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차. 2세 계획에 대한 질문이 많아졌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신소율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거듭 질문을 받으면서, 선의로 건넨 말인 줄 알면서도,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솔직한 고백이었다. 마음에 불편함이 쌓이면서 급기야 몸이 통증을 호소했다. “왜 이렇게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었는지” 질문을 붙들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편지를 썼다. 2세 계획을 함께 상의하고 선택해야 할 한 사람,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솔직한 마음을 담은 글과 함께 심리 상담도 시작했다. 분명 시작은 아이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또 다른 ‘아이(I, 나)’와 깊이 만나게 됐다. 내 안의 불안, 두려움, 진짜 나의 모습과 직면했다. 그 시간과 과정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이보다 아이』에 담겨있다.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토로하고 나니 시원했어요
첫 책을 출간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글을 쓰고 책으로 엮는 일은 어떤 경험으로 기억되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조금씩 나아지고 성장하는 경험을 했어요. 이 마음을 독자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첫 에세이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쓸 때는 철저하게 혼자가 된 느낌이었는데 그 외로움의 시간이 지난 후, 이제 독자 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합니다. 평소 책과 글을 너무 사랑해서 세상의 모든 작가님들을 존경하고 동경해왔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그 마음이 더 커졌어요.
“남편에게 쓴 편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심리 상담을 받았다”고 하셨고, 책에도 편지의 내용이 실려 있는데요. 남편 분께 편지를 쓰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시기별로 해내야 하는 기본적 과제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결혼 후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따라오는 질문인 걸 알면서도 2세 계획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순간 불편함을 넘어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과민반응으로까지 나타나자 저의 마음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긴 건지 알아봐야 했고, 남편에게도 제 심정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진심을 담아 말보다는 편지로 전하고 싶었어요. 편지를 쓰면서 차분히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고, 평소에는 하지 않았던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저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제가 인정하기 싫었던 진짜 제 모습과 마주하게 되면서 감정이 무너져 내렸고, 스스로 감당하기 버겁다고 느껴져 상담을 받게 되었어요.
상담실에서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이는 게,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작가님과 같이 대중에게 알려진 분들은 더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떠셨나요?
직업의 영향도 분명 있겠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미움 받고 싶어 하지 않는 본성 때문인지 그동안 저도 모르게 스스로를 조금씩 포장해왔었나 봐요. 쌓이고 쌓여 그 벽이 너무 단단해지고 두꺼워져 저의 진짜 모습을 꺼내놓기가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부분이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을 열려고 다방면으로 여러 번 노력한 결과 조금 편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더군요. 저를 완벽히 드러내는 것에는 익숙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모든 마음을 다 꺼내놓고 싶을 때는 조용히 방에 혼자 앉아 전화 상담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땐 상담 선생님과 저 스스로에게 조금 더 솔직해질 수 있었어요.
상담 과정에서 마음을 더 열게 된 순간도 있었나요?
우리는 가끔 가까운 누군가의 상담가가 되어주기도 하잖아요. 저도 종종 상담을 요청을 받을 때면, 어떻게든 알맞은 조언을 해주려 하거나 해결책을 같이 찾아주려 노력했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이번 상담을 받으면서 그냥 조용히 들어주고 공감을 해주는 것만으로 정말 큰 위로가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저에게 닥친 감정의 파도가 당장 잔잔해질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차라리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다 쏟아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속에 있는 말을 내뱉고 감정적으로 바닥을 드러내며 토로하고 나니 시원했어요. 거기에 “그동안 마음이 많이 아팠겠어요”라는 공감 섞인 단순한 반응 한마디에 꽁꽁 얼어있던 무언가가 조금씩 녹아내릴 기미를 보였던 것 같아요.
‘왜 나는 아이를 갖고 싶지 않은 걸까?’라는 질문을 붙들고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신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신 것 같고요. 어떤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셨나요?
