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데 책을 어떻게 읽어요?”
채정호 가톨릭대 정신과 교수는 실제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몇 권의 책들을 추천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환자들은 책을 볼 여력이 없었다. 커다란 ‘블랙독’이 자신을 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글자가 눈에 들어올 턱이 없다. 채정호 교수는 『굿바이 블랙독』을 보면서, 이 정도의 책이라면 읽을 만하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문장과 간결한 그림이 주는 여운은 컸기 때문이다.
생경한 단어 ‘블랙독(black dog)’은 평생 우울증을 앓았던 영국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이 자신의 지독한 우울증을 ‘블랙독’이라고 부르면서, 우울증의 별칭으로 쓰이게 됐다. 『굿바이 블랙독』의 저자 매튜 존스톤 역시, 18년간 지독한 우울증을 겪었던 사람이다. 그는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을 현장에서 목격한 후, “인생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짧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 후 지독하게 자신을 따라다녔던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굿바이 블랙독』을 쓰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단 4시간만에 완성된 이 책. 저자는 “말 그대로 내 안에서 술술 흘러나온 것을 그대로 썼다”고 말한다. 매튜 존스톤은 오랫동안 광고인으로 현재는 호주 시드니에서 화가, 작가, 사진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움직여라, 최선의 우울증 해소 방법
『굿바이 블랙독』을 처음 보셨을 때,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사실 번역하기 전에는 몰랐어요. 제안을 받고 읽어봤는데, 이 책이 굉장히 짧고 간결하잖아요. 임팩트 있는 글과 그림으로 이뤄졌는데, 짧지만 강렬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사실 사람이 우울에 빠졌을 때는 책을 들 여력이 없어요. 그 의지조차 없는데, 두꺼운 책은 더군다나 못 읽죠. 이 책을 번역하기로 결정한 건, 작가가 우울한 사람의 상태를 굉장히 공감이 가게 그렸기 때문이에요.
처음 책을 본 독자들은 ‘블랙독’이 뭔가? 싶을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블랙독을 ‘녀석’이라고 번역했는데. 무엇으로 부르는 게 가장 적당할까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어요. 블랙독, 놈, 그 새끼, 검둥이 개 등 여러 단어를 떠올렸는데요. 우울증이라는 게 사람을 계속 따라다니는, 밀쳐버릴 수 없는 거잖아요. 나에게 이런 것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넘어가야 하는 개념이 있어서 결국 ‘녀석’이라는 표현을 택했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나요?
45쪽에 나오는 그림인데, 블랙독이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를 누르고 서있잖아요.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우울증은 우울이라는 큰 정서에 압도를 당하는 거거든요. 건강한 사람이 기분 나쁜 거랑 차원이 달라요. 나의 일부가 기분이 나쁠 수도 좋을 수도 있는데, 우울증은 나쁜 기분이 지속되는 거예요. 우울이라는 말을 너무 흔히 쓰는 게 문제인 게, 영어로 번역하면 우울증은 ‘Depression’이거든요. Press, 즉 어떤 눌리는 느낌이 있어요. 본인이 우울증을 갖지 않으면 그런 기분을 느끼기 어려워요. 사람들이 흔하게 “나 우울해”라고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그걸 뛰어넘어요. 위에서 짓눌러서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인데, 정말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이 책의 저자 ‘매튜 존스톤’은 실제로 20년 넘게 우울증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굿바이 블랙독』을 쓰게 됐고 쓸 수 있었겠죠.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는데, “우울은 정신질환이 아니고 전신질환”이라는 거예요. 그야말로 전신의 모든 기능이 떨어지는 게 우울증이에요. 그런 느낌을 알아야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느낌을 잘 표현했어요. 우울이 꼭 감정만은 아니거든요. 태도, 무거움 그런 것들도 포함되는데, 그런 전체적인 느낌을 잘 담은 책이에요. 그림 자체도 예쁘고요.
그렇다면 단순히 우울한 감정이 있는 사람보다, 우울증을 현재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인가요?
우울이라는 게 결국 정도의 문제, 스펙트럼인데요. 아주 가벼운 우울도 있고, 그야말로 총체적으로 우울증이 와서 약을 먹고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 책은 우울의 다양한 형태들을 골고루 보여주고 있어요. 우울해서 집중력이 떨어져서 계산을 잘 못하는 경우, 자신감이 없고 위축해지는 사람, 기억력이 딸려서 치매 증세가 오는 경우 등 다양한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자신의 상황에 부합된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실제로 책을 읽게 함으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신 적이 있나요.
