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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박사 “아빠 육아가 성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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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왜 말문이 트지 않을까?” “왜 이렇게 말이 느리고 말수가 적을까?”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주 하는 고민이다. 그러나 김수연 박사는 잘못된 고민이라고 지적한다. 영유아기(0~5세) 아이들의 언어 발달은 ‘언어 표현력’이 아닌 ‘언어 이해력’으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EBS <육아일기>, <60분 부모>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아기 성장발달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는 김수연 박사는 최근 『0~5세 말걸기 육아의 힘』을 펴냈다. 이스라엘 아동발달연구소에서 발달평가 및 조기발달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각 발달 단계별로 아이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지를 설명했다.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아야 아이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영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두 가지는 꼭 기억하자.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을 걸고, ‘이해’할 수 있는 표현방법으로 반응하자. 또 하나, 아이의 아빠에게는 잔소리를 끊자. 이론보다 본능이 육아에는 더 쓸모가 있다. 어린이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김수연 박사의 따끔한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자. 뜨끔한 엄마들이 꽤 많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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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기 언어 발달의 핵심은 ‘이해력’


현재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를 운영하고 계세요. 육아 상담을 위해 연구소를 찾는 부모들이 많은데요. 대개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찾아오나요?


24개월 전후의 아이들이 가장 많이 옵니다. 하지만 생후 4,5개월 아이부터도 발달평가를 할 수 있어요. 진단도 중요하지만, 제가 하는 건, 부모교육을 위한 발달평가예요.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옆에서 보라는 거죠.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무엇을 느꼈는지를 전문가와 이야기하다 보면, 아이를 이해하는 힘이 커져요. 제가 하는 발달평가는 부모교육을 위한 것인지 진단을 위한 게 아니에요.

 

『0~5세 말걸기 육아의 힘』의 핵심은 “아이가 얼마나 말을 잘하는가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에 초점을 맞춰라”입니다. 보통 부모들은 내 아이가 말문이 늦게 트이면 무척 불안해 하는데요.


언어발달은 말을 하는 것과 말을 이해하는 것으로 나뉩니다. 아이큐와 직접적으로 상관이 있는 건, 어떻게 말을 이해하는 가예요. 영유아기는 말이 잘 트이지 않는 시기이기 때문에 ‘얼마나 말을 잘 이해하는가’가 핵심입니다. 말은 곧 운동성이에요. 입으로 말하기 위해서는 턱관절과 구강 구조 등 물리적인 신체 발달이 선행되어야 해요. 또한 입술과 혀의 움직임, 숨쉬기, 밥 넘기기 등 여러 운동성을 요하는 동작들 간의 협응이 원할하게 이뤄져야 입술을 움직여서 입으로 말할 수 있어요. 말이 늦는 현상은 혀와 입술 주변 작은 근육의 움직임, 호흡을 하는 근육의 움직임, 음식을 넘기는 식도의 움직임 등 여러 운동들이 통합되지 않아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의 운동 발달에서 원인을 찾아야 해요. 노인들이 말할 때, 입가에 침이 많이 고이잖아요. 말을 하면서 반사적으로 침을 삼켜야 하는데, 못 삼켜서 사래가 걸리고 하는 거예요. 영유아기 때는 이 운동성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어 이해력’에 초점을 두는 게 맞아요.

 

아기발달평가는 꼭 해야 하나요?


발달평가는 종합건강검진처럼 모든 아이들이 해야 해요. 치과는 아플 때 가는 게 아니라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러 가야 하잖아요. 발달평가도 마찬가지예요. 엄마가 진단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문제가 있어서 오는 게 아니라, 잘 발달하고 있느냐를 보는 게 핵심이에요. 요즘 소아과에서 영유아검진을 개월 수에 따라 하고 있잖아요. 검사도구의 신뢰도가 아직 썩 높은 편은 아니지만, 부모들이 더 하셔야 신뢰도가 높은 검사도구가 나올 수 있어요. 적극적으로 하시라고 권합니다.

 

책이 굉장히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습니다. 그림 설명도 많고요.


줄줄이 말로 풀어 쓰면, 다 읽고 나서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림만 보고도 학습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책에 나오는 모든 예시를 사진으로 찍거나 그림으로 그려서, 일러스트 작가에게 줬어요. 해부학적으로 신체를 그릴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부록으로 언어이해력 평가 지침서를 만들었는데요. 가정에서 아이의 언어이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말걸기를 시도한다면 아이와의 애착 관계 형성과 효율적인 의사소통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격상 말이 많지 않은 부모들이 있습니다. 부모의 성격을 닮아 말이 늦나? 말수가 적은 건 아닐까 염려를 하는데요.


