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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소설가 백수린이 아주 좋아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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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다”, “걱정이 많다” 백수린 작가가 인터뷰 때 자주 한 말이다. 그러나 작가는 ‘과감’하다. 지금처럼 홈 베이킹이 흔하지 않던 1996년, 작가가 고등학생 때 학교 근처 상가 안 서점에서 베이킹 책을 사서 직접 시도할 만큼. 소설 속 한 장면이 마음에 들게 써지지 않아 민폐를 끼칠 걸 알면서도 펑크를 내야겠다고 결심할 만큼. “보통은 소심한데 아주 좋아하는 일과 관련해서는 결단력이 있을 때가 있어요”라고 작가는 말했다. “고생이 많았다는 생각도 들고, 제 성격에 도망가지 않고 포기하지 않아 저 스스로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은” 10년을 소설가로 보낸 백수린과의 인터뷰는 그를 과감하게 만드는 아주 좋아하는 일에 관한 것이다.



온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첫 산문집입니다. 연재했을 때와 글이 많이 달라졌어요.

신문 칼럼은 분량 제한이 있다 보니 조금이라도 길면 다 잘렸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더 있어도 충분히 말을 못 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어요. 산문집 작업을 하면서는 분량 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에 원래 더 넣고 싶었던 말들을 추가했고 자유로움을 느꼈어요.

산문을 쓴다는 것이 자유로움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이 내 얘기를 재미있게 읽을까 걱정도 있었을 거 같아요.

아주 많았어요.(웃음) 산문은 소설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썼거든요. 제가 주로 작업해온 단편소설은 아무래도 완성하기까지 미학적으로 고려할 것이 많은 장르인데 반해 산문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글이다 보니 소설보다 더 빨리 더 즐겁게 썼어요. 그런데 묶을 때가 되니까 다른 종류의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원래 소설을 출간할 때도 책 내기 전에 우울해지고 내고 난 후에 더 우울해지는데 이번 책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심했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니까 제 자신이 덜 드러나는데 산문은 저라는 사람이 많이 노출되잖아요. 글로 평가받는 것에 대한 걱정과 함께 저라는 사람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어요.

책을 출간하면 홀가분함, 긴장, 기대감 같은 감정들이 생길 것 같은데, 우울함을 느끼시네요. 그 우울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요?

글쎄요. 여러 가지가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 같아요. 가장 마음이 힘든 것은, 아주 오랜 시간 저의 전부를 쏟아부어 만든 무언가가 그냥 ‘책’이라는 단순한 하나의 사물로 축소되어,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세계에 던져진다는 것이 주는 허탈감에서 기인하는 듯해요.

홈 베이킹이 흔하지 않던 고등학생 때 베이킹 책을 사서 시작하셨어요.

먹을 것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남다른 아이였고, 오븐에 대해 호기심이 있었어요. 어릴 때 읽은 동화책을 보면 오븐으로 요리하는 장면이 많잖아요. 오븐으로 칠면조나 파이를 굽는 이야기들이 자주 나오고, 또 그런 것이 즐거운 장면과 연결되어 있고요. 그래서 오븐이란 뭘까?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오븐에 뭘 넣으면 뭐가 된다는데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고 싶고 주변에서 아무도 모르니까 그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진열장에서 보는 케이크를 집에서 만들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그래서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생각을 실행에 옮긴 과감한 학생이었네요.

보통은 소심한데 아주 가끔은 결단력이 있을 때가 있어요.(웃음) 아주 좋아하는 일과 관련해서는요.

루틴이 있나요? 기분이 안 좋을 때 이것을 굽는다 같은.

소설이 잘 안 풀릴 때 베이킹을 해요. 그런데 그때 정해져 있는 건 ‘세상 간단한 것을 굽는다’예요. 복잡한 걸 그럴듯하게 만들고 싶을 때도 있지만 소설이 안 써질 때 베이킹 을 하는 이유는 머리를 비우기 위해서거든요. 그래서 아무렇게나 배합해도 먹을 만하게 나오는 걸 주로 해요.

가장 최근에 한 베이킹은 어떤 거예요?

한 달 전쯤 만들었는데 초콜릿 밤 케이크요.(웃음) 밤크림과 초콜릿이 굉장히 잘 어울려요.

제목이 『다정한 매일매일』이에요. ‘다정함’이라는 말이 좋았습니다.

편집자님과 함께 제목 고민을 많이 했어요. 칼럼 제목이 「책 굽는 오븐」이어서 처음에는 그걸 제목으로 쓰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는데, 점점 추상적인 제목이 나오더라고요. 이 책을 통해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것이 뭘까 생각해봤는데, 어떤 온기를 전달하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정하다’라는 형용사가 나왔어요.

“이십대 초반의 쉽게 움츠러들던 나 자신에게 건네고 싶은 말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 위해선 무엇보다 스스로를 충만히 사랑해야만 한다”라고 썼어요. 스스로를 충만히 사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기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자기 자신을 충만히 사랑하는 방법 같아요. 우리는 특히 외부적인 것들 때문에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잘 안 되어 있잖아요. ‘이건 부족해, 잘못됐어. 변화해야 해. 발전해야 해.’ 이렇게 외부 기준에 맞추어 자기를 평가하는 것은 자신을 충만하게 사랑하는 것이 아닌 거 같아요. 저도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제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닌데,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매일매일 노력해요.

