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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떡볶이 아저씨 가게 어때요?” - 케이윌 (K.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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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0년이 걸렸습니다.. 기적과도 같은 감격스러운 2011년 4월 3입니다.”
-‘SBS 인기가요’ 1위 후 케이윌 트위터


음원차트 1위, 가요프로그램 1위, 이제는 ‘1위 가수’ 케이윌이 어색하지 않지만 실제로 그가 공중파에서 1위를 한 것은 고작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는 결코 ‘운’이나 ‘기획사’에 의해 인기를 얻은 가수가 아니다. 그는 오로지 노력으로 스스로를 단련시켜 실력을 신장시켰다. 27살의 늦깎이 데뷔에도 아이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3집 앨범에 와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탐색도 시작됐다. 하루하루 ‘사람이 얼마나 바쁠 수 있나’의 기록을 갱신하는 기분이라는 그를 한 방송국 음악프로그램의 대기실에서 만났다.


쟁쟁한 아이돌 사이에서도 여전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본인의 노래가 왜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제가 그동안 열심히 노래도 했지만 정작 많이 듣는 이야기가요. “무한도전부터 좋아했어요”에요. 우스갯소리로 하는 얘기지만 사실이기도 하죠. 그게 예능프로그램의 파워기도 하고요. 무대에서 노래만 할 때는 제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어필하기가 힘들잖아요. 어쩌면 음악도 오래전부터 캐릭터 산업이 된 게 아닌 가 싶어요. 예능은 그 캐릭터를 잡아주는 역할을 조금 하는 거죠.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대중가수로서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고 색깔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 둘을 동시에 가져가다 보면 앨범 낼 때마다 머리가 부서질 것 같아요. 저는 27살에 데뷔를 해서 지금 소녀시대, FT아일랜드, 카라와 데뷔 동기거든요. 나이로 보나 장르로 보나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가끔은 제가 발라드 가수가 맞나 싶어요. 사실은 변종 발라드라고 생각을 해요. 「이러지마 제발」 같은 경우에도 힙합 베이스를 쓰기도 하고요. 발라드의 큰 프레임을 가져가면서 그 때 그 때 트렌드와 접목시키고 소스를 굉장히 다양화한 것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 보면 예능출연이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한데, 특히 발라드 가수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지 않나?

저도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예능에서의 나의 모습이 노래의 본질을 흐트러뜨리면 어떡하나 특히 발라드는 예능과는 색깔적인 차이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결과론적으로는 잘 된 것 같아요. 팬들의 입장에서 보면 멀티하다고 비춰지기도 하고요.

특히 여자 팬들이 많은 것 같다?

여자 분들이 남자 연예인을 생각하는 것은 장동건, 원빈 이런 사람인데, 저는 “쟤 왠지 내가 사귀려면 사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정도의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가깝고 어렵지 않게 느껴져서 좋은 쪽으로 작용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요. 저희 회사에 입사한 제 팬인 직원도 친구들과 늘 그렇게 얘기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오랜만에 정규 앨범이 나왔다. < 3집 The 3rd Album Part 1 >는 그 전작들과 많이 달라진 느낌인데?

이번앨범을 하면서는 ‘뻔하게 하지말자’ ‘앨범 색깔을 좀 더 짙게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떤 색깔을 짙게 할 것이냐 하면 전 어렸을 적에 늘 흑인음악을 듣고 자라왔기 때문에 요. 내 안에서 ‘흑인음악을 하고 싶다’ 이런 갈증이 좀 있었어요. 본능적으로 흑인리듬도 좋아하고요. 그런 것들을 조금씩 키워나가면서 실천을 한 것 같아요.

그럼 이번 앨범에서는 발라드에서 흑인 음악적 요소를 더 강하게 표현했다는 이야기인가?

모든 가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하게 만드는 거 아닐까요? 마음만 가지고 있는 것과 하는 것과는 굉장히 달라요. 저는 이번 앨범에서 어느 정도 하고 싶은 걸 시도한 것 같아요. 물론 놀랄 정도로 큰 변화는 아닐 수 있지만 내 안에서는 정말 큰 변화였어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프라이머리 형과 작업했던 곡들 중에 「나가면 고생이야」와 「환상속의 그대」라는 곡이 있는데요. 나라는 사람에 비해 예전의 발표했던 앨범은 너무 진지한 쪽의 음악이 아니었나 나는 위트 있고 재밌는 사람인데 재밌고 아이디어로 푸는 곡을 하고 싶다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죠. 제가 쓴 「Bluffing」도 네오소울이에요. 아무래도 내가 만드는 노래가 나랑 가장 잘 어울리는 게 아닐까 싶어요.