반복해서 말하지만, 영유아기 때는 표현력이 아니라, 이해력입니다. 이해하는 힘을 키워줘야 하는데 자꾸 표현력을 강조하니까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많아요. 가족구성원이 많으면 아이의 언어 이해력은 저절로 높아집니다. 하지만 요즘은 외동을 키우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니까 어린이집이 필요해요. 아이의 언어 발달을 위해서라도요.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생후 4개월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냅니다. 엄마가 쉬기 위해서 보내라는 게 아니라, 전인적인 발달을 위해서 보내라는 거죠. 아무리 엄마가 열심히 놀아줘도 전통적으로 만들어진 어린이집 프로그램을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언어 이해력은 어린이집을 보냈을 때, 더 좋아집니다.

 

아이가 너무 어린 나이에 어린이집에 다니면, 사회성은 좋아질지 몰라도 집단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나요? 감기 등의 건강상의 문제도 있고요.


어린이집을 어떤 기관이라고 생각해서 생기는 문제예요. 내 친척의 집, 시누이의 집처럼 아이를 함께 돌봐준다는 개념으로 어린이집을 생각해야 해요. 학교, 기관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물론 아직 환경이 따라주지 못하는 면도 있죠. 옛날에는 서울 한복판에서 아이를 키워도 동네가 있는 사회였기 때문에 사람들과 많이 소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니까요. 점차 나아지고 좋아져야겠죠.

 

지나치게 정적인 분위기에서 아이를 키우는 건 아닌가, 고민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엄마들이 자신이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하니까 이런 질문이 나오는 건데요. 아이는 사람들 속으로 집어넣어야 합니다. 집에 아이랑 둘 밖에 없으면, 자꾸 거리로 나와야 해요.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게 한다든지, 시장에 가는 것도 좋고요. 엄마가 사람을 접하는 모습을 아이가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재래시장에 자주 가라는 말을 많이 해요. 엄마 혼자서 애착관계를 만든다고 책을 100권 읽어봐야 소용이 없어요. 지식으로만 아이를 키우려고 하면 안돼요.

 

반대로 목소리가 너무 크거나 말이 많아서 아이에게 소음으로 들리진 않을까, 고민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6개월 이전의 아이들은 부드러운 소리를 선호해요. 강한 소리가 나면 놀라죠. 그 소리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우니까요.

 

12개월 아이인데 소리에 굉장히 예민합니다. 초인종 소리만 나도 깜짝 놀라면서 엄마한테 와서 안기는데요. 부모가 어떻게 반응해야 옳은가요?


5,6개월 아이가 초인종 소리에 자지러지게 울면 초인종을 떼야죠. 하지만 7,8개월 이후의 아이는 그 소리의 원인이 알려주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합니다. 초인종을 누르면 ‘띵동’이라는 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해주면 됩니다. 어떤 엄마는 아이가 상처를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놀라면 너무 감싸고 돕니다. 그래서 알면서도 일부러 놀라는 척을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보면 너무 엄마들이 아이를 오냐 오냐 키우는 건 아닌가, 걱정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아이가 돌이 지나면 훈육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훈육을 하기 가장 적당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아이가 상대방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때, 훈육이 가능해요. 만 5세 정도가 되면, 엄마가 왜 화가 나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요. 그 전에는 아무리 전후 과정을 설명해줘도 이해를 못해요. 초콜릿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를 아무리 자세히 길게 설명해줘도 아이는 엄마가 이걸 허락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엄마들이 너무 길게 이야기하는 건 좋지 않아요. 분명한 메시지만 주면 돼요. 5살 이전의 아이에게는 여러 가지에 관심을 갖게 해서 다른 쪽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편이 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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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에게도 칭찬이 필요합니다


영유아기 때는 어떻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게 효과적인가요?


저는 그림책을 많이 안 보여줘도 된다는 입장이에요. 실제 강아지를 보여주는 게 좋지, 그림으로 보여주는 게 더 좋을까요? 강아지를 직접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보조적인 수단으로 그림책을 보여주는 건데요. 결국 그림책도 전통적인 육아법이 아니에요. 우리나라는 서양의 것을 잘못 받아들인 게 너무 많아요. 그림책을 많이 보여준다고 아이의 발달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악어 같은 동물은 직접 보여주기 어려우니까 그림책을 활용하지만, 무엇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좋아요. 책은 아이의 언어 이해력 수준에 맞춰 선택하는 게 좋아요. 24개월이 됐는데, 아이가 단어밖에 모르면 ‘강아지’ ‘토끼’ 이렇게 단어로 말해야지, “여기 있는 게 뭘까? 얘가 강아지인가 봐? 어머, 너무 귀엽지?”라고 말하면, 아이에게는 ‘두두두두~’ 같은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아요.

 

책을 읽어준다고 무조건 언어 표현력이 향상되는 건 아니라는 말씀이죠?


