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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 트위터에서 리트윗을 해주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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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사용자는 이외수 작가를 팔로우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160만 이상의 팔로어로 ‘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외수. 매일 4,5개 트위터를 날리고, 국민 권익을 위한 정보는 반드시 리트윗을 한다. 이외수에게 트위터는 주먹밥 같은 존재다. 이외수는 “하루 한 덩어리 혹은 몇 덩어리의 주먹밥을 만드는 기분으로 포스팅을 한다. 영양가를 고려해 좋은 재료를 쓰고 감칠맛을 더해서 맛있는 주먹밥을 만든다.”고 말한다. ‘트위터 대통령’보다는 ‘꽃노털 오빠’ 또는 ‘트위터의 간달프’로 불러달라고 말하는 이외수 작가를 만났다. 하창수 작가와의 대담집 『마음에서 마음으로』를 읽고 나니, 작가 이외수에 대한 웬만한 궁금증은 사라졌다. 이외수의 일상이 궁금하면 그의 트위터,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될 일이다.

80시간 동안 이외수, 하창수 작가가 나눈 속문선답. 지금까지 작품 40여 권을 펴내며 이외수는 작품 외적으로 작가의 철학을 밝힌 바가 없다. 하창수 작가는 대담집을 준비하며 네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예술, 인생, 세상, 우주와의 대화. 하나의 주제로 시작한 대담은 최소 18시간, 길게는 24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대담에 속하지 않았을 질문을 찾는 건, 마치 이외수가 트위터를 하지 않은 날을 찾는 것과 비등비등한 일일지 몰랐다. <채널예스> 인터뷰는 책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정도로 진행됐다.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이 아닌,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 화천은 벌써 폭설이 내렸다고 하는데, 서울에는 짙은 안개주의보만 내릴 뿐이다. 하나, 책 제목이 『마음에서 마음으로』가 아니던가! 이외수의 머릿속보다 마음을 들여보기로 했다.
대담은 오후 서너 시쯤 시작해서 밤을 새웠다. 어느 때는 동이 트고도 그치지 않고 정오 무렵에야 끝난 적도 있었다. 그야말로 마라톤 대담이었다. 한 번 대담에 4기가바이트의 녹음기가 거의 채워질 정도였다.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인 내게는 마라톤 이상의 고역이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녹음기는 여전히 켜져 있었고, 간간이 맥주나 막걸리가 조연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대담이 모두 끝났을 때 세상엔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었지만, ‘감성마을’엔 그제야 봄이 흐드러지고 있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p.6)



내가 지금까지 이외수를 건성으로 알았구나

화천에서 지내신 지 올해로 8년이 되셨죠? 한 달에 한두 번 서울에 올라오신다고 들었습니다. 서울 공기는 어떤가요?

천식이 심해서 호흡기를 가지고 다니는데 서울에 오면 좀 심해지죠. 대개 서점은 지하잖아요. 사인회를 해도 꼭 지하 서점이니까 아무래도 답답한 기운이 있죠. 자연은 항상 청량한데, 도시 공기는 탁해서. 그래도 가장 견디기 힘든 건 기운이 어수선한 겁니다. 화천은 벌써 폭설이 내렸어요. 장독대 위에 쌓인 눈이 장독대 높이만큼 쌓였죠. 골바람이 심한 데다 산간지역이니까 그늘이 져서 아주 춥습니다. 그래도 감성마을에 있을 때는 언제나 편안합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는 후배 소설가 하창수 작가가 인터뷰어로 참여한 대담집입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후배이니 대화의 깊이나 편함이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부담도 덜하셨을 테고요.

우선 안심이 됐죠. 다른 작가는 저를 추상적으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하창수 작가는 가까운 거리에 살기도 하고, 왕래도 잦고요. 평소 술도 많이 마시고 이야기도 자주 나누는 사이라서 큰 부담이 없었어요.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훨씬 자유로웠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그냥 내놓으면 되니까, 다듬거나 꾸밀 이유가 전혀 없어서 편했습니다.

80시간 대담이면 녹취록 분량이 상당했을 텐데요. 압축하느라 여간 고생이 많지 않았겠습니다.

애를 많이 먹었고 다듬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죠. 일단 제가 여러 번 검토도 했고요. 정치적인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말했는데, 사회적으로 물의가 일어날 법한 여지가 있는 이야기는 많이 뺐고 현존하는 인물 이야기도 좀 생략했습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제목은 직접 지으셨다고요.

