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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근 “에세이를 쓰면, 풀어지는 마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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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에 적힌 어떤 기억들을 SNS에 올려 작가가 되었다. 첫 책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으로 섬세한 위로를 전했던 안대근 작가. 그가 에세이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 을 펴냈다. 눈금이 새겨진 줄자 위를 걷는 기분이 들 때마다,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할 때마다 그를 다시 서게 한 존재는 언제나 가까운 타인들이었다. ‘고마운 사람들이 준 힘으로 잘 자랄 수 있었던(88쪽)’소년은 ‘접힌 마음의 자국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66쪽)’어른이 됐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 남기고 간 흔적은 글이 됐다.


인터뷰 중간, 안대근 작가가 일기장을 펼쳐 보였다. 자신의 에세이는 대개 일기장에서 시작한다고 말하면서. 날짜마다 빽빽이 적힌 수많은 이야기들. 그의 사려 깊은 글은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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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써내려 간 이야기


첫 인터뷰라고 들었어요.


서면 인터뷰는 종종 했는데, 이렇게 대면해서 하는 인터뷰는 처음이에요. 긴장하면서 왔어요.(웃음)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 은 두 번째 책인데요. 첫 책이 나왔을 때와는 느낌이 무척 다를 것 같아요.


제가 책을 두 권이나 내게 될 줄 몰랐어요. 계속 글을 쓸 수 있고, 그걸 누군가 읽어준다는 게 너무 좋아요. 독자가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매일매일 감사한 일이에요. 사실 첫 책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은 운 좋게도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서 우연히 내게 된 책이었거든요. 그래서 무척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움도 많았어요. 만약 다시 책을 쓴다면, 처음의 부끄러움을 덜어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고 그래서 호흡이 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또 첫 책은 제목과 내용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독자분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이번에는 제목을 보고 책을 고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웃음) 편집자님께도 고맙고, 저 스스로도 떳떳한 기분이에요. 

 

신청자에게 매일 에세이를 한 편씩 보내주는 서비스였던 ‘매일메일근’의 원고 일부가 묶였다고요.


네. 같은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이슬아 작가님이 먼저 시작했잖아요. 그걸 보고 깊이 감명받았거든요. 꾸준히 글을 쓰는 계기가 필요한데 구독자들과 약속하면 강제적으로라도 글을 쓰게 될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한 5개월 정도 진행했는데, 그때의 글들이 책에 많이 담겼어요.

 

매일 에세이를 쓴다는 게 힘들진 않았나요?


힘든 것보다 아쉬움이 더 컸어요. 미리 원고를 작성해놓았다면, 계속 보완해서 더 좋은 글을 보낼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요. 처음에는 미리 써놓은 원고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일에 쫓기듯 쓴 글들도 많았거든요. 제 생각이 내용에 잘 담기지 않은 글을 보낼 때도 있었기 때문에 너무 아쉬웠어요. 그런 글들은 많이 다듬어서 책에 넣었어요.

 

김연수 소설가가 추천사를 썼어요. ‘몇 년 전, 혼자 만든 시집을 내게 선물했던 이가 이렇게 책을 펴냈다’라고 시작해요.


대학교 때 시 창작 수업을 들었는데, 매주 시를 쓰는 게 과제였어요. 그러다 보니 종강 때는 20편 정도의 시가 모였거든요. 그냥 흘려버리긴 아까워서 그 시들을 모아 시집을 만들었어요. 독립출판도 아니고 직접 프린트해서 오려 붙여가지고 가내수공업으로요.(웃음) 60권 정도 만들어 아는 사람들에게 팔고, 수익금을 기부했는데 김연수 작가님께도 드리고 싶어서 사인회 때 가지고 갔었어요. 사인을 받으면서 책을 드릴 땐 그냥 감사하다고 말씀하시고 가져가셨는데, 그때가 김연수 작가님이 『소설가의 일』을 연재하고 계실 때였거든요. 제가 시집을 만들어 드린 이야기를 문학동네 카페에 올렸더니 김연수 작가님께 메일이 왔더라고요. 독자에게 3가지 질문을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제게 질문을 하고 싶다면서요. 그때 하신 질문 중 하나가 “당신이 김연수 작가라면 지금 뭘 하고 싶은가”였는데 “제 핸드폰 번호를 저장하고 싶다”고 답했거든요. 그런데 정말 작가님이 번호를 저장해주신 거예요. 물론 그렇다고 연락을 하는 사이는 아니었고, 종종 제가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추천사를 써주셨어요.

