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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 “철들지 않은 사람들이 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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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용산동2가 1-92. 노홍철이 직접 운영하는 ‘철든책방’ 주소다. 철들어서가 아니라 노홍철이 들어 있어서 ‘철든’ 책방. 노홍철은 해방촌이라는 작은 동네를 알게 된 후, 이곳 문화에 푹 빠졌다. 서울 중심가에 있지만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 개성 강한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접하면서 아지트 같은 문화공간을 상상했다. 책방으로 공간을 구성한 건, 독립출판물의 색다른 매력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철든책방』은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이 만들어진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의 인세는 전액 탄자니아 남쪽 음트와라 지역 학교를 돕는 데 쓰인다.

주문, 영업, 청소 모두 노홍철 혼자 하는 ‘철든책방’을 두고 사행시를 지어달라는 유치한 질문을 했다. 운을 띄우자마자 노홍철은 1초도 주저 없이 입을 뗐다. “‘철’들고 싶은 사람도 오고 철없는 사람도 많이 오는, ‘든’ 사람만 오는 게 아니고 안 든 사람이 더 많이 오는,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어려워하는 분들이 만만하게 오는 공간, ‘방’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 노홍철의 방이 아니라 내 방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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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입고 주문, 행복하더라고요

8월 말에 책방을 열었으니 두 달이 좀 지났어요. 거의 주말에만 열었는데요. 다녀간 사람들의 숫자가 대략 어느 정도 될까요?

그게 셀 수가 없어요. 직업 특성상 오후 2, 3시쯤 열어 8시에 마감을 하는 게 목표였는데, 손님들이 다 빠지고 정리까지 하면 보통 11시예요. 사실 책방을 비밀스럽게 하고 싶었는데 오픈 시간만 되면 맛집처럼 줄이 길게 늘어서요. 믿기지 않는 상황이에요. 굉장히 많이 오시더라고요. 정말 찾기 어려운 곳이에요. 주차는 커녕 입구도 굉장히 좁고요. 책에도 썼지만 저는 좋으면 미치거든요. 작년에 해방촌이라는 공간을 알게 됐고 동네 서점, 독립출판물을 좋아하게 됐어요. 스토리지북앤필름부터 시작해서 별책부록, 고요서사를 운영하는 친구들과 친해졌고, 제 지인들과도 이런 좋은 문화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해방촌에 공간을 만들면, 이쪽 문화에 실례가 되지 않을까, 내 의도와 달리 피해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환영해주는 거예요. 정말 조용히 이름도 없이 하려고 했는데, 무조건 이름은 있어야 하고 SNS, 홈페이지도 꼭 필요하다고 조언해주더라고요. 그게 오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고요. 책방 이름은 끝까지 안 지으려고 했어요. 우연히 발견하면 오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친구들이 꼭 있어야 한다며 같이 지어준 거예요.

‘철든책방’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절묘한 네이밍이라고 생각했어요.

책방 ‘별책부록’을 운영하는 승현이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제가 지금까지 사업을 할 때 홍철투어, 홍철동산, 노홍철닷컴 등 제 이름을 넣었잖아요. 책방 이름을 짓는다면 ‘홍철’이 들어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승현이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형을 몰랐으니까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TV로 보는 이미지보다는 철이 든 것 같다”고. 그러더니 ‘철든책방’이라는 이름을 던져줬어요. 듣자마자 이게 딱이다 싶었어요. 책방을 열면 모든 걸 제가 다할 생각이었어요. 자질구레한 청소부터 책 주문, 이벤트 등 모든 걸요. 철든 건 여전히 없지만, 노홍철이 들어 있는 공간이니까 ‘철든’, 좋더라고요

 

실제로 “노홍철이 철들었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고요.

아직 멀었죠. 앞으로도 멀 것 같은데요. 많은 분이 ‘철든’을 마음의 성장으로 생각하시더라고요. (웃음)

책은 많이 팔리나요?

