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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나 “천연 성분 세제, 실제로는 천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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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세제의 기본 원료는 석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 “대부분의 천연 제품은 실제로는 ‘천연’이 아니다”, “유아용 세제는 사실상 주방세제와 주요 성분은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된다”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가 알려주는 놀라운 사실들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집안 곳곳을 살펴보게 만든다. 욕실, 주방, 베란다… 어느 곳이든 세정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많은 화학 물질에 둘러싸여 있는 것일까. 조금 더 깨끗하고 건강하게 살고자 구입한 제품들이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깨끗하게 키우려다 병 얻는다’는 책의 부제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유다.

 

저자인 김나나 씨는 심각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았던 둘째 아이를 돌보면서 생활 속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알게 되었다. 아토피의 원인을 찾던 중 합성세제에 주목하게 됐고, 자연에서 나온 물질들로 직접 세제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아이의 증상이 나아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를 계기로 평범한 화학연구원에서 친환경 전문가로 거듭난 그녀는 2008년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를 처음 출간했다.

 

그러나 지난 8년 동안 지켜본 변화는 더디기만 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매일 사용하는 치약 속에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파라벤, 트리클로산)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저자는 다시 한 번 합성세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의 개정판을 출간했다.

 

현재 김나나 저자는 ‘사단법인 에코살림’의 대표로서 친환경 육아법과 살림 비법을 알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에는 합성세제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세제의 레시피가 가득하다. 식초, 밀가루, 소금, 귤껍질 등을 바로 이용하거나 다른 재료들과 혼합해 세정제를 만드는 방법을 공개한다. 치약과 비누, 주방세제와 세탁세제는 물론 손소독제, 탈취제, 모기기피스프레이까지 직접 만들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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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에 쌓인 합성세제, 배출량은 10% 정도에 불과해


아토피 아이를 키우시면서 합성세제의 위험성에 대해 알게 되셨다고요.


둘째 아이가 생후 3~4주 때부터 아토피 증상을 보였는데, 처음에는 병원에서 태열이라고 했어요. 조금 지나면 낫는다고 하면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주더라고요. 연고를 바르면 일시적으로 괜찮아지다가 끊으면 더 심해졌어요. 그게 반복되는 걸 보면서 원인이 뭔지 찾기 시작했는데, 그때 제가 굉장히 세탁세제를 많이 썼었거든요. 아이 옷에 밴 진물하고 핏물을 없애려고요. 그런데 세탁한 옷을 입혀놓으면 유독 긁기도 하고, 진물도 심해지고, 얼굴을 비비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봤더니 옷에서 세제 가루가 떨어지는 거예요. 세탁세제가 원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작가님에게도 반응이 있었나요?


아이가 아프면서 저도 같이 아팠어요. 아이가 잠든 틈에 빨리 집안일을 하다 보니까 고무장갑을 낄 시간도 없이 맨손으로 했는데, 그러다가 주부습진이 생겼죠. 의사 선생님이 화학세제 때문이라고, 세제가 피부에 닿지 않게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손이 퉁퉁 부어서 아프고, 나을 때쯤 되면 고름이 흐르고 손톱이 빠졌었어요. 아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이렇게 아프다면 세제를 바꿔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즈음 의사 선생님도 말씀하시길, 아이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으니까 자기한테 맞는 세정제나 보습제만 찾아도 반은 성공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세제에 들어있는 성분이 뭔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세제부터 시작해서 점점 생황용품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됐고요.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에서도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요. 아토피 치료를 위해서 안 해 본 일이 없으신 것 같아요.


