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청소년과 전문의 최연호 교수는 책 『통찰지능』에서 “통찰지능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맥락을 읽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힘”(37쪽)이라고 정의한다. 거듭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힘’을 강조하는 그는 “의사에게 필요한 덕목 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나는 서슴지 않고 통찰을 든다”(355쪽)고 말하면서 ‘일상의 교과서’이자 ‘의학 교과서’로써 『통찰지능』이 쓰이길 바랐다.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통합적 지능이 InQ(통찰지능, Insight Quotient)이며, InQ는 IQ와 EQ를 더한 것보다 크다고 설명하는 최연호 교수. 그는 무엇보다 통찰지능이 ‘훈련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통찰지능을 높이고 세상을 통찰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통찰학 개론’으로서 『통찰지능』은 “어떻게 하면 통찰을 통해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가”(12쪽)를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통찰은 늘어요
세상의 통찰을 책 한 권에 담는 것이 어렵겠지만 “그런데도 써보고 싶었다”(14쪽)고 하셨어요. ‘통찰’이라는 주제는 처음 어떻게 왔나요?
직업에서 시작한 것이죠. 저의 주요 고객은 환자일 텐데요. 사실상 제 환자는 아기가 아니고 보호자예요. 따라서 아이의 마음과 보호자의 마음은 다를 거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됐어요. ‘도대체 보호자는 아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고요. 아이의 마음을 잘 모르거나 아이와 다른 마음일 경우 아이한테 피해가 가니까, 결국 통찰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첫 번째예요.
두 번째는 의사들이었는데요. 제가 3차 병원에 있어서 1, 2차 병원에서 의뢰를 해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의사들이 써오는 진단명이 제가 보는 것과 너무 달라요. 보면서 그 의사들은 왜 저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해봤죠. 아마 겉으로 보이는 증상으로 얘기를 했겠지만요. 제가 환자와 몇 마디 나눠 보면 아닌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런 경험이 쌓여서 ‘우리가 빙산을 볼 때 빙산의 밑바닥에 깔린 것을 보지 못하는구나’ 생각했어요.
빙산의 전체 모습을 그릴 줄 아는 능력, 그것이 ‘통찰’이죠.
전체를 보는 능력이 지식에서 올까요? 아니에요. 감정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숨겨진 모습, 맥락까지 다 읽어가면서 전체를 보는 능력이 통찰이고요. 그것을 하나의 책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통찰의 사전적인 의미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인데요. 여기서 ‘예리한 관찰력’이 IQ고, ‘사물을 꿰뚫어 봄’이 EQ예요.
그런데 통찰은 단순히 IQ와 EQ를 더한 것으로는 설명이 안 돼요. 통찰은 이 둘을 더한 것보다 크거든요. 또, IQ와 EQ는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는데 나이가 들수록 통찰은 늘어요. 유명한 말 있잖아요. 노인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IQ EQ<InQ’라고 쓴 거예요. 지식은 잊히는 거지만 통찰은 깨우치는 순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에요.
언뜻 생각하면 ‘통찰’이란 공부를 많이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통찰지능』은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꼼꼼하게 짚고 있어요.
입 짧은 아이의 예를 들어 볼게요. 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먹는 데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보호자는 계속해서 먹는 걸 강요하고, 강제로 먹이기도 하죠. 그러면 아이는 거기서 벗어나려고 토를 하게 되는데요. 그것이 강요해서 생긴 현상인 줄 모르는 보호자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갑니다. 이때 토하는 증상을 의사가 지식으로만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요? 피 검사도 하고, 이런저런 검사를 하다가 결국 내시경까지도 가겠죠. 그 어린아이를 말이에요.
그러다 우연치 않게 조직 검사에서 ‘호산구’라는 게 나와요. 너무 흔한 것인데 호산구가 몇 개 나오면, 이것이 알러지에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의사는 ‘알레르기성 위장관염’이라는 진단을 내리는 거예요. 그때부터 아이에게는 먹지 말아야 할 것이 생기고요. 그나마 먹지도 않은 애한테 제산제, 스테로이드 등 약까지 주겠죠. 그 아이가 무슨 죄예요. 바로 이것이 지식만으로 전체를 못 읽었을 때 나타나는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기존의 지식 중심 사고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는 거네요. 책에서도 언급한 ‘패러다임의 전환’이에요.
