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 인간」(서주희, 제5회 손바닥 문학상 당선작)이라는 소설에서 주인공은 뇌 병변 장애 1급으로 장애인 시설에 살고 있다.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곳이라곤 손가락 하나뿐이다. 물론 말도 못한다. 그는 상상한다. 전광판이 있다면. 자신에게 전광판이 있어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전할 수 있다면 하고.
극단적인 예지만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모두는 전광판이 필요할 만큼 소통의 부재를 안고 사는지 모르겠다. 상대가 건네는 칭찬이 과연 칭찬일지 고민하고, 진짜 속마음을 숨긴 채 가짜 미소를 건네는 당신. 만일 전광판 없이도 상대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 복잡한 세상에 얽힌 복잡한 관계 안에서 당신은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리라. 더불어 나를 가꾸는 일도, 훨씬 수월해지지 않을까.
아무리 멋진 몸매와 능력이 있더라도 다듬고 가꾸지 않으면 가치가 떨어지고 능력은 사장된다. 자신의 강한 능력과 그것을 보완해 주는 자신의 또 다른 능력을 꾸준히 계발함으로써 더욱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우리에게는 위대함을 실현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우리는 위대함을 실현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이미 가지고 있다.(315쪽)
DISC가 분류하는 “네 가지 행동유형을 기억한다면 타인의 행동에 드러나는 그 사람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5쪽)고 말하는 『당신을 읽다』의 저자 김재득은 “인간은 변하게 되어 있어요. 교육을 받는다든지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든지 일상에 사건이 벌어진다든지 하는 이유로 말이에요. 결국 이런 변화가 완성으로 가는 여정이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개인의 몫이고 그 과정에 자신의 현재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남보다 앞선 출발점에 설 수 있다는 것.
물론 DISC는 완벽한 도구가 아니다. 모든 도구는 완벽할 수 없다. 섣불리 상대를 파악하고 ‘낙인’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저자의 “인간은 ‘D’, ‘I’, ‘S’, ‘C’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말에 집중해야 한다. 다만 그 중 어떤 성향을 주로 사용하는지, 자신에게 부족한 것은 어떤 면인지를 파악한다면 전보다 훨씬 성숙한 관계에 도달할 테니.
MBTI, 애니그램, 빅파이브 등과 함께 검색되는 강력한 도구 DISC
“DISC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시간에 상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44쪽)라고 하셨어요. 책의 주된 목적이기도 하고요. DISC를 소개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효과를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나요?
네 개 유형으로만 구분되니까 이 네 가지로 어떻게 인간 유형을 분류할 수 있느냐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길을 잘 모를 때 방향을 제대로 제시해 주면 길을 떠남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잖아요. 어디로 갈지 모를 때 ‘서쪽으로 가라’ 이러면 안도감이 생기거든요. 내가 누군지 잘 모를 때 D인지, S인지 정도만 알아도 굉장한 도움이 된다는 거죠. 강력한 거예요.
기존에 소개된 성격이나 행동 유형들은 9개, 16개 등으로 나누죠. 굉장히 다양해요. 헌데 교육 받고 나면 후에 잘 기억도 못해요.(웃음) 반면에 DISC처럼 너무 쉽게 분류하면 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죠. DISC는 나름대로 교육학이라든지 내용을 기반으로 검증된 것이기 때문에 차별성이 있어요. 그에 더해 저는 좀 더 한국적인 상황에 맞추었고요. 대학생들의 사례도 있습니다. 훨씬 강력하고, 쉽고, 과학적이라는 것이죠.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데 큰 노력을 하셨더라고요.
1,349명을 검사했어요. 그 중 대학생들이 500명 정도 되고요. 과학성을 갖지 않으면 혈액형처럼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사상체질도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좀 인정을 못 받거든요. 비슷한 것이죠. 관상학, 손금 등은 여전히 인정을 못 받잖아요. DISC는 그래도 국내 석, 박사 논문이 50편 이상 되고 이미 서양에서는 5위 안에 검색이 되는 도구입니다. MBTI, 애니그램, 빅파이브 등과 함께 DISC가 5위 정도에 랭크되고 있어요.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DISC 같은 장치들이 유용하리란 기대는 충분히 가능하죠.