매출이 놀라워요. 제가 본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손님들한테 굳이 책을 사라고 하지 않아요. “안 사도 돼요”, “포장돼 있는 책 다 뜯어서 봐도 돼요”라고 말씀드리는데, 워낙 찾기 어려운 곳에 오셔서 그런지 뭐라도 하나 사는 분들이 많아요. 책에도 썼지만 처음에는 소소하게 찾아주실 줄 알고 책 수량을 되게 적게 잡았어요. 그런데 첫 주 만에 책방이 텅텅 빈 거예요. 서둘러 재입고를 하고 독립 출판 제작자들에게는 일일이 연락을 돌렸어요. 그런데 한 제작자가 ‘다시 인쇄하기로 했다’는 거예요. 한동안 책이 안 나가서 제작을 안 하고 있었는데 제가 재입고 주문을 하면서 새로 책을 찍게 됐다고요. 아,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웃음)

기획전도 열었어요.

김제동 형님이 추천하는 책을 한 코너에 소개했는데 반응이 대단했어요. 불티나게 팔렸어요. 그 옆에는 오상진 아나운서가 추천하는 책들이 있는데, 상진이가 평소에도 책을 엄청 많이 읽어요. 제가 없을 때 책방에 와서 책을 이만큼 주고 갔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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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책을 써보자는 제안을 많이 받지 않았나요? 10년 전쯤 서울 여행서를 펴내기도 했고요.

종종 받았어요. 하지만 앞으로 내가 책을 또 쓸 건가? 생각해보면 아닐 것 같아요. 뭐랄까, 동료들이랑 이야기를 해보면 다들 속이 깊은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나 싶을 때가 많을 정도로 생각이 바뀔 때도 많고요. 기록을 한다는 게 되게 중요하지만 또 어렵잖아요. 평소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도 너무 부족해서예요. 『철든책방』은 제가 공간이라는 걸 너무 좋아하니까 그걸 한 번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쓴 책이에요. 판매에 부담을 갖기보다 책을 만드는 과정이 재밌었으면 했어요. 편집자가 고맙게도 제 생각을 잘 받아줬고요. 처음에는 책방 사진이 많이 들어 있는 책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제 이야기를 넣어보자고 해서 수다를 좀 떨었어요. 막상 책이 나오니 신기하긴 해요. 재입고 주문, 행복하더라고요

 

아쉬운 부분은 없나요?

책방을 만든 과정처럼 천천히 만든 책이라서요. 마감을 타이트하게 잡지 않았는데, 막상 만들다 보니 교정할 부분이 많더라고요. 책방을 연 뒤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 내용이 들어가지 못한 게 좀 아쉽고, 제 말투를 많이 안 살린 게 잘한 건지 모르겠어요.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제 말투를 살리고 싶었거든요.

독립출판물 제작 워크숍도 들었다고요.

사진집 정도는 만들 수 있어요. 앞으로 시간이 나면 프로그램을 제대로 배워서 부담 없이 책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전문적인 출판사와 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깊이가 없는 것같아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조심스럽다’는 인상이 책에서도 무척 많이 비쳤는데, 지금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책방이 있는 곳이 주거공간이라서 더 조심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모든 걸 떠나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에요. 철든책방이 집을 개조한 공간이라서 주거공간 한복판에 있잖아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와주실 줄도 몰랐고요. 책방을 연 이유 중에는 어떤 이벤트를 열 때 상대적으로 덜 피해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했고, 만약 피해가 생긴다면 그 이상의 이익이 있었으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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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거 잘 알지만, 하고 싶은 거 하세요.

팬들부터 시작해서 의외로 나이가 많은 분들도 오신다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어요. 아들이랑 같이 오신 분인데, 주인공이 아들이 아니라 아들의 여자친구였어요. 서로가 처음 만나는 날에 어떻게 아셨는지 책방에 오신 거예요. 여자친구 입장에서도 얼마나 어려워요. 여긴 별의별 책이 다 있잖아요. 세계 명시도 있지만 오해할 소지가 있는 뜨악 하는 제목의 독립출판물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분들을 자세히 보니까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하시더라고요. “처음 인사를 왔으니까 계산은 내가 한다”면서 지갑을 선뜻 여시는데 정말 보기 좋더라고요. 제가 기분이 너무 좋아서 마감을 끝내고 혼자 먹으려던 포도를 드렸더니, 흔쾌히 받아주셔서 또 고맙더라고요. (웃음) 저한테 옷을 벗어주시는 분도 있고 책 선물을 해주는 분, 떡을 주는 분도 있고, 정말 그냥 가시는 법이 없어요. 동네 어르신들은 해방촌의 의미를 설명해주시기도 하고, 아, 너무 좋아요. 아직까지는 큰 피해가 없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이렇게 특별한 공간인데 더 많은 사람이 오려면, 아무래도 직원을 한 명쯤 두는 게 낫지 않나요?