내가 느끼고 있는 것 중 하나가 21세기는 더 이상 이성이 세상을 주도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20세기까지는 머리 중심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죠.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보면, 머리 좋은 사람을 우수하다고 인정하는데 나는 이게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부터는 이것이 수정돼야 합니다. 어쨌든 인간은 진보하기 때문에 이성보다 감성이 중요하다는 걸 인식할 거고 감성이 시대를 주도하게 될 거예요. 지금 경제, 마케팅도 감성 경영으로 전환되고 있잖아요. 머리 좋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보다, 마음 좋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훨씬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중심이 되는 삶, 인간적이고 사랑의 마음을 중시하는 작가,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는 뜻으로 붙인 제목입니다.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예술과 인생 부분이었습니다. ‘아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몇 번이든 고친다는 이야기는 다소 의외였습니다. 이외수의 과거와 현재도 흥미로웠고요.

집필에 들어가면 저는 예고편 보여주듯이 광고를 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모니터도 합니다. 발표하기 전에 10대부터 40대까지, 전 연령 독자들에게 초고를 주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 걸리는 부분을 말해달라고 합니다. 막내 아들이 가장 냉정한 독자죠. 최종 심의는 언제나 막내 몫이에요. 내가 “이걸 읽다가 소변이 마려우면 놓고 가겠느냐?”고 물었을 때, 화장실에 간다고 대답하면 다시 씁니다.

언제부터 원고를 미리 보여주셨나요?

『꿈꾸는 식물』때부터 그런 것 같아요.

『마음에서 마음으로』는 대담집이니 사전에 보여주시진 않았을 것 같고. 가족들은 이 책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요?

‘지금까지 나는 이외수를 건성으로 알았구나’ 하던데요. 막내 동생이 가장 놀랐고, 큰 아들은 “내가 평소에도 아버지를 존경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어요. 같이 살고 있는 가족들이 저에 대해서 놀라는 기색이 있었어요. 독자들 같은 경우에는 대개 이외수의 단편적인 부분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이번 책 리뷰를 보면 새로운 시각으로 이외수를 보게 됐다는 평이 많아요.

“내가 이외수 작가만큼 나이가 들면, 과연 이렇게 잡다한 것들까지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까?” 이런 리뷰도 있더라고요. 책을 보니, 평범해서는 작품을 쓰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기인적인 풍모를 갖게 됐다고 하셨는데요.

평범하게, 평탄하게만 살았으면 일반적인 시각을 가졌을 것이고, 그러면 일반적인 글밖에 못 썼겠죠. 보편적 사고에 머무르면 글도 보편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결국 자기가 보는 각도에 따라서 세상 만물이 다르게 보이는 거예요. 작품을 쓸 때는 남다른 시각, 남다른 사고가 필요합니다. 적어도 제 글은 어쨌든 개성은 인정 받았으니까, 소재가 독특하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상징성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 속에서 끄집어낸 건 아니니까요.

『장외인간』『벽오금학도』가 대표적이겠지요. 신비적 우주론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책 ‘우주와의 대화’에도 자세히 언급이 되었습니다. 달에 사는 지성체와 나눈 교신, 채널링 일화도 흥미로웠고요. 요즘도 우주의 지성체들과 환담을 나누신다고요.

예전과는 달리 두세 달에 한 번 정도로 뜸하죠. 채널링을 통해 배운 건, 우리가 지구에 사는 한 지구의 의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죠. 지구의 특질은 지구의 의식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니. 다만 지구가 우주에 속해 있는 이상 우주의 본질적 속성인 아름다운 사랑을 추구한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달 친구들은 지구의 비, 물이 풍부하다는 것과 다양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좋아했어요. 우주의 많은 지성체들이 지구를 보호하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사춘기를 겪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사람은 태어나서 꼭 한 번은 사춘기를 겪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직까지 겪지 않으신 건가요?

40대를 지나면서 지금까지 사춘기를 겪고 있죠. 밥 세끼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사춘기에요. 지금도 늘 설레고, 곧잘 흥분하고, 감동도 잘 받고 울기도 잘하니까(웃음).

굶으면 오히려 정신이 맑아진다고 하셨죠. 잠도 마찬가지고요.

글을 쓰는 데 절실히 필요한 일이에요. 정신이 청명하고 명료해지면 글이 청명하고 명료해집니다. 군더더기가 없어지고 가지치기가 절로 됩니다. 지금도 잠을 잘 자지 않는 건, 많이 자면 오히려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겁기 때문입니다.




