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고 싶은 게 많고 뽐내고 싶은 게 많을 스무 살이다. 또한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하려 하는 것도 많을 스무 살이다. 허나 우리가 만난 이 앳된 청년은 20대에 막 들어선 보통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욕심 많고 패기 넘칠 20대의 열정을 겸손하면서도 차분하게, 때로는 능숙하게 조리해가면서 말해 나갔다. 상반된 매력이 공존했다. 나이 스물의 상쾌함과 풋풋함, 설렘을 얘기하면서도 목소리에는 성숙함과 깊이가 묻어났으니 말이다. 라디오 방송을 막 끝낸 로이킴을 여의도 MBC에서 만났다.
앨범 전곡을 다 직접 썼다. 작곡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했어요.
앨범의 타이틀곡 「Love love love」의 경우 「봄봄봄」보다 악센트가 있고 후렴구도 자연스럽게 들린다.
「봄봄봄」을 부를 때 너무 예쁘게 부르려고 노력했던 게 사실 아쉬웠거든요. 「Love love love」를 작업할 때는 예쁘면서도 신나게 부르면 좋겠다 싶었죠.
싱글 「봄봄봄」에 이어 첫 앨범도 반응이 좋을 것 같다. <슈퍼스타K> 끝나고 난 뒤 이 정도의 존재감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나.
아니요. 그런 생각을 했으면 오히려 안됐을 거라 생각해요. ‘난 잘 될 거야’라는 생각하고 ‘난 잘 되어야지’라는 생각은 다를 것 같아요. 저는 더 잘 되어야지 하면서 노래를 쓰기 시작했고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시절부터 노래를 하고 내려왔을 때 부끄럽지 않은 무대를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만족했던 무대들은 대중들도 만족해주셨고요.
앨범 만드는 작업은 처음이다. 어떤 느낌으로 임했는가.
슈스케 때는 다른 분들의 음악을 재해석했잖아요. 앨범만큼은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은 매일, 매년 늘 바뀌는 거 같아요. 우선 스물한 살의 로이킴이 하고 싶은 음악은 청년이 풀어내는 그 감정들을 솔직하게 담은 것이라고 할까요.
「할아버지와 카메라」에는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
「봄봄봄」 나왔을 때 쯤, 라디오 방송 끝나고 집으로 가고 있었어요. 한 할아버지께서 디지털 캠코더로 자기랑 주위 풍경을 찍으시면서 여의나루역을 지나가시더라고요. 매니저 형이 보고 진짜 멋있다고 해서 봤는데 이건 노래로 써야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장면에 남은 인생의 흔적을 조금씩 기록해가는 모습과 몸이 아파 집에서 쉬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봄 날씨를 찍어 보여주려는 모습을 상상해 덧칠했죠. 원래 기획은 「할배와 카메라」였는데 주위에서 그 말은 안 된다고 해서…(웃음)
「그대」라는 단어가 가사에 자주 등장한다. 20대에 막 들어선 젊은이의 감성과는 거리가 있는 용어 아닌가.
작사 면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제가 느꼈던 감정을 옛 감성으로 풀어내고 싶어서 그렇게 쓴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는 매력도 느꼈고 제 노래에도 잘 맞을 거 같고요.
1993년생에게는 힙합이나 R&B와 같은 흑인 음악이 더 가까울 텐데 표현영역이 과거의 음악이라고 할 포크, 컨트리 쪽이라는 게 놀랍다.
어렸을 때 이문세, 김광석, 김현식, 안치환 같은 선배 분들의 노래를 들었어요. 어머니가 좋아하셨거든요. 아무래도 디지털화된 음악들은 제 적성에 맞지 않더라고요. 포크 음악을 좋아하기도 더 좋아했고 듣기도 더 많이 들었고요. 환경적인 영향도 있었고 제 취향에도 어울렸죠.
포크, 컨트리 음악, 어떤 게 매력인가.
기교부리지 않은 그대로의 목소리가 좋아요. 노래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느낌이 특히 좋죠. 물론 포크와 컨트리만 들은 것 아니예요. 듣기는 이것저것 다 들어봤어요. 그린 데이(Green Day), 오아시스, 뮤즈도 들었고 비틀즈랑 존 덴버까지도 거슬러 올라갔고요. 제임스 모리슨, 제임스 블런트를 접하면서 브릿 팝 쪽으로도 넘어갔다가 제이슨 므라즈와 데미안 라이스까지 듣고 나서 제 노래가 나온 것 같아요. 흑인 음악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에요. 브라이언 맥나잇도 좋아해요.
