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책에서 유채꽃유, 올리브오일, 코코넛오일, 들기름 정도로 제한하셨는데요. 이유가 있나요?


쉽게 생각해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는 천연 식품을 먹는 거예요. 지금 마트에 있는 기름의 대부분은 공장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아주 오래 전에 먹던 기름이 아니에요. 그런데 올리브유는 천 년도 넘게 먹어왔던 거고, 들기름도 옛날부터 먹었던 방식이죠. 콩기름이나 포도씨유 같은 대부분의 기름은 최근 들어서 나오기 시작한 거고요. 올리브유나 들기름은 압착으로 뽑아낼 수 있는 데 반해서, 최근에 나온 기름들은 화학처리를 해서 뽑아낸 거예요. 그래서 압착유를 먹는 게 좋고, 그 중에서도 엑스트라 버진이 좋다고 말씀 드리는 거죠. 그리고 모든 식물성 기름은 산패하는데, 마트에 진열해 놓고 판매하는 기름들에는 산패를 막기 위한 첨가물이 들어가 있어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드시면서 너무 느끼하다는 생각은 안 드셨어요?


저는 꼭 김치랑 같이 먹어요.

 

김치와 젓갈은 마음 놓고 먹어도 되나요?


네. 탄수화물을 먹을 때는 음식을 짜게 먹는 게 몸에 안 좋아요. 인슐린이 몸 안에 염분을 붙잡아 두거든요. 그런데 인슐린 분비가 낮아지면 염분이 급속도로 배출되기 때문에 염분이 필요해져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로 다이어트를 하면 2~3일 만에 3kg이 빠지기도 하는데요. 이때는 지방이 아니라 수분이 빠지는 거예요. 염분을 배출하니까 삼투압 현상 때문에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거죠. 수분을 붙잡아두려면 적절한 염분이 필요해요. 그래서 저는 싱겁게 먹지 않아요. 오믈렛을 먹을 때 꼭 김치를 얹어서 먹고요. 약간 짭짤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간을 해요. 김치 중에서 물김치, 깍두기, 겉절이에는 설탕이나 사이다가 들어가니까 조금 피하셔야 되고요. 그 외에는 다 괜찮아요. 시중에 판매되는 김치 중에도 설탕이 들어간 제품이 많으니까 조심하셔야 하고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를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제대로 하려면 꼭 공부가 필요한 식단이기는 한데요. 저는 처음 시도하는 분들께 ‘일단 하루에 한 끼, 저녁만이라도 탄수화물을 먹지 마라, 그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해요. 그리고 설탕이 있는 것들을 절대 먹지 말라고 하죠.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돼요. 그러면서 살이 빠지고 건강이 좋아지는 게 보이기 시작하면 좋은 지방을 찾아서 먹게 되거든요. 그 때는 지방을 먹는 만큼 탄수화물 양을 줄이시면 되고요. 몸이 좋아지는 걸 경험하면 식이 요법에 대한 공부는 저절로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너무 급격하게 바꾸라고 이야기하지 않아요. ‘하루 한 끼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다, 절대 설탕은 안 먹는다, 가공 식품을 안 먹는다’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되고, 그 뒤부터는 조금씩 공부해가면서 완성해가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지방의 누명홍주영 저/정명일,이영훈 감수 | 디케이제이에스
MBC 스페셜에 방송되며 숱한 화제를 모았던 지방의 누명이 책으로 출간됐다. 책은 내가 먹는 지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내 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좋은 지방, 나아가 건강한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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