아주 애정을 갖고 있는 책이 있어요. 제가 일찍 번역한 책인데 지금은 절판됐을 거예요. 미국 정신과 전문의가 제안하는 우울증 치유 방법 92가지를 담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이란 책인데, 미국에서는 100만 부가 팔렸던 책이에요. 똑같은 책을 제가 두 번 번역했는데, 환자들에게 드리고 싶어서 번역한 책이에요. 실제로 많이 드리기도 했고요.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었나요?
문제는 이 분들이 책을 읽을 여유가 없다는 거예요. 나중에 이 사람이 건강해졌을 때는 “그 책 읽어보니까 좋더라고요”라고 하는데, 정작 우울증을 극심하게 겪고 있을 때는 책이 안 읽히는 거죠. 몸도 움직이기 싫은데, 책이 읽혀질 리가 없는 거예요. 그 책이 분량이 많은 것도 아니었는데도요. 그래서 훨씬 분량이 적어져야 하고, 그림 같은 게 많아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굿바이 블랙독』 106쪽에는 ‘우울증을 예방하는 마음의 기술 5가지’가 실려있어요. 교수님께서 직접 쓰신 내용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 한 가지를 꼽아주신다면요.
첫 번째 항목인 ‘움직여라’라는 건데, 우울할 때는 움직이는 게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지지만 10분만 걸어도 기분이 금세 좋아져요. 그래서 제가 운동화를 사러 가는 일부터 시작해보라고 한 거예요. 미국에서 약 처방 이외에 우울한 사람을 회복시킬 수 있는 대체의학을 찾아보는 실험을 한 적이 있어요. 효과가 있었던 게 딱 하나인데, 바로 운동이었어요. 문제는 우울증이 있으면 움직이기 싫다는 건데, 안 움직여서 우울한 거거든요.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게 최선의 방법이에요. 저는 강제로 움직이게 하는 기계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게 되게 의미 있는 일이에요.
우울, 분노, 불안. 우울은 모든 감정에 잘 묻어난다
한동안 우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요즘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감정은 ‘분노’인 것 같습니다. 우울하다고 꼭 분노로 감정이 표출되는 건 아닐 텐데요.
100% 맞는 건 아니지만, 대개 화라고 하는 게 밖으로 표출되면 ‘분노’이고, 자기 안으로 들어가면 ‘우울’인 경우가 많아요. 정서가 확실히 달라요. 우울과 분노는 아주 중요한 정서인데요. 인간의 부정적인 정서인 우울, 분노, 불안은 같이 묻어서 다닐 때가 많아요. 삼형제죠. 그런데 우울은 어떤 감정과도 같이 잘 묻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우울한 사람은 불안하기도 하고 화도 내는 반면, 화만 나는 사람, 불안하기만 한 사람도 있어요.
SNS에 자신의 감정을 자주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온라인 공간에서라도 위로를 받고 싶어서 그러는 걸까요? 이것이 우울함을 해소하는 좋은 방법인지, 궁금합니다.
너무 SNS에만 감정을 표현하는 건 좋지 않아요. 친구나 사람들을 만나서 표현하는 건 너무 좋은데, 만나지 않고 SNS에서만 푸는 건 위험해요. 인간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SNS를 하면 댓글이 없어도 문제고, 마음에 안 드는 댓글을 봐도 문제거든요. 우울할 때는 SNS를 많이 안 하는 게 도움이 돼요. 표현은 하되 SNS 위주는 좋지 않아요. 사람을 만나서 활동하는 게 가장 좋은데, 왜냐면 만나려면 우선 움직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SNS는 방에 틀어박혀서 하는 거니까 좋지 않아요. 누구라도 만나는 게 훨씬 도움이 돼요.
자신의 감정에 특히 예민한 사람들이 있는데요. 어쩔 수 없는 기질 때문인 건가요. 너무 예민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피로하게 만드는데요.
