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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승룡 “일상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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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배우 (사진제공: NEW)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양한 모습을 연기해 온 배우 조은지의 첫 상업 영화 감독 데뷔작 <장르만 로맨스>에는 친구의 전 배우자와 비밀 연애 중이거나 동성 제자의 애정 공세에 곤란해 하거나 나이 차 많이 나는 이웃집 여성을 남몰래 좋아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기분 좋게 씩씩하고, 유쾌한 인물들은 복잡해 보이는 사정이라는 것이 실은 얼마나 분명한 감정으로 설명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주인공 ‘김현’을 연기한 류승룡 배우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자의 색을 선명하게 발산하는 시나리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등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온 개성 있는 배우들이 관객의 예상을 뛰어 넘는 연기를 펼치는 것 또한 <장르만 로맨스>의 즐거움으로, 지난 11월 5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은 입을 모아 촬영 현장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이야기했다. 오는 11월 17일 개봉하는 <장르만 로맨스>에서 주인공이자 슬럼프에 빠진 유명 소설가 ‘김현’을 연기한 류승룡 배우를 서면으로 만났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포스터

기존의 캐릭터와는 다른

“웃음 뒤에 오는 묵직함, 공감을 나누고 싶었다”고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말씀하셨어요. 영화 <장르만 로맨스>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배우님이 생각하는 이 작품의 매력과 탁월함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자의 색을 선명하게 발산하는 시나리오가 독특하면서 공감이 됐어요. 저는 머릿속에 상상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읽는 편인데요. <장르만 로맨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았어요.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연기를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하는데요. 이 영화가 그랬습니다. 참여했던 전작들과는 또 다른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캐릭터들의 시너지가 모이면 힘이 있겠다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그렇다면 류승룡 배우님은 작품을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처음 읽었을 때 주는 느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초독했을 때 재미든 의미든 남는 작품에 마음이 움직이는 편입니다. 연달아 비슷한 캐릭터나 장르를 선보이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고요.


류승룡 배우 (사진제공: NEW)

이번 작품이 배우님의 “필모에 방점이 될 것 같다”고도 하셨잖아요. 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이 작품에 어떤 기대감을 갖고 계세요?

지금까지 본의 아니게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을 많이 선보였어요. <최종병기 활><7번방의 선물><명량><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을 생각해보면요. 제가 연기한 인물들은 대부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인물들이었죠. 그렇다 보니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요. 생활연기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마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이 저에게 특별합니다.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난 뒤, 새롭게 느낀 것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뜻밖에 이야기의 주된 줄기에서 조금 벗어난, 작은 리액션들이 눈에 보였어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지었던 작은 표정이나 몸짓들이 보이면서 캐릭터들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중 특별히 좋았던 장면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김현이 북콘서트에 참석한 장면을 좋아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는 장면이거든요. <장르만 로맨스>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미울 수 있는 캐릭터지만

연기하신 역할은 소설가이자 교수인 김현이라는 인물입니다. 김현을 연기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특정 장면을 꼽아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김현이 처한 갈등들만 놓고 보면 부족함투성이에요. 이 인물이 미울 수 있죠. 하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로서 최대한 밉지 않게, 한편으로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장면 장면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고민을 거쳤고요. 감독님과도 상의를 많이 한 것 같아요.

혹시 염두에 두었던 실제 인물이 있었나요? 배우님이 생각한 김현은 어떤 사람인가요? 

특별히 실제 인물을 모델로 두고 캐릭터를 연구하지는 않았습니다. 김현은 여러 갈등의 중심에 있는 만큼 부족한 면도 있는 캐릭터지만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깊이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늘 평단의 기대를 받아온 유명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심정의 김현이 가진 직업적인 피로도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도록 신경 썼던 것 같습니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스틸컷 

그럼에도 영화 속 김현이라는 인물과 실제 류승룡이라는 사람의 닮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조은지 감독님은 류승룡 배우님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고도 밝혔는데요. 김현과 류승룡, 어떤 부분이 비슷하고 어떤 부분은 다른지 궁금합니다. 

공통점이라면요, 김현과 저는 갈등 상황을 유머로 유쾌하게 헤쳐 나가려는 부분이 닮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걸 제외한 대부분의 설정들이 다르죠(웃음).

그밖에 <장르만 로맨스>의 인물들 중, 연기해보고 싶은 다른 인물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김희원 배우님이 연기하신 출판사 대표 ‘순모’의 순애보가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순모는 김현과 오랜 친구이자 출판사 대표와 작가라는, 업무적인 관계이기도 한데요. 친구와의 신의, 업무적인 책임감,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모두 지키려고 노력하는 아주 매력 있는 캐릭터예요.

<장르만 로맨스>를 기대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위드 코로나’ 시대의 시작과 함께 극장가도 조금씩 활기를 찾게 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 영화 <장르만 로맨스>가 그 출발을 기분 좋게 열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애정을 부탁드려요. 관객 여러분 모두 방역 수칙을 꾸준히 잘 준수하시면서요. 건강하고 따뜻한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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