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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범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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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가장 많은 이들이 목표로 세우는 것, 그것은 아마도 공부일 것이다. 입시를 앞둔 학생들과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 그리고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모든 이들이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일’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그 대상은 국어와 영어, 수학이 되기도 하지만 외국어와 컴퓨터 활용 능력, 요가와 댄스 스포츠가 되기도 한다. 분야는 다르지만 이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작심삼일을 거듭하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실천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가질 것. 그리고 그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방법을 찾을 것. 이 두 가지의 ‘필승법’에 관해 조언해줄 멘토를 찾아 <채널예스>가 나섰다. 『이것이 진짜 공부다』의 공동저자인 박철범이 그 주인공이다.

온라인교육전문기업 (주)데이스터디의 대표인 박철범 저자는 ‘꼴등에서 전교 1등까지’의 인생 역전을 이뤄낸 인물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해 본 적 없던 학생이었지만 혼자 힘으로 6개월 동안 공부한 끝에 전교 꼴등에 가까웠던 성적은 전교 1등이 되었다. 이후 서울대 공과대학 입학에 성공했고 진로를 바꿔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공부 비법을 전하는 멘토가 되었다.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박철범의 하루 공부법』『공부는 예배다』안에 담긴 그 이야기는 많은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었고, 그를 청소년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

박철범공부책.jpg

『이것이 진짜 공부다』는 그가 참여했던 ‘빅3 공부 콘서트 : 이것이 진짜 공부다’ 강연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총 세 차례 진행되었던 강연회에는 박철범 저자와 함께 (주)에듀플렉스 에듀케이션의 공동 창업자인 이병훈, ‘공부의 신’으로 유명한 공신닷컴의 대표 강성태가 함께했다. 세 사람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방법을 알지 못해 헤매는 학생들을 위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했다.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꿈의 힘에 대해 들려주는가 하면,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방법과 수능에 대비하는 자세와 같은 실전 팁도 제공한다. 그 모든 이야기가 『이것이 진짜 공부다』안에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특히 박철범 저자는 공부 전략에 대해 강의하면서 시간 관리 방법과 수능 영역별 공부 방법, 수준별 학습 방법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예습이 중요한 영어 과목은 다른 학생들은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을 활용하는 ‘기습 공격’ 전략으로, 균형 잡힌 생각을 필요로 하는 수능 국어는 스스로 공부법을 결정하는 ‘자기주도’ 전략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성적에 따른 학습방법으로 하위권 학생에게는 과외와 인터넷 강의를, 중위권 학생에게는 설명보다 문제 해결 위주로 진행되는 과외를 권한다. 이제 학생들과 학부모는 박철범 저자가 제안하는 다양한 방법들 중에서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선택지가 많을수록 선택 또한 어려워지는 법. 그래서 준비했다. 박철범 저자가 들려주는 나에게 꼭 맞는 공부법 발견하는 방법!




공부를 통해서 배우는 건 삶의 지혜예요

박철범식 공부법은 기존의 방법과 무엇이 다른가요?

많은 사람들이 능력의 부족에 대해서 절감하는데요, 그건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한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애초에 머리가 부족해서 공부를 못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니까요. 어떻게 보면 하나의 핑계일 수가 있는 거예요. 핵심 키워드는 심리적인 거죠. 나태해지는 자신을 다그치지 못하는 게 문제의 시작이 되는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서 도서관에 가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건 능력의 부족이 아니잖아요. 자신을 다그쳐서 도서관에 가게 하는 방법을 모르는 거예요. 저는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어떤 마음을 먹어야 실천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거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해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학생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학생들에게 저는 항상 이렇게 얘기해요. 공부를 하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고요. 공부에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든 잘 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우는 거죠. 나중에 쇼핑몰을 운영하든 요리사가 되든, 그것 또한 잘할 수 있게 만드는 지혜를 배우는 게 공부하는 과정에 다 들어있다고 얘기하는 거예요.

