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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카이 노 오와리, 동화 같은 콘셉트로 지산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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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곡만으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무대를 준비했다는 사실이 조금 걱정스럽긴 했지만, 다행히도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안 가 그것이 기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을 다시 찾기까지 걸린 4년이라는 시간동안 일본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티브 집단으로 거듭난 그들. 작년 서면 인터뷰에 이어 다시금 IZM과 재회한 밴드는, 최근 이어졌던 여러 나라에서의 공연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세계 각국으로 전파하기 위한 준비운동을 끝낸 것처럼 보였다. 왜 영어 곡만으로 이번 내한을 준비했는지 이 인터뷰를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갈 것이라 생각한다. 한 곳에 국한되지 않은 음악 세계를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게 풀어놓고 있는 세카이 노 오와리의 '지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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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인사 및 소감 한마디씩 먼저 부탁드릴게요.


Nakajin : 한국에서 여러가지 스케줄을 하고 있습니다. TV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고, 인터뷰도 많이 했고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출연도 예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지산은 4년 전에도 갔었지만, 올해는 그린 스테이지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게 되어 굉장히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내일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출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4년 만에 같은 무대에 서는 셈인데요. 이번 무대를 앞둔 기분은 어떠신지요? 더불어 이번 무대를 준비하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으신지요?


Nakajin : 지난번에는 영어로 만든 곡이 별로 없었는데요. 해외 무대에 설 기회가 늘어나면서 영어로 의사소통할 일이 많아져 영어 곡을 계속해서 만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에서 이번에는 영어 곡으로만 세트리스트를 만들어 왔고요.

 

앞서 21일에 <엠카운트다운>과 <테이의 꿈꾸라>에도 출연하셨는데, 방송을 통해 한국 음악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셨는지요? 더불어 한국에서의 인기를 조금 체감하셨는지 궁금합니다.


Nakajin : <엠카운트다운> 때는 스테이지를 너무나 멋있게 만들어주셔서, 「ANTI-HERO」라는 노래를 잘 이해해주고 계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녁에는 관객 분들이 보이는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시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200명 정도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로 기뻤습니다.

 

지난 6월에 종료된 전국투어 <The Dinner>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처음 <The Dinner> 라는 제목을 듣고, 전과 달리 일상적인 단어라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는지요?


Fukase : 그건 저의 아이디어인데요. 언뜻 그렇게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전혀 일상적인 단어는 아니고요. 카니발리즘(Canivalism), 식인을 테마로 하고 있어 제목을 <The Dinner>로 짓게 되었습니다.

 

드럼과 베이스, 현악 등 리얼 세션을 대폭 도입했다고 들었습니다. 세션을 대동하게 된 이유가 있으시다면요.


Saori : 그 동안은 좀처럼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뿐, 전부터 계속 해오고 싶던 것 중에 하나였어요. 드디어 하게 된 거죠. (만족하냐고 묻자 네 멤버 모두 이구동성으로) 네!(웃음)


Nakajin : 활동하면서 몇 번 시도했었는데, 소리가 딱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이번에 함께해 주신 분들은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음악적으로도 굉장히 유연하신 분들이었어요. 저희들의 터무니없을 수도 있는 요구들을 이해해주시고 실현해주셔서 굉장히 좋은 멤버와 투어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투어 영상이 정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인데요. 한국 팬들에게 살짝 콘셉트에 대해, 그리고 투어 중 공개된 신곡 「Monsoon night」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Nakajin : 처음에 차로 등장합니다. 일을 마치고 모두가 같이 사는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기 위해 관객들을 붙잡아 먹는다!라는 콘셉트예요.


Fukase : 「Monsoon night」는 영어가사를 붙인 곡인데요. 이번 지산에서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미발표곡 몇 곡이나 하더라?


Nakajin : 꽤 많다고 생각해요. 발표하지 않은 쪽이 더 많을지도....


Fukase : 「Monsoon night」, 「Dragon night」 새로운 버전이랑 「Roller skate」도 있고, 아직 들려드리지 않은 신곡이 많네요.

 

지난 6월에는 clubEarth 10주년 공연도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인 만큼 감회가 색달랐을 것 같습니다. 그날의 기분이 어떠셨는지 한 분씩 물어보고 싶네요.