네, 좋다는 건 진짜 다 해봤어요. 한약도 꾸준히 먹여봤고, 쑥이 좋다고 해서 직접 캐다가 끓여서 써보기도 했어요. 자연요법이 좋다고 해서 풍욕도 시켜봤고요. 그런데 풍욕은 갓난아이한테는 맞지 않더라고요.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기도 했고요. 모유 수유할 때 육류를 다 끊고 생채식을 하면 좋다고 해서 그렇게도 해봤어요. 그런데 젖을 먹이고 나면 머리가 핑핑 돌더라고요. 결국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갔어요. 빈혈이 너무 심하다고,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생채식도 아닌가 보다 싶었죠. 정말 좋다는 건 다 해봤어요. 심지어 머리카락을 태워서 참기름에 섞어서 발라준 적도 있어요. 그렇게 하면 아이한테 좋다고 해서요. 그런데 2차 감염이 일어나서 병원에 입원하게 됐죠.

 

아토피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으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있어요. 너무 맹목적이면 안 돼요. 저는 약간 경주마 같았어요. 옆에서 ‘그러면 안 된다, 아이의 성장도 중요하다’라고 말해줘도 ‘그게 뭐가 중요해, 아토피가 나아야지’ 하는 생각만 했어요. 물론 아토피도 고쳐야 하지만 아이들은 성장을 해야 되거든요. 잘 먹고 잘 자고 키도 커야 하는데 저는 그런 걸 너무 간과했어요. 너무 아토피에만 꽂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어머님들께 이 이야기는 꼭 해드리고 싶어요. 아토피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성장을 같이 고려하시라고요.

 

화학제품도 멀리해야겠죠?


되도록 멀리하시는 게 좋겠죠. 갑자기 줄이기는 힘드실 테지만 종류를 줄여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종류를 쓰고 있거든요. 치약으로 이를 닦는 것부터 해서 폼클렌징으로 얼굴 닦고, 바디클렌저는 또 따로 쓰고, 헤어에 쓰는 제품도 굉장히 많잖아요.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에센스... 서너 가지가 되는데 그런 것만이라도 조금씩 줄여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품군을 살펴보면 재료들이 다 비슷하거든요. 포장만 달리 했을 뿐이죠. 거기에 현혹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분들은 ‘세제가 먹는 음식도 아닌데, 직접 만들어서 쓸 필요까지 있느냐, 너무 유난스러운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 어떻게 합성세제의 위험성을 알려드릴 수 있을까요?


강연을 하면서 가끔 그런 이야기를 들어요. 왜 자꾸 공포심을 조장하냐고요. 그럴 때 저는, 정말 죄송하지만, 저희 아버님 이야기를 인용합니다(웃음). 아버님께서 스무 살 때부터 60년 동안 담배를 피셨어요. 그런데 괜찮으세요. 폐도 건강하시고요. 그렇지만 담배가 좋다는 이야기는 아무도 못하잖아요? 그것과 동일한 거죠. 유전자를 조작한 식품인 GMO에 대해서도 하나씩 밝혀지고 있잖아요.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이제는 우리 몸을 상하게 한다는 걸 알고 있죠.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쓸 때도 다 괜찮다고 했잖아요. 인체에 안전하다는 이야기까지 했었고 선전도 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아졌잖아요. 그렇다면 과연 안전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 고민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호흡기와 피부로 들어가는 것은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거죠.

 

대부분의 합성세제 성분들이 체내에 쌓인 후 배출되지 않는 건가요?


먹었을 때는 80~90%가 몸 밖으로 나가요. 우리 몸의 장기들이 분해 능력을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피부에 흡수되는 것들은 실제로 배출되는 게 10% 밖에 안 돼요. 많이 나가봤자 그 정도예요. 왜냐하면 배출될 공간들이 잘 없어요. 거기에 더해서, 이제는 그것들이 호흡기로 들어왔을 때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게 대두된 거죠. 왜 우리 몸이 합성 성분을 분해하지 못하는지, 저도 생각을 해봤는데요. 이 성분들이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았어요. 고작 60년 역사 밖에 안 돼요. 인류 역사 이래로 이렇게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고 모든 사람이 쓴 제품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우리 몸에는 그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것 같아요. 미지의 물질인 거잖아요. 그렇다 보니 어떻게 해독해야 될지 아직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면 몸에 쌓일 수밖에 없는 거죠. 배출 자체를 못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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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절대 안전하지 않습니다


책에서 말씀하시길 “합성세제의 기본 원료는 석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라고 하셨어요.


