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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 “문장에도 정답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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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20세기 작가’ 이응준은 스스로를 그렇게 이야기한다. 1970년대에 태어나 90년대에 등단한 그는 20세기를 관통하며 문학을 시작하고 청춘을 보냈다. 새로운 시절에 이르러 작가와 문학의 위상은 이전과 달라졌다. 그러한 변화와 고민 속에서 이응준의 소설은 태어났다.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도 그 중 하나다. 2001년 세상에 나온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은 ‘소설향 특별판’으로 재출간되며 16년 만에 독자들과 다시 만났다. 앞서 중편소설의 의미와 가치를 되살리고자 ‘소설향 시리즈’를 선보였던 출판사 작가정신은 그 가운데 5편을 모아 특별판을 기획했고,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를 비롯해 백민석의 『죽은 올빼미 농장』, 정영문의 『하품』, 최윤의 『숲 속의 빈터』, 함정임의 『아주 사소한 중독』이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몰락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가가 베트남에서 감지했다는 어두운 기운은 인물들을 에워싼 채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작품의 기저에 흐르던 암울한 분위기는 이제 그곳에 없다. 변화의 바람은 흔적을 밀어냈다. 소설가 이응준 역시 그 때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다. “거대한 고래의 배 속 같기도 했고, 아픔이 빤해서 만지거나 뒹굴기가 민망한 가시덤불 같기도 했”던 30대의 긴 터널을 지나왔다. 시간의 흐름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지만 “잔인한 어둠에 갇힌 한 사내의 몰락을 그리고” 있는 소설만큼은 조금도 낡지 않은 모습이다. “그저 인간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 말하는 작가의 목소리 또한 힘을 잃지 않았다.

 

지금까지 소설가 이응준은 어느 한 시기, 어느 한 영역에 머무르기를 거부해왔다. 시로 등단한 이후 소설가로 데뷔했으며 정치, 사회, 문화 비평도 시작했다. 시집 『나무들이 그 숲을 거부했다』,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애인』, 소설집 『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 『밤의 첼로』, 장편소설 『느릅나무 아래 숨긴 천국』, 『국가의 사생활』, 논픽션 시리즈 『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등이 경계 없는 그의 창작 활동을 증명한다. 뿐만 아니라 장편소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됐으며,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 <Lemon Tree>는 ‘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분, ‘파리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분에 초청받았다. 지난 1월에는 등단 이후 처음으로 산문집 『영혼의 무기』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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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의 다른 말이 운명인 것 같아요


오랜만에 작품을 다시 본 느낌은 어떠셨어요?

 

옛날 생각도 좀 나고요. 제가 베트남 여행을 갔을 때 영감을 받아서 쓴 소설이라서 그곳의 당시 풍경이 들어있거든요. 그 시절의 제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감회가 새롭죠.

 

처음 만난 베트남은 어떤 공간이었나요?


최근에 베트남에 갔었는데 굉장히 많이 발전했더라고요. 외국 투자도 많이 이뤄지고, 한 달 만에 마천루가 생기고, 완전히 딴 세상이 됐더라고요. 그런데 당시만 하더라도 공항이 우리나라 고속버스 터미널 같은 모습이었어요. 소설에도 썼듯이 베트남 전쟁이라는-피비린내 나고 화약 냄새 나는 역사가 있었던 곳이었고요. 그래서 그런지 공간 자체가 귀기 서린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두운 영적인 느낌 같은 거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상상력이 발동돼서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된 것 같고요. 한편으로는 중간 중간 고급 호텔이 있었거든요. 소설에서 ‘효신’이 머물던 호텔 같은 덴데, 거기에서 밖으로 나가면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졌어요. 지금이랑 너무 달랐죠.

 

작가님에게 ‘효신’은 어떤 인물로 기억되는지 궁금합니다.


소설을 쓸 때는 정확히 몰랐는데, 도덕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쾌락에 빠져들면서도 즐거워하지 않잖아요. 자꾸 철학적 생각의 구렁텅이에 빠지고요. 정말 뻔뻔하게 노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내면에서는 도덕적으로 살고 싶어 했던 사람이 아니었나 싶어요. 자기 인생에 대해서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봤을 때는 속마음은 잘 살고 싶고 도덕적 굴레에 빠져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자학과 자멸이 있는 거죠. 잘해보고 싶었는데 자꾸 꼬이고, 지저분해지고, 더러워지고, 얼룩이 남고, 그러니까 계속 엇나가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주어진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고 생각하세요?


의외로 저는 노력하면 운명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물론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지만, 노력을 해서 삶의 변수를 만들어 나가면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편이에요. 이 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건 운명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어리석은 인간인 것 같아요. 우리가 다 어리석잖아요. 자신의 환경이나 생각을 깨고 변수를 새롭게 만들어서 개척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한계에 갇히잖아요. 그 안에 어리석음이 있는 거죠.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신의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운명이라고 하면 대부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잖아요. 어리석음의 다른 말이 운명인 것 같아요.