아이에 대한 질문에 거부반응을 일으킨 근본적인 이유가 다른 곳이 아닌 제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마음이 힘들 때마다 괜찮다며 억지로 감춰둔 것들이 결국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렸나 봐요. 저는 모든 일에 지나치게 조심하고,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걱정들도 너무 많이 해요. 과민하고 불편한 게 많은 부정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자기애와 자기혐오를 동시에 느끼는 모순적인 사람이기도 해요.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늘 성격 좋고, 둥글둥글한 사람으로 살고 싶어 했어요. 제가 그려놓은 이상적인 제 모습과 진짜 제 모습의 충돌과 괴리감이 저를 더 힘들게 한 것 같아요.
그런 면모들을 갖게 된 데에는 배우라는 직업, 대중에게 보여지고 선택 받아야 하는 일의 특성이 영향을 미치기도 했나요?
카메라 앞에서는 다행히 걱정과 근심을 훅 내려놓는 편이라 한참 일에 빠져있을 때는 다른 생각을 잘 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주관적으로 자평을 해보자면, 실수나 시행착오를 막기 위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다 보니 과정상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 실수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해냈을 때 성취감 및 해방감을 크게 느껴 미련이나 후회가 없습니다. 반면 작품과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에는 과감한 편이지만 정작 세부적인 순간의 선택과 결정에는 망설임과 걱정이 너무 많이 작용해요. 저는 지금까지 연기를 해온 십여 년의 기간 동안 흔히 얘기하는 즉흥대사(애드리브)를 해본 적이 없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연출님이 당황하시면 어쩌지? 작가님과 상대 배우에 대한 예의가 없는 행동은 아닐까? 혹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대사를 뱉어 분위기가 어색해진다면? 나중에 편집 과정에서 이 장면이 튀면 어쩌지?’ 온갖 걱정들이 꼬리를 물어대기 시작하면 그냥 포기해버립니다. 어떤 감독님께 저는 안정적이지만 자극적이지는 않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있어요. 꼭 자극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배우들의 연기에서 나오는 불안정한 느낌이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너무나 큰 매력으로 다가올 때가 있잖아요. 그럼 더 궁금해지고 계속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제 자신을 꽉 조이고 사는 일이 그렇게 싫지는 않지만, 배우로서는 조금 느슨해져야 할 필요를 느끼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조금 더 자유롭게 풀어주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분명 나아지고 있습니다
삶에서 ‘결혼’은 엄청나게 큰 변화잖아요. 크건 작건 많은 것들이 변하고, 그 과정에서 혼란스럽거나 압박을 느낄 수도 있는데요. 작가님의 경우는 어떠셨어요?
물론 부부 사이라고 늘 모든 감정과 속마음에 솔직한 건 아니겠지만 든든한 내 편이 뒤에 있어서 늘 기댈 수 있다는 믿음만으로 상당한 안정감을 느끼긴 해요. 하지만 저에게 결혼이라는 건 상상해 본 적도 없이 갑자기 와버린 인생의 큰 선택점이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정말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근데 사실 많이 상상해 보았다 하더라도 이상과 현실의 거리는 멀지 않을까요?) 서로 간의 사소한 감정 변화와 말투의 달라짐도 엄청 크게 다가왔고, 늘 함께 있다 보니 작은 다툼도 많아졌어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대화로 풀 수나 있죠. 문제는 ‘누군가와 같이 만들어가야 하는 미래’가 생긴 것이었어요. 저 하나만의 미래를 감당하며 살기에도 순간순간 너무나 벅찼는데 그곳에 다른 누군가가 뚝 떨어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게 과연 글로 설명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가장 큰 압박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함께)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지요.
3장의 제목이 ‘남편의 상담실’이에요. 누구보다 ‘신소율’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남편 분이 조언해준 내용들이 담겨 있는데요. 상담 전문가 분들의 조언과는 다른 측면이 있었을 것 같고, 실제로 유용했을 것 같습니다. 어땠나요?