처음에 개발된 과정 자체가 그래요. 예전에는 우리가 먹는 기름으로 만들었다면,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지 공급이 제대로 안 됐거든요. 그러면서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찾다 보니 ‘휘발유도 기름일 텐데 저걸 가지고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해서 만든 거죠. 그런데 휘발유 자체를 쓸 수는 없으니까 휘발유나 경유를 다 빼고 난 나머지, 아스팔트를 만드는 찌꺼기를 가지고 만들 수밖에 없는 거죠.

 

합성세제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 중 하나가 계면활성제인데요. 이 물질은 “동물실험에서 특정 부위에 인위적으로 암을 만들 때” 사용한다고요.


그럴 때도 있는데, 계면활성제 자체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계면활성제를 너무 오인하기도 하시는데요. 계면이라는 건 경계면을 이야기해요. 액체, 고체, 기체처럼 서로 상이 다른 것들 사이의 경계면이요. 그걸 없애는 걸 계면활성제라고 하고요. 우리가 먹는 계란 노른자가 대표적인 계면활성제예요. 그래서 우리가 기름하고 식초를 섞어서 마요네즈를 만들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 천연적인 계면활성제도 있는 거고요.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계면활성제가 몸에 안 좋다는 거죠.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들 대부분은 인위적인 계면활성제를 쓰나요?


맞아요. 저희가 물고기 실험을 하기도 하는데요. 천연 계면활성제를 풀어 놓은 물과 세정제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계면활성제를 풀어 놓은 물에 금붕어를 넣어 놓는 거예요. 후자의 경우에는 100% 금붕어들이 죽어요. 그런데 천연 계면활성제를 푼 물에서는 오히려 금붕어들이 그걸 먹고 활발하게 움직여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걸 알 수 있죠.

 

락스는 사용하면서도 미심쩍기는 해요. 분명 독한 것 같기는 한데, 소금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었다고 하니까 안심해도 될 것 같기도 하거든요. 작가님께서 보시기에 락스는 안전하지 않은 세제인가요?


네, 100% 안전하지 않죠. 소금물에서 얻어지기는 하는데요. 소금이 NaCl로 되어 있잖아요. 그 중에서 끄집어낸 Cl이 들어있기 때문에 소금에서 추출했다고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락스를 사용하다 보면 염소가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거예요. (락스의 주요 성분인 치아염소산은 산성성분과 반응해 염소가스를 발생시킨다 ― 편집자 주)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들을 죽일 때 가장 많이 썼던 가스가 염소가스예요. 염소가스를 먹으면 100% 질식하고 대부분 죽거든요. 그런데 그게 나오는 거죠. 락스가 곰팡이균에 상당히 잘 듣기는 하지만, 청소하시는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락스로 닦아놔도 또 곰팡이가 올라온다고 하시거든요. 그렇다면 굳이 락스를 쓸 이유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항균핸드워시 하나쯤은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포함된 성분도(항균제의 일종인 트리클로산) 강이나 바다로 흘러갔을 때 발암물질로 변할 수 있는 물질이라고 하셨어요. 그 정도로 위험한 건가요?


원래는 에탄올만 들어가도 항균이 돼요. 그런데 요즘에는 항균이라는 이름에 맞게 모든 균을 죽이려다 보니까, 상주균들까지 죽일 수 있는 물질들을 다 넣는 거죠. 그런 것들은 우리 몸에도 안 좋지만 강이나 하천 오염의 주원인이 돼요. 분해 자체가 안 되니까요. 저희가 올 초에 MBC와 같이 진행한 실험 결과를 보면, 일반비누와 천연비누, 항균핸드워시 제품들 사이에 항균 차이는 거의 없었어요. 어떤 제품 같은 경우에는 일반비누나 천연비누보다 항균력이 훨씬 떨어졌고요.