 

김연수 소설가를 제일 좋아한다고 공공연히 말씀하셨잖아요. 선물 받은 기분이었겠네요.


네, 상상도 못 했는데 진짜 좋았어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웃음)

 

표지의 그림이 독특해요.


해석이 다양하다고 들었는데요. 이 그림을 마음과 꽃으로 볼 수도 있고, 구름과 마음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이라는 제목을 한 줄로 표현한 것 같아서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어요. 단순하면서도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듯한 표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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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서 영감을 받아요


엄마와 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어요.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적는 건 미워하고 싶지 않아서(61쪽)’라고요.


저에게는 가족이 마음의 짐이면서도, 꼭 챙겨줘야 하는 존재거든요. 나를 힘들게 하지만, 반대로 위로가 되는 존재요. 어릴 때는 엄마와 형을 많이 원망했어요. ‘왜 남들처럼 잘해주지 않지?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걸 하나씩 글로 쓰다 보면 풀어지는 마음들이 있어요. 제가 그때의 엄마만큼 나이를 먹기도 했고, 그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고, 이해되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옛날에는 미움만 가득했다면 지금은 그 미움을 좀 덜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엄마를 오해하고 있었구나’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많아요. 어머니와 저는 스물세 살 차이가 나거든요. 제가 초등학생 때 엄마는 겨우 30대였던 거죠. 그때의 엄마와 지금의 제가 동갑인데요. 엄마도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또 저는 크면서 엄마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다른 엄마들과 비교해봤을 때 그렇지 않아 보였으니까요. 보통은 엄마가 아들과 아들 친구를 비교하는데, 저는 제가 엄마와 친구의 엄마를 비교했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고 보니 지금의 저보다 훨씬 어렸을 때부터 형과 저를 혼자 책임져야 했던 엄마가 대단하게 느껴져요. 엄청나게 좋은 걸 해주지 않아도, 그저 부모로서 존재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경제적인 고민과 걱정을 나눈 글들도 좋았어요. 경제적 결핍이 확 와닿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할 때, 많이 주저하고 고민하는 이유는 그 책임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좀 여유가 있는 친구들을 보면 그 책임을 나눠주는 사람들의 범위가 넓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는 당장 회사를 관두면 생활이 안 되는데, 친구들은 비교적 쉽게 그만 두고 당분간 부모님께 의지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볼 때 그렇죠. 그런데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누구나 다 비슷한 고민은 하고 살 것 같아요.

 

작가님 글에는 대부분 가족, 친구, 연인 등 ‘가까운 타인’이 들어있어요. 


글을 쓰다 보면,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타인의 이야기를 가져와 쓸 수밖에 없잖아요. 친구들은 “친구 팔아 글 쓴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웃음)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거든요. 그들과의 만남에서 오는 느낌,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발견하는 무언가를 통해 순간순간 어떤 감상이 떠오르고 그걸 자주 글로 쓰게 돼요.

 

등장인물에게 미리 글을 보여주기도 하나요?


미리 보여준 적은 없어요. 책이 나오기 전에는 엄마에게도 글을 안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제가 되게 좋아하는 친구에게 편지를 써줬거든요. 그 편지의 내용을 글로 써서 블로그에 올렸는데, 친구에게 연락이 온 거예요. 나에게 쓴 편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안 보여줬으면 좋겠다고요. 그때 정신을 차렸어요.(웃음) 제 글에 친구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흐릿하게 써요. 100% 사실만 담는 건 아니고, 부드럽게 풀어 쓰거나, 그게 누가 되어도 상관 없도록 조금씩 바꾸기도 하죠.

 

수많은 경험 중 글로 쓸 것과 쓰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다면요.