정체기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정체기에는 성적 정체기와 감정 정체기가 있어요. 성적 정체기는 기분에 관계없이 성적이 그대로인 경우에요. 이럴 때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어요. 내가 열심히, 그리고 제대로 공부를 하고 있다면 언젠가 성적이 오를 거라는 걸 믿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거예요. 아직 그 시기가 오지 않았을 뿐이에요. 그리고 감정 정체기는 성적과 관계없이, 성적은 심지어 오르고 있는데도 공부하기 싫어지는 거예요. 이렇게 감정의 기복이 오르내리는 건 청소년기의 특징이에요. ‘이런 게 정상적인 신체발달 과정이고, 나도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겪는 것이다’라는 걸 인정해야 돼요. 공부가 안 된다고 해서 휴식을 취해야 된다는 핑계로 놀러나가거나 잠을 12시간씩 자게 되면, 나중에 공부하고 싶어질 때 발목이 잡혀요. 그렇게 되면 절대 남들을 따라갈 수가 없죠. 정체기가 왔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의 변화를 스스로 무시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하루하루 연습을 하는 거예요. ‘공부가 되든 안 되든 일단 정해진 시간까지 버티기라도 한다’는 생활습관을 길러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머리의 탄성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가끔 실컷 놀아도 좋다’고 말한 적도 있으신데요. 정체기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인가요?

그건 정체기와는 관련 없는 방법이에요. 학생들이 불안하니까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하고 계속 열심히 공부하잖아요. 그런데 정작 공부는 안 되거든요. 앉아만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휴식을 못하고 공부도 안 되고, 공부가 안 되니까 자신감도 안 생기죠. 버티기만 하는 거예요. 그러면 실력이 안 쌓이고 성적도 안 나와요.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면 머리가 점점 탄성력을 잃어버려서 책을 봐도 눈이 활자를 스치기만 하고 머리에 입력이 안 되죠. 그럴 때는 과감하게 접고 정신줄 놓고 하루를 보내는 것도 머리를 식히기에는 좋다는 말이에요.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방법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문제집을 바꿔볼 수도 있겠고, 공부하는 환경을 바꿀 수도 있겠고요.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는 항상 두 가지 해결책이 있어요. 하나는 노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고, 또 하나는 하루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되는 경우가 있죠. 그 중에 무엇이 해답인지 본인은 몰라요. 공부 방법이라는 것이 건강관리와 비슷한데요. 우리가 책상에 앉아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몸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없잖아요. 병원에 가봐야 해결책이 나오죠. 그것처럼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나 전문가, 또는 멘토의 얘기를 먼저 들어봐야 돼요. 그래야 ‘나는 저 사람의 말처럼 하고 있나? 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그것은 아닐까’ 하고 반성하게 되거든요.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면 끝이 없어요. 해결도 안 되고요. 그래서 저는 공부 멘토의 조언을 항상 옆에 두라고 얘기해요. 예를 들어서 어떤 학생은 수업시간에 집중이 안 된다고 해서 ‘나는 집중력이 약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근본적인 원인은 예습 부족에 있을 수 있어요. 예습이 부족하니까 선생님 설명이 이해가 안 되고, 그래서 집중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원인은 예습 부족인데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잘못 진단하고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특정한 분야의 공부 방법에 대해서 찾아보지 말고 전반적으로 조언을 듣고 나서 자기 생활을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어요

꼴등을 하다가 전교 1등이 되었다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는 ‘원래 머리가 좋았던 사람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누군가는 성공하고 자신은 성공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그가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아내려고 해요. 자기가 바보 같아 보이니까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서죠. 자존심을 지키려는 당연한 심리적 반응이에요. 하지만 발전을 하려면 그 생각을 먼저 깨야 하죠. 그 생각이 있는 한 발전을 해야겠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머리가 좋은 학생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 아이들이 서울대에 수석으로 입학한다고 해도 상관없잖아요. 나는 내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거예요. 중ㆍ고등학교 과정의 공부라는 건 그 나이 때의 학생들은 누구나 알아야 하고 알 수 있는 정도의 수준만 모아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머리가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들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방법과 노력으로 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성공의 첫 번째 열쇠라고 생각해요.

