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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성 “체육교사에서 야구해설가 변신, 모두 미쳤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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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직면하는 우여곡절과 희비가 녹아있는 스포츠를 꼽으라면 단연 야구가 아닐까? 예측할 수 없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인생이라면, 야구 경기 역시 그 못지않은 예측불가의 반전과 역전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가 국민의 스포츠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뿐이 아니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다름 아닌 맛깔스러운 해설이다. 방송과 라디오 중계를 통해 곁들여진 명쾌한 해설은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각국 현대 야구 흥행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야구해설가는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한국 프로야구의 시작부터 7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까지 야구해설자로서 선수를 능가하는 유명인이 된 사람, 바로 하일성이다. 야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그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을 정도다. 오랜 세월 동안 그는 프로야구해설가 뿐 아니라 다양한 방송에서 입담 좋은 게스트로, 한해 200회 이상의 강연을 소화하는 명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 프로야구의 관찰자이자 해설가로 살아오며 깨달은 삶의 교훈을 한 권의 책으로 풀어냈다. 야구해설가의 책이라고 해서 단순히 야구에 얽힌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삶의 태도와 동기부여의 비결 또한 버무려 책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그러한 이유로 책의 제목 역시 그가 평소 해설을 통해 종종 탄성처럼 말하곤 했던 문장이 그대로 적용됐다. 바로 『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다. 평생 야구를 해설해 온 그에게 조차 야구는 확실치 않은 것이었다. 인생 역시도 그렇다. 이를테면 9회말 2아웃의 상황에서 기적 같은 역전이 가능한 것처럼.




인생 9단의 따뜻한 조언

대중들에게 야구해설가로서 언제나 활기 넘치는 모습만을 보여 온 저자지만, 어느새 60대를 훌쩍 넘은 나이가 됐다. 하긴 프로야구 원년부터 해설을 해 왔으니 당연하지만, 여전히 원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덕분에 왠지 그에게는 세월도 빗겨가는 듯하다. 사실 그는 생명을 좌우하는 큰 수술을 몇 차례 경험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하일성은 또 2006년부터 3년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수상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그 모든 순간을 거친 후 그는 다시금 야구해설가로서 살아가고 있다.

체력적으로도 그 많은 강연과 야구해설을 병행하시는 것이 대단하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데요.

의사들도 저를 보고 불가사의하다고 해요. 세 번이나 수술을 했는데 한해에 중계 80회 소화하고 강연은 보통 200회 정도 하니까요. 의사 선생님이 “나이도 있는데 여전히 술을 좋아하고, 일까지 많이 하면 과로로 쓰러질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솔직히 지금은 돈보다도 일한다는 그 자체가 즐거워서 하는 거예요. 그런 즐거움이 저를 버티게 하는 것 같아요. 예순 다섯이면 적지 않은 나인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한 거죠.

이번 책은 저자님의 강연 내용 중에서 핵심을 추려낸 듯한 느낌이던데요. 오랜만에 책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소감이 남다를 듯 합니다.

과거에 제가 쓴 책은 야구해설가로서 생활에 대해 많이 썼는데, 이번 책은 제 생각을 많이 썼어요. 제 인생의 경험과 야구의 에피소드에 빗대어 삶 속에서 얻은 교훈을 중심으로 쓴 셈이죠. 이제까지 수십억의 큰돈을 잃어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 안주고 살려고 했어요. 그 힘겨움은 가족들도 잘 모르죠(웃음). 그럼에도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어떤 경우에도 좌절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야구의 재미와 본질은 역전승에 있거든요. 반대로 역전패도 있을 수 있고요.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생 또한 역전승을 할 수도 있고 역전패도 할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다만 좌절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죠. 제가 볼 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결과를 두려워하다보니까 도전의지가 약한 것 같아요.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가라앉죠. 하지만 제가 겪은 인생은 그게 아니거든요. 좋을 때는 비행기 타고 가다가 때론 걸어갈 때도 있고 또 좀 잘되면 자전거라도 얻어 타서 갈 때도 있고, 택시도 타고 갈 때도 있죠. 인생은 그런 굴곡을 겪으면서 가는 것이라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책을 보면 박찬호 선수에 대한 글도 눈에 띄는 부분인데요. 최근에는 류현진 선수가 미국 진출에 성공해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고요. 책에서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내용도 적지 않은데요.