감정이라는 게 우리의 일부거든요. 그런데 그걸 너무 크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감정이 자기의 주인인 것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어요. 감정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 거죠. 감정은 날씨랑 되게 비슷해요. 비가 오면 죽는 사람이 있는데, 비가 계속 오나요? 언젠가는 그치죠. 다시 해가 난다고 무조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요. 중요한 건, 결국 비도 지나간다는 거예요. 한국 사람들이 굉장히 기분파인 사람들이 많은데요. 심지어 자기 아들을 너무 사랑하지만, 자기 감정이 너무 격하니까 막 때려요. 나의 본질과는 상관이 없게 되는 거죠. 감정이 우선이니까. 런던 같이 비가 많이 오는 도시도 있고, 캘리포니아처럼 날씨가 맑은 곳도 있어요. 그렇다고 런던이 가치가 없고, 캘리포니아만 가치가 있나요? 살기는 캘리포니아가 편하겠지만, 가치랑은 관계가 없어요.
하지만 종종 착각하게 돼요.
속는 거죠. 너무 감정이 안 좋으니까. 날씨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면, 날씨가 안 좋은 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해요. 내가 날씨가 안 좋으면 욱 할 때가 많다면, 우산을 준비해야죠. 비가 오면 그냥 집에서 빈대떡이나 부쳐먹는다던가,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잘 안 해요. 감정에 너무 좌지우지 되는데, 자신이 그 감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해 노력을 안 해요.
간혹 자신의 감정에 지나치게 무감각한 사람도 있습니다. 노력하는 건지, 정말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감정을 잘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득도한 건데요. 대부분 수행하는 분들의 이야기일 테고요. 보통 사람들의 경우에는 희로애락에 너무 몰려다니지 않는 게, 중요해요. 휩쓸려서 살지 않는 게 중요해요. 기쁘다고 죽나요? 화나면 화날 수 있죠. 그렇지만 죽을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우울하면 죽는다는 거죠. 감정이 자신의 일부라는 생각을 해야 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정에 너무 많이 치우치는데, 그게 가장 문제에요.
메르스 문제도 여쭙고 싶어요. 일찍부터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요. 나라마다 문화적 차이도 있겠지만, 개인으로 보면 트라우마나 성장 환경, 성향 등의 영향도 있을까요? 메르스와 같이 전염병이 돌 때,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제각각입니다.
문화적 영향일 수 있는데요. 어느 나라냐, 얼마나 배웠냐, 인식에 따라서도 다른데 우리나라는 꼭 그렇지도 않아요. 서양의 경우에는 지적 수준이 높으면 공포가 낮은 편이에요. 인지적으로 확률이 적다는 게 논문에 나와 있으니까, 정보가 많은 사람들은 공포를 적게 갖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공포심이 크죠. 경제 상황에 따라서도 불안 민감도가 다를 수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문화적으로 따지면 굉장히 현세지향적, 가족지향적이에요. 지금의 것들이 무너진다는 것에 대한 공포심이 큰 편이에요. 한국은 조선시대에서 넘어오면서 정신문화가 무너졌기 때문에 뭐가 중요한 것인가, 즉 정신문화적 가치가 별로 없어요. 현세적인 삶에서 누리는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현실에 있는 것들이 무너진다는 것에 대한 공포가 커요. 경제적으로 망가진다든지, 자녀가 아프다든지. 그럴 때 되게 큰 공포를 갖는 거죠.
개인의 민감도가 다른 것은 기질, 성향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런 것도 있죠. 원래 불안이 높았던 사람은 메르스 사태 같은 게 터지면, 불안이 확 높아지니까요.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불안하긴 하지만, 차이는 있죠. 물잔을 생각하면 돼요. 원래 불안이 찰랑찰랑 차있던 사람은 물을 조금만 더 부으면 넘치잖아요. 하지만 원래 물이 반밖에 안 차 있던 사람은 물을 조금 부어도 넘치진 않죠.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을 때, 격리자 상담을 하셨잖아요.
전화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은 대개 불안이 높은 분들이신데요. 자신이 환자가 아니고 격리자인데도, 격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안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아는 정신과의사 한 분도 격리자였는데,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본인도 밥을 먹으면서 열이 오르니까 막 걱정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사람이 원래 밥을 먹으면 열이 오르잖아요. 근데 민감한 상황이니까 더 심각하게 느낀 거죠.