 

‘철든책방’이라는 이름을 지어놓고 제가 책방에 없으면 말이 안 되잖아요. 처음부터 아예 생각을 안 했어요. 그런데 막상 영업을 해보니까 시간이 너무 부족한 거예요. 입장에서 계산까지 세 시간이 걸릴 때가 있어요. 신기한 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짜증이 날법도 한데 다 이해해주시고 표정도 밝아요. 연세가 좀 있으신 부모님들은 좀 이해가 안 가실 거예요. “다른 서점에도 대부분 있는 책인데, 사인을 받지 않을 손님은 따로 계산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도 하시는데, 이 말이 맞아요. 피해를 주는 거니까요.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저는 그래도 정말 신나요. 책방을 열고 일초도 쉰 적이 없어요. 화장실도 못 가고 전화도 못 받지만, 저와 마주하고 해주시는 말들이 너무 신나고 감사해요.

 

방명록처럼 꾸며진 벽도 있더라고요.

 

세계 문학 전집에 나오는 좋은 글귀를 모아놓은 책이 있더라고요. 너무 좋은 글이 많아서 비치하고 싶었는데, 좀 특별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뒷면에 책방에 바라는 점이나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달라고 했어요. 책방영업을 마치고 메모를 쭉 보는데, 믿기지 않을뿐더러 정말 고마워요. 지방에서 오시는 분, 외국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고, 그냥 너무 감동스러워요.

 

특히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요?

 

“찾아오는 게 너무 힘들어서 진짜 짜증이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줄까지 길어서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그런데 계산할 때 홍철 씨와 이야기를 하고 나니까 순식간에 짜증이 해결됐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책방이지만 좀 특별한 공간이 많잖아요. 워크숍을 진행하는 공간도 있고 게스트하우스처럼 운영도 하고요.

 

인테리어에 관한 이야기는 책에도 자세히 나와 있지만,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을 하나만 선택한다면요?

 

이런 말씀드리기 무척 조심스럽지만 ‘홍철전’이라고, 제 신전을 만들었어요. 작년에 유럽여행을 갔다가 한 교회에서 소원을 빌었어요. 그동안 저는 유명한 성당이나 교회에 가서도 소원 같을 걸 빌어본 적이 없었는데 당시 함께 있었던 형이 자꾸 권해서 빌었어요. 나중에 숙소에 들어와서 소원을 비는 제 사진을 봤는데, 깜짝 놀랐어요. 너무 간절하게 소원을 빌고 있더라고요. 딱히 종교는 없지만 마음을 다잡고 스스로 용기를 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책을 출간하고 첫 인터뷰라고 들었어요. 매니저 없이 혼자 오셨는데, 방송 스케줄이 아니면 혼자 많이 다니나요?

 

그렇죠. 원래 제가 장사를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방송을 시작했잖아요. 햇수가 길어지면서 방송은 느는데, 장사를 했던 기술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는 정말 밤에 침대에 누우면 아이디어가 훅훅 터져서나는 천재인가 싶었는데, 언젠가부터 이게 안되더라고요. 뭐라도 사소한 것들을 직접 해야겠구나 싶었어요. 하면 할수록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좀 예민한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거 하세요”라고 적힌 에코백이 눈에 띄어요. 인기가 많은 아이템이라고 들었는데요. 사인할 때도 꼭 적어주는 글귀 아닌가요?

 

정말 오래전부터 쓴 말인데요. 제 사인이 엄청 길잖아요. 요청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로요. ‘잘된 누구’, ‘더 행복할 누구’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건 저한테 하는 다짐이기도 해요. 제가 정말 아무것도 없고 사람들에게 한심하게 보일 때 “나는 하고 싶은 걸 할 거야”라고 말하면 “어휴, 그러니까 이 모양이지”라고 했어요. (웃음) 지금은 또래보다 좀 여유있게 생활하고 있으니까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도 하는데요. 이게 어떤 의미인지 저도 잘 알거든요. 그래서 되게 조심스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어렵겠지만 지치지 말자는 주문이기도 해요. 물론 너무 어려운 거 아는데 저도 엄청 노력하거든요. 나름대로는 굉장히 오래 생각하고요. 그런데 막상 실행에 옮기면 너무 짜릿해서 어려움을 못 느껴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도 경험했으니까, 한 분이라도 이런 걸 더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 사인이 좀 길어요. (웃음)

예기치 못한 자숙 기간을 가졌잖아요. 자발적인 휴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힘든 시간이었겠지만, 어떻게 보면 방송인으로서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겠다 싶어요.