왜 그랬냐 하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끈기가 좀 약해요. 예를 들어서 아마추어 때 자기가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다고 해도 프로는 다르거든요. 그런데 2군에 가서 3년, 4년 있다 보면 좌절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언젠가 기회는 와요. 중요한 건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준비해야 하는 것인데, 우리 선수들은 기다리는데 익숙지 않아요. 사실 야구의 또 다른 묘미는 기다리는 것이거든요. 투수가 공을 던져야 경기가 시작 되고 타자가 칠 수 있는 거고, 자신에게로 공이 와야 수비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 참고 기다리는 자세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올 시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눈여겨본 선수가 있으신지요?

LG와 넥센이 4강에 들어 간 것이 이변이었죠. 특히 LG는 11년만이잖아요. 두 팀이 어떻게 4강에 들어갔냐는 것이 중요해요. 사실 그 이유는 간단해요. 투자를 했거든요. 눈여겨본 선수는 두산의 유희관이라는 투수에요. 사실 저는 그 정도 제구력이나 변화구는 아마추어 시절에나 통하지, 프로에서는 힘들다고 봤거든요. 더구나 유희관 선수의 공은 시속 140km가 안 나와요. 하지만 올 시즌 그는 그런 공을 가지고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거든요. 잠재력이라는 것은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 두 가지가 있어요. 유 선수의 경우 대부분 보이는 면만을 보고 실패한다고 봤는데 저 조차 못 본 또 다른 뭔가가 있더라고요. 그 때마다 ‘야구는 역시 모른다’는 것을 느끼는 거죠. 류현진 선수도 1지명이 안됐던 시절이 있었어요. 오승환 선수도 그랬고요. 선수들은 물론 젊은 세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자기 자신을 낮게 보지 말라’는 거예요. 비록 현재는 힘겨울 지라도 ‘나는 내가 모르는 뭔가 능력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난관을 헤쳐 나가기를 바라요.




평생 한결같은 야구 사랑

그가 처음 야구해설가로 나설 당시 대한민국 프로야구 출범은 소문만 무성했다. 선수들의 수준은 물론이고, 야구 행정이나 관련 인프라도 지금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야구해설가 역시 전업은 없었고 겸직이 대부분이었던 시절, 그럼에도 저자가 야구해설가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끝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야구 사랑과 모든 것을 던진 승부수 덕분이다.

지금은 야구 문외한이라도 야구해설가하면 주저 없이 ‘하일성’을 꼽는데요. 그런 저자께서도 처음에는 적잖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1979년 TBC에서 처음 야구해설가로 활동을 시작할 당시였죠. 사실 첫 해가 끝나고 당시 TBC 간부진에서 해설을 너무 못하니 경질시키라는 말이 나왔어요. 그런데 같이 일했던 PD와 박정재 아나운서라는 분이 ‘아니다, 이 사람은 옆에서 지켜봤을 때 재능이 있는 사람이니 키워볼만하다’며 설득을 해서 결국 오늘까지 야구해설을 하고 있는 거죠(웃음). 사실 그때 큰 결심을 했어요. 정년이 보장 돼 있는 체육교사를 그만뒀거든요. 모두가 미쳤다고 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나는 야구해설가로서 살아가려면 승부를 걸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돌아갈 곳을 없애고 해설에 집중한 거죠. 배수의 진을 치고 해설에만 집중했어요. 젊은 세대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그거에요. 삶 속에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는 거죠. 그런 순간에 안전한 길만 생각하지 말라는 거예요. 살아온 인생보다 살아갈 인생이 짧은 사람이 있고, 살아온 인생보다 살아갈 인생이 긴 사람도 있어요. 그럼 판단이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당시 야구해설가를 직업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극소수였을 것이다. 나는 해설가로서 겨우 초보 단계를 면한 데다 지명도도 높지 않았다. ‘평생일자리’는 커녕 게임당 돈을 받았다. 해설가는 전속 계약이 없던 시절이었다. 야구 시즌이 끝나면 말 그대로 백수가 되는 것이다. 아직 실력이 모자라 다음 시즌 계약도 장담 못했다. 프로야구는 출범 전이었다. 곧 생긴다고 말만 무성했지만 모든 것이 불투명했다. 교사직을 버리고 해설가란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극한의 모험에 가까웠다. 그때 나의 두 딸은 초등학생이었다. 모험을 하려면 용기를 내야 했다. 하고 싶은 일을 꼭 하고 싶었다. 안하면 너무 미련이 남을 것 같았고, 오래오래 후회할 것만 같았다. 더 큰 이유는 모두가 인정하는 정말로 잘하는 해설가가 되고 싶었다.
야구에 있어서 관찰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선수들을 관찰하는 저자만의 포인트가 있으신가요.