한편 「나만 따라와」는 로킹(Rocking)한 스타일이다. 록 음악에 대한 경험이 있나.
중학교 때 밴드를 했어요. 링고 스타라는. (밴드 이름을 왜 그렇게 정했나?) 모르겠어요. (웃음) 친구들이 정했어요. 아까 말씀드렸던 그린 데이 노래도 불렀고 YB 「나는 나비」도 자주 연주했죠. 사실 그 때는 그린 데이 광팬이었어요. 죽기 전에 안 보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밴드를 해보고 싶진 않은가.
해보고 싶죠. 밴드에 대한 매력을 분명히 느꼈고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록만 하는 밴드보다는 재즈도 하고 여러 음악을 아우를 수 있는 풀 밴드 스타일로 해보고 싶은 거죠.
한창 밝다가도 「도통 모르겠네」에 이르러서는 비애감도 느껴진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성격이 어떤가.
마냥 상쾌하고 기분 좋은 성격은 아니에요. 싫어하는 것도 분명히 있죠. 생각이 많으니 잠에 쉽게 못 드는 경우도 많고, 외로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어요. 부담감도 느끼고요. 이 세상에서 “나는 기분 좋게 살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 이번 앨범에도 좋은 기분만 넣었다면 제 모든 모든 면을 다 보여드리지 못 했을 것 같아요. 역효과가 났겠죠.
음악도 괜찮지만 로이킴에 대한 높은 관심에 외모도 작용할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싫으면 그 사람의 노래가 좋게 들릴 수 없을 거예요.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사람을 볼 때는 성격도 보면서 외모도 보잖아요.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음악을 접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음악을 먼저 듣고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죠. 외모를 먼저 좋아해주신 팬들은 사람 로이킴을 먼저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로이킴을 두고 팬들이 여러 이미지를 부여한다. 그 중에서 실제와 괴리가 있는 이미지를 꼽는다면.
재벌 2세. 괴리라기보다는 과대평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붙여주신 이미지들이 물론 다 좋은 것들이에요. 자극제라 생각하면서 음악하고 있죠. 다만 그런 부분들이 음악성을 가리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음악을 반대하지 않았나. 음악과 공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반대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다만 당시의 시기에서는 공부를 더 가까이 해야 하지 않냐고 말씀하셨지 음악 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시진 않았어요. 지금은 음악만 하고 있죠. 공부만 해야 하나, 음악만 해야 하나하는 고민은 일단 필요 없는 것 같아요. 할 수만 있으면 둘 다 하는 게 좋죠.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은 경영 쪽으로 대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계속 공부하면서 음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요.
프로듀서 정지찬은 어떻게 만났나.
원래는 <나는 가수다> 음악감독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사실 어떤 음악을 하시는지는 잘 몰랐죠. 그러다 라디오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고 음악도 공유하고 많은 얘기를 했어요. 성격도 잘 맞았고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 출신이기도 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마침 주변에서 추천도 있었구요. 대중적이라는 특성을 굉장히 잘 파악하시는 분이었어요. 사실 처음 부탁드렸을 땐 (프로듀싱 하는 것에 대해) 되게 조심스럽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뮤지션 로이킴보다 사람 로이킴을 먼저 만나려고 하셨고요. 다행히 잘 맞았죠.
앨범의 곡 전반에서 좀 잦다 싶을 정도로 가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의도가 있나.
아뇨. 딱히 의도한 것은 없었어요. 목을 써서 진성을 내는 것보다 목에 무리가 안 가게 하면서 가성을 내는 것이 더 편했어요. 부르는 제가 편하니 듣는 사람들도 편하실 것 같았고요. 목을 긁거나 세게 내지르는 트랙은 「나만 따라와」밖에 없어요. 그런 스타일에 목이 또 쉽게 잠기기도 하고요. 편한 것을 추구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멜로디가 강점이다. 이 강점이 한편으로는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함이라는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봄봄봄」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비교되었던 것처럼.
아무래도 영향이 있는 거죠. 어려서부터 김광석 노래를 들어왔으니까요. 그런 풍이 묻어나오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Love love love」도 제가 자연스럽게 흘려냈던 멜로디를 담은 것이고요.
