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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김연수, 쓰고 싶은 걸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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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란, 이야기가 술술 나올 때, 혹은 마음에 드는 문장을 썼을 때라고 지레짐작했다. 김연수에게도 같은 답을 들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는 “사람들과 잘 지낼 때가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후 6시가 되면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가 김연수. 날씨가 좋은 날의 오후 6시, FM 라디오에서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면 무조건 행복해진단다. 10년 이상 써온 산문을  『시절일기』  라는 제목으로 묶었다. 괴로울 때마다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쓴 글들이다. 교정지를 보면서 ‘어두운 시절의 이야기를 누가 읽어줄까?’ 걱정했다. 하지만 읽고 또 읽다 보니 안간힘 속 작은 빛들이 보였다. 시절을 잘 보내기 위해 쓴 일기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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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계속 써야 한다는 마음

 

초고가 원고지 2000매 분량이었다고요.

 

10년 넘는 시간 동안 쓴 글들이니까요. 발표한 글도 있고 혼자만 읽은 글도 있는데요. 모아놓고 보니 한 시절이 지나갔구나 싶어요. 과거의 생각을 다시 읽어보는 일이 제게 많은 도움을 주더라고요. 사회적인 사건들도 약간 정리가 됐고요. 지금 생각과 다른 부분은 조금 고치기도 했어요. 5부에는 2000년대 초기에 쓴 글도 있으니까요. 순수한 일기라면 시간 순서대로 나눠도 좋았겠지만, 그건 아니니까 주제별로 장을 나눴어요.

 

다음 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천천히 읽어야 하는 글들이 많았어요.

 

요즘 에세이가 많이 나오잖아요. 서점에 가보면 트렌드가 읽히는데, 이번 책을 내고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도 약간은 고민했죠. ‘시대가 바뀌었으니까 나도 가독성 있는 글을 써야 하는 게 아닐까?’, ‘나라는 사람의 글 쓰는 스타일이 있는데 꼭 트렌드에 따라야 하나?’, ‘내가 잘하는 걸 그냥 해도 괜찮을까?’ 그런데 40대를 지나보니, 시간이 지나면 트렌드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긴 안목으로 내가 쓸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이 다 바뀌어 버릴 것 같은 불안이 없지 않지만, 믿음을 갖고 쓰는 거죠.

 

신작 소설이 먼저 나올 줄 알았습니다.

 

제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말인데요. (웃음)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산문에 무게를 안 뒀는데, 산문을 쓰니까 사람들과 소통이 잘되더라고요. 산문이 중요한 장르라는 걸 알게 됐죠. 물론 지금도 소설에 10배, 20배 정도 더 많이 공을 들이고 있어요. 작가 입장에서 보면 소설을 펴내는 게 훨씬 어렵고, 어렵기 때문에 책이 나오면 기쁨이 더 커요. 소설을 빨리 내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네요.

 

사회적 이슈를 다룬 글들이 많아서인지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입니다. 독자 입장에서도 스스로에게 질문해봐야 하는 거죠. 힘든 질문도 해야했고요.

 

10년을 돌아보니까 제게 가장 중요했던 사건이 세월호 참사였어요. 저의 40대와 겹쳐지면서 염세적인 태도를 갖게 됐어요. 며칠 전 <채널예스> 기사를 찾아봤더니, 2014년 제 인터뷰 제목이 ‘왜 이렇게 나쁜 세계가 존재하는가’예요. 정말 그랬거든요. 세상이 점점 나빠지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나빠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2019년이 된 지금, 돌이켜보면 배운 것도 많아요.

 

단편 「ps 사랑의 단상, 2014년」으로 책이 끝납니다. 이 소설을 마지막 챕터에 넣은 이유가 있었을 것 같아요.

 

2014년에 쓴 소설이었으니까 공교롭게 들어가게 됐는데요. 어쩌면 이 이야기가 내가 발견한 메시지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절일기』  를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물음은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예요. 이 책을 내면서 세월호 사건이 나에게 너무 중요했다는 걸 알았어요. 소설을 쓸 때는 몰랐죠.

 

세월호 사건은 ‘조심스럽지만 계속 써야 한다. 작은 환기라도 될 수 있다면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작가들이 많다고 느껴집니다. 비슷한 마음이 있으셨을 것 같고요.