뭔가 외워지지 않고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난 머리가 나쁜가 보다’ 가 아니라 ‘머리가 좋아질 만큼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야 돼요. 저도 처음에는 두 자릿수 곱하기를 종이에 써가면서 푸는데도 자꾸 실수했어요. ‘내가 바보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점점 익숙해지다 보니까 나중에는 세 자릿수 곱하기도 암산으로 되더라고요. ‘공부가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하다보면 점점 머리가 좋아진다’는 믿음을 가지는 게 중요해요. 사람의 머리는 녹이 슨 맷돌과도 같아요. 처음에는 너무 녹슬어서 잘 돌아가지 않지만 돌리다 보면 점점 잘 돌아가고 날카롭고 반짝이는 부분이 나오게 되는 거죠. 머리가 좋아질 만큼 공부를 하다보면 성과는 반드시 나와요.


스스로 뛰어나게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천 명이 있다면 한두 명은 정말 머리가 좋고, 또 한두 명은 해도 안 되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 외에 나머지의 아이들은 최소한 중ㆍ고등학교 공부만큼은 다 이해할 수 있고 다 풀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천재나 바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평범하다고 생각해요.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딱 한 가지가 있어요. 제가 멘토가 되어서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같은 얘기를 했는데도 누군가는 성적이 수직상승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성적이 그대로이거나 떨어져요. 제가 한 말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있는 거죠. 성적이 오르지 않는 아이들은 꼭 그렇게 해야 되냐는 식으로 반응해요. 고집이 있어서 받아들이지 않는 거죠. 그런 아이들은 절대 성적이 오르지 않아요. 그런데 정말 성적이 수직 상승하는 아이들은 멘토가 단순하고 진부한 이야기를 해도 ‘이런 꿀팁이 있나!’하고 감동하고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해요. 다른 사람의 조언을 스펀지처럼 잘 흡수하는 마음가짐이 성적을 오르게 하는 원동력인 거죠.

콘서트와 이메일을 통해서 공부와 관련된 많은 질문들을 받으시는데요.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공통적인 질문은 없어요.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는 각자 달라요. 이성 교제, 수면 시간, 문제집 선택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른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해요. 각각의 질문에 대한 해답도 중요하지만 저는 공부에 관한 방법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듣고 배웠으면 좋겠어요. 말씀드렸다시피 자기가 생각하는 진단이 아닐 수도 있거든요. 그럴 가능성이 꽤 높아요.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으려면 여러 선생님의 다양한 공부법을 실천해봐야 하나요?

방법은 두 가지예요. 여러 선생님의 방법을 종합해서 실천해볼 수도 있고, 한 선생님이 제안하는 모든 방법을 따를 수도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두 번째 방법이 나은 것 같아요. 선생님마다 이야기하는 방법이 충돌되기도 하거든요. 나의 경우와 맞지 않는 조언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어요. 차라리 한 선생님의 조언을 그대로 따르는 게 낫다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최소한 일관성은 있기 때문이에요. 자신과 맞는다고 생각되는 멘토의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게 오히려 나을 수 있어요.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면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그런 방법은 구체적인 것보다 상위의 것이에요. 예를 들어서 필기 방법에 대한 조언은 기술적인 것이고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것보다 더 일반적인 내용, 즉 ‘수업 시간에 필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말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진리에 부합할 가능성이 더 높은 거죠. 그렇게 상위 단계의 조언일수록 도움은 안 되지만 더 맞는 말이 되는 거예요. 제일 중요한 건 균형점을 잡는 거예요. 도움이 되면서도 진리인 말은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가 기술적인 부분에 불과한지, 잘 잡는 게 중요한 거죠. 제가 항상 고민하는 것도 그런 부분이에요. 저도 예전에 공부할 때 공부법에 대한 책을 많이 쌓아놓고 읽었는데 여러 가지가 섞여있더라고요. 그걸 나름대로 다시 정리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어요. 그러니까 공부법에 대한 조언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간 선배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한 사람이 정리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봐요.

공부에 대한 고민들을 듣다 보면 안타깝게 생각되는 학습 방법이나 태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나요?