그렇죠. 나 자신조차 솔직히 잘 몰라요. 아무리 파고들어도 모르는 게 나잖아요.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는데요. 평생을 가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나도 모르는데 심지어 너를 어떻게 알겠어요? 함께 살았던 자식, 배우자도 모르는 경우도 많죠. 이때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 정도만 알면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패턴을 읽는다는 거예요. 인간에게는 패턴, 습관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그 습관을 나의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인정하려고 하지 않아요. 상대를 낙인 시켜버리는 것이죠. 그것에서 탈피해야 해요. 계속 자기만 고집해선 안 되죠. 상대를 이해하게 되면 달리 보여요. 상대와 나를 구분하자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인간을 이해하자는 도구가 DISC입니다. 다른 도구보다도 간략하지만 세분화할 수 있는 분류도 더 있고 말이죠. 네 가지로 나누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관계가 다양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니까요. 그 점만 인정해도 이 책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에 소명을 다했습니다.
‘길을 잘 모를 때 방향만 제대로 제시해줘도 길을 떠남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는 말이 핵심이겠네요.
인생 자체가 항해잖아요. 어디로 갈지 모를 때 ‘서쪽으로 가라’라는 말만 해줘도 굉장한 거예요. 위안이 되는 거죠.
실제로 관계를 좀 더 편안하게 느끼거나, 변화를 겪는 경우도 많이 보셨나요?
책에 보면 수기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다 수집했어요. 여기에 솔직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어요. 레포트 과제를 할 때도 I유형 같은 경우는 벼락치기를 해요. C유형은 답답해 죽겠는데 말이에요. 결국 C유형이 공부를 잘하는 편이니까 스터디를 해도 다 갖춰놓으면 말을 잘하는 I유형은 묻어가기도 하죠. 성적은 오히려 I가 더 좋을 때가 있어요. 인간관계가 좋고, 어필도 잘하니까요.(웃음) DISC 검사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런 변화를 읽을 수 있죠.
인간의 행동은 변하게 마련
특정 유형으로 상대를 인식했을 때 발생하는 오류도 경계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당연하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어설프게 한 번 봐서 되는 건 아니에요. 한 번 보고 낙인을 붙이면 안 돼요. 인간의 행동은 변하게 마련이거든요. 환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에요. 학교에서의 행동과 집에서의 행동이 다를 수도 있거든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바깥에서 하는 행동을 집에서도 그대로 하진 않아요.
저희 검사지도 보면 ‘본능’과 ‘환경’ 두 가지로 나뉘어 있어요. 물론 본능대로 바깥 환경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스트레스도 없겠죠.(웃음) 하지만 그러기는 무척 힘들어요. 수위조절이 필요하니까요. 이와 같은 조절 능력도 굉장히 중요하겠고요.
결국 인간은 ‘D’, ‘I’, ‘S’, ‘C’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그중 한두 가지를 주로 사용하는 거예요. 오른손잡이가 어떨 때는 왼손도 쓰잖아요. 오른손 쓰는 게 편하니까 주로 사용하는 거죠. 인간은 안정된 상태에서 편한 것을 사용하기도 하고, 불편한 상황에서 불편한 것을 사용하기도 해요. 그것과 마찬가지예요.
모든 심리학 도구처럼 DISC도 ‘어떤 행동이 더 좋고 어떤 행동이 더 나쁘다’는 식으로 가치를 다루지 않는다. 개인이 가진 강점과 약점, 욕구 등을 그대로 보여 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이렇게 되어야 한다’라는 이상적인 모델이나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당신은 이런 유형이므로 이런 부분을 보완한다면 더 나아질 것이다’라는 조언은 가능하다고 본다.(45쪽)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향이 변하기도 하고요.