 

합성세제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분들은 천연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고르실 텐데요. “대부분의 천연 제품은 실제로는 ‘천연’이 아니”라고요.


그런 세제들이 다른 합성세제하고 별 다를 게 없어요. 무슨 추출물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마케팅이죠. 천연 성분이 함유되었다는 걸 더 두드러져 보이게 하고, 그런 거에 소비자들은 혹하게 되지만, 사실은 같은 계면활성제들을 사용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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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소량이니까 해롭지 않다고요?


책에서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소개하고, 우리나라와 비교해 주셨는데요.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유해물질 규정 기준이 너무 낮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했습니다.


사실 그런 나라들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자체가 조금 늦었잖아요. 저는 사람들이 먹고 살만 해야 주변 것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우리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 수준이 그 정도가 된 것 같고요. 그래서 지금 발맞춰 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죠. 올해는 환경부에서 ‘누리집’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유해 물질과 관련된 사례들도 정리해서 올리고 있어요. 점점 나아지겠죠.

 

처음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를 출간하시고 8년이 흘렀습니다. 당시에도 이런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하셨는데, 여전히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변화 속도가 참 더디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맞아요.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죠. 재작년에도 국정감사에서 치약 사건이 터졌거든요. 그때 인터넷상에서 굉장히 뜨거운 반응이 있었어요. 이걸 써야 되냐 말아야 되냐, 발암물질이 들었다 안 들었다, 얼마나 헹궈야 되냐... 다 우왕좌왕하는 거죠. 뉴스에서도 처음에는 7~8번 헹궈야 된다고 했다가 그렇게 헹구면 불소성분이 사라져서 치아가 망가진다고 말하기도 했거든요. 어떻게 써야 할지도 잘 모르는데 식약처에서는 괜찮다고 안전하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런 것들 보면서 ‘이전부터 치약에 문제가 있다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이제야 이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싶었죠.

 

그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식약처나 제조회사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소량이라 해롭지 않다고요. 그런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에 DDT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DDT가 처음 나왔을 때도 소량이라 괜찮다, 그저 이를 죽일 뿐이다, 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암으로 다 죽었어요. 레이첼 카슨조차 조사하다가 암에 걸려서 죽었고요. 그런 걸 보면 ‘이렇게 다 증명되어 있는데, 정말 그들의 말이 맞는가’ 싶죠. 그리고 미국에서 사람들의 혈액을 뽑아서 검사를 했는데 연령대별로 검출되는 화학물질이 달랐어요. 1960년대 이전의 사람들에게서 아직까지도 DDT가 검출됐거든요. 몸에 돌고 있다는 거죠. 그런 걸 보면 ‘소량이라 하더라도 내 몸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과연 안전할까’ 생각이 들어요.

 

지금쯤 집집마다 ‘모기향을 피워도 될지’ 고민하고 계실 것 같아요. 살충제의 원료로 쓰이는 성분(클로로피리포스)이 아이들의 지능을 저하시키는 사례들이 발견된 바 있다고 하셨는데, 고민은 더 깊어질 것 같습니다.


지능 저하가 문제가 아니라, 호흡 곤란을 일으키니까요. 이제는 질병관리본부에서조차 살충제를 뿌린 상태에서는 들어가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는 절대 뿌리면 안 되고, 살충제를 뿌린 다음에 30분~1시간 정도 환기를 꼭 시키고 나서 들어가라고요.

 

클로로피리포스라는 물질은 다른 나라에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나요?


네, 유럽은 절대 사용할 수 없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하되 환기를 시키라’고 말하는 거군요.


꼭 닦으라는 이야기까지 해요. 살충제가 묻어있는 상태에서는 들어갈 수 없다고요. 그리고 절대 밀폐된 공간에서는 모기향을 피우면 안 된다고도 말하죠. 요즘에는 환기시키기 전에 먼저 피워 놓으라고 해요. 피워놓고 다 환기시킨 다음에 들어가라고요. 그러니까 사람들은 환기시킬 때 모기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모기장을 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거예요. 화학 물질에 계속 노출됐을 때의 문제점을 알고 있는 거죠.