왜 앨범을 두 Part로 나눴나?

그건 제 마음가짐 때문인 것 같아요. 정규앨범이라는 것은 준비하는 가수의 마음가짐도 그렇고 앨범을 구매하는 분들도 그렇고요. 노래 한 곡 들어볼까가 아니라 분명히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앨범은 저에게는 큰 변화이기 때문에 그만큼 이 변화를 진지하게 받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느낌이었죠. 그래서 미니앨범은 안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러면 파트를 1,2로 나눠서 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결정하게 된 거죠.

앞으로 나올 Part 2의 구상은 잡혀있나?

그렇죠. 사실 Part 1에서 변화 폭이 컸기 때문에 이게 반응이 안 좋으면 어느 정도 선회도 가능했을 텐데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특히 주변 사람들이 “이제 하고 싶은 거 조금씩 하는구나 이제까지 했던 것 중에 제일 좋았어” 라고 말해줘서 더 좋았어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1집, 2집, 3집을 정의하자면?

1집은 굉장히 좋은 종합선물세트에요. 그러데 그 종합선물세트 같은 옷을 나는 잘 입었나, 소화를 잘 했나하는 생각은 들어요. 그 때는 가요를 처음 시작한 거니까요. 그런데 정말 옷은 너무 예뻤어요. 2집 앨범은 20곡이 거의 다 발라드였어요. 그래서 2집을 통해서 발라드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발라드란 옷이 나에게도 맞게 됐구나’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어요. 3집은 자아발견의 개시라고 할 수 있죠. 내 옷을 입은 느낌이에요.


27살에 데뷔했다, 늦게 데뷔한 이유가 뭔가?

저는 어렸을 때는 겁이 많았고요. 전형적으로 재미없는, 책상에 오래 붙어있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는 학생이었거든요. 원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 하는 건 좋아했어요. 그리고 그 당시는 실용음악과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부모님이 “없는 가정환경에서도 미술이나 성악 같은걸 할 생각이 있느냐” 이렇게 권장했는데도 겁이 났어요. “그냥 노멀하게 일반 대학교에 가겠습니다.”라고 결정은 했는데 만약에 내가 이 학교를 졸업하면 내 인생이 좀 윤택해지나, 안개가 좀 걷혀지나 이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 하자” 해서 이렇게 음악을 하게 됐어요. ‘음악해도 돼’ 하는 핑계가 생긴 거죠. 그 와중에도 생각한 게 만약에 내가 자영업을 해도, 혹은 길거리에서 떡볶이를 팔아도 그냥 떡볶이 파는 아저씨 보다는 노래하는 떡볶이 아저씨 가게가 훨씬 잘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럼 안할 이유가 없다 싶어 바로 시작했죠.

노래는 어떻게 연습했나?

노래의 기본은 호흡 발성 이렇게 얘기를 하잖아요. 구조적으로 따졌을 때 어느 부분에서 타점을 내느냐와 어느 파워로 밀어내느냐가 소리를 만드는 큰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학원에서는 보통 밀어내는 힘을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음역대를 올리려고 타점을 이동하려고 하니까 그게 잘 안돼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노래를 해서 주변에 방해가 되면 안 되니까 최대한 노래를 작게 부르려고 했어요. 음량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공명점을 자주 이동을 하면서 소리를 내보고요. 결국 그렇게 했던 게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렇다면 자신에게 가장 맛있게 소리가 나는 음역은 어디인가?

저는 중고음대에서 유지하는 부분이 약해요. 제가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제가 워낙 고음이에요. 저는 A에서 B#을 유지하는 게 더 힘들고요. 3옥타브 C, D 정도가 제 색깔이 확 드러나는 음역인 것 같아요. 실제로 제 노래 중에는 3옥타브를 건드리지 않는 노래가 없어요.

