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정멜멜 “우연의 장면들이 좋아요”
눈길을 붙드는 사진이 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사진. 보이지 않는 이야기와 분위기까지 담아낸 사진. 최근에는 그 사진들 옆에서 같은 이름을 발견할 때가 많았다. 사진작가 정멜멜. 그와 함께 작업했던 이들은 굳이 묻지 않아도 감탄과 신뢰의 말을 쏟아냈다. ‘찍는 사람 정멜멜’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이 커져갔다.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 『다만 빛과 그림자가...
View Article오지은 "새까만 마음에도 희망은 있어요"
에세이 『마음이 하는 일』을 펴낸 오지은 작가는 인터뷰 자리에서 '희망'을 자주 말했다. 거창한 기대가 아니라, 아주 작은 가능성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의 희망. 실금처럼 희미한 빛은 어둠을 오래 들여다본 사람만이 찾을 수 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같은 마음을 주고받고, 사막에 물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묵묵히 걸어가는 것. 오지은이 바라보는 희망이란 이런...
View Article배우 최희서 “제 이야기의 첫 관객을 모십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은 연기.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일은 글쓰기인 사람. 배우 최희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연기가 타인의 삶에 완전히 젖어 드는 일이라면, 글쓰기는 내 안을 더 깊이 파고드는 일이다. 책 『기적일지도 몰라』를 출간하며 배역을 벗고 한 사람의 모습으로 독자 앞에 선 최희서를 만났다. 그는 “앞으로 나약해지는 순간마다 글이 나를 잡아줄 것...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소설가 김지연, 실컷 울고 나면 도움이 되는
우리는 삶의 많은 순간들을 태연한 표정으로 맞이한다. 하고 싶은 말을 다 꺼내놓는 일도, 슬픈 일 앞에서 드러내놓고 펑펑 울어버리는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면 그 순간마다 많은 마음들이 층층이 쌓인 것일 수도 있겠다고, 김지연의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를 읽으며 생각했다. 작가는 8편의 소설을 쓰며 인물들을 실컷 울게 해주고 싶었다고...
View Article미나토 가나에 "누구나 인생의 갈림길에 설 때가 있다"
미나토 가나에 저자 (© Asahi Shimbun)여기 한 편의 짧은 소설이 있다. 제목은 「하늘 저편」. 작품의 주인공 ‘에미’는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서 빵집을 하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중학생이다. 산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며, 친구의 권유로 소설을 쓰기도 하며 지내던 에미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유명 작가의 문하생이 될 기회를 얻는다. 부모님과...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최재천 "나는 평생 논 사람이다"
『최재천의 공부』. 오래전부터 꼭 쓰고 싶은 책이었다. 엄두가 안 나 시작을 못 했지만, 출판사로부터 안희경 작가와의 대담을 제안받았다. 최재천은 이미 안희경 작가가 세계 석학들을 만나 인터뷰했던 책들을 읽어왔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2021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최재천과 안희경은 일곱 차례 만나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를 주제로 공부 책을 완성했다....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소설가 문지혁 “미련한 작가로 남고 싶다”
팬데믹으로 알게 된 건 재난이 국경을 넘는다는 사실이다. 이 시공간에서 내가 겪는 일이 당신의 삶을 파고들 수 있다는 것. 소설가 문지혁의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는 서로 다른 재난의 경험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미국 뉴욕에서 한국어 강사인 ‘나’와 일본인 유학생 ‘아야’는 우연히 만나 다리를 건넌다. 성수대교 붕괴와 동일본 대지진, 9·11 테러....
View Article김효은 “작가들은 각자의 밭을 일구고 있어요”
하나의 케이크를 앞에 두고 다섯 남매가 둘러앉았다. 케이크 위에 살포시 얹어진 딸기는 다섯 알. 화자인 ‘둘째’가 익숙한 듯 이야기한다. “그것은 이 케이크를 혼자서 다 먹을 수 없다는 얘깁니다.”그리고 덧붙인다. “우리는 무엇이든 5로 나눌 수 있습니다.”화자와 형제들은 한 봉지의 과자도, 한 접시의 소시지도, 한 통의 아이스크림도 똑같이 나눈다. 번거로운...
View Article뮤지션 권나무 "사랑하면 싸울 수밖에 없어요"
포크 가수 권나무는 뮤지션이자 초등학교 교사다. 두 가지 일 모두를 사랑하기에 이번 생은 두 배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그동안 권나무의 노래는 어떤 ‘다정함’으로 다가왔다. 세월호와 관련된 곡 ‘이천십사년사월’을 통해 “이맘때면 잠깐의 감기라도 나눠 앓”자고 했고, “사람은 사람을 말해야 하지 않겠”(‘깃발’)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 다정함이...
View Article김영건 동아서점 대표 “서점 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세요”
김영건 동아서점 대표가 자신의 세 번째 책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를 펴냈다. 강원도 속초에서 3대째 동아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전작 『당신에게 말을 건다』, 『대한민국 도슨트-속초』 등을 통해 이미 독자들과 만난 바 있다.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는 하루 12시간, 주 6일을 서점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일하며 만난 사람들, 그리고...