트위터 덕분에 집필 속도 빨라졌다

파격과 기행의 작가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적인 친절한 작가, 독자와 소통을 잘하는 작가, 또한 위트 있는 작가입니다. 트위터에서 공익을 위한 트윗이라면 반드시 리트윗도 해주시고. 하나, 작가는 외로워야 하는 존재이기도 할 텐데요. 이외수 작가님을 보면 외로울 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 밑에서 컸는데, 할머니가 이삭을 주우러, 동냥을 얻으러 가면 빈집에서 혼자 할머니를 기다려야 했어요. 산 밑 오두막에서 자라 사람 구경을 하기 힘들었고 혼자 집에 있으면 그렇게나 두려웠어요. 마을을 바라보면서 ‘어딘가에 할머니가 있겠지, 할머니가 내 울음소리를 들을까?’ 하는 기대로 울면서 할머니를 기다렸어요. 어린 시절 탓인지 지금도 혼자 있는 게 두려워요. 별로 안 좋아해요.

고독을 즐기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독자와의 밀접한 소통은 불편해하는 경우도 많고요.

작가들이 지나친 권위의식을 갖게 되면 독자와 작가와의 거리가 멀어집니다. 특히 이 시대에는 너무나 재미있는 매체들이 젊은이들을 유혹합니다. 책을 한창 읽어야 할 독자들의 시선이 모두 다른 데로 분산되고 있죠. TV, 영화, 스포츠 등 무궁무진하게 재밌는 것들이 많잖아요. 자칫하면 책 읽는 것이 시간을 낭비하는 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빼앗긴 독자, 서점으로부터 멀어진 독자를 다시 찾아오려면, 작가부터 그 높은 담벼락, 깊은 골, 넓은 거리감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자들이 먼저 작가에게 다가오기는 어려우니까, 작가 스스로 먼저 담을 허물고 자진해서 독자에게 다가가야 하는 거죠. 요즘 SNS가 많이 발달했잖아요. 트위터, 페이스북을 잘 활용할 수도 있겠죠.

트위터를 열심히 하게 된 후부터 집필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말씀하셨어요. 최근 <소설문학> 겨울호에 단편 ‘파로호’를 발표하셨는데, 단편소설은 2010년 ‘완전변태’ 이후 3년 반 만입니다. 이번 단편은 열흘 만에 쓰셨다고 들었는데요.

보통 단편을 쓰면 두세 달은 걸립니다. 그런데 트위터를 습작 공간으로 활용하다 보니 집필 속도가 빨라졌어요. 뼈와 기름은 빼고 살코기만 골라내는 일을 매일 같이 하다 보니, 농축된 메시지를 전달하기 쉬워졌죠.

작가님은 대한민국 파워 트위터리안의 상징이 되었으니 조금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어떤 작가는 “모든 작가는 트위터 계폭(계정 폭파)를 향해 달려간다”고 하던데요. 트위터를 개설한 걸 후회한 적은 없었나요?

그냥 잡담만 하는 공간으로 사용한다고 하면 다소 회의가 생겼겠죠. 트위터가 조잘거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정보를 습득하는 공간이기도 하거든요. 사회적 흐름,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까요. 또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 이게 가장 큰 장점이죠. 무의미한 문장을 올릴 수도 있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상관없는 공간이지만, 최소한의 양심, 도덕성을 갖고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습니다.

리트윗 요청이 굉장히 많죠? 요청에 응답하는 원칙이 있을까요?

첫째, 농수산물을 판매하기 위해서 의뢰하는 분들은 거의 해드립니다. 또 정부기관에서 국민 권익을 위해서 정책 방안을 내놓을 때는 100% 리트윗 하죠. 소방서라든가 경찰서,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각 부처에서 내놓은 국민 권익을 위한 일이라면 무조건 해드립니다. 개인적인 글로는 아이가 실종됐다거나,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가 사라졌다, 또 희귀 혈액을 구하는 위급한 상황일 때는 리트윗 하고 있습니다.

아이돌 같은 인기를 누리는 동시에 안티 팬들도 많습니다. 트위터에서도 좋은 댓글이 주를 이루지만, 악플러들도 여전히 많아요. 어떤 심리일까요?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거겠죠. 열등감이 많거나, 소외됐다고 생각하거나,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를 드러내고 싶어서 그러는 경우가 많아요. 무슨 글이던지 정치적으로 왜곡해서 해석하는 사람도 많고. 어떤 때는 대꾸를 해주지만 너무 무가치하다고 느낄 때는 살충제를 뿌립니다. 예전에는 정신과 전화번호를 올려놓기도 하고 여러 가지 처방이 있었어요. 요즘은 가급적 무시하는 쪽이죠.