싱어로서 무대에서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저는 무대에 섰을 때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래를 들으면서 분석하려고 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비록 현재 경연프로그램들이 너무 많지만 좋으면 좋은 거잖아요. 바이브레이션이 완벽했어도 지루했으면 지루한 노래가 되고 들었을 때 좋은 노래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1집부터 함께 작업했던 뮤지션이 예사롭지 않았다?

1집에는 같이 작업했던 방시혁 형의 덕분에 백지영 누나와 작업을 했어요. 그리고 제가 god 공연에서 오프닝 공연을 많이 섰거든요. 그래서 태우와는 친해서 부탁했고요. 그리고 제가 한 때 아카펠라 그룹을 했어요. 매니쉬라는 팀이었는데 그 라이벌이 바로 스윗소로우였어요. 그 인연으로 스윗소로우가 1집을 도와줬죠.

방시혁 뿐만 아니라 박진영, 김도훈 등 유명 작곡가와 작업이 많은데 어떻게 작업했나?

데뷔 앨범 때는 진영이형과 함께 했어요. 진영형의 곡에는 자유적인 감성과 임팩트가 이런 게 녹아있고, 도훈이 형은 저랑 색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요. 사람들이 ‘김도훈 노래구나’ 감지는 하지만 곡들이 절대 뻔하지 않아요. 톤도 잘 맞아서 저도 이렇게 많이 작업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희가 모니터를 중요하게 생각을 해서 저의 색깔을 도드라지게 곡도 짜서 오늘까지 살아남은 거죠.

이번 MNET MAMA에서 세계적인 팝스타 B.O.B와 합동공연도 했는데, 소감은?

아마 케이 팝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었으면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B.O.B는) 얼마 전까지 전 세계의 큰 사랑을 받았던 친구고요. 한국 사람이 그런 친구와 한 무대를 선다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힘든 그림이 아니었나 싶어요. 어느 날 「Nothin` on you」의 멜로디를 부를 기회가 있는데 할래? 라고 물어서 예전 같았으면 영광이다 이런 마음이 클 텐데요. 지금은 케이팝이 워낙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재밌겠다. 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B.O.B도 굉장히 매너 있게 잘 해줬고요.

“한국의 음악이 지금 세계적이다. 이제는 한국음악을 어디에 내놔도 훌륭한 음악이 됐다.” 이번 MAMA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상황이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음악을 사랑해주고 반응이 좋은 것 자체가 어느 정도는 인정받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반면 요즘 가요계에 아이돌과 인디밖에 안 보인다 이런 얘기도 많던데, 어떻게 생각하나?

가끔은 너무 쏠림현상이 있는 건 아닌 가 싶기도 하고요. 하나가 주목을 받으면 그 쪽으로 시선들이 다 쏠리는 것 같아요. 올해 하반기는 차트가 굉장히 재밌어요. 저는 춘추전국기라고 표현을 하는데 어떤 게 잘된다고 하는 게 없던 상황이에요. 이게 정말 풍성하게 다 잘되려면 노래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랑얘기, 차인얘기 말구도요. 인생이나 청춘의 이야기도요.


케이윌을 가수로 만든 앨범은 무엇인가?

보이즈 투 멘(Boyz II Men) < II >앨범이에요. 저는 이 앨범 테이프를 두 번 끊어 먹었어요. 1990년대 멜로디와 화성이 너무 좋았어요. ‘언젠가는 나도 이런 노래를 해야지’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그 때는 보이즈 투 멘(Boyz II Men)에 미쳐 있었어요. 그 때 왜 테이프가 끊어질 때까지 들었냐면 여기 나오는 이 애드립을 제가 해야 되는거에요. 저는 여자노래는 안 들었어요. 제가 할 수 없는 노래니까 (웃음) 그러다보니 솔리드도 좋아했고요. 솔리드 2집도 좋아해요. 브라이언 맥나이트도 좋아했어요. (그래서 「One last cry」를 자주 불렀군요?) 「One last cry」는 마치 제 노래인양 많이 불렀어요. 그래서 별명이 브라이언 형나이트가 됐죠. 지금 제 팬클럽 이름이기도 하고요. 제 본명이 김형수거든요.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가?

나중에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기억에 남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멋들어지는 음악을 해서가 존경받는 선배님들을 보면 노래도 좋았지만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아우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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