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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이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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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독자들이 꾸뻬 씨의 여행 시리즈를 접하며 작가인 프랑수아 를로르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로 꾸뻬 씨와 같이 작가의 직업 역시도 정신과의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이도 있다. 꾸뻬 씨가 처음 여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행복에 대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였다면, 그가 처음 책을 쓰게 된 것은 현대인의 정신질환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글을 쓴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의 글은 정신과 의사로서 전문적이고 어려운 접근방식이 아닌, 꾸뻬 씨라는 인물이 여행을 떠나 행복과 우정, 사랑, 시간 등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경험으로 독자들에게 울림을 줬다. 그 결과 그의 책들은 전 세계 16개국에 출간 되며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작가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새로운 책 『꾸뻬 씨의 사랑 여행』이 출간 됐기 때문이다. 중년의 작가는 푸근한 아저씨의 느낌의 첫인상으로 다가왔다. 푸른 눈에 큰 코를 가졌으며 회색 빛 머리카락의, 익숙지 않은 인터뷰이였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느껴진 것은 그러한 첫인상 덕분인 듯했다.

인터뷰는 빠르게 진행됐다. “서울에 오게 돼 기쁘다”“여름의 한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 인천 공항에서 느껴지는 바다 냄새가 인상적이었다”는 그의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첫 질문을 던졌다. 허락된 시간이 짧기도 했지만, 궁금한 것이 많았다.




꾸뻬 씨와 함께한 시간들

사실 그의 책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은 우리나라에 지난 2004년 출간 이후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하다가,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며 폭발적인 관심을 얻게 됐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 독자들이 행복에 대해, 그리고 삶 속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감정의 실체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편으로는 일상에 쫓기듯 살며 삶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지금보다 힘들었던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적어도 과거의 행복 기준은, 이를테면 ‘부자가 되는 것’과 같이 명확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시련이 닥쳤던 시기, ‘부자 되세요’가 인사처럼 유행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오늘은 정작 부를 이룩한 사람들조차도 진정 행복하다고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에서 작가님 작품의 인기를 알고 계실 텐데요. 실제 작가님께서 직간접적으로 접한 한국을 통해 느껴지는 한국 사람들의 고민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한국이라는 나라는 엄청난 경제 발전을 이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 세대의 분들이 엄청난 노력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완전히 다른 세계와 시스템에 적응해야했고 지금은 과거와 전혀 다른 시스템 하에서 살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앞 세대와 달리 빈곤이나 가난을 모르고 자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부모 세대와는 삶의 목적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죠. 그 상황에서 행복에 대해서 의문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집필하신 것이 2002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작가님께 꾸뻬 씨는 꽤 오래 된 친구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처음 책을 썼을 때는 책을 쓴다는 사실 자체에 굉장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꽤 빠르게 책을 써냈어요. 물론 책을 내면서 제 주변에 친구들은 이 책의 이야기를 좋아하리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 될 줄은 상상하기 힘들었기에, 더욱 놀랍고 행복했어요. 특히 10년 넘게 이 책의 인기가 이어질 줄은 예상치 못한 부분이죠. 더구나 제게 한국은 꽤 먼 나라인데, 한국 독자들에게도 사랑받을 거라는 것은 더욱 예상하지 못했고요. 제 책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들 중에는 꾸뻬와 저를 동일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게 있어 꾸뻬라는 인물은 실제 저와는 좀 거리가 있는 존재에요(웃음). 하지만 또 한편으로 아주 어린 남동생 같은 존재기도 하죠.

꾸뻬 씨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이후, 작가님께 다가 온 변화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작가로서의 삶을 살게 됐다는 거죠. 꾸뻬 씨의 이야기를 처음 쓴 이후로 저는 가장 행복했던 취미인 글쓰기를 직업으로 만들 수 있었거든요. 이제는 제 가장 중요하고 큰 활동이 되고 있고요. 또 여행을 하면서 큰 걱정 없이 살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것이죠.

꾸뻬 씨를 통해 작가님은 행복과 인생, 우정, 시간, 그리고 사랑 등의 여행 시리즈를 발표하고 계시는데요. 작가님께서 꾸뻬 씨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그 외에도 더 있을 듯 한데요.

다음 이어질 꾸뻬 씨의 이야기는 삶에서 겪는 인생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꾸뻬 씨도 나이를 먹기 때문이죠. 이 이야기는 이미 독일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는데요. 꾸뻬와 아내 클라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대학생이 되고 독립을 하게 되면서 꾸뻬 씨가 겪게 되는 새로운 문제들을 다뤘습니다. 아내인 클라라 역시 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살아가고 있지만, 꾸뻬 씨는 문득 ‘내가 이렇게 늙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고민과 함께 중년의 위기를 겪게 되죠. 그러다 삶을 받아들일 것인지 혹은 바꿀 것인지를 갈등하게 되는 이야기에요.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

최근 그가 한국에 출간한 『꾸뻬 씨의 사랑 여행』과 함께 그는 이제까지 행복을 비롯한 우정과 시간 등 다양한 개념의 주제들을 중심으로 꾸뻬의 치유여행 시리즈를 세상에 내 놓았다. 각각의 주제들이 모두 진지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들이지만, 사실 이는 초기작인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서 조금씩 다뤄졌던 것이기도 하다. 즉 그가 이제까지 다뤄온 많은 주제들은 국적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원하고 갈구하는 것이고, 한편으로 서로 크고 작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중 행복은 가장 상위의 개념이 아닐까 싶다.

