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은 독자들을 ‘책 쓰는 세상’ 속으로 초대한다. 책을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써야 하는 이유, 책 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대부분은 김병완 작가 자신이 체득한 내용이다. 책을 통해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재직했던 그는 “직장인의 삶이 지는 낙엽 같다”는 깨달음을 계기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3년 동안 안정된 직장도 포기한 채 ‘읽기’만을 지속했다. 그렇게 읽은 책이 어느덧 만 권에 이르자 문득 ‘쓰기’에 대한 열망이 생겨났고, 그는 작가가 되었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50권의 책을 출간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작가로 변신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김병완 작가는 ‘책 쓰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온 몸으로 입증해 보이는 인물라고 할 수 있다.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아직 아무도 쓰지 않았다면, 그것은 직접 쓰라는 신의 뜻이다”. 작가 토니 모리슨의 말이다. 이에 기대어 김병완 작가는 말한다. “당신이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라고. 물론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안에는 글을 써야 하고 또 쓸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이유들이 담겨있지만 ‘당신에게는 당신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작가의 말은 유독 가슴을 찌른다. 누구나 ‘누구와도 같지 않은’ 사건들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까닭이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는 것은 아니다. 재능이 없어서,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방법을 몰라서… 몇몇 핑계들이 ‘책 쓰기’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책을 쓰는 일은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릴 때 시작되고, 그 이후에 비로소 영감은 찾아오며, 방법은 배워나가면 된다는 것.
하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막막함에 사로잡힐 즈음 김병완 작가는 새로운 스타일의 글쓰기 기법 ‘프리 라이팅’을 소개한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며 거침없이 글을 쓰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함으로써 완성도 높은 글을 써야 한다는 심리적 어려움을 덜어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글감을 떠올릴 수도 있다는 점이 ‘프리 라이팅’을 추천하는 이유다. 김병완 작가의 저서들 역시 이 ‘자유로운 글쓰기’의 결과물이다. 결국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에 담긴 것은 작가 자신이 책 쓰기를 통해 경험한 변화이며, 그 과정에서 터득한 글쓰기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써놓은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것은 초급 단계다. 그 과정을 지나면 더 이상 많은 것을 배울 수 없게 된다. 그런 경우 포화 상태가 된다. 포화 상태일 때는 자연스럽게 배출하고 분출하는 과정을 선택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균형과 순환이 이루어진다. 글을 쓴다는 것은 바로 이와 같다. 내가 읽기를 3년 동안 한 후 자연스럽게 쓰기를 하게 된 것도 이런 이치일 것이다.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 p. 54
책을 잘 읽고 싶다면 쓰기를 병행하라
직장을 떠나 도서관으로 향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일상의 허무감 때문이었을까요?
그렇죠. 11년 동안 삼성전자 휴대폰 연구원으로 살다 보니까 재미도 없었고 다른 인생을 살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인생을 다 포기하고 싶었고요. ‘허무한 인생에서 과연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몰랐어요. 그런데 책 안에는 해답이 있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죽을 때까지 책만 읽겠다는 생각으로 도서관에 간 거죠. 지금 와서 보면 실패한 계획이에요. 3년 정도 책을 읽고 난 후부터는 쓰기를 병행하게 됐거든요. 저도 모르게 갑자기 막 써지더라고요. 제가 읽기와 쓰기가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그래서예요.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에서 스스로를 “책에 미친 남자”라고 하셨습니다. 작가님을 미치게 만든 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엄청난 걸 깨닫게 되면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지르게 돼요. 저에게 도서관은 정적이고 고요한 곳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신나고 환상적인 곳이기도 한 거죠. 책을 통해 배우고 느끼면서 하늘이 열리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요. 도서관 갈 때와 나올 때, 저라는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게 너무나 기뻐요. 어제까지의 제 자신은 너무 작았는데 오늘 도서관에 가서 엄청나게 커졌다는 걸 느끼니까요. 바로 그 성장 때문에 지금도 책을 읽고 쓰기를 지독하게 이어가는 거예요.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해야 되는 건, 자신의 내면을 계속 키워나가는 일이잖아요.
작가가 된 이유에 대해 “뼛속까지 내려가서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적으셨습니다.