당연히 변하겠지만 기본적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는 개념은 존재합니다. 그것을 기질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데요. DISC가 그것까지 판단합니다. 진단지를 보시면 ‘최소’(싫어하는 것)와 ‘최고’(좋아하는 것)를 체크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선호하는 것은 가장이 가능해요. 소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돼지고기도 먹을 수 있죠. 하지만 회를 진짜 싫어하면 아예 먹질 못하잖아요. 싫어하는 것은 본능일 수 있어요. 좋아하는 것은 2순위, 3순위까지 양보할 수 있죠. 그런 행동심리에 근거해 ‘최소’ 항목을 분석하면 본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질을 사회생활하면서는 많이 안 드러내는 거죠. 그래서 진단지에는 또한 ‘환경’ 설정이 있습니다. 처한 환경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구분해서 검사하는 거예요. 행동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잖아요. 속으로는 저것이 마음에 안 들지만 겉으로는 칭찬하는 행동을 할 수 있어요. 그래야한다고 배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그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은 속마음을 안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같은 유형 안에서도 ‘성숙도’로 세분화한 것이 중요한 대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이 도구들을 보면 평면으로만 봐요. DISC는 입체적으로 봅니다. 같은 유형이라도 ‘미성숙’, ‘평균’, ‘성숙’ 단계가 있어요. 같은 D유형이라 하더라도 미성숙한 D가 있을 수 있고, 성숙한 D가 있다고 보는 거죠. 성숙한 단계에서는 어느 유형이든지 괜찮아요. 그러나 불편한 상황, 갈등이 있거나 스트레스 받는 순간에 불쑥 미성숙한 면이 튀어나오는 거잖아요. 그렇게 구분해서 측정하도록 해놓은 것이죠.
인간은 ‘D’, ‘I’, ‘S’, ‘C’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하신 것, 싫어하는 것은 본능일 수 있다고 보는 내용과 모두 맥이 닿아있는 것 같네요.
그렇죠. 저희 검사지가 30문항이지만 가령 D는 하나도 해당하지 않고 I만 30개 해당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하나 정도는 다 있어요. 제 경우 본능(기질)은 DC인데, 환경은 CD예요. 그렇다면 I는 없느냐? 하나 정도는 있어요. S도 한두 개는 있고요. 하지만 가장 많이 쓰는 것이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것이죠.
DISC, 당신을 읽다
성향이나 특징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맥이 닿아 있잖아요. 저자는 D유형에 해당하다고 밝히셨는데, 저자 본인을 포함해 D유형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신다면?
좌표평면 안에서 설명을 드리면 쉬울 거예요. Y축을 외향성, 내향성으로, X축을 좌뇌(일 중심 사고), 우뇌(감성 중심 사고)로 놓을 수 있겠죠. 외향적이면서 일 중심인 유형이 D예요. 외향적이면서 감성, 사람 중심인 유형이 I고요. 내향이고 사람 중심이면 S, 내향적이지만 일 중심이면 C유형이에요. 저는 D와 C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요, 그것으로 본다면 인간미가 있다든지 사람을 좋아한다든지 하는 면은 굉장히 약한 거예요. 일 중심이며 외향적인 D유형은 직설적이고, 선구자적인 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D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5.5% 정도밖에 안 돼요. 다행인 거죠.(웃음) 모두가 서로 일 시키고 돌직구를 날리면 너무 힘들 테니까요. 그러나 전형적인 리더의 모습은 대부분 D입니다. 이성계, 박정희 같은 강력한 리더들이 D유형에 해당해요.
제 경우 20대에는 I유형이었던 것 같고, 지금은 S나 C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연령대에 따른 공통적인 특징도 있나요?