태도에 있어서는 공부 방법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열심히 하면 되지 공부법을 뭐 하러 배우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일 성적이 안 오르죠. 다 자기 합리화거든요. 공부법 같은 건 필요 없기 때문에 그걸 공부 안 하는 자신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렇게 해서는 발전이 없어요. 항상 발전하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내 방법이 잘못됐을 수도 있지 않나’ 하고 점검할 필요성을 느끼는 학생들이 발전하는 거예요. 공부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태도가 필요하죠.

방법에 있어서는 따라가기 급급한 공부를 하는 걸 봤을 때 안타까워요. 선생님이 내 준 숙제만 열심히 따라하면 잘하게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만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잖아요. 휘둘리기만 하다가 고3이 끝나고 나면 뒤통수 맞는 거죠. 자기주도라는 것이 학원을 안 다니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학원을 다녀도 자기가 정한 목표에 따라서 학원을 선택하고 이용하면 자기주도가 되는 거죠. 그런 자기주도가 없는 학생들이 가장 안타까운 결과를 맞게 돼요.


『이것이 진짜 공부다』에서 기습공격과 자기주도, 자기혁신의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하셨는데요. 이것을 실천할 때 지켜야 하는 순서가 있을까요? 혹은 가장 비중을 두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기주도가 가장 상위에 있어요. ‘끌려가지 않고 내 공부를 먼저 해보겠다’고 생각하는 자기주도가 시작이죠. 기습공격은 남들보다 앞서 나간다는 거예요. 그건 자기주도의 한 종류에 불과한 거죠. 자기 혁신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가장 강력한 방법이기도 하고 최종적인 결과이기도 해요. 공부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거나 공부 방법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 멘토 한 명을 정해서 모든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어요. 고집을 버리고 몇 달 동안 실천을 해보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이 방법은 이렇게 바꾸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라요. 그게 자기혁신이에요. 먼저 그대로 적용한 뒤에 저절로 되는 게 자기혁신인 거죠. 최종적인 결과이기도 하고요. 이 때쯤 되면 이미 공부의 고수가 되어있는 단계예요. 최상위권이 되지 못하고 상위권에 머무르는 학생들, 그러니까 전교 5~10등 정도이고 전교 1~2등은 되지 못하는 아이들 중에 자기혁신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애초에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라면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다 하겠다는 자세가 되어있지만, 자신의 방식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그 방식을 버리라고 말하는 사람을 못미더워 하는 거죠. 자기혁신을 못하는 그 마인드가 발전을 가로막는 경우예요. 그런 학생들에게 특히 자기혁신을 강조하는 거죠.




부모의 역할은 작은 일에도 칭찬을 해주는 거예요

새 학년이 시작되는 지금 시기에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번 학기에 대한 선행은 늦었어요. 그건 방학 때 끝냈어야 하고요. 3월에는 마음이 급해서 ‘수업 내용을 미리 예습하고 시험 때 다시 한 번 반복해야겠다’고 계획할 거예요. 이런 헛된 희망을 버려야 돼요. 하루하루 수업 따라가는 것도 벅차기 때문에 계획대로 할 수 없거든요. 가장 중요한 건 하루 동안에 배운 내용을 하루가 지나기 전에 복습하는 거예요. 오늘 배운 것을 오늘 내에 여러 번 공부하는 거죠. 여기에서 포인트는 ‘오늘 내에’ 해야 된다는 거예요. 외울 것을 수첩에 적어놓고 쉬는 시간에 틈틈이 보고, 자습 시간에는 오늘 배운 내용에 대해서 문제를 풀어보고, 수업 전후에 잠깐이라도 목차를 보면서 예습을 하거나 연습장에 필기한 것을 떠올려 보면서 복습을 하는, 이 모든 게 하루 만에 이루어져야 돼요. 이렇게 잊혀져가던 것을 다시 떠올리면 잘 잊히지 않아요. 평소 실력으로 시험 본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죠.

동기부여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면 좋을까요?