이제까지 써오신 책의 주제들은 어쩌면 국적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맞습니다. 처음에 꾸뻬 씨 이야기를 시작을 했을 때 이미 다른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한 것이 사실이에요. 처음 행복에 대한 이야기에서 꾸뻬 씨는 친구가 있었고 그런 관계에 의해 우정이라는 다른 주제를 생각하게 된 것이고요. 또 첫 책 안에서 사랑에 빠진 여러 관계를 통해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됐죠. 하지만 시간에 대한 주제만큼은 첫 번째에 자주 등장하지 않은 데, 당시는 꾸뻬 씨가 굉장히 젊은 의사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오면서 또 그것을 느끼면서, 지나가고 있는 시간에 대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었죠.

시간이나 행복, 사랑까지도 모두가 원하지만 그것을 갖기 위해 추구하는 방법은 또 저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행복을 돈이나 명예로 찾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로 인해 그들이 행복해진다면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에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게 몇 가지가 있는데, 책 속에서 늙은 노승의 말 중 ‘행복은 목적이 아니다’라는 교훈을 던집니다. 저는 때때로 행복이 폭정과 같이 오히려 사람을 괴롭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우선 우리에게는 행복 뿐 아니라 괴로움을 비롯해 여러 가지 다른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형태의 행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행복은 꽃으로 비유할 수 있죠, 사람 각자마다 다른 꽃을 가지고 있고, 진정한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그 다른 꽃을 하나의 꽃다발로 만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다양한 행복의 비결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혹이 작가님에게 행복은 어떤 것인지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을까요.

개인적인 견해이긴 한데, 오늘날의 행복은 제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하면서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젊은 시절에는 행복이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예컨대 여행 같은 모험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지금에 비해 그때 저는 행복이 다른 사람, 다른 것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현대인을 위한 조언

신구 세대 간의 갈등을 비롯해 지역갈등, 정치적인 갈등 등 오늘날의 한국 사회는 다양한 갈등에 포위돼 있는 듯하다. 점차 극심해지는 빈부격차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문제들은 결국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상을 낳고 있다. 스트레스와 고민, 갈등 속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올바른 방향은 과연 무엇일까. 그의 전문분야와 관련된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한국은 좋은 점도 많지만, 한편으로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기도 합니다.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문제들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문화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기피하기도 하고요. 그런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프랑스 역시 정신적인 문제는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고 숨겨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그런 문제들이 숨기는 경우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살을 했을 때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경우죠. 제가 상담을 했던 환자들을 중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자살한 것을 30년이 넘어서 알게 된 사람도 있었어요. 한마디로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프랑스도 같은 상황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자살예방은 좀 더 광범위 한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미디어의 영향이 큰데요. 사람들이 자살을 생각할 때 도움을 청하고 상담 전화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디어를 통해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인식을 사람들 사이에 확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날 세계 각국은 비슷한 문제와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치열한 경쟁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경쟁을 피할 수도 없는 것이 현대인의 삶인데요.

굉장히 균형을 잡기 힘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는 국제적인 경쟁 시대에 살고 있어요. 모든 나라가 경쟁을 피할 수 없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성실이 일해야 하고 생산적인 나라가 되어야만 했죠. 산업혁명 후에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요즘 역시 한 나라가 얼마나 발전 했는지에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지위 역시도 좌우되는 상황이죠. 경쟁이 불가피하다지만, 다만 너무 과도하게 되면 사람들은 고통을 겪게 되고 불평을 낳게 됩니다. 이런 것 때문에 균형을 잡기 힘들다는 것이죠. 정부로서는 적절한 안배가 필요해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의무가 있고 한편으로 국민들이 너무 힘겹지 않게 해야 하는 의무도 있으니까요.

사랑에 대한 주제로 새롭게 발표한 『꾸뻬 씨의 사랑 여행』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여전히 사랑하면서 결혼을 원치 않는 행동은 무책임하게 여겨지지만, 또 한편으로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결혼에 대해 이전 세대들과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떤 영향 때문이라 생각하시나요.

프랑스도 역시 결혼을 점점 하지 않는 추세에요. 그 중 한 가지 이유로는 1970년대 반문화 운동으로 전통적인 제도와 교육을 거부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결혼이라는 제도가 부르주아적이고 위선적이라는 풍조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또 다른 요소는 이혼이 증가한다는 것이에요. 요즘 젊은 세대 중에는 부모가 이혼한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런 영향으로 결혼이 줄고 있기도 하죠. 세 번째로는 결혼에 대한 사회적인 압박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압박은 과거에 비해 굉장히 줄었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젊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부분이 많이 경감됐죠. 과거에는 결혼을 하지 않으면 부모와 갈등을 일으키고 심지어 부모를 불행하게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압박이 적고 결혼에 대해 좀 더 자유로워진 사고방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한국이 꾸뻬 씨의 여행 이야기의 주 무대가 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사실 꾸뻬 씨 이야기 중 우정 여행에서 한국이 잠깐 경유지로 등장한 적은 있어요(웃음). 아마도 다음번에는 한국이 주 무대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북한으로의 비밀 여행 같은 것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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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프랑수아 를로르 저/오유란 역 | 오래된미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가 행복의 참된 의미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다. 늘 불안한 심리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어떤 심리학적 설명보다 한 편의 이야기가 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환자들을 진료하며 얻은 경험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 현재 12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현대인의 복잡한 심리의 핵심을 짚어내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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