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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명 “수능 만점이 가능했던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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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명 저자

“엄마, 나 수능이 기대돼요.”  (중략) 

나의 마음을 설명할 말을 찾다가 고사성어 하나를 떠올렸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 맞다. 나는 열심히 준비했기에 두렵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촘촘히 준비했기에 설렘을 느꼈고, 설렘이 시험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섰다.  _(254쪽)

이른바 ‘불수능’이라는 평을 받았던 2019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학원이나 과외 없이 인터넷강의로만 공부했고, 3년의 백혈병 치료 경험이 있던 김지명은 수능이 기대된다고 말하고는 결국 수능만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자신이 병원에서 만났던 의사를 보며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를 꿈꾼 그는 서울대 의예과에 정시 수석으로 합격했고, 자신이 쌓아온 ‘혼공’의 기술을 대학에서도 이어나가고 있다. 

김지명을 수식하는 화려한 말들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는 과연 어떻게 공부했을까. 『스스로 뒤집는 붕어빵』은 저자 김지명이 초등학생 시절에 웹툰을 보듯 즐겁게 인강을 보며 공부했던 이야기, 전교 1등을 놓치고 싶지 않아 열심히 공부했던 중학생 시절의 이야기, 본격적인 수험 레이스에서 전략적으로 공부 루틴을 쌓은 고등학생 시절의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김지명은 자신이 기질적으로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집중력이 좋은 편이라고 고백한다. 따라서 『스스로 뒤집는 붕어빵』에 공개한 자신의 공부 노하우에 대해 “처음부터 이 책에 소개된 모든 것들을 그대로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어느 정도 타고난 것이 있었다고 생각한 저도 처음부터 공부를 책의 내용처럼 했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쉬운 것부터 천천히 시도해 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는 김지명 저자. 그는 스스로의 목적을 가지고 공부를 대하는 ‘혼공’의 힘을 강조하며 공부를 ‘내 편’으로 만들라고 말한다.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습니다. 



‘혼공’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수능 만점자로 출연한 뉴스와 방송을 “민망”해서 거의 보지 않으셨다고 ‘머리말’ 첫 부분에 밝히셨죠. 책 쓰는 것 또한 조금 망설이셨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도 있었을 텐데요. 

제가 2019학년도 수능 만점을 받고 세상에 알려졌을 때, 많은 분들께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주셨어요. 그때 받은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공부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드리려는 마음에 책을 쓰기로 결정했어요. 

책의 부제가 ‘수능 만점 김지명의 혼공의 기술’이죠. 책에서 진정한 혼공이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흥미와 의지를 가지고 공부하는 것”(25-26쪽)이라고 정의하셨는데요. 혼공이 공부의 차원을 어떻게 끌어올린다고 보세요? 

누군가 시켜서 하는 공부라면 결국 집중하기 어려워질 수 있죠. 시키는 사람이 없을 때나 외적인 강제가 없을 때는 의지가 부족해질 테니까요. 특히 지금 닥친 코로나 위기처럼 학원 수업에 갈 수 없고, 많은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는 기존처럼 외적인 요인에 의존해 공부했던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거예요. 굳이 코로나 위기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학생들은 혼자 자발적으로 공부해야 할 상황에 자주 놓이는데요. 스스로 공부의 원동력을 만들고 공부 의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혼공’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상황의 변화와 관계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공부할 수 있어요.

혼공이란 결국 마음가짐,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하고 있어요. 공부에 들이는 절대적인 시간이나 분량보다는 공부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죠? 

네, 물론 시간과 분량도 중요하지만요. 같은 시간과 분량을 공부하고도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지는 공부를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공부’라는 개념에는 전혀 부정적인 요소가 없는데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기 싫은 것, 억지로 하는 것 등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공부를 해서 성적이 오르거나 시험을 잘 봤을 때의 성취감과 즐거움 등 공부에도 충분히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데 말이죠. 공부는 남이 대신해 줄 수도 없기 때문에 내가 싫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보면 자기 자신만 손해예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이 내가 공부라는 길을 선택했고 어차피 해야 하는 공부라면, 공부의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할 거예요.

다시 말해,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공부의 주인이 되”(98쪽)는 것이겠네요. 그러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용이한 방법 중 하나가 ‘질문은 힘이 세다’(61쪽) 부분일 것 같아요. 저자는 해당 글에서 “삶의 모든 부분에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밝히셨는데요. 