너무 조심스러운데요. 이 시간이 좋았다고 해도, 제가 너무 큰 잘못을 해서 이런 시간을 가진 거니까요. 좋았다, 힘들었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요. 제가 책방에 신전도 만들었지만, 그 옆에 거울로 둘러싸인 방도 만들었어요. 그 시간을 절대 잊고 싶지 않거든요. 나쁜 기억이든 좋은 기억이든 시간이 지나면 망각하게 되잖아요. 그러기 싫어서,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만든 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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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어려워했던 사람들, 오세요

책방 주인이니까 안 물어볼 수가 없네요. 요즘 읽는 책은 무엇인가요?

그동안 세계 문학 전집 중에 읽은 책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달랑 한 권이었어요.그래서 세계 문학을 좀 보려고도 하고 독립출판물도 많이 봐요. 이게 묘하더라고요. 제가 그동안은 책을 정말 안 읽고 싫어하는 사람이었는데, 보다 보니까 계속 보고 싶더라고요.

 

인터뷰할 때마다 종종 묻는 질문인데요. 노홍철 씨에게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이게 그렇더라고요. 아직 제가 서른여덟 살밖에 안 됐지만, 예전에는 정말 잘한 선택,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했던 것들이 나중에는 달라질 때가 많아요. 그 선택 때문에 생각지 못한 즐거움이 생길 때가 많았거든요. 좋고 나쁜 기준으로만 선택했다면, 맛볼 수 없는 경험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이제는 최악수도 정말 묘수였던 게 있어요.

예상치 못하게 돈을 좀 많이 벌게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제가 예전부터 돌아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잖아요. 사람들은 미쳤다고 하는데 그 말이 싫지가 않았어요. 만약 돈이 많이 생긴다면요. 오래된 병원을 구해서 환자들만 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요즘 환자들이 많잖아요. 환자처럼 보이지 않는 환자도 많고,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환자인 경우도 많고요. 설명하긴 좀 어렵지만 그런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기는 유용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아니면 오래된 여인숙을 철든책방처럼 조금 손봐서 많은 사람이 편하게 쉬거나 즐기고 저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만들까도 생각 중이고요.

 

아침 라디오도 진행하고 있고 주말에는 책방도 열고, 쉬는 시간이 없어 보여요. 너무 열심히 달리면 그만큼 힘들어지는 부분이 있을텐데요. 휴식 시간도 어느 정도 확보해놓아야 하지 않나요?

 

능력이 좋은 분들은 방송을 여러 개 해도 잘하시거든요. 그런데 저는 하나를 하면 온전히 거기에 집중해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라디오를 하고 있을 때는 웬만하면 고정 출연은 하나 정도만 하려고 해요. 특집물이나 짧은 파일럿은 할 수 있겠지만요.

‘철든책방’이 처음 의도와는 달리 북적북적한 서점이 됐잖아요. 책방 주인으로서, 정말 오셨으면 하는 대상이 있나요?

지금은 책을 좋아해서 오는 것보다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 저에 관한 호기심으로 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쨌든 제가 책방을 연 게, 책을 급하게 좋아하게 돼서 만들었던 것이고, 사람들이 책을 사가니까 기분은 좋은데,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책만 파는 게 아니라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으니까요. 서점을 운영하는 친구들에게 “지금 이 상황이 맞는 거냐?” 묻기도 했는데, 이렇게 조언해주더라고요. “형이 이야기한 것처럼 책방의 재밌는 타이틀이나 분위기를 보고 왔어도 책을 좋아하게 되면 좋은 거 아니냐”고요. 맞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어려워하거나 싫어했던 분들이 많이 오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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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든 책방노홍철 저 | 벤치워머스
이 책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는 철든책방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바뀌어서 탄생했는지를 다룬 인테리어 ‘비포&애프터’다. 낡은 구옥이 새 생명을 얻기까지의 시간을 355장의 사진으로 기록했다. 인테리어 관련 실용적인 정보와 함께 노홍철이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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