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Soul Free : #01>로 데뷔. 방송 출연 한 번 없이, 앨범이 나올 때마다 음반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이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았다. 최근 멤버 정엽, 성훈, 영준이 방송을 통해 대중을 만났지만, 나얼을 포함한 멤버 전체가 ‘브라운아이드소울’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에 출연한 이력은 단 한 번도 없다. 자주 볼 수 없기에 더 애틋한 연인처럼, 브라운아이드소울은 공연으로 팬들과 만나왔다. 지난해 12월,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 중인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일산, 대구, 대전, 수원 공연을 마쳤고 현재 부산(1월 20일), 서울(2월 15일, 16일)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콘서트는 관객들이 객석에서 놀아주길(Play) 바라는 마음으로 ‘소울 플레이(Soul Play)’라는 타이틀을 걸었다.
2년 만에 전국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공연은 팬들을 만나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한데, 브라운아이드소울에게 공연은 어떤 의미인가?
브아솔에게 공연은 팬들과 만나는 유일한 통로이다. 음반 이외에는 브아솔 활동은 공연이 유일해 항상 팬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 이번 공연은 2012년 지난해를 정리하는 공연이랄까? 브아솔로는 신곡이 나오진 않았지만 2012년은 맴버 각자가 솔로로 바쁘게 보낸 한 해였다. 성훈이가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게 됐고, 영준이가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발매했고 12월에는 결혼도 했다. 나얼도 첫 솔로 앨범을 발매 했고, 정엽도 2집의 파트2를 발매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그동안 한층 업그레이드 된 솔로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의 제목이 ‘소울 플레이’니 만큼 우리는 무대에서 관객들은 객석에서 play(놀아주길) 해 주길 바란다.
지난해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 에이벡스와 계약을 했다. 어떻게 진행됐고 일본에서는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
우선, 한류가 드라마나 아이돌에서 노래를 부르는 우리들에게 까지 확대 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다. 이미 보도 된내용처럼 우리도 일본 시장에 관심이 있었고 일본의 몇몇 회사에서도 저희의 가능성을 보신 것 같다. 그 중 에이벡스에서 적극적으로 저희 공연도 직접 보러 와주시고 일본에서의 가능성도 얘기해주셔서, 그리고 저희의 스타일(매체 노출이나 그런 걸 못하는)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게도 계약하게 됐고, 일본에서도 한국과 많이 다르지 않게 음반과 공연 위주의 활동이 되지 않을까 싶다.
평소 일본 음악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우리보다 훨씬 큰 시장이고 발전한 시장이다.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고 팬들이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성숙하다. 그래서 더 많은 음악적 시도가 가능하고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 같다.
데뷔한 경력에 비해 앨범을 많이 내지는 않았다. 앨범 욕심은 없나?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앨범 작업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10년 동안 3장의 에디션이 나온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10년 전 1집을 내놓고 전 소속사와의 문제로 3~4년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좀 늦어졌고 많은 에디션을 내지 못했다. 그랬다고 앨범의 욕심이 있어 어느 시기 마다 찍어내는 것도 아닌 듯 하다. 우리는 맴버 네 명의 합의가 있어야 일을 진행한다. 그래서 10년 동안 사이좋게 이어온 것 같다. 브아솔의 앨범은 처음 중창단느낌을 생각했던 팀이라 최대한 그렇게 만들고자 한다. 각자의 욕심은 솔로 앨범에 넣고 브아솔 앨범은 최대한 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브아솔 앨범은 맴버들이 곡부터 노래 앨범재킷 디자인까지 전부 담당한다. 1집에서 3집까지 만들면서 점점 브아솔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이 가장 좋아하는 해외 음악인, 국내음악인은 누구인가?
정엽_ 국내로는 들국화와 유재하, 이승열 선배님을 좋아한다. 들국화는 야생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음악을 들려 주어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게 만드는 것 같다. 유재하 선배님은 남들과 같이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랐고 대중가요를 일깨워 준 분이다. 해외 뮤지션으로는 프린스와 맥스웰을 좋아한다. 두 아티스트 모두 내가 하지 못하지만 하고 싶은 그런 이상향을 보여준다고 할까.
나얼_ 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 선배님을 좋아한다. 정말 좋은 분이다. 해외는 Marvin Gaye와 Sam Cooke을 좋아하는데 타고난 감각과 열정이 멋지다.
영준_ Michael Buble의 편안한 목소리와 멜로디를 좋아하고, 국내는 윤상 선배님을 좋아한다. 감성과 멜로디 모두 최고다.
성훈_ 국내는 이장희 선생님. 지금의 시대에 나와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대를 앞선 그런 노래들에 감동을 받는다. 해외 뮤지션은 요새 Bruno Mars를 좋아한다. 신구를 적절하게 조합 잘 하는 것 같다. Treasure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각 멤버들이 꼽는 내 인생의 명반은 무엇인가?
정엽_ Stevie Wonder <Song in the key of life>
나얼_ <Boomerang O.S.T>
영준_ 유재하 1집 <사랑하기 때문에>
성훈_ <Waiting to exhale O.S.T>
각 멤버들의 독특한 취미가 있나?
정엽_ 빈티지 오디오와 악기 수집
나얼_ 장난감 수집
영준_ 플레이 스테이션, 레고 조립
성훈_ 등산과 명상. 몸과 마음이 많이 맑아진다.