그 노하우를 지난해부터 밝히기 시작했어요(웃음). 저는 그 팀의 주력 선수를 봐요. 오늘은 이 선수가 잘 해야 되겠다 싶은 선수 3~4명을 찍어가지고, 선수들이 가장 잘했을 때 투구 폼과 타격폼 영상을 미리 검토하고 나가죠. 그날 제 눈에 그 폼이 들어오면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날이고, 그 폼이 아니면 컨디션이 나쁜 날이거든요. 그 것이 해설에 많은 영향을 끼치죠.

한편으로는 해설가 입장에서는 선수에 대해서 뿐 아니라 해설을 듣는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할 텐데요.

제게 그걸 가르쳐주신 분이 처음 야구해설을 할 때 TBC 중계부장이었던 김재길 PD라는 분이에요. 가수를 예로 들었죠(웃음). 가수에는 2가지 형태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패티 김 스타일과 이미자 스타일이 있다는 거죠. 패티 김은 마니아 중심이고, 이미자 씨는 대중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제게는 이미자 스타일로 가라고 조언하더군요.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 덕분에 야구 외에 강연 요청도 들어오고 인생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에서도 저를 많이 찾아주더군요.

그렇게 평생을 바친 야구해설이지만 2006년도부터 3년 정도 떠나계셨잖아요. KBO 사무총장을 지내시면서 대단한 성과를 이뤄내셨는데요.

전 정말 그 기간에 이뤄낸 성취에 대해 자부심이 커요. 사무총장을 맡았을 때가 2006년도 5월인데, 당시 한국 프로야구는 전년 시즌 관중이 320만에 불과했어요. 침체기였죠. 하지만 제 임기 중에 540만 관중까지 끌어올렸어요.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다고 그랬을 때 필사적으로 대안을 찾아 넥센 히어로즈를 만들어내기도 했고요.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고, WBC 결승까지 올라가기도 했고요. 그래서 감히 오늘날 프로야구 700만 관중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자부해요.

조금은 섣부른 전망이지만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1천만 관중 시대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데요. 저자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가능해요. 왜냐하면 광주 야구장이 내년에 개장되거든요. 왜 관중이 빨리 증가하지 못했냐 하면, 이제까지 수용 인원 1만명 정도의 야구장뿐이었다는 거죠. 내년에 광주, 이어 대구에 대형 야구장이 생기면 천만 관중 시대는 곧 온다고 봅니다.

야구 행정가로서 영광의 시간을 보내시고 다시 해설가로 돌아오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무총장 시절에 진짜 일이 많긴 했어요(웃음).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죠. 그래도 배짱으로 밀고 나갔어요. 그렇게 3년을 보낸 다음에 ‘내가 할 거 다했다’고 털고 나오면서 문득 남은 인생에서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보니 역시 야구 해설뿐이더군요. 평생의 업이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그거였어요.




이것이 인생이다

하일성의 어린 시절은 평범하지 않았다. 유년기 부모의 이혼으로 극심한 방황을 해야 했다. 청소년기에는 불량 서클에 몸을 담으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는 일투성이’라고 하는 그지만 돌이켜 보면 그 경험조차 삶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을 터였다. 그의 삶을 엿볼 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신의와 믿음으로 이어간 사람들과의 관계다.

성동고 시절, 선수 생활도 하셨는데요. 프로야구가 없던 시절이었기에 불가능했지만, 한편으로 ‘만약에 선수 생활을 계속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시지는 않았나요?