작가님이 드디어 받아들이게 된 자신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받아들이게 된 건 거의 없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것만 너무 많은 거 같네요.(웃음) 굳이 하나를 꼽자면 외향적인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거? 늘 외향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제가 원하는 정도의 외향성을 지닌 사람은 영영 될 수 없다는 걸 예전보다는 조금 받아들인 것 같아요. 가끔은 실패해서 자책을 할 때도 있지만요. 



이것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지난해 여름 출간된 『여름의 빌라』에 실린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마지막 문장이 “한순간이지만 엄마가 자신을 완벽히 잊을 수 있음을 알아버려 한나절 만에 조숙해진 둘째 아이만이 엄마의 평상시와 다른 아름다움이 낯설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입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마무리된 문장으로 소설 속 장면을 굉장히 특별하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성으로서 아이 낳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여성들은 일찍부터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내가 만약 아이를 낳게 되면 나의 일정 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하는. 포기하는 건 너무 고통스런 일인데도요. 그런데 또 자식 입장에서는 엄마가 자신을 위해 포기해주는 것을 기대하고, 포기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마음도 있고 엄마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 엄마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한테 희생을 안해? 그런 마음도 있잖아요. 그런 이중적인 마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에서 그녀는 좋은 엄마가 되려고 많은 걸 체념하는 엄마죠. 그런데 그러던 엄마가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는 순간을 아이가 본 거잖아요. 욕망을 발견한 엄마의 모습이 아이에게는 굉장히 낯설 것이고, 그 낯선 것은 아이에게는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는 무언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문장을 썼어요. 아이 입장에서는 그러는 게 당연한 거니까. 하지만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싶었고, 아이는 울지 언정 그녀가 그 낯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간직하는 채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었어요.

각 소설마다 장면들이 선명하게 남는 것 같습니다.

소설 쓸 때 장면의 묘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이것이 슬픔이다, 질투다, 분노다, 이렇게 말하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애를 많이 써요. 제 소설은 대부분 장면에서 시작해요. 작가마다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저는 어떤 장면을 쓰고 싶어 시작하는 경우 가 대부분이에요.

「여름의 빌라」는 어떤 장면에서 시작됐나요?

「여름의 빌라」는 그 장면이 결국 소설엔 들어가지 않았어요. 제가 쓰고 싶었던 장면은 지호가 독일인 부부와 싸우고 난 다음, 창 밖으로 선베드가 나뒹굴고 하는 황량한 장면을 내려다보는 거였어요. 그 장면을 배치해야 하는 소설의 뒷부분까지 왔고 창밖을 바라보며 끝내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려니까 소설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고, 이야기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제 안에 계속 있었어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고 작품이 이상하다는 생각만 계속들어서, 이 작품을 펑크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마감 기한을 늦춰서 날짜를 더 달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못 쓰겠다, 미안하다’라는 메일을 편집자님에게 쓴 후 임시 저장을 하고 내일 아침에 보내야지 하고 자려고 누웠는데 그래도 계속 소설 생각이 나잖아요. 그때가 새벽이었어요. 침대에 누워서 계속 생각하는데 갑자기 레오니가 웃는 장면이 떠오른 거예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 그래서 침대로 노트북을 가져와 완성했어요.

소설집 『여름의 빌라』에 수록된 단편들의 장면 중 가장 공들여 묘사한 장면이 궁금해요.

다 공들였지만, 쓰면서 풀리지 않아 힘들다가 결과적으로 만족한 장면은 「흑설탕 캔디」에 실린 각설탕을 쌓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이 잘 써지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다 쓰고 원했던 그림이 나왔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왜 풀리지 않았을까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교감하는 행복함을 그리고 싶다는 정도만 머릿속에 있었어요.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그려야 아름답고,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장면을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어떻게 해도 제가 원하는 감정이 그려지지 않더라고요. 더 많이 표현되거나, 혹은 아예 전달되지 않거나. 적절한 장면을 만드는 것이 계속 풀리지 않아 이야기를 다 만들어놓고도 원고를 보내지 못한 채 마감을 한 달이나 못 지켰어요. 그 한 장면 때문에요. 고민 끝에 소설에 쓴 그 장면이 떠올라 넘길 수 있었어요. 그렇게 오래 생각해서라도 제가 원했던 장면이 나오면 너무 좋죠. 

「흑설탕 캔디」를 제일 아낀다고 작가의 말에 쓰셨어요.

‘난실’이 제가 만든 캐릭터 중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거 같아요. 할머니 캐릭터가 좋았고, 그래서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아까 말씀드린 장면을 쓸 때는 고통스럽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썼어요. 어떻게 보면 그 소설은 손녀딸이 할머니의 사연을 일기 속의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 상상해서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잖아요. 저한테는 소설 쓰기가 그런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소설가로서 제가 하는 작업을 약간 보여드리는 소설이기도 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그 소설이 좋더라고요.