 

제가 산문을 많이 쓰는 이유는 소설은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시급하게 써야 할 글들이 때때로 생기는데요. 산문은 모르겠는데 소설은 실패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아요. 감정 과잉이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어쨌든 계속 써야 한다는 마음이 있죠.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잘 써보겠다는 문제가 아니라 한 번이라도 더 이야기를 해보겠다는 마음.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51쪽에 “그러므로 모든 소설가의 데뷔작은 검은색이어야 한다”고 쓰셨어요. 만약 산문집을 색으로 비유한다면, 어떤 색깔이 될까요?

 

무지개색이요. 혼란과 방황, 여러가지 감정이 다 들어 있어서 정리가 잘 안 된 느낌이라. (웃음) 딱 정리가 되면 좋겠는데요. 책으로 묶인 글을 보면 이게 내 모습이구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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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 계속 없어지는 노력

 

김연수 작가의 책을 소설이 아닌 산문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산문이 좋아 소설을 찾아 읽는 독자도 생길 거고요. 예전에 한 시인께 질문한 적이 있어요. “시집보다 산문집이 더 인기가 많으면 서운하지 않냐?”고. 시인은 이렇게 대답하셨어요. “나의 산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내 시도 좋아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작가님은 어떠신가요?

 

말씀해주신 이야기가 일반적인 반응일 것 같은데요. 시인과 소설가는 약간 달라요. 시인은 시를 쓸 때의 시인과 산문집을 쓸 때의 시인이 같은 사람인데요. 소설가는 소설을 쓸 때의 소설가와 산문을 쓸 때의 소설가가 조금 달라요. 예를 들면  『시절일기』  는 40대 김연수가 들어 있지만 소설은 40대에만 얽매일 수 없죠. 산문집을 계기로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마 이런 식의 불일치는 경험하실 거예요.

 

“나는 다시 태어나도 글을 쓸 것”이라고 말한 기사를 읽었어요. 대개의 작가들은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테면 목수, 가수, 음악가 같은.

 

저는 그냥 쓰는 걸 되게 좋아하는 사람 같아요. 출판을 전제로 한 글을 떠나 일상적으로 글을 쓰는 일이 굉장히 좋아요. 글을 쓸 때 소리가 나잖아요. 키보드를 두들기거나 종이에 연필로 써야 하니까. 이 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 리듬이 유지되는 것이 되게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태어나도 글을 쓰고 싶어요. 꼭 작가가 아니라도 계속해서 끄적거리는 사람이고 싶은 거예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가가 될 수도 있겠고, 책으로 나오는 일이 너무 괴롭지는 않겠죠.

 

2017년 4월에 쓰신 글인데요. 161쪽에 “처음에는 나의 내성적인 성격이 싫었다”고 쓰셨어요.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를 판단하는 데 걸리는 이 지체의 시간이 나는 좋다”고 보태셨고요. 나이가 들면 점점 확언, 단언하는 일에 머뭇거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하기도 하고요. 

 

소설가에게는 테크닉이 하나 필요한데요. 바로 본인이 사라지는 법을 아는 거예요. 왜냐면 소설가가 누군가를 대상으로 글을 쓴다면, 그 대상에게 갖고 있는 선입견을 모두 닫아버려야 하잖아요. 어떤 사람에 대해 판단하는 일을 계속 유보해야 하죠. 그래야 대상의 진짜 모습에 접근할 수 있으니까요. 나 자신이 계속 없어지는 노력을 해야 해요.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노력은 일단 책을 계속 읽는 거예요. 만약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쓴다고 하면, 그녀가 접했을 만한 환경, 정보에 관한 걸 계속 읽거나 그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 쓴 글을 계속 읽어요. 이 과정에서 어떠한 판단도 하면 안 되고요. 자동적으로 글이 나올 때까지 계속 읽는 거예요.

 

“겸손이 세계의 실체에 접근하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163쪽) 이 문장과 연결이 되겠네요.