국가가 제대로 빠른 대응을 하지 않아, 불안을 조장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그렇죠. 사실 우리나라는 우울도 문제지만 불안이 큰 나라에요. 나라에서 불안을 조장해요. 국가적으로도 부모도 아이들한테 “너 공부 안 하면 큰일난다”고 불안을 조장해요. 우울이라는 정서는 불안 이후에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나라는 불안을 조장하니까 사람들이 불안이 높은데. 메르스 같은 사태가 생기면 그 불안이 확 높아지는 거죠.
상담을 하시면서는 격리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요?
가장 중요한 건, 이런 불안한 마음, 정서도 지나간다는 거예요. 계속 불안하면 못 살잖아요. 심호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무엇보다 이 감정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해요.
3년 전부터 옵티미스트 클럽을 만들어 운영하고 계신데요.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갖는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지난 달에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을 했나,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긍정적인 활동을 하는 게 어떤 전염력이 있어요. 긍정적인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랑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좋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과 뭉치는 게 힘이 돼요. 매달 둘째주 화요일에 만나는데요. 만 원만 내시면 김밥도 드리고 차도 드려요. 제가 강연을 할 때도 워크샵을 할 때도 있고요.
정신과의사들은 매일 매일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마주하는데요. 그에 따른 피로감도 많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환자를 통해 내 자신이 성숙하게 된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는데.
정신과의사가 확실히 그런 장점은 있어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정신이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신과의사를 하기 전의 내 모습과 비교하면 그 전보다는 나아졌으니까요. 산부인과의사가 진료를 하면서 자궁이 튼튼해지진 않잖아요. 정형외과의사가 다리가 더 튼튼해지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정신과의사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자기 멘탈 관리를 하게 돼요. 일반적으로 건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 “당신 건강하냐?”고 물었을 때 “의사를 하기 전보다는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는 말할 수 있는 거죠. 직업이 그런 건, 좋은 일이에요.
만약 유유자적하게 보낼 수 있는 한 달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어떤 책을 읽고 싶나요?
지금은 책을 쓰고 싶어요. 밀려 있는 일이 너무 많아서요. 약속되어 있는 것들도 조금 있고. 책이라는 게 운이 좋으면, 100만 명한테도 읽히게 되잖아요. 진료는 아무리 많이 봐도 하루에 100명, 50명 한계가 있는데. 책이라는 건 제한이 없어요. 제가 100명의 환자를 보면 1명이 변하는데, 그 비율로 책을 따져보면 100만 명이 읽었을 때, 1만명이 변할 수 있잖아요. 아, 책을 쓴다고 하더라고 백만 명까지는 읽어주지 않으시려 나요? (웃음)
(웃음) 『굿바이 블랙독』은 짧고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인데요. 특히 이 책이 도움을 줄 것 같은 대상은 어떤 독자들일까요.
꼭 우울하지 않더라도, 감정에 너무 영향을 많이 받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블랙독’이라는 큰 덩어리를 이야기하지만 그건 어떤 감정이거든요. 감정의 지배를 많이 받는 분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어떤 도움을 주고 싶어도 방법을 잘 몰라서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고만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그런 분들 때문에 우리나라가 돌아가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거거든요.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정말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에요. 제가 나라라면 훈장을 주고 싶어요. 굉장히 훌륭하고 자부심을 가질 있는 일이에요. 문제는 내가 건강해야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거예요. 누군가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들어줄 수 있는 체력, 마음이 있어야 해요. 감정은 전염력이 강해요. 우울에 전염되지 않으려면, 내가 먼저 건강해야 해요. 자기 정서를 유지하는 게 좋아요. 그럴 때『굿바이 블록독』이 조금 도움이 될지도 모르고요.
굿바이 블랙독매튜 존스턴 저/채정호 역 | 생각속의집 | 원서 : I Had a Black Dog
우울증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 직전, 그는 용기를 내어 블랙독과 마주하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가진 문제로부터 도망가기보다는 문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블랙독을 효과적으로 길들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 방법은 간단명료하다. 몸과 마음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블랙독을 멀리 떠나보내라는 것. 예를 들어 걷기나 달리기로 몸을 자주 움직이고, 블랙독이 좋아하는 스트레스, 불안 등을 떨치기 위해서 휴식과 명상으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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