생후 15~23개월 정도 아이가 아직 말을 하지 못하면 부모는 큰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언어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말이 빨리 트이는 건 아니에요. 아까도 말했지만 운동 발달에서 원인을 찾아야 해요. 간혹 아이의 머리가 나빠서 말이 늦게 트인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아이의 지능지수는 언어 능력만 나타내는 게 아니에요. 언어 능력분만 아니라 비언어 영역의 문제 해결 능력까지 측정하는 게 지능 지수예요. 말에 대한 예민성이 떨어지는 아이는 시각 자극이나 청각 자극을 인지하는 능력이 뛰어날 수도 있어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더라도 구멍에 막내 넣기, 단순한 퍼즐을 좋아하거나 다양한 자동차, 공룡에 관심을 가진다면 언어 놀이보다 비언어적인 놀이를 더 좋아하는 특성을 가진 거예요.

 

생후 6~14개월 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부모가 대처하는 방법으로 ‘멀리서 지켜보거나 다른 방으로 피하기’를 제시하셨어요. 아이가 이 사인을 이해할 수 있나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송일국 씨가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자신에게 건너오지 못하도록 차단을 하잖아요. 아빠의 감각으로 한 행동이지만 상당히 잘한 거예요. 부모가 원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아이를 차단하는 건 아이한테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죠. 아이에게 가장 큰 보상은 부모가 애정을 주고 다가오는 일인데, 그렇지 않을 때는 아이도 느끼죠. ‘부모가 뭔가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라는 걸 인지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엄마들은 책을 너무 많이 봐서 본성이 활성화가 안 되어 있어요.

 

너무 이성적으로만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문제인가요?


그렇죠. 아빠들은 육아 책을 많이 안 봐서 본능적으로 아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몸으로 느껴요. 의사소통을 하죠.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성공한 이유는 잘못된 육아 정보로 아이를 키웠던 엄마들을 제외시켰기 때문이에요. 아빠들의 본능에 맡겼으니까요. 또 다른 성공 이유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빠들의 대다수가 비언어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에요. 배우나 개그맨들은 상대방의 표정을 읽는 힘이 강해요. 아이 엄마랑 함께 있을 때는 맨날 잔소리를 들으니까 그 힘을 못 썼는데, 엄마가 빠지니까 아이랑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거예요. 추성훈 씨 같은 경우는 운동선수잖아요. 운동을 하는 사람은 눈빛으로 심리전을 할 줄 알아요. 상대방이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겁을 먹었는지를 금방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그 능력들이 발휘되니까 아이와 소통이 잘 되는 거예요.

 

간혹 아빠들이 아이에게 “임마, 녀석, 이놈”과 같은 호칭을 사용해서, 엄마들에게 잔소리를 듣곤 하는데요. 애정표현의 하나로 봐도 괜찮은 건가요?


말은 에너지예요. 아이를 부르는 호칭이 부정적이면 좋지 않아요. 아무리 애정이 담긴 표현이라 해도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어요. 아이를 부를 때는 아이를 낮추는 형태로는 부르지 않는 게 좋아요. 다만 엄마들이 너무 아빠에게 잔소리만 하는 건 옳지 않죠. 아빠들이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면서, “이건 좀 고쳐주면 어떨까?”라고 제안을 하는 게 좋아요. 한국의 엄마들은 육아의 주체는 오직 엄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를 낳으면 내가 대장이다’는 생각이 있어서, 아빠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는데요. 아빠들의 행동이나 습관을 고치고 싶으면, 우선 존중을 해줘야 해요. 잔소리도 칭찬을 해가면서 해야 효과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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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이 문제 아니라, 사람과의 접촉이 관건


직장맘들의 고민에 대해서도 좀 묻고 싶습니다. 아이랑 함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으니까 불안한데요. 아이의 언어이해력이나 언어습관에 대해 알고 싶어도 쉽지가 않아요. 조부모나 베이비시터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부족하고요.


무조건 베이비시터와 조부모와 협의를 해서 집에 CCTV를 설치해야 해요. 아이와 대화하는 걸 들을 수 있도록 해요. 녹화를 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보는 것도 좋고요. 어린이집은 CCTV 설치가 의무화가 돼서 정말 다행인데, 집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가 않았어요. 조금도 불쾌해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누구의 아이를 보는 입장에서 당연히 동의해야 해요. 할머니가 아이를 봐주는 집의 경우도 무조건 설치를 해야 해요. 부모는 아이가 보고 싶잖아요. 직장 생활하다가도 가끔 볼 수 있어야죠. 하지만 부모는 양육자에게 어떤 경우도 잔소리를 하지 말아야 해요.

 

잔소리로 들리는 게 문제지만, 조금도 안 할 수는 없는데요.