정말 부끄러운 건 못 쓰겠어요. 제가 책에서 말하는 가치관과 반대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던 순간도 분명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쓸 때는 망설이게 돼요. 또 내가 너무 드러나는 글도 쓰기가 어려워요.


굉장히 솔직하게 쓰신다고 생각했는데요.(웃음)


종종 들었어요.(웃음) 저는 늘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쓰거든요. 제 입장과 독자의 시선은 좀 다른가 봐요. 저에게는 거리낌 없는 이야기들도 읽는 사람에 따라 개인적인 부분을 많이 오픈했다고 느끼시는 것 같더라고요.

 

누군가를 ‘닮고 싶다’고 쓴 문장이 이따금씩 보였어요. 타인의 어떤 모습에서 닮고 싶은 면을 발견하나요?


욕심 없는 사람이 좋아요. 구김 없는 사람도 닮고 싶고요. 누군가를 많이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을 산 사람들이 있잖아요. 부정적이거나 어두운 면을 바라보지 않고 살아온 이들이 가진 에너지에 많이 끌려요. 물론 그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자발적 긍정이라고 할까요. 그걸 부러워하고 닮고 싶어요. 그런데 요즘은 좀 더 확장됐어요. 나와 닮은 사람들이 어긋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 닮고 싶어요. 

 

이번 책에서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다면요.


‘그런 사람과의 한강’이라는 꼭지요. 어느 날 친구와 한강에 갔는데, 야경이 너무 아름답고 좋으면서도 함께 보이는 고층 아파트들이 야속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좀 투덜댔어요. “이 비싼 아파트에도 사람들이 많이 살겠지. 나도 강아지 키우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는데, 여긴 강아지 키우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 다들 저 아파트에 살면서 강아지 산책시키러 나온 거겠지”라고 했더니 친구가 다들 한강에 대한 로망이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와서 강아지 산책시키는 거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장난스러운 대답이었지만 그게 위로가 됐어요. 그 친구는 저처럼 열등감에 빠지지 않고, 같은 상황을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사람인 거잖아요.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게 되게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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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이타적인 사람이었으면


‘안대근 작가’라고 하면 연필로 쓴 손글씨 이미지를 떠올리는 독자들이 많을 거예요. 언제부터 SNS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나요?

 

처음에는 2014~2015년경에 페이스북을 시작했고, 이후에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어요. 페이스북은 주로 지인들이 제 피드를 보는데, 인스타그램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글을 읽어주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이걸 올려서 누군가가 읽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은 아니었고, 일기장에 썼던 글을 한 번씩 종이에 옮겨 적어서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연필을 쓰는 이유가 뭔가요?


연필은 쓰다 보면 닳잖아요. 그래서 좋아요.

 

기억에 남는 독자 리뷰가 있나요?


20살이 되고 처음 번 돈으로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 을 샀다는 분이 있어요. 저도 첫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서 샀던 옷이나 물건을 버리지 다 가지고 있거든요. 처음 번 돈으로 제 책을 사주셨다고 해서 정말 감사했어요.

 

일기 쓰는 걸 좋아하신다고요. 어릴 때부터 일기 쓰는 습관이 있었나요?


네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초등학생 때는 일기를 쓰면 선생님이 답변을 달아주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아쉽게도 그때 일기장은 가지고 있는 게 없는데 고등학교 때 쓴 일기장들은 보관하고 있어요. 일기를 쓰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려서 계속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청소하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얼마나 했는지 결과가 바로 보이는 일이니까요. 일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내가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걸 느꼈고 이런 생각을 했다는 걸 스스로 계속 적는 것 같아요. 그럼 다음에 일기장을 다시 읽을 때, 내가 그래도 잘 살아왔다는 위안을 받을 때가 많거든요. 물론 일기장에는 정말 그날의 일정이나 생각을 편하게 막 적어요. 그런데 후에 읽다 보면 ‘이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해도 좋겠다’는 일들이 있어요. 그걸 가져와서 글로 써요.

 

주로 언제 글을 쓰나요?