앞으로의 행보가 대중적인 방향과 실험적인 방향 둘 중 어느 쪽으로 진행될 것 같은가?
대중적인 쪽으로 갈 거예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음악가의 목표는 자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늘리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번 앨범의 곡들도 대중적인 관점에서 전에 썼던 곡들을 다듬고 다듬어서 골랐어요. 그렇다고 실험하는 쪽으로 두려움은 갖지 않을 거고요.
가수에게 중요한 첫 앨범으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나.
기분 좋아지는 음악. 그게 전부인 것 같아요. 실험적인 음악은 가끔 호불호가 갈리잖아요. 그보다 전 듣기에 편하고 불편한 자극이 없는 느낌을 담고 싶었어요. 남녀노소가 들었을 때 미간 안 찌푸리고 들을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중요한 것 같았고요. 편안하게 흘러가는 음악인 거죠.
이승철, 김예림과 활동 시기가 겹친다. 슈스케 출신으로 어떻게 보면 멘토, 선배와 함께 하는 것인데 기분이 어떤가?
「봄봄봄」 때도 굵직하게 겹쳤잖아요. 조용필, 싸이. 사실 그런 것 생각하면 잘 안 될 것 같아요. 누구누구 나온다고 해서 등장 시기를 미룰 수도 없고.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
내 인생을 결정한 최고의 음반을 꼽는다면.
먼저 아까 말씀드렸던 그린 데이의 < American Idiot >이에요. 그리고 김광석 <다시 부르기>앨범은 1편과 2편 둘 다 좋아해요. 사실 다 김광석 작사 작곡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노래를 자기 목소리로 자기화하는 힘에 놀랐고 또 중요성을 느꼈죠. 마지막으로는 데미안 라이스의 < O >를 꼽을게요.
앨범 전곡을 다 직접 썼다. 작곡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했어요.
「봄봄봄」을 부를 때 너무 예쁘게 부르려고 노력했던 게 사실 아쉬웠거든요. 「Love love love」를 작업할 때는 예쁘면서도 신나게 부르면 좋겠다 싶었죠.
싱글 「봄봄봄」에 이어 첫 앨범도 반응이 좋을 것 같다. <슈퍼스타K> 끝나고 난 뒤 이 정도의 존재감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나.
아니요. 그런 생각을 했으면 오히려 안됐을 거라 생각해요. ‘난 잘 될 거야’라는 생각하고 ‘난 잘 되어야지’라는 생각은 다를 것 같아요. 저는 더 잘 되어야지 하면서 노래를 쓰기 시작했고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시절부터 노래를 하고 내려왔을 때 부끄럽지 않은 무대를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만족했던 무대들은 대중들도 만족해주셨고요.
앨범 만드는 작업은 처음이다. 어떤 느낌으로 임했는가.
슈스케 때는 다른 분들의 음악을 재해석했잖아요. 앨범만큼은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은 매일, 매년 늘 바뀌는 거 같아요. 우선 스물한 살의 로이킴이 하고 싶은 음악은 청년이 풀어내는 그 감정들을 솔직하게 담은 것이라고 할까요.
「할아버지와 카메라」에는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
「봄봄봄」 나왔을 때 쯤, 라디오 방송 끝나고 집으로 가고 있었어요. 한 할아버지께서 디지털 캠코더로 자기랑 주위 풍경을 찍으시면서 여의나루역을 지나가시더라고요. 매니저 형이 보고 진짜 멋있다고 해서 봤는데 이건 노래로 써야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장면에 남은 인생의 흔적을 조금씩 기록해가는 모습과 몸이 아파 집에서 쉬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봄 날씨를 찍어 보여주려는 모습을 상상해 덧칠했죠. 원래 기획은 「할배와 카메라」였는데 주위에서 그 말은 안 된다고 해서…(웃음)
「그대」라는 단어가 가사에 자주 등장한다. 20대에 막 들어선 젊은이의 감성과는 거리가 있는 용어 아닌가.
작사 면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제가 느꼈던 감정을 옛 감성으로 풀어내고 싶어서 그렇게 쓴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는 매력도 느꼈고 제 노래에도 잘 맞을 거 같고요.
1993년생에게는 힙합이나 R&B와 같은 흑인 음악이 더 가까울 텐데 표현영역이 과거의 음악이라고 할 포크, 컨트리 쪽이라는 게 놀랍다.