지금도 제가 작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저 같이 평범한 사람이 작가가 된다는 건 생각도 못 해봤어요. 책 읽기가 책 쓰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을 뿐이에요. 책 읽기와 책 쓰기는 똑같은 것이거든요. 위대한 작가나 위대한 독자만이 책을 읽는 건 아니잖아요. 책 쓰기도 마찬가지예요. 스스로의 기쁨과 성장을 위해서 하는 행위인 거죠. 저 역시 누군가한테 무언가를 가르쳐주기 위해서 책을 쓴 게 아니라 자신의 기쁨과 성장을 위해서 썼던 거예요. 그것이 읽기와 쓰기의 한 가지 목적인 거죠.
또 다른 이유도 있었나요?
3년 동안 읽은 책들이 제 안에 쌓이다 보니까 갑자기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요. 그때 한 달 동안 정신없이 써내려 간 원고가 『48분 기적의 독서법』이었어요. 책이 출간되고 나서 독자들로부터 상상도 못했던 반응을 얻게 됐죠.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거예요. 책을 씀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는 건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었어요. 그때부터 저의 책 쓰기가 시작됐어요.
책을 읽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을 잘 읽기 위해서는 반드시 쓰기를 해야 해요. 읽기와 쓰기는 분리된 게 아니에요. 교육학적으로도 ‘듣기와 말하기’가 한 세트이고 ‘읽기와 쓰기’가 또 다른 세트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독자의 입장에서 머물기 때문에 책을 읽기만 하고 쓸 생각은 하지 않는데요. 읽기만 하니까 자기계발이 되지 않고 성장이 적은 거예요. 쓴다는 게 책 쓰기만을 의미하는 건 결코 아니거든요. 책을 읽고 나서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하고 자신의 생각을 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죠.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에서 다룬 내용이 바로 그런 거죠. 그러니까 읽기와 쓰기는 독서의 완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쓰는 행위가 독서에서 벗어나 있는 게 절대 아니죠.
잘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라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에서 글쓰기의 시작을 가로막는 고정관념들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특히 “잘 써야겠다는 생각을 지워버려라”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거의 모든 분들이 그런 부담감을 가지고 계시죠. 저도 책을 스무 권정도 쓰고 나니까 ‘이제는 더 잘 써야 된다’는 마음이 생겼었어요. 그래서 그 마음을 부숴버렸죠. 저는 세계에서 가장 형편없는 책을 쓰는 게 목표예요. 그것이 계속 책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너무 거창한 목표만 세우잖아요. 어느 정도 수준 있는 책을 써야 하고, 다른 사람들 쓰는 만큼은 써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볼 때는 그 마음도 욕심이에요. 제가 ‘아주 형편없는 책을 써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건 그 욕심을 버렸기 때문이에요. 수장선고(水長船高)라는 말처럼 물이 많으면 배는 저절로 높이 뜨게 돼요. 자신이 가진 내공이 적으면서도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니까 힘든 거죠. 가장 위대한 책과 형편없는 책을 나누는 기준도 결국 세상이 정한 거예요. 저에게 있어서 책을 쓴다는 건 소통이고 나눔이에요. 그 전에 개인적인 배움이고요. 그리고 책 쓰기가 즐겁고 기쁘지 않다면 할 이유가 없잖아요. 자신에게 기쁜 일이라면 그 일을 하면서도 즐거워야죠. 독자들은 굉장히 정확해요. 작가가 신명나게 전율을 느끼면서 썼다면 고스란히 전달돼요.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글을 쓸 수 없다는 이야기는 “망상”이라고까지 표현하셨습니다.
누구에게나 영감은 찾아오지 않아요. 책 쓰기는 뮤즈의 공간이 아니라 노동의 공간이에요. 위대한 작가들도 영감이 떠올라서 글을 쓰는 경우는 100번 중에 한두 번 밖에 되지 않아요. 나머지 99%는 그냥 책상에 앉아서 쓰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면 영감이 따라오는 거죠. ‘프리 라이팅’ 기법이 그런 거죠. 타이핑을 하다 보면 영감이 찾아오는 거예요.
작가님께서 빠른 시간 내에 집필을 마치시는 비결도 ‘프리 라이팅 기법’에 있나요?