 

책에서 천연 살충제를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셨어요. 계피를 이용하는 거죠?


계피는 알코올에 우려낼 수도 있고 물에 우려낼 수도 있어요. 물에 우려내는 방법은 탕처럼 끓이는 건데요, 오래 보관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알코올에 우려내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건데요. 계피를 알코올에 일주일 정도 담가두시면 돼요. 그런데 이것만 쓰기에는 발향이 너무 빠르거든요. 그래서 책에 나온 레시피 대로 반반 섞는 거죠. 그렇게 했더니 냄새도 좋고, 향도 오래 가고, 주변에 뿌려놓고 자면 모리가 잘 달려들지 않고, 딱 좋더라고요.

 

계피는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는 데에도 효과적이더라고요.


굉장히 효과적이에요. 방금 설명 드렸던 살충제와 똑같은 용액을 뿌리시면 돼요. 뿌리신 후에는 꼭 털어야 하고요.

 

햇볕에 말린 뒤에 털면 되나요?


햇볕에 말리는 게 제일 좋고요. 매트리스 같은 경우는 말릴 수 없잖아요. 그럴 때는 30분 정도 놔둬서 완전히 마른 다음에 털어주시는 게 좋아요. 진드기는 피부로 숨을 쉬기 때문에 계피가 굳이 닿지 않더라도 그 향이 퍼지면 죽거든요. 그런데 집먼지진드기는 그 사체도 알러지를 일으켜요. 그래서 죽은 다음에는 반드시 털어주시는 게 좋아요.

 

얼마나 자주 집먼지진드기를 없애세요?


아이가 아토피가 정말 심할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용액을 뿌렸는데요.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해주셔도 충분히 좋아지죠.

 

천연세제에는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잖아요. 잘못 보관할 경우 부패해서,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고체로 만든 것들은 굉장히 안전해요. 균이 살거나 곰팡이가 생기기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고체로 만든 것들은 조금 오래 사용하셔도 되고요. 액상일 때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까지는 괜찮아요. 천연 계면활성제가 들어있기 때문인데요. 원래 계면활성제 자체가 균이 살기가 조금 힘들어요. 균을 잘 떨어지게 하는 거거든요. 그 상태가 방부 효과가 있다고 보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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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주방세제, 베이킹소다 치약 ‘강추’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과탄산소다/과탄산나트륨은 ‘천연세제 3총사’라 불릴 정도로 보편화됐는데요.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천연 성분으로 이루어진 제품이 따로 있나요?


탄산수소나트륨은 천연은 아니에요.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는 했으나 독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거죠. 환경오염도 일으키지 않고요. 구연산도 마찬가지예요. 구연산은 레몬처럼 신 맛 나는 것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먹을 수 있는 제품, 식품용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나온 것들은 안전하고요. 청소용으로 나온 제품들은 바닥 청소 할 때나 이용해야 되는 거죠. 치약을 만들 때는 절대 바닥 청소용을 쓸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판단하시면 돼요.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으로요.

 

과탄산소다, 과탄산나트륨도 마찬가지인가요?


과탄산소다 자체는 먹을 수는 없어요. 과탄산소다는 세탁을 위해서 나오는 거니까 한 종류라고 보시면 돼요. 과탄산소다와 과탄산나트륨은 똑같은 거고요. 원래는 과탄산나트륨이 이름인데, 일본식 표기로 나트륨을 소다라고 하는 거예요.

 

과탄산소다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과탄산소다는 물을 만났을 때 산소를 내뿜기 때문에 밀폐된 통 안에 넣어 놓으면 부풀다가 터질 수 있어요. 그러니까 미리 녹여놓지 마시고 사용하기 전에 녹여서 사용하면 돼요. 면이나 마 같은 천연 소재들을 세탁하실 때 가장 좋고, 울에는 사용하실 수 없어요. 합성 소재에는 과탄산소다가 잘 맞지 않죠. 농도를 너무 진하게 하시면 옷이 탈색될 수 있고요. 그렇더라도 피부에는 상관이 없어요. 산소방울을 내보내서 더러운 부분에만 작용하고 물에 씻겨 나가기 때문에 옷감에 남아있거나 하지는 않아요.