부모님들이 가장 답답해하시는 게 아이가 머리는 있는 것 같은데 공부를 열심히 할 생각을 안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건 아이 잘못이 아니에요. 교실에 갇혀 있는데 무슨 자극을 받겠어요. 친구가 공부 잘하는 걸 보면서 자극을 받기는 어렵거든요. 동기부여를 심어주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전에 자신은 공부를 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깨야 해요. 자신감이 없는 거거든요.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인 거예요. 단어 10개도 외우지 못하는 학생에게 너도 의사, 변호사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해 줘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요. 10개 단어 중에 3개만 외우겠다고 할 때 ‘100개씩은 외워야 하는데 3개만 외워서 어떻게 할래’라고 말하지 말고 ‘그래, 한 번 외워봐’ 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3개 중에 하나는 외웠다고 하면 좋아해 주셔야 해요. 그래야 엄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기분이 좋아져요. 그게 다음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들어요. 결국 공부 방법이라는 게 심리적인 거예요. 기분이고 감정인 거죠. 부모님의 역할은 작은 것에도 칭찬을 해주면서 아이의 기분을 띄워주는 거예요. 그러면 공부는 스스로 하게 되어 있어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낮은 단계의 목표부터 단계적으로 줘야 하나요?

너무 낮은 단계의 목표를 주면 오히려 머리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을 안 하게 돼서 성취감이 없어져요. 성취감을 주기 위해서는 ‘조금 노력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되는 수준의 목표를 줘야 해요. 그걸 부모님이 파악해 주셔야 하죠. 단지 학원에 보내고 숙제는 했는지 확인만 해서는 절대 그 수준을 파악할 수 없어요. 학원을 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거고 노력이 많이 필요한 거죠.

‘내가 정말 바보인지 한 번 시험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아니었어요. 모든 열등감들이 쌓였던 것 같아요. 똑같이 공부하는 것 같은데 나만 뒤처지는 일들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이렇게는 못 살겠다, 성적을 떠나서 열심히 해보자, 왜 나는 그것도 안 되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어떻게 보면 공부라는 것은 국어 영어 수학의 지식들을 배우는 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대한 나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기도 해요. 그걸 스스로에게 이겨보고 싶었던 거죠. 어떤 성과가 나올까 측정해 보고 싶었던 거고요. ‘내가 노력이라는 걸 얼마나 성실하게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던 거예요. 그런데 해보니까 어렵지 않더라고요. 공부 잘하는 애들은 머리가 좋아서 잘하는 거라는 핑계를 만들면서 그동안 속아왔던 거죠.

만약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됐다면 더 수월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물론이죠. 사교육이라는 게 학교 수업만으로 되지 않는 부분을 돈을 주고 배우는 건데, 저는 수학을 전혀 몰라서 친구와 선생님을 찾아다니면서 물어봐야했어요. 만약 돈을 주고 가르쳐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었다면 훨씬 편했을 거예요. 사교육이든 공교육이든 중요한 건 선생님에게 물어볼 만한 걸 스스로 정리할 만큼 공부했냐는 거예요.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를 따라가기 급급하다면 사교육을 해도 소용이 없을 거예요. 자신이 질문할 것을 준비해서 물어보는 시간으로 활용한다면 가장 좋을 거고요. 사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핵심은 자기주도냐 아니냐에 있는 거죠. 끌려가지 않고 내가 이용하는 방법이 중요한 것이지, 그 대상이 학교 선생님이든 과외선생님이든 그건 상관없다는 얘기예요.




엉덩이로 하는 공부, 상위권 학생들은 다릅니다

진득하게 책상 앞에 앉아있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죠. 이럴 때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다’ 라는 말이 있죠. 이건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말이 아니에요. 하위권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거예요. 이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고급 정보든 저급 정보든 일단 집어넣어야 돼요. 그러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죠. 이 학생들은 집중력을 고민하면 안 돼요. ‘똑같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보낼까’ 하고 집중력을 고민하는 건 상위권 학생들이 해야 하는 거예요. 하위권 학생들은 일단 앉아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해요. 어떻게 해서든 앉아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거죠. 저는 심리적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인간은 자신이 해야 될 일이 많으면 도망가고 싶어져요. 공부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럴 때는 스스로를 속여야 돼요. ‘도서관 가서 공부하지 말고 음악부터 들을까’ 하고 스스로 속이는 거예요. 그리고 도서관에 가서 자리에 앉으면 ‘사실 거짓말이었어, 공부하는 거야’ 하면서 속아 넘어가는 거죠. 처음 출발을 ‘이건 쉬운 거야’라고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게 필요하고, 자리에 앉은 다음에는 수준에 맞는 공부부터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야 해요. 그 감정에 주목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면 자기도 모르게 앉아 있게 되는 거죠.