가수가 안 되었다면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것 같나?
정엽_ 평범한 직장인이 되지 않았을까.
나얼_ 화가
영준_ 형사
성훈_ 예전에는 책이나 비디오 대여점을 하고 싶었는데 인터넷이 활성화 된 이후 조용히 접었다. 아무래도 서점을 하지 않았을까.
멤버들 중 영준 씨가 가장 먼저 결혼했는데, 다른 멤버들은 부럽지 않나?
정엽_ 부럽지는 않다.
나얼_ 부러울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영준_ 많이 행복하다(웃음).
성훈_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이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나도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다.
성훈 씨가 <불후의 명곡>에서 우승을 했는데, 다른 멤버들은 예상했나?
성훈_ 처음 섭외가 들어왔을 때, 형들에게 먼저 물어봤다. 모두 나가보라고 했다. 특히 정엽이 형이 큰 힘이 되었다. 존재감 없는 브아솔 멤버 성훈에서 이젠 많은 사람이 알아본다. 김건모 형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로 7연승과 435점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한 날은 정말 많이 기뻤고, 그날 이후 사람들이 날 보면 “뻐꾸기다”라고 정도다.
정엽_ 멤버 중에 끼가 가장 많은 친구다. 가진 것도 많다. 음악적인 면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피아노 연주 능력에 우리에게 없는 춤 실력까지 출중하다. 충분히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멤버 정엽이 MBC 라디오 <푸른밤>을 진행하고 있는데, 다른 멤버들은 종종 라디오를 듣나? DJ로서의 정엽은 어떤 것 같나.
성훈_ 형이 첫 방송을 할 때 처음으로 브아솔 모두가 라디오 게스트를 갔다. 그동안 형이 혼자 열심히 외롭게 활동하며 브아솔을 알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눈물이 났다. 형이 꼭 하고 싶던 DJ를 하게 돼서 기쁘고, 감정이 막 올라와서 형도 울고 나도 울었던 기억이 난다.
영준_ 말할 때 목소리가 너무 좋고 재치가 있고 듣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잘하고 있다. 꾸준하게 몇 십년 해서 골든 마우스도 받았으면 좋겠다.
멤버 나얼이 네티즌이 뽑은 <나는 가수다> 출연 희망 가수 1위로 선정된 적이 있는데, 방송 출연은 전혀 계획이 없는 것인가?
정엽_ 지난 광주 공연 때 내가 “우리 내년에 10주년 인데 나얼 씨 우리 방송 한번 나가지요?”라고 농담을 던졌는데 우리 셋이 나가라고 하더라(웃음). 언젠가 나얼이 “우리도 방송 한번 나가자고 한적이 있다. 우리는 신기해서 “언제?”라고 했더니 “나이 50 정도 돼서 머리 희끗희끗해지면”이라고 하더라. 어이 없어서 웃으면서도 진짜 그렇게 되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브아솔_ 나얼의 방송 출연은 당분간 없을 듯 하다. 나얼이 이제 서른 중반이니까 한 십여 년이 더 흐르면 가능하지 않을까.
멤버들 각자 브라운아이드소울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 한 곡씩을 뽑는다면?
정엽_ Because of you.
나얼_ 내려놔요.
영준_ 그대.
성훈_ 폭풍 속의 주. 녹음할 때 참 많은 힘든 일이 있었는데 지금도 힘들 때 듣는 나의 힐링송이다.
최근, 나얼 씨가 솔로앨범을 냈고 다른 멤버들도 솔로 앨범을 발표해왔는데, 멤버와 같이 작업할 때와 솔로로 할 때랑 어떻게 다른가.
아무래도 솔로 작업할 때가 편하다. 내 음악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함께 작업할 때보다 힘이 들긴 하다 혼자 다 해야 하니. 솔로를 내고 활동(솔로 활동이 많지는 않지만)을 하다가 브아솔로 다시 뭉치면 그렇게 편안할 수 없다.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랄까.
어떤 가수, 어떤 그룹, 어떤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정엽_ 진정성이 느껴지는 뮤지션으로 기억 되고 싶다.
나얼_ 겸손한 음악인, 사이 좋은 그룹, 착한 가수.
영준_ 좋은 음악을 만들던 음악인으로 기억 되고 싶다.
성훈_ 기억되고 싶은 그런 계획된 이미지 같은 건 없다. 그저 10년 동안 늘 그랬듯 꾸밈 없이 음악하고 또 오래 했으면 한다.
서울 공연이 발렌타인데이 다음날인데, 발렌타인데이는 특별한 계획이 있나.
정엽_ 묻지 마시길! 벌써 외롭다.
나얼_ 아무런 계획이 없다.
영준_ 아내와 집에서 편하게 쉴 예정이다.
성훈_ 별다른 계획이 없을 것 같다. 나에겐 공연장을 찾아 주시는 관객 분들이 초콜릿, 사탕보다 훨씬 더 큰 선물이다. 보답하는 방법은 내가 목 관리를 잘하는 게 아닐까.
공연장을 찾아줄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정엽_ 우리처럼 팬 서비스 못하는 뮤지션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얼_ 항상 감사 드리고 열심히 진지하게 음악 생활 하겠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영준_ 항상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성훈_ 언제나 변치 않고 겸손한 저희 브라운아이드소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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