 

“내 손으로 만드는 건강세제” 레시피를 다수 알려주셨는데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주방세제도 있나요?


제일 좋은 건 찬밥 세제일 것 같아요. 집에서 쓰고 있는 식용유와 찬밥, 그리고 유화수만 있으면 되는데요. 요즘에는 유화수를 판매하는 곳도 많으니까 어렵지 않게 구하실 수 있을 거예요. 먼저 유화수와 식용유를 핸드블랜더로 갈아주시고, 걸쭉해지면 찬밥을 넣고 으깨세요. 그리고 밀폐용기에 담아 2주 정도 놔뒀다가 사용하시면 되는데요. 유화수는 식용유의 40% 정도, 찬밥은 식용유의 1/10만 있으면 만드실 수 있어요. 재료는 간단하지만 거품도 잘 나고 기름기도 정말 잘 닦여요.

 

치약을 만드는 방법도 쉽고 간편하더라고요.


책에서 소개해 드린 가루치약은 한 번 써보시면 완전 반하실 거예요. 베이킹소다, 죽염, 자일리톨, 전분 네 가지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요. 베이킹소다 4, 전분과 나머지는 1의 비율로 섞어서 사용하시면 돼요.

 

세탁 세제의 경우는 어떤가요?


집에서 아주 쉽게 만드시는 방법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베이킹소다, 과탄산, 구연산을 사셔서 4:1:0.5 정도로 섞기만 하시면 돼요. 그렇게 가루로 만들어 놨다가 세탁세제로 사용하시면 되죠.

 

천연 방향제를 쉽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알코올이에요. 알코올을 절반 정도 넣어주시고 자신이 좋아하시는 아로마오일을 떨어뜨려 주시는 거죠. 그러고 나서 알코올의 양만큼 물을 넣어주시는 거예요. 그리고 긴 막대를 꽂아놓으시면 훌륭한 아로마디퓨저가 되죠.

 

알코올과 알로에로 만드는 손소독제 레시피도 알려주셨어요. 알코올은 피부가 건조해질 것을 걱정해서 피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알로에 손 소독제’는 괜찮은가요?


네, 써보면 굉장히 촉촉하고 진정효과도 뛰어나요. 알로에 자체가 그렇잖아요. 그리고 알코올 프리 제품이라면 정말 향균제만 넣은 건데, 그건 사실은 가장 안 좋거든요. 식약처에서도 알코올이 60% 정도는 들어가야 항균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책의 부제가 ‘깨끗하게 키우려다 병 얻는다’입니다. 합성세제를 많이 쓰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셔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예전에 저희 아이가 왜 아토피에 걸렸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뉴스에서 본 내용이 있어요. 이른바 위생설인데, 우리가 너무 깨끗하게 살면서부터 알러지 질환이 늘었다는 거죠. 예전에는 상대적으로 더러운 환경에서 살다 보니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더러운 균과 싸우면서 할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몸에서 할 일이 없어져서 엄한 데 반응을 한다는 거예요. 계란이 들어오거나 꽃가루가 날릴 때 나쁜 성분인 줄 알고 반응하는 게 알러지 질환이라는 거죠. 내 몸의 면역 체계가 무너진 거예요. 그게 우리가 너무 깨끗하게 살면서부터 일어난 일이라는 건데, 그때부터 우리가 쓰기 시작했던 것들이 합성세제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가 오히려 병을 키운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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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김나나 저 | 인사이트윙스
이 책에서 저자는 각종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제품들의 구성 성분과 유해성을 자신의 경험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외 연구 결과와 실제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넘쳐나는 화학물질 전성시대, 내 아이와 가족을 지키고 싶은 엄마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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