 

탐미주의 작가로 호명되실 때가 많았어요.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은 대표적인 탐미주의 작품으로 손꼽히고요.


탐미주의를 밀고 나간 소설이 많지 않죠. 이 소설은 그 범주에 들어갈 텐데요. 탐미주의라는 게 선과 악을 넘어서 추악과 악함 속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건데, 이 작품은 그걸 표현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탐미주의 작가라고 이야기되는 건, 아무래도 저한테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에너지가 있는 편이죠.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을 상업영화로 만드는 준비를 하고 계시죠? 시나리오 집필은 시작하셨나요?


네, 앞부분을 조금 해놨어요. 각색을 많이 하고 있어요.

 

영화로 옮기면 원작보다 밋밋해지지 않을까요?


변화를 좀 많이 줬어요. 효신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고, 그렇지만 소설 속의 테마는 분명히 들어있어요. 왜냐하면 극이라는 건 2~3시간을 끌고 나가야 하는데, 소설대로만 하면 상업영화로는 너무 단선적이거든요. 이 소설만 가지고 찍으려면 아트필름이 돼야죠. 상업영화로 하려면 각색이 필요할 것 같아서 그런 방향으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소설보다 더 큰 자본이 투입되는 작업이고, 그만큼 대중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런 작업이 힘들지는 않으세요?


안 힘들어요. 그건 그거대로 하는 거예요. 물론 제가 담으려고 하는 건 담겠죠. 그런데 소위 말하는 예술적인 욕심이나 욕망, 그런 거에 대한 갈증은 시 쓰고 소설 쓰면서 이미 해소했어요.

 

‘순수문학만 추구하는 작가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요. 편견이었나 봅니다.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그렇게 살 수도 없는 세상이에요. 그러려고 했던 때도 있었죠. 그런데 인생이라는 게 원하는 대로만 굴러가지 않잖아요. 그러면서 변해가고, 새로운 공부를 하게 되는 거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꼭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걸 알게 되면서 자기 영역을 넓혀가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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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는 게 보이고 문장이 보여요


작품을 쓰시기 전에 결말을 정해놓으세요?


아니죠. 원래 예상하거나 계획한 게 있기는 하지만, 그대로 끝나면 다른 사람도 똑같이 예상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내 예상대로 끝나는 작품을 나는 믿을 수 없죠. 예상했던 것의 7/10 정도가 나오고 3/10은 모르던 게 나와서 발견해야 돼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게 살아있는 작업 같아요. (영화를) 연출할 때도 스텝들한테 그렇게 이야기해요. 어떤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회의를 하지만 그대로 나오면 그 작품은 실패한 거라고요. 모르던 것들이 나와서 서로 ‘이게 더 좋다’는 이야기가 오가야 되는 거죠.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은 전지적 시점의 작품이잖아요. 마치 신처럼 인물들을 내려다보면서 쓰셨을 것 같은데요. 


그건 좋은 작법이 아니에요. 그리고 제가 신이 아니잖아요. 그냥 글을 쓰려고 애쓰는 사람일 뿐이죠. 원고를 메우려고 죽을 동 살 동 하면서 계속 고치는 거예요.

 

올해 『영혼의 무기』를 출간하셨어요. 등단 27년 만의 첫 산문집이다 보니 늦은 감도 있습니다.

다른 일들을 좀 많이 하기도 했고, 문단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나와 있었잖아요. 그런데 예전부터 김수영 산문집을 좋아해서 두껍게 한 권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이제는) 여한이 없어요.

 

말씀하신 대로 묵직한 책이에요(웃음).


웬만하면 사람들이 안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나중에 내가 죽고 나서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설마 이렇게 두껍고 비싼데 누가 읽겠어? 아무도 읽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했죠.

 

작가님을 있는 그대로 가장 많이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불편한 부분은 없으셨나요?


조금 불편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제가 한 일이고 정리를 해야 되잖아요.

 

왜 이 시점에 정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셨어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문학 외에 다른 인생을 살게 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새로운 인생을 살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살게 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는 거예요. 예전에 생각하기로는 그렇게 되면 굉장히 아쉬울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내 삶이 원해서 여기에서 멈추게 된다면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문학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다거나 치열하지 않은 게 아니에요. 요즘도 글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쓸 거예요. 다만, 만약 내가 문학을 하지 않는 걸 원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고요. 지금까지 표현할 수 있는 만큼 많이 했고, 더 많이 할 수 있으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앞으로의 작업은 이전과 달라지겠네요?