제가 공부할 때 했던 ‘왜?’와 관련된 질문들은 특별한 것이 아니에요. 수능 공부의 특성상, 과목에서 배우는 학문적인 사실에 대한 질문보다는 문제 풀이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죠. 예를 들어 문제를 풀고 해설을 보면서 ‘왜 이렇게 풀까?’,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왜 이런 풀이가 가능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미 많은 학생분들이 하고 계셨을 질문일 거예요. 하지만 이런 의문을 갖는다고 해서 모두가 답을 찾는 것은 아니고요. 이런 질문에 스스로 깊게 생각해서 답을 찾는 게 중요해요. 그러면 그 내용은 상당히 오래 머릿속에 남게 되고, 다른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도움을 주기도 하니까요.

실제로 공부를 하실 때 ‘왜?’라는 질문을 어느 정도나 활용하셨어요? 

수학이나 과학탐구 킬러 문제 해설을 보면서 이런 질문을 가장 많이 던졌던 것 같은데요. “왜 이 문제에서 이런 풀이법을 적용할까?”, “왜 이런 과정을 통해 풀이할까?”와 같은 질문을 많이 했어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 보니까 다른 새로운 킬러 문제를 만났을 때에도 어떤 방법으로 풀어야 할지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요. 알고자 하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정말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부할 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보세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다 푼 문제집 목록을 만들기

사실 혼공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겪는 다양한 시행착오가 있을 것 같거든요. 저자가 제안하는 ‘가장 먼저 해보면 좋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자신이 공부한 것을 기록해 보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이전보다 더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알아보기 위한 노력도 좋겠죠. 같은 난이도의 문제인데 저번보다 더 잘 풀린다거나 더 깔끔한 풀이를 해냈다거나 하는 식으로 사소한 것에서 성취감을 찾으면서 그것을 공부의 원동력으로 만들려고 하면 되거든요. 사실 자신이 해낸 작은 성취가 모이고 모이면 그로부터 얻는 뿌듯함 덕에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공부 자체를 “매일 해야 할 숙제가 아닌,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도구로 바라보려고 했다.”(130쪽)고 하신 부분이 떠오르네요. 그래서 매일 공부한 것과 문제집의 이름을 메모장에 기록하는 것을 “게임 퀘스트를 깨는 것처럼”(132쪽) 즐기셨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오늘 하루도 열심히 공부했구나’ 하고 나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야자 시간이 끝난 뒤 그날 아침부터 공부한 부분들, 풀었던 문제집, 실전 모의고사의 양 등을 살펴보면서요. 말씀처럼 책 한 권을 모두 공부했을 때 리스트에 적을 때마다 성취감도 들었고요. 구체적으로는 단순히 제가 푼 문제집 이름을 컴퓨터 메모장 txt 파일에 적어 놓은 것뿐이었거든요. 그럼에도 그렇게 적어 놓은 목록을 가끔 열어 보면서 ‘이 정도 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만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혼공에 좋은 동반자가 되었던 ‘인강’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무엇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하셨거든요. 요즘처럼 비대면 학습이 확대된 상황에서 특히 학생들에게 꼭 제안하고 싶은 나만의 인강 혼공 규칙이 있다면요? 

핸드폰 등 유혹이나 방해가 될 만한 요소를 없애는 것도 중요한데요. 무엇보다 ‘불편한 환경에서 인강을 듣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여기서 불편하다는 건 공부하기에 불편하다는 것이 아니고요. 딴짓하기에 불편하다는 뜻이에요. 저 역시 인강을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지만 항상 딴짓을 하지 않고 인강에 집중하기는 쉽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인강을 트는 매체 자체가 다른 작업도 가능한 것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인강을 틀어 놓고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 수밖에 없죠. 제 경우, 어머니께서 인강을 들을 때 옆에 계시면서 딴짓을 못 하게 하셔서 도움이 되었어요. 아니면 자습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자습하는 환경에서 인강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스스로 인강을 들을 때 자기통제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느 정도 강제적인 요소를 끌어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편 바둑의 복기를 예로 들며 반복과 복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어요. 