“편하고 행복한 사람은 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악플러들이야말로 이외수 작가의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제가 고통 받고 외롭고 슬픈 삶을 살았으니까, 그런 사람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좌절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겠다는 생각으로 기도하면서 책을 쓰죠. 행복하면 안 읽어도 된다는 말은, 제 책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즐거울 수 있는 것들이 세상에 산재되어 있잖아요. 이미 행복하다는 건 성공했다는 것과 같고, 굳이 내 책을 읽으면 고통스러운 부분이 많으니까. 오히려 제가 그 분들한테 폐를 끼치는 느낌이 들어서 안 읽어도 된다는 생각이죠.

나는 이미 행복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읽어도 되겠죠.

사실 뭐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은 거죠. 외국의 한 작가가 ‘작가적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작가는 내 글을 읽는 독자가 나 한 명이라도 족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 세계가 내 글을 열광해주기를 바란다.” 모든 작가들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독자를 사랑한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독자가 사랑한 작가는 들어봤지만, ‘독자를 사랑한’ 이란 타이틀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작가 이외수에게 독자란 그만큼 큰 존재겠지요.

독자를 사랑한 작가를 독자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요? 우리 식구들이 다 그렇습니다. 독자를 식구 의식을 가지고 대하죠.

작가에게는 어떤 독자들이 반갑나요?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좋지요. 사실 우리나라 국민들 독서량이 부끄러울 정도로 낮다는 게, 일단 심각한 문제에요. 대한민국은 OECD 중 경제력 12위,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는데 놀랍게도 자살률은 3관왕입니다. 국민 자살률, 노인 자살률, 청소년 자살률 1위. 이렇게 많은 목숨이 쓰러져 가는데 아직까지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건, 생명의 존엄성을 가볍게 여기는 겁니다. 정신적 빈곤이 가장 큰 문제죠. 내적 풍요, 내적 충족감, 자기 존재감에 대한 확인을 해야 하는데, 예방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독서입니다. 우리가 보통 책을 읽으면 지식이 쌓인다는 건 상식입니다. 지식이라는 건 머릿속에 내장되어 있는 것을 발효시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실천이 필요합니다. 또 타인에 대한 애정까지 플러스 시켜야죠. 그래야만 지성이 되고 지혜가 될 수 있습니다. 지식이 지성을 거쳐 지혜가 되려면, 만물을 사랑할 줄 아는 가슴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독자가 책을 읽고 실천할 수 있을 때 생겨날 수 있는 거죠.

오행사상을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을 구상 중이시죠. 언제 독자들이 만날 수 있을까요?

장기적으로 5부작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공부에 들어갔고 내년부터 집필에 몰두해서 3년 이내에 끝낼 계획입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훈련을 많이 했으니 속도를 낼 수 있겠죠. 단편이랑 산문은 쌓인 원고가 많아요. 책은 쉼 없이 낼 겁니다.

쉼 없이 집필하는 작가가 있으니, 독자들도 쉼 없이 독서를 하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에 순천에 강의를 갔는데, 순천시에서는 아이가 새로 태어나면 책을 선물한다고 하더군요.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게 책이 되는 거예요. 얼마나 멋진 생각입니까? 모든 지자체에서 본받았으면 좋겠고, 국민들도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독자들을 만날 때 큰 행복을 느낀다.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더라도, 편지나 트위터에서의 만남도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런데 내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는 얘기보다는, 내 글을 읽고 어려운 상황을 잘 견딜 수 있었다거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인생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더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가슴이 뭉클하고 콧날이 시큰해진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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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마음으로이외수 저/하창수 편 | 김영사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멘토들의 멘토, 160만 팔로어를 지닌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외수. 그러나 세상이 명명한 이름 뒤에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한 이외수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에서 길어올린 깊은 사유와 성찰의 세계, 눈물겨운 절망과 상처를 딛고 꽃피운 영적이고 우주적인 인식은 아직 한번도 꺼내놓지 않은 이야기였다. 한칸 방 안에서도 우주를 만나는 작가 이외수, 그가 세상과 간절히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가 후배 소설가 하창수와의 대담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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