네, ‘매슈 커츠’ 교수가 말한 ‘맥락지능’도 같은 이야기거든요. 저는 이 맥락지능을 통찰지능이라고 보는데요. 그의 삼차원 사고 모형에는 ‘후견지명(Hindsight)’, ‘선견지명(Foresight)’, ‘통찰(Insight)’이 있어요. 이 셋을 합친 것이 맥락지능이라는 것이죠. 여기서 후견지명은 과거의 경험입니다. 인간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견지명 즉, 미래를 예측하는 거예요. 과거의 경험은 곧 지식이기도 한데, 지식만으로 과거의 경험과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만 보면 통찰은 불가능한 거죠.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걸 보는 힘, 저는 그것이 통찰 지능이라고 생각해요.
통찰을 위한 훈련법
통찰을 방해하는 인간 뇌의 기질적인 특징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확증 편향, 지식 사고 등 말이에요.
그야말로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버리는 상황인데요. 뇌가 통찰에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가령 전체 인구의 20%-30%가 예민한 사람들이라고 하거든요. 뇌에 편도체라는 게 있어요. 편도체는 두려움을 느끼는 뇌인데 예민한 사람들은 편도체가 많이 발달돼 있는 것 같아요. 이들은 과거에 경험한 나쁜 기억, 저의 첫 책 『기억 안아주기』에서 ‘소확혐’이라고 불렀던 나쁜 기억들이 나를 흔들어버려요. 그래서 올바른 판단을 못하죠. 확증 편향으로 자꾸 넘어가려고 하고, 자기가 아는 지식 범위 안에서만 안주하려고 하고요.
사람은 경험을 가지고 미래를 그리는데 이 경험들이 워낙 나쁘고, 종류도 일천하면 좋은 미래는 그려질 수 없는 거죠. 좋은 미래를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내 경험이 많아야 해요. 그런데 혼자서는 어려워요. 늘 사람 만나야 하고요. 책도 많이 읽어야 해요. 이게 다 경험이 돼요. 그러면서 숨어있는 맥락을 읽어보는 훈련들을 하게 되고요. 그러면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니까요.
“인간은 선천적으로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108쪽)한다는 부정 편향에도 눈길이 가더라고요.
인간은 타고나기를 부정적인 것, 손실에 상당히 취약해요. 퀴즈를 하나 낼게요. 어느 날 회사에서 보너스를 준다고 해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서요. 하나는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00만원을 전부 줄 거고, 뒷면이 나오면 안 준다고 하고요. 다른 하나는 그냥 70만원을 준다고 해요. 어느 것을 택하겠어요? 대개는 70만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 그런데요. 다음에는 월급에서 100만원을 깎겠다고 하는 겁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00만원을 깎고, 뒷면이 나오면 안 깎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고요. 아니면 70만원을 몽땅 깎는 것을 선택할 수 있대요. 이번에는 어떻게 할까요? 이때 대개는 동전 던지기를 택합니다. 신기하게도 똑같은 100만원인데 우리 판단은 완전히 반대로 가요. 이것이 유명한 ‘프로스펙트 이론’인데요. 인간은 똑같은 100만원도 손실일 경우에는 23배 크게 느낀다는 거예요. 부정적인 쪽에 인간은 자꾸 관심을 보이고, 예민해지고, 걱정하는 쪽으로 진화한 거죠.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이 부정 편향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만 해도 조금 더 통찰의 시선을 가질 수 있겠네요.
아마 부정 편향을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잘 이용해야죠. 이를테면 가까운 사이에서, 어느 한 명이 되게 예민하다면 한 명은 조금 너그러우면 좋은 건데요. 이때도 예민한 사람들은 “내가 예민하니까 당신이 날 따라와”, “내가 덜 예민하니까 당신이 나를 보고 좀 배워”가 아니라 “당신 성향도 장점이 있네”, “이럴 때는 당신이 더 맞는 것 같네”라는 식으로 상대의 입장이 되면서 배워야죠. 그래서 집이 제일 많은 통찰의 보고라고 한 거예요.(웃음)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도 상대를 보고 배우면 통찰이 늘어요. 이렇게 타인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타인의 입장이 되어 보려고 하는 것, 이것이 가장 좋은 훈련법입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실수하는 이유는 내가 중심이 됐기 때문이거든요. 가령 환자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만난 어린 환자들은 분명히 얘기를 해요. 이러이러한 게 불편했다고 자기 의견을 얘기하거든요. 그런데 보호자가 아이의 말을 안 들었던 거예요. 그걸 들어주라는 거죠. 상대 입장이 되는 것은 누구나 훈련할 수 있어요.