지금까지 받은 모든 상담들이 근본적으로 저의 온전한 행복과 기대감이 넘치는 밝은 미래를 꿈꾸며 살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최대한 많이 수용하고 실천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고, 속도도 굉장히 더디기는 하지만 저는 분명 조금씩은 성장하고 있어요. 남편은 늘 가까운 자리에서 가장 오랫동안 저를 지켜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상담과 조언들은 상대적으로는 서툴지만 가장 유용하고 현실적이었습니다. 책에 쓰인 것보다 더 많은 조언들을 해주었지만 제가 노력하여 개선해 볼 수 있는 방법들만 골라 소개를 해 본 것이고,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적용하여 스스로 뿌듯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그 챕터 제목을 ‘남편의 잔소리’로 바꿔도 될는지요. 하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반 진담 반입니다.) 그래도 본인의 조언으로 제가 조금 생기를 되찾아 남편도 만족스러운가 봅니다. 저는 분명 나아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다짐한 일들에 대해서도 쓰셨어요. ‘친절한 사람이 되는 걸 포기하기’ ‘불편한 것들을 표현하기’ ‘부정적 생각이 들 때 쓰는 노트 만들기’ 등... 다짐은 잘 지켜지고 있나요? (웃음)
잘 안 됩니다. (웃음) 상담 선생님들이나 남편이 해준 조언과 생각 전환 방법들은 실천해가며 조금씩은 바뀌고 있는 것 같은데 스스로 다짐한 부분들이 가장 지키기 어려운 거 같아요. 아마도 그것들이 가장 단단해지고, 달라지고 싶은 저의 모습들이기 때문에 나아지고 있더라도 스스로 만족을 못 하는 걸 거예요. 아, 한 가지. 타인이 평가하는 시선을 신경 쓰느라 억지로 착한 사람인 척하려는 강박은 많이 줄어든 듯합니다. 진짜 제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 순간과 상황이 일시적으로 불편해질지언정, 착한 사람인 척하느라 본심을 숨기며 괜한 속앓이를 하고, 뒤에서 누군가를 원망하는 일은 거의 없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정중히 말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의미 전달이 확실치 않고, 결론이 돌아 돌아서 도달하게 되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지는 않은가 봅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요. 잘 타협해야겠죠.
열 가지 다짐 중에서, 가장 크게 도움이 되거나 변화를 불러온 것은 무엇이었나요?
직접적인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는 다짐은 ‘부정적 생각이 들 때 쓰는 노트 만들기’입니다. 원래의 취지는 내면에서 부정적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도식화하여 생각을 정리해 보려는 의도였습니다. 요즘은 갑작스러운 분노에 손이 떨리고, 온갖 걱정들이 꼬리를 물어 스스로 이성적인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느낄 때마다 말과 행동으로 무엇을 표출하기 전에 일단 노트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감정을 그대로 노트에 적어요. 그리고 그 감정이 왜 찾아오게 되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적습니다. (사실 상담실에서 선생님들이 제 의견을 들어주셨을 때와 비슷한 루트로 자문자답을 하는 거예요.) 그 대답에서 또다시 연관된 질문들을 하고 계속 답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지금 나의 상황을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고, 서서히 이성이 돌아와요. 마음이 진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된 것 같으세요?
이전에는 감정이 급격하게 변하는 일이 있을 때 친구들에게 자주 조언을 구했었어요. 나 혼자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한 발자국이라도 물러나게 되어 아주 조금이라도 시야가 열리는 기분이랄까요? 친구와 대화하듯 내 내면과 짧은 인스턴트 메시지를 나누는 기분을 느끼는 거예요. 굳이 노트에 적기를 이용하는 이유는 속도 때문입니다. 생각만으로 마인드 컨트롤이 가능하다면 가장 좋겠지만 저에게는 너무 빠른 속도라 따라가기가 힘들더라고요. 메시지를 보내는 속도보다도 느린 내면과의 필담은 (물론 저는 저의 대답만 간단하게 키워드로 써놓습니다만) 단순히 생각만 할 때 보다 느린 속도로 대응이 가능하고, 써놓은 것들을 다시 바라보며 객관화도 가능합니다.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세요?