기쁠 때보단 울적할 때 쓰는 것 같아요. 마음이 복잡해서 정리가 필요할 때 글을 쓰면 마음이 풀어지고 괜찮아 지거든요. 제 글은 주로 일기장에서 나오잖아요. 일기도 스트레스가 많을 때 자주 쓰기 때문에 제 글에 밝은 내용이 적은 것 같아요.

 

‘이것만은 지키며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있나요?


저는 선하다는 걸 되게 중요시하거든요. ‘착하다’는 것과는 다른 ‘선하다’에 담긴 감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선한 사람이 되고 싶고, 주변에서 선한 사람들을 보는 것도 큰 행복이에요. 학창시절에 친구들한테 ‘착한 척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한 때는 그게 콤플렉스였을 정도로요. 변명을 하자면 착한 척을 한 건 아니었고, 눈치를 많이 보고 속이 좁은 사람이라 하고 싶은 행동이 있어도 쉽게 못할 때가 많았던 거예요. 예를 들어 쓰레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보면 너무 줍고 싶은데, 그걸 줍는 게 눈치 보여서 사람들이 없을 때 몰래 줍고 그랬거든요.(웃음) 그래도 선한 행동을 반복한다면, 언젠가는 ‘착한 척’이 아니라 정말 그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해주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저는 최대한 이타적인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선한 사람, 선한 행동, 선한 가치관들을 보면 계속 살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그럼 블로그 제목인 ‘이기심의 없음’도 비슷한 의미인가요?


그건 아니고요. 사실 이타심에서 하는 행동들도 궁극적으로는 자기가 원해서 하는 거잖아요. 내가 그걸 하면 기분이 좋고, 행복하기 때문에 하는 거라서 모든 이타적 행동은 이기심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이기심은 존재하지 않는 거죠. 이기적으로 산다고 해도, 마음이 선하다면 그게 결국은 이타적인 것이기 때문에 세상에 이기심은 없을 거라는 의미예요.

 

블로그에 쓴 2020년 다짐에 ‘세 번째 책을 내는 것’이 있었어요. 어떤 책을 쓰고 싶으세요?


이번에도 에세이가 될 것 같고, 지금까지 쓴 책과 크게 결은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얼마 전에 출판사와 미팅을 했거든요. 그때 편집자님께서 책을 읽고 더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는 책이었으면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그런 글들을 많이 담아서 좀 더 좋은 사람, 이타적이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어요.

 

다짐 중에 ‘인스타그램에 자랑하는 게시글 올리지 않기’도 눈에 띄었는데요.(웃음)


사실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당당해요. 자랑 많이 안 하거든요.(웃음) 그런데 다른 사람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제가 낙담했던 적들이 있어서, 그 기분을 제 인스타그램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안 느끼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음가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사진을 찍어서 보정을 하고, 업로드 할 순간을 추려내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 좋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잖아요. 그런데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나 혼자 행복할 수 있는 순간들을 많이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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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직접 추천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권하고 싶나요? 


자신이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거나, 열심히 잘 살아왔는데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온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책 속에 있는 글 중에 ‘닮은 우리가 최선’이라는 글이 있어요. 저는 항상 나와 닮은 사람들이 잘 되는 걸 보면 행복해요. 어린 시절, 같은 추억을 겪은 친구들이 잘 되는 걸 보면 즐겁듯이 마음과 감성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나와 감성의 결이 같은 사람들이 잘 되고 단단해지는 걸 보면 도리어 제가 위로를 받기 때문에 저와 닮은 분들, 매사에 조금 뒤쳐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읽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특히 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책이 출간되고 나서는 보고 싶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보고 살아요. 독자 리뷰를 보면 ‘책 제목처럼 지내고 싶다’는 글이 많은데요. 정작 제가 그걸 실천 못하면 안 된다는 어떤 책임감이 느껴져서 책 핑계로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연락이 오래 끊긴 사람에게도 먼저 연락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더 잘하려고 하고요. 또 안 보고 싶은 사람은 안 보고 살아요.(웃음) 요즘은 정말 책 제목처럼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안대근 저 | 달
삶 가까이에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좀더 내밀하고 섬세하게 기록했다.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던가. 이러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저자를 좀더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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