그 점이야말로 희망적이기도 한 놀라운 부분 같아요. 통찰이라는 것을 연습할 수 있다는 것 말이에요.
‘메타인지’를 훈련시킬 수 있다고 하죠. 공부를 할 때 자기가 모르는 부분과 아는 부분을 알고 있다면 모르는 것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잖아요. 반면에 메타인지가 떨어진다면 이것저것 다 공부하다 결국 또 어려워질 거예요. 그런 면에서 저는 이런 걸 추천합니다. 우리가 맨날 하는 것인데요. 보호자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사물 하나, 사람 한 명을 보면서도 서로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거예요. “저 나무 색깔은 왜 저렇게 변했어?” 같은 질문을 하고요.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면을 계속 얘기하는 습관을 만드는 거예요. 그러지 않고 아이에게 그냥 “이 책 오늘 다 읽어”라고 하면 절대 흥미가 안 올라가겠죠. 아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면 그것이 기반이 되어서 세상 보는 방법을 다르게 할 겁니다.
박인비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서도 집중하는 부분이 달랐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같은 인터뷰를 보면서도 선생님의 아내분은 박인비 선수의 품격 있는 인터뷰 내용에 감탄을 하셨죠.
그걸 보고 제가 또 배우는 거죠. 흔히 비판적 사고라는 개념을 자꾸 헷갈리는데요. 비판적 사고는 남을 비판하는 게 아니고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먼저 성찰하는 것이에요.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거기서부터 시작해야만 남을 얘기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보면 대부분 다 남을 욕하기만 하잖아요. 남 탓하고요. 저는 문화가 너무 그쪽으로 가고 있지 않나 우려가 되기도 해요.
마음을 읽어보려고 노력하면
BTS의 통찰을 분석한 챕터도 흥미롭게 읽었어요. 통찰이라는 주제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BTS를 떠올리게 되셨어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왜 유명해졌는지 많이 물어봤죠. 그랬더니 답이 하나였어요. BTS는 연습생 시절부터 되게 열심히 했는데요, 지금도 유튜브에 그동안의 기록이 다 있다는 거예요. 연습생 시절부터 말이에요. 보통은 내가 잘 나가게 되면 과거의, 어설프고 창피했던 모습들은 안 보여주려고 하게 마련이죠.
그런데 BTS는 그것을 보여주더라는 거예요. 레벨이 달랐다는 생각이 들었죠. BTS는 보이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줬고, 나아가 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만들었어요. 이런 과정이야말로 BTS가 잘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특히,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에 수어 안무가 나오는 것은 보통 가수들이라면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잖아요. 소리를 못 듣는 사람들은 노래를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이기도 한데 그들을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만든 BTS 특유의 통찰지능이 돋보이는 행보가 아닌가 생각했어요.
말씀을 듣다 보니 ‘관계’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네요. 통찰지능이 혼자로는 높아질 수 있는 게 아니겠다고요. BTS 역시 그들의 팬인 ‘아미’와의 끈끈한 관계가 중요한 요소잖아요. 서로에게 통찰을 주는 존재로 같이 성장을 하는 거고요.
저보다 더 중요한 키워드를 찾아내셨네요. 그러네요. 제가 본 게 관계네요. 결국 인간관계에서 남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그 사람은 성공 못 할 거라고 봐요.
책에도 다양한 소설과 영화들을 함께 소개해주셨는데요. 책이나 영화를 통해 다양한 마음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세대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각 뇌만 발달된다는 점이에요. 워낙 유튜브와 같은 시각 미디어를 많이 보니까요. 그러면 보고, 느끼는 것으로 끝나거든요. 이 방법으로는 통찰이 늘어날 수는 없다고 봐요. 거기서 즐거움만 취하고 끝나버리니까요. 이것을 오락으로만 소비할 게 아니라 볼 때 보더라도 그 인물들의 마음을 읽어보려고 노력하면 어떨까요. 우리 인간의 특징이 그거잖아요.