최근 대학생들 중 I유형이 굉장히 많습니다. 재미를 추구하면서 외향적인 경우가 많죠. 연령대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특징들이 추가되는데요. 인간은 결국 완성된 방향으로 가고자 하니까요. 극I유형의 사람이 신입사원이 되었다고 칩시다. 자신의 성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못해요. 그때는 S를 발휘할 수밖에 없어요. 눈치도 보고 하면서요. 환경을 지배를 받아 성향을 숨기는 거예요.
환경이 바뀌면 성향이 바뀌는 사례가 또 있나요?
명동성당에서 북한 이탈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보면요. 그분들은 D가 엄청 강해요. 하지만 이곳에 와서는 D성향을 숨기고 있죠. 환경을 아직 잘 모르니까요. S식으로 행동을 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죽음을 각오하고 탈출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D유형이 많은 거죠. 국내에 있는 수많은 이주민들 역시 마찬가지예요. 평균적으로 D유형이 5.5%라고 했잖아요. 이들은 10~20% 정도가 D예요. 그러나 낯선 곳에 오면 당분간은 S나 C처럼 신중하고 관찰하는 태도로 살 수밖에 없겠죠. 그렇게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환경적인 면과 본능, 기질적인 면을 구분한 것입니다. 검사 결과도 환경과 본능이 완전히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자가 진단과 주변인 진단이 다를 때도 많죠. 내가 보는 나 자신과 가족이 보는 나 자신은 또 다르니까요. 이 차이를 보면서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살펴보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그 편이 훨씬 더 좋겠죠.
집단검사를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겠네요.
좋습니다. 그때부터 서로 대화를 하고 코칭이 들어가요. 하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좀 필요한데 대부분 잘 안하려고 해요. 대학 강의 때는 가능하죠. 16주 코스로 해서 숙제도 내주고 하니까요. 검사 결과를 보면서 가족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보였는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 가능한 거죠. 특히 편차가 큰 항목만 다뤄도 대화가 굉장히 진전될 수 있어요.
DISC로 읽는 역사적 인물들
속담으로 이해를 돕기도 하고, 조선의 역대 왕들 유형을 분류하기도 했어요. 흥미로운 것은 조선 왕 70%가 S유형이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역대 대통령들의 경우 D유형이 무척 많았어요. 어떤 공통적 특징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각 대통령들의 자서전이나 전기, 『조선왕조실록』을 분석해 DISC 전문가적 사고로 조명한 결과입니다. 조선 왕들의 경우, 기질은 다를 수 있었겠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S유형이 많았어요. 신하가 임금을 조정하는 궁중암투의 역사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었던 것이죠. 또 흥미로운 점은 D유형 왕의 후대왕은 S유형이 나오는 패턴이 있다는 것이에요. 초기에는 대통령들 역시 그랬어요.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는 D유형이 많이 나왔지만 말이에요. 이승만(D성향) 대통령 다음은 윤보선(S성향) 대통령이 나오고, 박정희(D성향) 대통령이 나오면 다음에 최규하(S성향) 대통령이 나왔죠.
대통령 선거 제도가 안착된 노태우 대통령 이후로 모두 D성향이 나왔다는 점도 눈길을 끄네요.
이전에는 패턴이 있었는데 말이죠.(웃음) D가 도전적이고 선구자적 역할을 하는 면이 많잖아요. 앞으로는 D유형이 점점 더 많아질 거예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고요. 과거에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해서 오히려 깎아 내렸는데요. 이제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런 시대가 온 거죠.
그런가하면 드라마 <미생>, <별그대>, <왔다 장보리>, <응답하라 1994>의 등장인물을 DISC 유형으로 분류하셨어요. 혹시 다른 작품의 등장인물들도 성향 분석이 가능할까요? 가령 <징비록>에 등장하는 류성룡, 이순신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인물들이요.