View Article최연호 "통찰지능(InQ)은 훈련할 수 있다"
소아 청소년과 전문의 최연호 교수는 책 『통찰지능』에서 “통찰지능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맥락을 읽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힘”(37쪽)이라고 정의한다. 거듭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힘’을 강조하는 그는 “의사에게 필요한 덕목 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나는 서슴지 않고 통찰을 든다”(355쪽)고 말하면서 ‘일상의...
View Article이옥선 “딸 김하나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요?”
빅토리 노트 실물출간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이옥선 저자의 육아 일기 『빅토리 노트』. 이 책은 1979년생 김하나 작가가 세상에 태어난 날 탄생했다. 첫째 아들에 이어 둘째 딸의 육아 일기를 당연하게 쓰기 시작한 이옥선 저자. 그가 선택한 노트에 적힌 문구가 ‘빅토리 노트(Victory Note)’였고, 이 문구는 46년 후 이옥선, 김하나 저자가 함께...
View Article스토리젠터 채자영 “말을 잘한다는 건, 생각이 좋다는 것”
방송 현장의 아나운서로, 치열한 입찰 현장의 전문 프리젠터로 일해온 채자영 저자. 그는 ‘말하기’를 업으로 삼으며 누구보다 ‘말 잘하는 법’을 깊이 고민한 사람이다. 정확한 발음으로 청중과 시선을 맞추고 한 마디도 틀리지 않으려 애쓰던 시간을 지나자, 어느 순간 말하기의 본질이 보였다. 지난 10년여의 경험으로 그가 깨달은 것은 단 하나다. 좋은 말하기에는...
View Article내촌목공소 김민식 “집에는 ‘사람’이 있다”
김민식 저자 (사진 촬영 협조 : 소전서림)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뜨. 호화로운 삶을 살았던 그가 마음의 위안을 받았던 공간은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이 아니라 소박한 시골 마을이었다. 집이 경제적 가치로만 치환되는 시대에 우리가 잊은 본질은 무엇일까. 첫 책 『나무의 시간』으로 나무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선보였던 김민식 저자가 이번에는 ‘집’에...
View Article[커버 스토리] 천선란, 우주를 여행하는 소설가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지구 밖에 있는 것은 다 좋아하는 사람. 올해 서른이 된 천선란은 독자들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젊은 작가다. 그는 학창 시절에 천문학자, 고고학자, 소설가를 꿈꿨다. 진로를 고민하던 고등학생 때 담임 선생님은 “두 가지를 다 하려면 소설가가 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1학년을 마칠 무렵,...
View Article수의사 허은주 "동물들은 병원에 스스로 올 수 없잖아요"
활동가에서 수의사로. 이 삶의 전환은 번아웃에서 비롯됐다. “더 이상 사람과 말하기 싫다는 어떤 시절의 피로감”(4쪽)이 닥쳐왔기 때문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수의학과에 들어간 허은주는 그러나 지금도 매일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일한다. 동물들은 스스로 병원에 올 수도, 자신의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허은주 수의사의 『꽃비 내리는 날 다시...
View Article과학기술학자 임소연 “여성이 과학을 만나면”
과학 기술은 여성의 적일까? 여성이라면 누구나 과학 기술이 자신을 밀어내는 듯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여성들은 과학을 못한다는 편견. 남녀의 전통적인 역할을 정당화하는 듯한 생물학적 지식. 그러나 여성으로서 과학 기술을 연구해온 임소연 저자는 “여성의 친구가 될 만한 과학도 분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고고한 과학이 아닌, 여성의 일상을 돕는 지식은 가능할까?...
View Article[오늘의 작가] 근하, 사랑하는 이모들과 보낸 파랑의 계절
근하 작가의 ‘파랑’은 늘 특별했다. 한 가지 색깔로 오해될 수 있는 ‘정상성’ 바깥의 삶은 차갑지도 들끓지도 않은 사려 깊은 푸른색을 만나 생기를 띤다. 그의 첫 장편 만화 『사랑하는 이모들』 역시 파랑의 온도로 ‘정상가족’ 바깥의 이야기를 비춘다. 갑작스러운 상실을 겪은 중학생 효신과, 그에게 조용히 다가가는 이모와 이모의 연인.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View Article북디자이너 김경민 “절대다수는 실무를 하고 있잖아요”
촬영협조_서울책보고“나도, 내 주변의 많은 이들도 스타 디자이너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후로 10년을 한 자리에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책을 만들고 있다.” _(72쪽)10여 년 차 북디자이너 김경민 저자는 아이가 아파서 잠을 설치던 새벽, 이 책의 목차를 완성하고 샘플 원고를 써서 출판사에 투고했다. 엄마가 되고 찾아온 정체성의 혼란이...
View Article시각예술가 단단 "849일간 고양이 29마리를 관찰하기까지"
“우리는 서로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그것이 시작이었다. 창문 밖으로 공터가 있었고, 그곳을 오가며 지내는 고양이들이 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치는 높이에서' 살아가는 그들을 지켜봤다. 2015년 5월, 작가 단단에게 벌어진 일이었다. 우연히 만난 어미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애미'라는 이름을 지어주면서 맺은 인연이었다. 애미는 공터에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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