만화에 나오는 인물의 마음도 읽을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만화나 영화를 볼 때 그저 웃어넘기는 게 아니라 그 상황에서 이 인물은 왜 그랬는지 생각해보세요. 그건 곧 작가의 마음을 읽는 거예요. 신문 기사도 마찬가지인데요. 보시면 기자가 숨겨놓고 쓰지 않는 말들이 꽤 있거든요. 그것도 자꾸 읽어보면 알게 돼요. 또 이 기사만 보는 게 아니라 다른 기사도 봐야죠. 그러면서 관점이 다르다는 것도 짚어낼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만큼 잘 질문하는 것도 중요할 거예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인가도 고민이 될 것 같거든요.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아이 키울 때 가장 문제 되는 거 아닌가요. 다들 아이가 질문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잖아요. 한국 문화가 워낙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기 때문에 애들이 질문을 안 하는데요. 아이는 궁금하면 자꾸 물어야 돼요. 이건 어른들 잘못 아닐까 싶어요. 질문하는 아이에게 “그걸 왜 물어? 책이나 봐”라고 할 게 아니라 “그 질문 참 재밌네” 하고 질문하기를 북돋아 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아이들도 더 신나서 질문을 하겠죠. 그 점에서는 우리 사회가 어려서부터 너무 질문하는 사람을 누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 전체가 달라지길
한편 “인공지능은 통찰지능을 결코 능가하지 못한다”(237쪽)고도 하셨어요.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통찰지능은 뒷담화가 가능하지만, 인공지능은 불가능해요. 뒷담화는 상상이라는 뜻이거든요. 스토리텔링을 하면서 과정을 읽는 것인데요. 인공지능은 이게 안 돼요. 인공지능이 절대 못 쫓아오는 게 상상이고, 인간이 가진 최대한의 장점이 상상이죠. 뒷담화를 듣다 보면 대부분 틀린 게 아니잖아요. 맥락을 제대로 알면 그 상상들이 거의는 맞아요. 그게 결국 통찰이에요. 맥락을 읽는 것, 그 단계를 거치는 게 인간의 통찰지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일상의 교과서’인 동시에 ‘의학의 교과서’라고도 표현했어요. 특별히 의학 교과서로서 이 책에 담고자 했던 점은 무엇일까요?
예스24의 손민규 인문MD를 만났는데 그분이 재밌는 얘기를 해줬어요. 『통찰지능』을 아이를 의대에 보내고 싶어 하는 보호자들이 읽어야 된다는 거예요. 되게 재밌게 느꼈어요. 제가 맞장구를 쳤는데요.(웃음) 그 말처럼 의대 진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으면 과학적인 지식도 같이 들어올 뿐만 아니라 의술을 행할 때의 마음가짐도 미리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식만 많이 아는 것으로 의사가 될 수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세상의 이치는 다 똑같거든요. 의대뿐 아니라 모든 학문에 있어 통찰에 관한 생각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일상의 교과서’라고도 설명한 거예요.
전작 『기억 안아주기』부터 이번 『통찰지능』까지, 각 책의 주제에 더해 의학 현장에 대한 변화 요구의 목소리가 폭넓게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세 번째 책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 책에서 좀 더 본격적인 얘기를 하게 될 것 같아요. 가칭은 ‘휴머니즘 의료’예요.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의 잘못된 점, 또 환자와 가족들의 잘못된 점들을 다 포함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그래서 사회 전체가 달라지길 바라는 것이 제 소망이죠. 네 번째 책까지 구상은 이미 해놨는데요. 1년에 한 권 쓰는 것이 목표입니다.(웃음) 전문가가 전문가만 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최연호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현재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에서 소아소화기영양 분야를 전공하는 교수로서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소아청소년의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약물농도모니터링 및 톱다운 전략으로 새로운 치료 기틀을 마련하여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고, 복통이나 구토, 설사 같은 소아의 기능성 장 질환에 휴머니즘 진료를 도입하여 약을 주지 않고 치료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그가 발표했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관련 철분결핍성 빈혈」 연구는 미국의 소아소화기영양학 교과서에 실렸다. 책 읽기를 좋아하며 ‘에코의 반서재’를 부러워해 집과 연구실 서재에는 전공 서적보다 철학, 경제학, 심리학, 과학 도서를 가득 쌓아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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