흔히 말하는 표현으로 ‘지릅니다’. 스스로에게 몇 번을 되물었는데도 용납이 안 된다면 분명 내 안에 무언가가 건드려진 거예요. 그때는 의견과 감정을 표출하거나 행동으로 옮깁니다. 물론 처음의 흥분은 많이 사라져 있는 상태라 ‘지르기’로 마음먹었더라도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표출될 거예요.
내 마음은 내가 잘 안다고 믿는 오만함
‘아이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해서 결국은 자신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셨는데요. 그 시간들을 지나온 지금,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글을 쓰기 전 이 질문(2세 계획에 대한 질문)은 너무나 불편하고 싫은 질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에 쓰인 모든 과정들과 생각을 거친 후 더 이상 중요한 질문이 아니게 되었어요. 물론 신중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중요한 문제임은 분명합니다만, 제가 지금 당장 걱정하고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은 일이 아니라면 잠시 떨어뜨려놔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 질문의 대답과 선택은 완벽히 개인의 문제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의사와 계획을 물어볼 수는 있으나 조금이라도 의무나 강요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 다른 생각과 감정,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인데 “당연한 과제”가 어디 있겠어요.
늘 ‘작가의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고 하셨어요. 첫 책이 ‘마음 돌봄 에세이’가 될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전혀요! 전 에세이 장르로 분류된 책을 많이 읽고 위로를 받기는 합니다만 제가 에세이를 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작가의 꿈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제가 쓴 대본이 학예회에서 공연으로 올려지고 나서 늘 가지고 있던 꿈이었어요. 이후 학생기자로 활동하며 글을 쓰기도 했지만 계속 연결되지 못하고 잠시 멈추어 있다가, 배우가 되고 나서는 언젠가 꼭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생겼어요. 사실 조금씩 쓰고 있기는 했지만 에세이를 먼저 쓸 줄은 몰랐네요. 말 그대로 정말 “꿈”같은 일이에요.
다음에는 어떤 책을 쓰고 싶으세요?
저는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글쓰기도 멈추지는 않을 것 같아요. 책을 집필하는 과정 동안 조금의 부담과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분명 행복한 일이었고, 즐거웠어요. 우리가 마음이 힘들 때 좋은 책을 읽고 글귀에 위안을 받아 다시 삶의 원동력을 만들어가는 것처럼 사실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쓰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로도 많은 힘을 받을 수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요즘은 사실 짧은 소설들을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공개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즐겁게 임해볼 생각입니다.
『아이보다 아이』를 읽고 작가님이 들려주는 마음속의 문제, 결핍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고민과 문제는 표현하지 않으면 잘 모릅니다. 이건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거 같아요. 괜찮다고, 괜찮을 거라고 덮어두고 피해왔던 내 진짜 감정들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스스로도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 마음과 감정은 내가 잘 알고 있다고 믿는 오만함은 결국 안에서 서서히 곪아 들어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터져버릴 수도 있고요. 이건 꽤 위험한 일입니다. 저는 터지기 직전의 경계에 있는 사람이었고, 다행히 어떠한 신호로 발견되어 더 늦기 전에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어요. 인생은 많은 고민과 선택들을 반복해야 하는 여정이잖아요. 그 과정에서 오히려 소홀하게 여겼을 수 있는 나의 진짜 마음을 돌아보고 어떤 상처와 아픔들이 숨어 있는지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여정에 제 부족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신소율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배우가 되었다. 비혼주의자이지만 결혼을 했다. 살아가면서 항상 ‘나 자신’을 중심에 두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 문제’에 이르자 문득 혼란스러워졌다. ‘왜 나는 아이를 갖고 싶지 않은 걸까?’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이 책 『아이보다 아이』는 그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쓰였다. 그 과정에서 당신의 답도 찾았으면 좋겠다. ▶ 출연작 : <티끌모아 로맨스>, <나의 PS 파트너>, <경주>, <상의원>, <검사외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더 펜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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