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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 “나는 성공한 덕후, 서브컬처를 좋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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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셀렉-3컷-(2).jpg

 

‘미소녀 사진작가’로 불리지만 이보다 먼저, 스스로를 ‘성공한 덕후’라고 말하는 로타 작가. 최근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에 ‘문제적 게스트’로 출연해 ‘롤리타 콘셉트 사진 논란’으로 또 다시 화제가 된 로타 작가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러 아티스트와 콜라보 작업으로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로타 작가는 2005년 공연사진 포토그래퍼로 활동을 시작, 현재 상업사진작가로 활발하게 일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인테리어 공예를 전공했어요. 원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요. 그래서 게임 캐릭터 디자이너가 꿈이었는데 아무래도 한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잖아요. 갇혀 있어야 하는 게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사진을 찍게 됐어요. 취미로 시작했는데 지인을 통해 공연 사진을 찍게 됐죠. 굉장히 재밌더라고요. 대단한 분들도 많이 뵙게 됐고. 서태지 씨는 전담으로 5년 동안 찍었어요. 이효리 씨 공연 사진도 찍고 여러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면서 사진의 매력을 알게 됐죠.“

 

“<뜨거운 사이다>는 출연 전 날까지 고민했어요. 그런데 제가 출연하지 않으면 제 이야기가 오히려 곡해될 것 같더라고요. 저 없이도 이 아이템을 다뤘을 거니까요. 그래서 출연했죠. 득과 실이요? 글쎄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고 왔는데, 해석은 제가 할 수 없으니까요. 대중이 판단하겠죠. 서브컬처라는 범위 내에서 제 사진을 받아들여주셨으면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아직 어려운 것인가,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 로타 작가는 국내 유수의 게임 업체, 일본 출판사 슈에이사 등으로부터 작업 의뢰를 받고 있다. 미소녀 사진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작업들은 상업 사진이다. 근 2년 동안 사진집 『로타의 일본산책』, 『오후의 도쿄』, 『오키나와 버니』, 『Girls』 등을 펴내기도 했다.

 

“단행본 작업은 꾸준히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책으로 담기면 보는 맛이 다르니까요. 『로타의 일본산책』은 특히 아끼는 책인데, 글을 써주신 강한나 작가님의 글이 참 좋아요. 일본의 작은 공간, 솔직한 민낯이 많이 들어간 책이에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은데요. 아직 초기 단계라 뚜렷하게 말씀 드리긴 아직 어려워요. 얼마 전에는 도쿄 긴자에 있는 츠타야 서점에서 전시회 제안을 받았어요. 이렇게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올 때마다, 신기합니다. 일본에는 서브컬처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로타-사진-(8).jpg

 

로타 작가는 필명 ‘로타’와 더불어 미소녀를 주로 찍는 탓에 ‘롤리타’를 콘셉트로 활동한다는 논란이 있다. ‘로타’는 오래 전부터 ‘로봇 덕후’였던 로타 작가가 만든 캐릭터 이름이다.

 

“로봇을 뜻하는 ‘로’자를 앞에 두고, 귀여운 느낌을 주려고 ‘타’를 붙였어요. 큰 뜻 없이 지은 이름인데, 설리 씨 사진을 찍은 후부터 이 이름이 ‘롤리타’의 준말이 됐더군요. 보는 사람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사실 제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롤리타’의 이미지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였어요. 흔히 말하는 롤리타 콤플렉스의 의미를 잘 몰랐던 거죠. 그런데 따지고 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롤리타 이미지가 다 다른 것 같아요. 제가 10대 여성을 상업사진으로 찍은 적은 없어요. 교복 사진을 찍긴 했지만 아주 오래된 일이죠. 요즘은 찍지 않아요. 제가 찍고 싶은 사진은 매력적인 여성이에요. SNS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도 아닌데, 미소녀 사진을 하나 올리면 네티즌들이 쏜살같이 그 사진을 퍼나르죠. 다른 작업도 하고 있는데 이 사진에만 초점을 맞추더라고요.”