Nakajin : 저희들과 친한 뮤지션 그리고 저희들이 보고 싶었던 뮤지션을 모아서 했기 때문에 공연을 하는 입장에서도 즐거웠지만, 다른 출연자들의 라이브를 보는 것도 굉장히 즐거웠어요. 모두들 “관객들 다 죽여놓자!!”라며 제 일처럼 도와줬는데, 그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Saori : 저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아침부터 리허설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끝나고 나서는 모두들 술 한 잔씩 걸치고.(웃음) 마치 홈 파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Fukase : 출연했던 거의 모든 아티스트들을 제가 선택했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분들 뿐이라 그런지, 굉장히 좋은 라인업의 공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굉장히 사치스럽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에요.(웃음)


DJ LOVE : 끝났을 때에 '아 내년이 기대된다!'라는 느낌의 라이브였습니다.

 

내년 초에는 스타디움 투어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올해 열린 투어의 연장선상인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컨셉의 투어인지 궁금합니다.


Saori :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 될 예정입니다.

 

무대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만큼 야외, 실내, 돔, 스타디움 등 각각의 환경이 다른 탓에 고민들이 생길 것 같은데요. 퍼포머의 입장에서 어떤 공연장이 가장 만족스러운지 궁금합니다.


Fukase : 개인적으로는 야외가 역시 기분이 좋아요. <炎と森のカ?ニバル>(2014) 같은 숲에서의 라이브가 즐거웠었죠.


Nakajin : 근데 야외 라이브는 아무래도 날씨가 신경이 쓰여서요.


Saori : <Tokyo Fantasy>(2014) 공연 당시 태풍의 중심에 있었는데(주 : 삼일 중 마지막날 공연이 태풍으로 인해 취소된 바 있음), 작년 <Twilight City>(2015) 때도 1주일 전에 태풍 3개가 온다고 해서 굉장히 걱정을 했었어요. 야외에서 하고 싶지만, 좀 무섭긴 해요.


Nakajin : <Twilight City> 때는 결국 준비했던 기차가 이틀째 밖에 날지 못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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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곡들이 다양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ANTI-HERO」는 힙합, 「SOS」는 발라드, 「Mr. Heartache」는 EDM이었죠. <Tree>(2015)를 끝으로 커리어의 1장이 막을 내리고 2장이 시작한 듯한 느낌입니다. <Tree>이전과 이후의 음악을 대하는 태도, 혹은 음악적 방향성에 있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Nakajin : <Tree>이전과 이후의 타이밍도 그렇지만, 보통은 곡을 낼 때마다 달라지는 것 같아요. <Tree>이후에 변화가 있기도 했지만, <Entertainment>(2012) 후 발표했던 'RPG' 역시 <Entertainment>와는 다른 분위기의 곡이었죠.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계기로 작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곡마다 그 지향점이 변하는 것 같아요. 그것이 '무언가를 탐색해서 찾아낸다'라는 느낌보다는, 저희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들 중에서 이제껏 보여주었던 것과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선택해 보여준다는 개념인거죠. 따지고 보면 「ANTI-HERO」도 꽤나 옛날부터 가지고 있었던 아이디어가 모티브가 되었으니까요.

 

최근 음악들을 들어보면 EDM이 최근 세카이 노 오와리의 음악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장르처럼 느껴지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Nakajin : 최근 곡 제작과정을 보면 역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고, 거기에 발맞춰 소프트웨어나 어플리케이션도 굉장히 많아졌죠. 필연적으로 그런 것들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산에서도 전부 영어 곡을 들려주실 거라고 조금 전 말씀하셨는데요. 다음 앨범은 영어 중심의 작품이 될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차기작에 대한 힌트를 조금만 주신다면요.


Saori : 다음 앨범은요. 지금 만들고 있는 곡들을 수록해 가는 형태가 될 예정인데요. 지금 일본에서 만들고 있는 곡들은 일본어지만, 그것을 한국 분들이 좋다고 말씀해주신다면 넣을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역시 영어가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면 영어만으로 할 수도 있고요. 한국 팬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아무래도 일본어 곡을 더 좋아할거에요라고 이야기하자) 에 정말요? 이번에 전혀 안 할건데 괜찮을까요?(걱정 섞인 웃음)


Nakajin : 다음 단독공연의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하도록 하겠습니다.(웃음)

 

서로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덩어리를 만들었던 이전의 악곡들과 달리, 「ANTI-HERO」의 경우 피아노의 저음부와 고음부, 기타의 솔로잉, 브라스 등이 바통을 주고받으며 곡을 만들어나간다거나, 「SOS」의 경우 1절에는 피아노, 2절에는 기타의 사운드가 대비되며 긴장감을 만들어나가는 등, 최근의 신곡엔 각 악기의 개성을 살리는 편곡이 중점이 되어 있습니다. 듣는 입장에서는 이전과 다른 어프로치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두 곡의 모티브 및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Saori : 말씀하신 대로에요.(웃음)


Nakajin : 연주자의 모습이 떠오르는 사운드를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믹스 작업시 음량을 올린다던가, 편곡에 신경을 써 악기의 소리가 강조되도록 작업했습니다.