흔히 어려운 문제가 너무 안 풀리면 조금 쉬다가 시간이 지나서 다시 풀어보라는 말들을 하잖아요. 속된 말로 ‘삽질’이라고 하죠?(웃음) 시간이 지나면 기존에 그 문제에 접근하던 잘못된 방법이 머릿속에서 나가고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요. 틀린 시험 문제는 이와 반대입니다. 자신이 문제를 풀면서 했던 생각들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 확인해야 문제가 풀리지 않았던 접근법과 사고를 어떻게 개선할지 더 잘 알 수 있게 되고요. 다음에 다른 문제를 풀 때에 더 나은 풀이를 할 수 있게 돼요. 제가 공부할 때 문제를 풀고 나서 직접 채점하고 해설지를 바로바로 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어요.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최소 세 번 이상 다시 보며”(144쪽)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시험이 끝난 뒤에 최대한 빨리 틀린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같죠. 

문제를 틀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거예요. 이때 개념이 부족해서 틀렸다면 개념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실수로 틀렸다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풀이 방향이 잘못되어서 틀렸다면 다음에는 더 나은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틀린 문제를 반복해서 보는 것이 중요해요. 



어쨌든 오늘 공부를 했으니

“매일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283쪽)라는 말은 모두에게 의미가 큰 이야기 같습니다. 잘하려 하지 말고 그냥 하는 것, 저자는 어떻게 실천하고 계신가요? 

저도 공부를 하다 보면 잘 되는 날도 있고 잘 안되는 날도 있어요. 문제가 잘 풀리고 점수가 잘 나온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많았고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크게 연연하거나 좌절하지는 않았습니다. 잘 안 됐더라도 어쨌든 오늘 공부를 했으니 무언가는 달라졌을 것이고, 오늘 한 공부가 저축이 되어 미래에 더 좋은 결과를 얻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아픈데 어떻게 공부할 수 있었나?”에 대해 책에서는 “병을 내가 공부하지 않는 핑계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81쪽)고 쓰셨죠. 

‘내 공부의 주인은 나’라는 마음가짐이었어요. 어차피 내가 가야 할 길이 공부라는 길뿐이었고요. 내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 대신 공부해 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아파서 공부를 못 하면 손해 보는 것은 저 자신이기 때문에요. 공부를 못 할 정도로 아픈 것이 아니라면 아프다는 이유로 공부를 안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무엇보다 투병생활을 했던 중학교 때에는 전교 1등이라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한 것도 있었어요.

꾸준히 여러 곳에서 받은 장학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해왔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어떤 마음인가요?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은 어떤 것인가요? 

기부를 하지 않고 살았을 때는 잘 몰랐는데요. 기부를 시작하고 나니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마음이 뿌듯하고, 마치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투병생활을 할 때 ‘정각사’를 통해서 기부금을 받았는데요. 이러한 기부금도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기부한 돈이라 생각하니 그분들께 고마움을 느꼈어요. 그렇다면 나도 그 대열에 동참해서 내 마음도 행복해지는 동시에 또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이 책을 어떤 분들이 읽었으면, 하고 바라세요? 

공부로 힘들어하거나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은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과 자녀에게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은 학부모님을 생각하며 글을 썼어요. 사실 이 책에 나온 내용을 모두 똑같이 따라 하려고 하면 처음에는 힘들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 혹은 학부모님이시라면 자녀에게 적용해 볼 수 있겠다 생각되는 쉬운 것들부터 먼저 실천해 보시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조금씩 공부 습관이 잡혀가면 이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자기 자신(혹은 자녀)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지명

초등학교 6학년 때 발병한 백혈병으로 인해 중학교 3년 내내 항암치료를 받으며 투병하였고, 자사고인 선덕고에 입학한 후 인강과 자율학습만을 활용하여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불리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서울대 의예과에 정시 수석으로 합격하였다. 학원이나 과외 없이 오로지 인강으로만 공부, 비강남권 현역으로 수능 만점 획득, 3년간의 투병생활 등의 이력으로 여러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았으며 2020년에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수능 만점자’편에 이과 대표로 출연하며 다시 한 번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백혈병 투병 당시 주치의 선생님을 보고 세웠던 ‘믿음을 주는 마음 따뜻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되새기며 2021년 현재 서울대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다.




스스로 뒤집는 붕어빵
스스로 뒤집는 붕어빵
김지명 저
메가스터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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