 

로타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연락처를 공개했다. 자신이 찍은 사진과 모델, 가족을 비하하는 악플러를 상대로 고소도 진행 중에 있다. 그는 “학창시절 만화 속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소녀들을 사진으로 담아낼 뿐, 롤리타를 콘셉트로 사진을 찍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명인들의 사진을 찍으며 논란이 된 것일 뿐, 많은 대중매체에 퍼져 있는 롤리타적 요소를 왜 사진 작업에만 특히 부정적인 인식을 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제 의도와 달리 해석하는 분들이 계시는 걸 압니다. 그런데 누구나 어릴 적, 이성을 보면서 설레고 가슴앓이 했던 순간이 있잖아요. 그 이미지가 조금 야하고 섹시할 수도 있죠. 제 또래 분들은 많이 공감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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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롤리타 논란이 있을 때, 사진을 전공한 로타 작가의 아내는 대범한 한 마디를 던졌다고 한다.

 

“원래 저를 만났을 때부터 제가 범상치 않았다고 해요. 저도 노출에 관해서는 고민을 좀 했었죠. 그런데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어중간하게 하지 말고 하려면 제대로 해라’ 그래서 힘을 좀 얻었죠. 최근에 일본 출장을 갔는데, SNS를 통해서 일본 독자 분을 몇 분 만났어요. 한국말을 잘 하시는 일본 독자 분이었는데, 예쁜 느낌, 아슬아슬한 느낌이 제 사진의 매력이라고 하더라고요. 글쎄요. 공격을 계속 받긴 하겠죠. 하지만 전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표현할 뿐이에요. 서브컬처로 표현하는 것인데 왜 꼭 사진은 이토록 논란의 중심이 되는 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밴드 몽니는 로타와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려고 했지만 팬들의 반발로 영상 공개를 철회했다. 로타는 과거 루싸이드 토끼 등 다수의 밴드와 사진 작업을 한 바 있다.

 

“공연 사진을 오랫동안 찍었고 음악도 좋아하니까요. 기회가 되면 좋은 작업을 하면 좋죠. 지난달에는 KT&G 상상마당 춘천에서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학생들이랑 만나는 기회가 간혹 있는데 재밌어요. 동기 부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는데요. 사진이든 뭐든, 그냥 저냥 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정말 재밌어서 빠져들어서 해야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러다 이 지경이 된 건데요. (웃음) 막연한 생각보다 실행력이 더 중요해요. 즐기는 것도 중요하고요.”

 

로타 작가는 모델 사진을 찍을 때, ‘눈빛’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큰 디렉션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모델이 좋은 포즈와 좋은 눈빛을 보였을 때, 약간의 조언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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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게 중요해요. 모델 표은지 씨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요. 이 분은 원래 직장인이셨어요. SNS를 보는데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그래서 사진을 찍게 됐어요. 사진을 찍을 때 중요한 건 서로의 느낌이에요. ‘괜찮다’ 싶은 감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거예요. 어떤 매뉴얼을 주면 모델이 오히려 부담스러워 해요. 텍스트로 정리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일부러 안 해요. 정립하는 게 좋은 것도 있지만, 사진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레퍼런스라는 게 생기면 거기에 딱 맞추려고 하니까요. 자유로움보다 더 큰 미학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브컬처 잡지를 만들고 싶다는 로타 작가는 오보이 김현성 실장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2018년의 목표는 유럽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일. 그동안 작업한 사진들도 여러 단행본을 통해 독자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로타의 일본산책줄리아 로스먼 저/김선아 역 | 더숲
도쿄, 오사카, 교토 등지의 유명한 랜드마크뿐 아니라 평범한 거리, 상점, 아이들의 모습에서 일본인들의 일상 속 다양한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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