 

책에는 겸손이라고 썼지만, 제 판단을 유보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거예요. 계속 소설을 쓰다 보니까 어쨌든 제가 내성적인 사람이라서 그게 잘 돼요. 하지만 처음 소설가로 데뷔했을 때는 반대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네 자아를 펼쳐 보라. 해방 시키라”는 말을 자주 들었죠. 제 경우에는 시를 쓸 때는 이게 잘됐는데, 소설을 쓰니까 당장 반대가 되더라고요. 독자들도 작가의 자아를 통과해서 읽어야 하니까 불편하고요. 몇 번을 쓰고 난 후, 없어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어요. 방법을 찾다가 나를 없애는 기술을 익혔고요. 감각적인 정보를 많이 수집하다 보면 가능해져요. 평상시에도 계속 연습해야 하니까 주장은 계속 약해지죠. 하지만 주장이 약해져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소설을 잘 쓰고 싶으면 계속 연습해야 하죠.

 

『시절일기』  를 보면서 2014년에 출간된  『청춘의 문장들  』  를 다시 읽었어요. 이 에세이는 『청춘의 문장들』  이 나오고 출간 10년을 기념해서 나온 책이라, 김연수 작가의 여전한 생각, 달라진 생각들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읽다 보니 궁금해지더라고요. 김연수 작가가 1980년대에 태어난 소설가라면 어땠을까. 굉장히 다른 작품을 썼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상도 못하겠는데요. 어땠을까요? 아마 1980년대에 태어났다면 경험이 완전히 다르겠죠? 저는 1970년대의 기억은 모두 흑백이에요. 1980년대부터는 컬러고요. 우리나라에 컬러TV 방송이 시작된 게 아마 1980년도일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어릴 때는 흑백TV를 봤고 학창시절이 돼서야 컬러TV를 봤기 때문에 옛날 느낌의 한국과 풍요로운 한국의 모습이 혼재된 이미지가 있어요.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에 소재로 쓰기도 했어요. 약간씩 다른 것들이 합쳐지면 입체가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어쩔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생긴 입체감, 이게 제 정체성인 거예요. 운동을 해야 할 것 같으면서도 그냥 혼자서 팝송을 듣고 싶은 마음, 그런 거예요.

 

소설가 김연수를 말할 때 항상 따라붙는 단어가 ‘청춘’이었잖아요. 아직도 왠지 ‘중년’은 어색해요.

 

『청춘의 문장들』  이 나온 지 벌써 15년이 넘었는데요. 생각보다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오히려 과거에 쓴 글들이 더 노인네 같은 느낌도 들어요. 인생은 이런 거라고, 알려주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저를 보면 큰 차이는 없어요. 나이가 들면서 무뎌지는 것들이 있지만, 경험이 많다고 점점 나아지거나 지혜가 생기진 않아요. 지혜는 개인적인 노력의 결과로 생기는 것 같아요. 다만 노하우 같은 건 있을 텐데요. 대개 사람과의 관계 문제예요. 사람을 대하는 부분에 있어서 좀 더 진지해졌다고 할까요? 능숙해진 건 아니고요. 예전에는 내성적이어서, 젊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몰랐다면, 지금은 좀 마음이 열려 있는 상태예요. 하지만 큰 차이는 없어요. (웃음)

 

잘하게 된 것도 있지 않나요?

 

빨리 반성하고 빨리 사과하는 일, 그건 조금 잘하게 됐어요. 왜냐면 내가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거든요. 빨리 조치하는 것이 낫다, 그건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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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협조_ 서점, 리스본

 

 

무엇이 중요하지?

 

예전에는 작품만 좋으면 작가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아니에요. 작품 외적인 것들도 좋아야 한 작가, 그의 책을 좋아하게 돼요. 자연스러운 변화이긴 한데, 작가 입장에서는 힘들 수도 있어요. 작품과 완전히 구별되길 바라는 마음도 클 것 같고요.

 

소설은 픽션이잖아요. 창작을 하는 첫 번째 동기가 소설 속으로 도망가는 일이거든요. 제가 1994년에 등단했는데, 그때는 책 날개에 작가 사진도 안 실었어요. 대중적인 소설가들은 사진을 실었지만 대개의 소설가들은 작품 속에 숨어 있었어요. 산문집을 낸 소설가도 많지 않았고요. 작가가 드러나는 걸 작가도 싫어하고 독자도 싫어했죠. 이 사람의 인생을 우리가 알게 뭐야? 였던 거예요. 그런데 이제 세상이 바뀌어서 불가능해요. 숨어서 살 수 없게 됐으니까 작가들이 힘들긴 하죠. 최근에 한 젊은 소설가가 SNS에 올렸더라고요. 자기 말고 소설을 봐달라고.