저를 가르쳤던 스승님들은 제가 야구에 굉장히 재능이 많다고 했어요. 야구 뿐 아니라 둥근 공으로 하는 건 다 잘했죠. 하지만 당시 제 상황은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지금도 제일 가슴 아픈 것이 제가 하도 속을 썩이니까 한번은 어머님이 “내 자식이지만 부모가 떳떳치 못해서 하고 싶은 말 못하고 살아가는 심정, 네가 이다음에 자식 낳아서 한 번 생각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이 평생 가슴에 있어요. 내 마음속에….

저자가 삶을 반추하는 부분을 보면 늘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들이 있었는데요.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서 겪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듯합니다.

인복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힘들 때 마다 꼭 좋은 사람들이 나타나줬어요. 살면서 인간관계의 폭은 꽤 넓었던 것 같아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서방파 두목 김태촌 역시 저와 제일 친한 친구였어요. 그때 제가 문상하는 것이 뉴스에 나오고 이러다보니까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서 나와 달라고 하더군요. 김태촌과의 관계를 묻기에 “세상 사람들이 다 욕을 해도 김태촌은 나와 가장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라고 했죠. 사실 제 입장에서 그 친구와 안다는 것이 알려져 이득 될 것이 뭐 있겠습니까. 하지만 전 떳떳이 얘기했어요. 친구가 깡패든 도둑놈이든 누구든 나하고 친군데, 그걸 감추고 뒤로 돌아서서 친한 친구인척 하는 인생은 안 사느니 못하다고 생각해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투병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늘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셨잖아요. 역시 프로정신 덕분인가요?

프로라는 것은 올인하죠. 나를 버리는 거예요. 자신을 내려놔야 돼요. 물론 쉽진 않죠. 얼마 전 친구들과 소주 한 잔을 하는데, 옆에 젊은 사람 서너 명이 한탄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한 사람이 사업을 하다가 잘 안됐나 봐요. 그걸 보니 답답해서 가만히 있지 못하겠더군요. 술병을 들고 가서 몇 마디 얘기를 나눴죠.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더군요. 할 게 없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에 왜 할 일이 없겠어요. 저는 그 친구에게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보라고 했어요. 또 살다보면 나한테 안 맞는다고 생각했던 것도 맞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번 시즌에 두산하고 삼성하고 한국시리즈를 봤냐고 물으니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또 “누가 봐도 두산이 이기는 상황이었는데 결국은 진 것은 이길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 인생도 마찬가지다”라고 얘기해 줬죠. 살아가며 실패도 있을 수 있어요. 되돌아보면 잘 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놓친 거거든요. 하지만 기회는 살다보면 또 와요. 젊은 세대들이 한 두 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기회를 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올인하는 근성이 있어야죠.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써 팬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도 있으실 듯 한데요. 왜 야구를 알면 삶이 왜 즐거운지 말씀해 주신다면?

야구는 집 밖으로 나가서 1루 베이스, 2루 베이스, 3루 베이스를 밟고 다시 홈으로 오는 과정이 있어요. 그게 바로 인생이라는 거죠. 상대의 실수 때문에 들어올 수도 있고 희생 번트에 올 수도 있고 홈런에 올 수 도 있어요. 어쨌든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집에까지 오는 기회는 얼마 되지 않죠. 그리고 홈런이란 것이 있잖아요. 모든 스포츠는 정규 규격 안에서 일어난 플레이가 인정을 받지만 야구는 경기 펜스를 넘기면 홈런이에요. 바깥으로 가면 모두 파울로 쳐야 하지만 그게 아니잖아요. 똑바로 넘어간 것은 홈런이 되거든요. 이건 인생을 정직하게 정확하게 살아갈 때 파울선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해요. 이게 인생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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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하일성의 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하일성 저 | 동아시아
하일성이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하지만 그 간단한 진리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그것에 맞게 살지는 못한다. ‘도전하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절망의 순간 기회는 찾아온다’ 같은 이야기는 눈이나 귀로는 보고 들을 수 있지만 가슴으로는 와 닿지 않는다. 인생의 멘토로서, 파란만장한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저자가 직접 생생하게 전해주는 책의 내용은 그 진실성만큼 독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책에는 야구공의 108매듭과 인생의 108번뇌 사이에서 발견한 저자의 인생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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