그럼요. 새로운 게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요. 기술적으로도 확실히 더 늘었어요. 사실 작가로서는 지금부터가 시작이죠. 이제 좀 세상이 보이고, 사는 게 보이고, 문장도 보이고, 문법도 보이거든요. 이전에 했던 건 연습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해요. 제가 데뷔를 일찍 해서 20대 때 써야 될 건 20대에 썼고 30대에 쓸 건 30대에 썼어요. 그때만 쓸 수 있는 건 쓰고 지나가는, 그런 특권을 가지게 됐었단 말이죠. 말하자면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같은 소설은 지금 못 써요. 그리고 이제는 문학에 대한 속된 욕심 같은 게 없어요. 소설이 많이 팔려야 된다든지 문학으로 유명해져야 된다는 바람 없어요. 더 욕심을 내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끝내 자신의 책 한 권을 가져보지 못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에 비하면 저는 감사함을 느낄 정도로 운이 따랐다고 생각해요. 감사하죠.

 

요즘에는 어떤 화두를 붙들고 계세요?


‘전진’이요. 확 앞으로 나가고 싶어요. 그 동안 제 뒤를 잡는 것들이 많았는데, 경계를 넘어가 버리고 싶어요. 좀 무자비할 정도로 앞으로 나가버리고 싶고, 강을 건너가 버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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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도 정답이 있어요


연작 소설집의 출간도 예정되어 있죠? 『소년을 위한 사랑의 해석』이라고요.


어제 최종 교정을 봤는데요. 『밤의 첼로』처럼 작품들이 구조상으로 다 연결되어 있어요. 저는 모더니스트로서 소설을 이야기라고 보지 않고 이야기의 구조라고 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소설이 어떤 이야기라면 ‘결국 인간의 이야기라는 것은 사람이 사랑하고 이별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안에서 방황하고 모색하고 성장하는 걸 소년이라는 단어로 설정한 거죠. 소설집에 소년이 나오지는 않아요.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소년이라는 하나의 상징으로 만들어 놓은 거죠. 모든 방황하는 사람의 안에는 소년이 있는 것 같아요.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이전에도 재출간된 작품들이 있었는데요. 원고를 다시 보시면서 고치고 싶다는 생각도 하셨어요?


문장이나 표현을 고치기는 해도 내용을 크게 고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내용을 고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어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것도 제 모습이잖아요. 그리고 고쳐서 잃어버리는 것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원래 색깔이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앞으로도 내용을 고칠 생각은 없어요. 이번에 재출간을 하면서도 문장, 표현을 정확하게 정리하는 작업만 했고요. 문장이라는 게 정답이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문장이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수학처럼 정답이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근사치를 하느냐 정답까지 가느냐, 꼭 정답이 아니더라도 얼마나 가까이 가느냐, 이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좋은 문장에 대한 정의를 갖고 계실 것 같아요.


네, 있을 것만 있는 게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해요. 퇴고를 하다 보면 ‘이게 맞아, 이게 정답이야’ 할 때가 있어요. 어쨌든 그걸 발견하는 거죠. 바둑을 생각해 보면, 많은 수를 뒀어도 나중에 복기하는 게 가능하잖아요. 문장도 똑같아요. 지우고 다시 써도 똑같은 문장을 쓸 수 있어요. 그냥 쓴 게 아니라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고친 거니까요. 바둑판을 다 허물어도 똑같은 기보가 나와야 되는 것과 같은 거예요.

 

20세기 작가로서 21세기의 생존법을 찾으셨나요?


네, 지금 하고 있죠.

 

시, 소설, 영화 등 다양한 텍스트 사이를 오가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가요?


그것도 그렇고요. 『국가의 사생활』, 『내 연애의 모든 것』같은 경우는 겉은 장르소설이지만 그 밑에 또 다른 게 있거든요. 문학 이론으로 보면 다 해석이 가능해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쓴 거고, 대부분은 그렇게 해석을 하지 않지만, 그거에 대해서 불만은 없어요. 그리고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처럼 정통소설을 쓴 경우도 있죠. 대중소설이라고 말씀하시는 소설도 쓸 수 있는 거고요. 정치 칼럼처럼 여러 가지 장르의 글도 쓰고, 영화도 하잖아요. 그러면서 영역을 넓힌 거예요.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 해보는 거죠. 그게 제 나름의 생존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이응준 저 | 작가정신
한국 현대소설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중편소설의 의미와 가치를 되살려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단편의 미학과 장편의 스토리텔링을 다시 선보이고자 소설향 시리즈 중에서 5편을 골라 특별판으로 출간하였다. [소설향 특별판]으로 출간된『전갈자리에서 생긴 일』은『국가의 사생활』,『내 연애의 모든 것』등을 통해 문단과 대중으로부터 두루 사랑을 받아 온 작가 이응준의 중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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