『다정한 매일매일』에도 할머니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실 할머니가 저를 키우셨어요.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소설가가 된 후까지 같이 살았고, 첫 소설집이 나온 후 돌아가셨어요. 할머니와 굉장히 친밀했죠. 저희 할머니는 난실 할머니와 완전히 달라요. 「흑설탕 캔디」 보시고 인터뷰할때마다 할머니가 고학력자였는지 질문을 많이 하시는 편인데 저희 할머니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으셨어요. 하지만 할머니의 사랑, 할머니의 친밀함 같은 정서적인 부분은 제 경험이 들어갔어요.



자기가 정말 쓰고 싶은 것을 찾는 것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 생겼을까요?

글을 쓰고 싶다, 창작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아주 어릴 때부터 있었어요. 그땐 소설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동화작가 같은 걸 생각했어요. 중·고등학생 때 소설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지만 그게 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못 했어요.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 하늘을 날고 싶다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소설가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너무 평범한 사람이고 그래서 소설을 쓰고 싶 은 마음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노력하지 않았고, 늘 ‘헛된 마음’으로부터 도망가려고 애쓰면서 대학 시절을 많이 낭비했어요. 그러다가 졸업할 때가 되어서 취업 준비를 해야겠다 하면서도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 이건 써보는 게 좋겠다 생각해서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그런데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간 것이 아니어서 학업으로 인해 소설을 못쓰게 되었고, 석사를 마치고 못 참겠다 싶어 습작을 시작했죠.

등단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오늘이 며칠이죠?

12월 15일이에요.

한창 맘 졸이고 있겠네요. 등단하기 전까지는 불안했던 걸로 기억해서 습작생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있어요. 어떨 때는 등단한 사람들의 말이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서 사실 습작생에게 조언 같은 걸 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굳이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면 “휘둘리지 않고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써 나가다 보면 결국에는 어떤 식으로든 작품을 발표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라고 늘 말하고 있어요. 휘둘리지 않는 것 그리고 자기가 정말 쓰고 싶은 걸 찾는 것. 그게 어려운 거 같아요. 낙담하면 원래 자기가 가지고 있던 걸 잃게 되니까.

지금까지 계속 쓰고 싶어 하셨던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은 늘 변하는 존재니까, 제가 가장 쓰고 싶은 것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바뀌어왔어요. 자기가 정말 쓰고 싶은 걸 찾는다는 것이 어떤 유일무이한 주제를 찾아서 쓰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외부적인 것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가 쓰고 싶은 것이 있는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라는 의미지요. 습작기가 길어질수록 외부의 영향에 휘둘리는 걸 많이 봤거든요. 저는 습작 때부터 계속 사람과 사람 사이엔 왜 몰이해밖에 없는가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데뷔 초기에는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썼고요. 지금은 완벽한 이해와 소통을 불가능하게 하는 불완전한도구인 언어로 어떻게 일상의 언어로는 포착할 수 없는 미세한 감정의 결들을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글에 대한 확신은 언제부터 생겼나요?

확실한 것은, 등단하고 나서도 그런 확신은 갖기 어려운 거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저는 소심하고 자기 확신이 정말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등단하고 나서도 이게 맞나? 이게 맞나? 하는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이제 좀 덜 휘둘린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두 번째 소설집을 낸 후예요. 오랫동안 힘들었어요. 그래도 저는 운이 좋았죠. 휘둘리고 확신이 없는 와중에도 지면이 계속 있었고, 책이 나왔고 그래서 독자님들과 만났으니까요. 이런 것들을 통해 제가 해온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 라고 확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으니까요. 아주 운이 좋았던 편이죠.

소설 쓰는 거, 어때요?

어려워요. 매번 어려운 거 같아요. 10년 동안 해왔는데 이렇게 익숙해지지 않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매번 낯설고, 어떻게 하는지 까먹는 것이 소설 쓰기인 거 같아요. 그런데 소설 쓰는 날이 한 달이라고 하면 30일 중에서 28일, 29일은 힘들고 하루만 행복하거든요. 그런데 그 하루가 너무 너무 행복해요. 그래서 계속 쓰는 거 같아요. 

고마운 사람이 있을까요?

가족들이 고마워요. 2020년에는 제가 책을 많이 냈는데, 작업을 하면 가족들에게 굉장히 소흘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서운했을 거예요. 소설을 쓴다는 것이 저한테는 의미가 있겠지만, 가족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일일 수도 있잖아요. 가족들에게는 물리적으로 같이 있어주거나 그런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양해해주는 가족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2021년, ‘소설가 백수린’이 갖고 싶은 능력은 무엇일까요?

밤에 숙면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능력. 노트북을 켜면 딴짓하지 않고 바로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능력. 그런데 이런 것도 능력이라고 할 수 있나요?(웃음)

드디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편하게 얘기해도 되는 때가 왔을 때, 뭘 가장 하고 싶으세요?

그리운 사람을 보러 가고 싶어요.



*백수린 

1982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과 Lyon 2 대학에서 불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번역서 『문맹』을 출간했다. 2015년, 2017년, 2019년, 2020년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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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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