요즘 엄마들이 책을 많이 읽고 인터넷 정보도 많다 보니까, 마치 과학적으로 검증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데요. 쉽게 말해 요리라는 건 자격증이 없고 영양학 박사가 아니어도 잘할 수 있거든요?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전문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절대로 잔소리를 하면 안되고, 주양육자는 할머니, 엄마는 서브양육자로 인정하는 게 현명해요.

 

주양육자가 잘못된 정보로 아이에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할머니의 경우, 손주도 자기 자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도를 넘어서는 학대와 방임을 하지 않아요. 만약 그렇다면, 양육자를 바꿔야죠. 잔소리를 한다고 그게 바뀔까요? 사람은 안 바뀝니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더욱 그렇고요. 그래서 절대 잔소리를 하면 안돼요. 할머니가 아무리 ‘오냐 오냐’로 키운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정상 범위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어린이집을 일찍 보내도 괜찮다는 게, 일반적이고 전인적인 자극을 많이 받고 오기 때문이에요. 주양육자인 할머니의 성격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으니까요.

 

쌍둥이를 둔 가정의 경우에는 베이비시터와 함께 친할머니, 외할머니가 모두 양육자인 경우가 있는데요. 주양육자가 2명 이상이면 아이가 혼란스러워하진 않을까요?


아무 상관 없어요. 미숙아의 경우에는 강력한 스킨십을 해줬을 때, 체중이 늘어요. 체중 증가는 곧 뇌 발달을 의미하고요. 1.5킬로 미만으로 태어난 미숙아의 경우에는 강한 스킨십을 필요로 하지만, 정상 체중으로 자라는 경우는 뇌 발달과 스킨십이 아무런 영향이 없어요. 자폐아의 경우는 가족이 똑같은 매너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만, 아이큐가 정상 범위에 속하는 아이의 경우에는 학대와 방임이 제공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양육 방법이라면, 두 양육자의 차이를 인지할 수 있어요. 외할머니와 친할머니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여도, 그걸 두 할머니의 차이로 인지할 수 있는 거죠. 이게 뇌 발달이거든요.

 

영유아기 때의 TV 시청에 대한 고민도 많습니다. 언제부터 TV를 보여줘도 되나요?


2세 이전에는 보면 안 된다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사실 성인 뇌에 대한 연구 결과도 많지 않고, 아이의 뇌 발달 연구도 이제 막 시작해서 자꾸 정보가 바뀌고 있어요. 그래서 부모들은 혼란스러운데요. 대가족에서 자라 사람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얻은 경우에는 애니메이션을 조금 많이 본다고 하더라도 뭐가 문제가 있겠어요? 사람과의 접촉은 드물고 애니메이션만 많이 봤을 때가 문제죠. 하지만 지금은 핵가족 사회잖아요. 그러니까 어린이집이 없이는 전인 발달이 어렵다는 거예요. 또 하나, 애니메이션은 아이의 언어 이해력과 맞는 수준으로 고르는 게 중요해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상업적으로 만들어지니까 시청 연령대를 넓게 잡는데, 말의 속도나 화면 전개가 너무 빠르면 아이에게 좋지 않아요. 24개월 전후의 아이들이 보기에는 어려운 화면이죠. 이스라엘에서는 아이가 아프면 어린이집에 못 가기 때문에, 학습용 애니메이션을 보여줘서 집에서도 인지 발달을 할 수 있도록 해요. 동물 하나를 보여줘도 천천히,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요. EBS 같은 방송에서 영유아기에 맞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줬으면 하는데 요즘 부모들은 TV 자체를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방송사에서 일하는 분들도 고민이 많더라고요.

 

양육자 스트레스에 대한 문제도 책에서 지적하셨는데요.


아이를 키우는 건 엄청난 노동력을 필요로 해요. 정신적인 노동과 엄청난 신체적인 노동력이 있어야 해요. 아이한테 말을 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어떻게, 어떤 말투로 말을 걸까?를 생각해보려면 아이를 관찰해야 하잖아요. 관찰한다는 것 또한 엄청난 정신적인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고요. 그 다음에는 어떤 매너로 어떤 연기력으로 말을 걸까를 생각해야 해요. 말로 할 것인가, 표정으로 할 것인가도 생각해야 하고, 아이가 알아듣는 수준의 문장으로 말하는 것도 어렵고요. 부모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제발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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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세 말걸기 육아의 힘김수연 저 | 예담friend
정작 영유아기 아이의 언어 발달에 관한 객관적인 정보는 많지 않다. 그래서 대다수의 엄마들이 언어 발달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그릇된 훈육 방식을 선택하게 되곤 한다. 김수연 박사는 0~5세 아이의 언어 발달은 ‘말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아이의 발달 단계를 고려한 체계적인 말걸기 육아가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0~5세 연령?월령별 발달 단계에 따른 말걸기 육아법을 상세한 일러스트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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