그렇죠. 많은 사람들이 책을 쓸 때 너무 잘 쓰려고 해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이상으로 잘 쓰려고, 너무 완벽하게 쓰려고 하기 때문에 책 쓰기가 힘든 거예요. 그런데 달리 생각해 보면 완벽하게 보이려는 것 자체가 가식이잖아요. 자신이 가진 걸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죠.
작가가 되신 후의 가장 큰 변화라면 무엇일까요?
작가는 인생을 두 번 사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죠. 글을 쓰다 보면 제3자 입장에서 한 번 더 스스로를 볼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에요. 인생을 그저 사는 게 아니라 잘 살기 위해서는 한 번쯤 검증을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책 쓰기는 그런 여과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견제하고 비판해줄 사람은 나밖에 없잖아요. 저 역시 책을 쓰면서 제3자의 입장에서 삶을 검증하게 됐어요. 책을 읽기만 할 때보다 더 큰 성장과 변화를 이룬 건 물론이고요. 그리고 제가 죽을 때까지 책만 읽었다면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아무도 알지 못했겠죠.
요즘도 책 읽기는 계속 이어가고 계시죠?
지금은 더 지독하게 읽어요. 종종 유명해지고 나면 책 읽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래서 누군가는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초심이 없어요. 처음부터 작가가 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두려움과 흔들림이 없는 거죠. 우리는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해요.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고요. 만약 그럴 수 없다고 생각된다면 욕심을 품고 있는 거예요. 저는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을 다 내려놓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제가 쓴 모든 책을 폐기시킨다고 해도요. 그 모두가 하나의 과정이었고 그 결과 제가 성장했으니까요. 그리고 책을 읽고 쓰는 것 자체가 너무 큰 기쁨이었으니까,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거예요.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을 통해 “예비 작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전하기도 하셨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무조건 쓰라는 거예요. 두 번째는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 결코 잘 쓰려고 욕심내지 말라는 거죠. 마음을 비우고 글쓰기를 즐기는 게 제일 중요해요. 나머지는 쓰다 보면 터득하게 돼요. 지혜를 가르칠 수 없듯이 글쓰기도 가르칠 수 없어요. 어떻게 써야할지 이끌어줄 수는 있지만 쓰는 건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하죠. 그래서 무조건 쓰라는 것이고, 제발 잘 쓰려고 하지 말라는 거죠. 무조건 쓰는 일도 쉽지는 않아요.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독서와 경험, 생각이 축적되어 있지 않으면 쓰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20년, 30년의 세월을 살아왔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너무 거창한 주제로 쓰려고 하기 때문에 힘든 거죠. 자기 인생의 소박한 주제를 가지고도 충분히 좋은 책을 쓸 수 있어요. 그리고 아주 작고 소박한 주제를 붙잡고 쓰는 건 누구나 잘 할 수 있죠. 책이란 건 소통이잖아요.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려는 바는 명확했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 ‘책은 성공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책을 쓰게 되면 성공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책을 쓰면서 지식과 지혜 역시 늘어난다는 것’. 이에 덧붙여 김병완 작가는 “책은 자신이 성장하고 성공해서 높은 위치에 갔을 때 쓰는 게 아니라 낮은 위치, 자신이 가장 밑바닥 인생을 살 때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책 쓰기를 권하는 이유는 “책 쓰기는 가장 큰 치유이고 기쁨이고 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책 쓰기의 숨은 힘은 김병완 작가가 직접 체험한 것이고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은 그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는 이들을 위해 길잡이를 자처한다. 동행은 책 속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김병완칼리지&한국MRP코칭센터를 설립한 그는 ‘저자되기 프로젝트’와 ‘독서혁명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독자들과 직접 만나 책 읽기와 쓰기를 함께하고 있다.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김병완 저 | 아템포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 평범한 회사원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직장인의 모습이 지는 낙엽과 같다는 서글픈 깨달음에 안정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부산으로 내려가 도서관에서 거의 칩거하다시피 하며 3년 동안 1만 권의 책을 독파한다. 이후 주체할 수 없는 글쓰기의 욕망을 느낀 그는 지난 2년 동안 50권의 책을 출간하게 된다. 이 책 『김병완의 책 쓰기 혁명』은 그런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가 전하는 글쓰기의 즐거움과 힘,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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