책에는 넣지 않았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에 대한 분석도 다 끝난 상태입니다. <연평해전> 같은 경우에도 선장은 DC유형이에요. 사람들을 처음부터 사귀지 않아요. 반면 갑판장 같은 사람은 새벽에 해산물을 잡아서 함께 라면도 끓여먹고 놀거든요. 선장은 무뚝뚝하게 지시하면서도 서서히 어울리게 되는 장면이 있죠. 그런 모습으로 유형 분석이 가능해요. 이순신 장군은 S유형이 강해요. 미리 대비하는 성향이거든요. SC라고 볼 수 있어요. 유비무환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겠죠. I에 해당하는 성향은 거의 발견할 수 없고요. 이순신 장군은 흥미, 유흥과는 거리가 있죠.
연예인의 유형 분석도 눈길을 끕니다. 김구라를 전형적 DC유형으로 꼽았고요. 유명인의 성향 분석을 좀 더 부탁 드려요. DISC 유형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소녀시대 같은 걸그룹을 보면 DISC 각 유형이 철두철미하게 다 있어요. 때문에 각 유형을 좋아하는 팬들을 모두 흡수하는 거죠. 어떤 성향의 사람이 팬이 될지 기획 단계부터 다 해놓는 거예요. 어떤 TV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예요. <무한도전>, <1박 2일>의 캐릭터들도 그렇거든요. 강호동은 무슨 유형일까요? D죠. 노홍철은 I고요. 다양한 유형의 캐릭터를 골고루 배치시킴으로써 시청자를 잡아두는 것입니다. 시청자의 다양한 구미를 다 맞춰줄 수 있으니까요. 예능의 경우 D나 I유형은 잘 나타나요. 외향적이니까요. S나 C는 내향적이기 때문에 서서히 나타나요. 정형돈의 경우가 C에 해당합니다. 조금 조심스러운 것은 그것이 설정일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지만 설정이라는 전제 하에 본다면 명확한 분석이 가능하죠.
스타 운동선수들, 김연아나 박태환, 이승엽 선수도 분석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저에게 아이디어를 주셨네요.(웃음) 운동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성실하겠죠. 기본적으로 외향적일 테고요. 그러나 이승엽 선수 같은 경우는 인터뷰들을 보면 C나 S 성향을 좀 읽을 수 있어요. 축구 선수들 중에는 세레머니를 할 때 춤을 추는 선수도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I를 읽을 수 있겠죠. 본격적인 분석은 아직 안했지만 가능할 것 같네요.
변화를 부르는 DISC
성찰보고서가 포함되어 있어요. 이것은 어떻게 작성하게 되신 건가요?
일종의 자기 고백서, 자기 견적서라고 볼 수 있어요. 자신의 불완전함을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내게 그러한 면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야기함으로 해서 오히려 용기를 얻는 거죠. 알고 나면 변화하는 거예요. 상대가 어떤 연유로 저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도 있고요. ‘나’에서 ‘너’로 가는 거죠. 그렇게 ‘나’와 ‘너’가 모여 ‘우리’가 되는 거니까요.
DISC를 잘 몰랐던 사람도 많았을 텐데요,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기존에 DISC를 어설프게 배웠던 분들도 있어요.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학문적 근원도 알아야 하고, 어떤 학자가 있었는지도 알아야 해요. 1장, 2장은 DISC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일반 독자라면 3장부터 보셔도 돼요. 제가 권유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이 대중적 흥미와 대학 교재 수준의 심층 분석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런 면을 함께 보셨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균형 잡힌 지식이 무척 중요하니까요.
당신을 읽다김재득,권영조,김은정 공저 | 매일경제신문사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가 DISC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회, 문화, 역사 등 다양한 맥락에서 DISC 각 유형들의 특징을 짚었다는 점이다. 각 유형들의 특징을 속담을 통해 알아보기도 하고 십이지간, 조선의 왕,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 우화와 드라마 캐릭터의 성격유형을 DISC로 분석하기도 했다. 또 사람의 성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런 성격을 분류하는 DISC라는 도구가 도대체 무엇인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믿을 만한 건지, 각 유형들은 어떤 성격적 특징을 가지는지 등 단순히 재미를 넘어서 DISC에 관한 깊이 있는 내용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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