 

“체력과 정신력이 행복하게 만나는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그 시기를 좀 지났는데, 약간의 여유가 생겨서 소설 출간이 점점 뒤로 밀려가고 있죠. (웃음) 아무튼 여유가 생기긴 했어요. 좋은 의미고요. 체력은 예전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초조해 하지 말고 쓰고 싶은 걸 쓰자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중이에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어요. 후자가 줄어든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간혹 힘들기도 하죠.

 

불안 속에서 갈팡질팡할 때가 있어요. 무엇이 정답인지 모를 때가 있죠. 하지만 ‘무엇이 중요하지?’라는 질문을 자꾸 하려고 해요. 왜 처음에 글을 쓰려고 했지? 그걸 생각하면, 아닌 건 아닌 게 맞아요.

 

긴장감을 조금 덜 가져도 되는 글을 쓰거나, 작업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신가요?

 

저는 고민이나 의문이 들어서 글을 쓰는 스타일이에요. 만약 고민이 해결돼서 편해지면 글을 안 쓸 것 같아요. 다른 걸로 먹고 살 수 없으면, 쓰긴 하겠지만 그렇게 많이 쓰진 않을 것 같아요. 지금은 여전히 고민이 있고 의문이 있어서 많은 글을 쓰는 상태예요. 만약 해결된다면 팟캐스트를 하겠네요. 말로 할 수 있는 강연을 할 수도 있겠고요.

 

“소설은 인생을 두 번 사는 경험을 해준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산문은 어떤 경험을 줄까요?

 

마찬가지 아닐까요. 글쓰기의 가장 큰 효용이 한 번 더 쓰는 거잖아요. 글을 쓰려면 해석해야 하고요. 제가 영상, 사진은 덜 신뢰하는 이유는 너무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서예요. 같은 사진을 볼 때마다 생각이 달라지진 않는 거죠. 그런데 글은 좀 달라요. 글을 쓸 때의 내 상태에 따라 어떤 사람이 좋아졌다가 싫어지기도 하고, 해석이 여러 번 바뀌게 돼요. 역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바라보기 나름인 거예요.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일어난 일이 다르게 해석돼요.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저 사람 어떻게 살아?’ 불쌍해 할 수 있지만, 본인은 전혀 다를 수 있거든요. 글쓰기를 통해 가능한 일이죠. 그것이 소설이든 산문이든.

 

페르난도 페소아, 안토니오 타부키, 줌파 라히리 등 좋아하는 작가 이야기도 많이 쓰셨어요. 최근에 발견한 좋은 책, 작가는 누구인가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를 쓴 마쓰이에 마사시의 글이 좋았어요. 작가가 편집자 출신이라서 구체적인 단어를 써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가들은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해서 작품을 쓰는 사람들이에요. 명징한 세계를 써서 좋아합니다.

 

또 하나의 시절이 지나 10년 후가 됐다고 가정해 볼게요.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꿈은 아니고 오래 전부터 갖고 있는 몽상이 하나 있어요. 지방 소도시에 2년 정도 머무르면서 그곳에 사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거예요. 지자체에서 거처와 약간의 생활을 좀 도와주신다면. (웃음) 동네 아이들에게 소설을 가르쳐보고 싶어요. 생각만 해도 좋네요. 동네 사람들도 잘해주실 것 같고.

 

『시절일기』  로 김연수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독자가 있다면, 다음 책으로는 어떤 작품을 읽으면 좋을까요?

 

이 산문집과 연결 짓는다면,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를 읽으면 좋겠네요.



 

 

시절일기김연수 저 | 레제
그는 끊임없이, 쓰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멈칫거리고 그리고 다시 쓰는 사람이다. 시를 발표하고 장편소설을 펴내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새 이십오 년, 그는 여전히 글쓰기라는 업業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그 질문하는 일이 그에게는 곧 ‘쓰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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