공부하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되뇌었던 다짐이나 명언 같은 것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좌우명을 정말 많이 적었어요. ‘지금도 경쟁자의 책장은 넘어 간다’ ‘뜻을 이루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으리’ 이런 것들을 책상에 조각칼로 새기기도 했죠(웃음). 그런데 그 마음이 3일 이상을 가지 않아요. 좌우명보다 더 중요한 건 공부 조언이에요. 책을 읽든 강의를 듣든 방법은 상관없어요. 공부 방법에 관한 조언을 매일 꾸준히 듣는 게 가장 좋은 동기부여가 돼요. 오늘 하루의 공부 방향을 잡기도 쉬워지고요. 계단을 오를 때 난간을 잡으면서 올라가면 마음 편하게 올라갈 수 있죠. 공부 조언이라는 게 난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멘토의 공부 조언이 가장 좋은 공부 명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습에 도움이 되는 공부 이외의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운동이에요. 중ㆍ고등학교 공부는 장기간 레이스이기 때문에 초반에 너무 달리면 나중에는 열심히 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요. 그건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체력이 떨어진 거거든요. 그래서 매일 꾸준하게 운동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운동이 효과가 있으려면 하루에 30분 정도는 약간 땀이 날 정도는 해야 되는데요. 학생들은 시간이 아까워서 잘 못하잖아요. 제가 권해드리는 방법은 등교할 때 몇 정거장 전에 내려서 뛰어가라는 거예요. 쉬는 시간에는 예습 복습을 하고 나서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걷는 거죠. 그런 운동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리고 두 번째는 독서예요. 독서는 시간을 정해놓고 하면 절대로 할 수 없어요. 그 시간에 또 해야 할 공부와 숙제들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시간을 정해서 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책 한 권을 항상 가방에 가지고 다녀요. 공부를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꺼내서 읽으면 마음이 다스려지고 분노가 가라앉아요.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도 들고요.

『이것이 진짜 공부다』에서는 소개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공부 비법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이 부분을 가장 강조해 드리고 싶어요. 일단 자기가 좋아하는 멘토를 한 명 정해서 그 멘토가 하는 조언을 다 듣고, 한 달이든 3개월든 그대로 실천하는 거예요. 나만의 방법을 찾겠다는 환상을 버리고요. 나만의 방법은 없어요. 일단 실천하면 모든 방법들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그렇게 실천을 하다보면 저절로 응용이 돼요. 그러니까 나만의 방법은 저절로 찾아지는 거죠. 그리고 저는 멘토를 정해서 그 멘토의 공부 조언을 다 적용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하라고요. 그래야 시행착오를 줄이고 소중한 시간을 성적을 올리는 데 쓸 수 있다는 거죠. 여러 멘토들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마음에 드는 한 사람의 멘토를 정해서 그 멘토가 하는 모든 말을 따라하는 게 좋아요. 왜냐하면 멘토들 중에 누군가의 말이 맞는지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거든요. 만약 내가 정한 멘토의 말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다른 멘토를 찾아서 그 사람의 모든 말을 따라하라는 거예요. 그 모든 걸 그대로 적용하다 보면 응용은 저절로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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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공부다강성태,박철범,이병훈,서경석 공저 | 다산에듀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의 저자 박철범, 2001년 수능 전국 상위 0.01%로 공부의 신으로 더 익숙한 강성태, 최초로 가르치지 않는 교육인 ‘학습 매니지먼트’로 강남 엄마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공부법 전문가 이병훈이 최초로 한 자리에 모여 공부에 대한 강력한 동기와 핵심적 공부 비법을 밝힌다. 공부 때문에 울고 웃는 모든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 공부에 대한 뜨거운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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