 

에픽하이와 저녁식사를 하고 올린 사진이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는데요. 어떻게 성사된 저녁식사였는지요. 그전부터 에픽하이를 알고 계셨나요?


Fukase : 저희가 「マ-メイドラプソディ(Mermaid rhapsody)」로 TV에 출연했을 때, 수족관 청소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사진을 매니저한테 보냈더니, 너네랑 비슷한 콘셉트를 한 팀이 있다면서 뮤직비디오를 보여줬죠. 그 영상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됐어요. 안 그래도 랩뮤직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마침 일본에서 에픽하이가 단독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때 매니저를 통해 식사 자리가 마련되었고요. 내일 모레 있을 에픽하이 콘서트도 보러 갈 예정입니다. 오늘 타블로가 생일인데요. 트위터로 'Happy Birthday'라고 보냈더니 'Thank you Fukase. See you soon'이라고 답장이 왔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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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팬들의 질문입니다. 일본에서도 이미 음악방송 및 라디오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계신데요. 한국에서 경험해 본 무대와 라디오와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느티)

Fukase : 크게 다른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저희가 있었던 스튜디오는 굉장히 멋있고 화려했어요. 드럼이 세워져 있기도 했고... 사실 일본의 스튜디오는 이렇게까지 크지 않거든요. 오늘 봤던 한국의 스튜디오처럼 항상 스탠바이 되어 있는 건 아니라서요.

 

후카세씨와 사오리씨가 종종 한국어로 트윗해주시거나 인스타그램을 올려주시는데 그 한국어가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스스로 번역기를 이용해서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한국어가 능숙한 주변분이 도와주시는 건가요?


Fukase : 한국어를 하시는 분이 있어서 그분께 물어보곤 해요. 번역을 도와주시죠.

 

각자에게 음악적 영감을 가장 많이 준 인물은 누구인지요?


Nakajin : 어렸을 땐 비디오 게임 속에 흐르는 음악을 감상하는 걸 좋아했어요. 특별히 좋아했던 건 역시 <파이널 판타지>의 음악을 담당했던 우에마츠 노부오씨입니다. 어른이 되어서 보니 내가 영향을 많이 받았었구나라는 느낌이랄까요. 게임뮤직이 가진 독특한 표현방법을 지금 저의 악곡제작에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Saori : 저는 쇼팽이에요. 5살 때 옆집 할아버지가 치시던 쇼팽을 듣고 저도 연주하고 싶다고 생각해 피아노를 시작했거든요.


Fukase : 저는 인디즈 시절 소속사의 사장이셨던 무라타씨(Lastrum의 村田積治를 지칭)입니다. 당시 갑자기 큰 규모로 데뷔를 하게 되면서 왠지 겁쟁이가 되어버릴 것만 같았어요. “이렇게 하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해버리지 않을까요?”라고 사장님에게 이야기하면 “원래 그런 암울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법이야”라던가 “죽는 거에 비하면 별거 아니잖아”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들의 영향이 컸지요. 후에 불꽃 소리를 드럼으로 쓰려고 했을때도, 만약 그렇게 싱글을 내서 팔리지 않으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뭐 그렇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웃음) 여러 가지 도전이 가능했던 것은 다 그 사장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DJ LOVE : 아마도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일까요. 왠지 그런 날카로운 부분, 그들의 음악을 들은 영향으로 계속 날카로운 음악을 상당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곡이 날카롭지 않더라도 사람 됨됨이가 날카로운 부분이 있는 사람이 꽤 좋고 그래서 그 점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세카오와의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라면 역시 의미가 있는 가사들 덕분인데요. 최근 작사, 작곡하면서 노래에 담고 싶은 주제나 소재가 있으시다면요.


Fukase : 일본인만 아는 노래가 아닌, 전세계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여러나라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분명 화가 나는 포인트, 기뻐하는 포인트, 웃는 포인트가 모두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데, 반면에 같은 인간으로서 공통적인 부분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공통점의 테두리 안에서 무엇을 부를 수 있을까,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중입니다!

 

진행 : 조아름, 황선업
정리 : 황선업
사진 : 변영옥
협조 : SONY MUSIC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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