어렸을 때 이문세, 김광석, 김현식, 안치환 같은 선배 분들의 노래를 들었어요. 어머니가 좋아하셨거든요. 아무래도 디지털화된 음악들은 제 적성에 맞지 않더라고요. 포크 음악을 좋아하기도 더 좋아했고 듣기도 더 많이 들었고요. 환경적인 영향도 있었고 제 취향에도 어울렸죠.
포크, 컨트리 음악, 어떤 게 매력인가.
기교부리지 않은 그대로의 목소리가 좋아요. 노래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느낌이 특히 좋죠. 물론 포크와 컨트리만 들은 것 아니예요. 듣기는 이것저것 다 들어봤어요. 그린 데이(Green Day), 오아시스, 뮤즈도 들었고 비틀즈랑 존 덴버까지도 거슬러 올라갔고요. 제임스 모리슨, 제임스 블런트를 접하면서 브릿 팝 쪽으로도 넘어갔다가 제이슨 므라즈와 데미안 라이스까지 듣고 나서 제 노래가 나온 것 같아요. 흑인 음악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에요. 브라이언 맥나잇도 좋아해요.
한편 「나만 따라와」는 로킹(Rocking)한 스타일이다. 록 음악에 대한 경험이 있나.
중학교 때 밴드를 했어요. 링고 스타라는. (밴드 이름을 왜 그렇게 정했나?) 모르겠어요. (웃음) 친구들이 정했어요. 아까 말씀드렸던 그린 데이 노래도 불렀고 YB 「나는 나비」도 자주 연주했죠. 사실 그 때는 그린 데이 광팬이었어요. 죽기 전에 안 보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밴드를 해보고 싶진 않은가.
해보고 싶죠. 밴드에 대한 매력을 분명히 느꼈고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록만 하는 밴드보다는 재즈도 하고 여러 음악을 아우를 수 있는 풀 밴드 스타일로 해보고 싶은 거죠.
한창 밝다가도 「도통 모르겠네」에 이르러서는 비애감도 느껴진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성격이 어떤가.
마냥 상쾌하고 기분 좋은 성격은 아니에요. 싫어하는 것도 분명히 있죠. 생각이 많으니 잠에 쉽게 못 드는 경우도 많고, 외로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어요. 부담감도 느끼고요. 이 세상에서 “나는 기분 좋게 살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 이번 앨범에도 좋은 기분만 넣었다면 제 모든 모든 면을 다 보여드리지 못 했을 것 같아요. 역효과가 났겠죠.
음악도 괜찮지만 로이킴에 대한 높은 관심에 외모도 작용할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싫으면 그 사람의 노래가 좋게 들릴 수 없을 거예요.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사람을 볼 때는 성격도 보면서 외모도 보잖아요.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음악을 접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음악을 먼저 듣고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죠. 외모를 먼저 좋아해주신 팬들은 사람 로이킴을 먼저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로이킴을 두고 팬들이 여러 이미지를 부여한다. 그 중에서 실제와 괴리가 있는 이미지를 꼽는다면.
재벌 2세. 괴리라기보다는 과대평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붙여주신 이미지들이 물론 다 좋은 것들이에요. 자극제라 생각하면서 음악하고 있죠. 다만 그런 부분들이 음악성을 가리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음악을 반대하지 않았나. 음악과 공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반대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다만 당시의 시기에서는 공부를 더 가까이 해야 하지 않냐고 말씀하셨지 음악 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시진 않았어요. 지금은 음악만 하고 있죠. 공부만 해야 하나, 음악만 해야 하나하는 고민은 일단 필요 없는 것 같아요. 할 수만 있으면 둘 다 하는 게 좋죠.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은 경영 쪽으로 대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계속 공부하면서 음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요.
프로듀서 정지찬은 어떻게 만났나.
원래는 <나는 가수다> 음악감독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사실 어떤 음악을 하시는지는 잘 몰랐죠. 그러다 라디오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고 음악도 공유하고 많은 얘기를 했어요. 성격도 잘 맞았고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 출신이기도 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마침 주변에서 추천도 있었구요. 대중적이라는 특성을 굉장히 잘 파악하시는 분이었어요. 사실 처음 부탁드렸을 땐 (프로듀싱 하는 것에 대해) 되게 조심스럽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뮤지션 로이킴보다 사람 로이킴을 먼저 만나려고 하셨고요. 다행히 잘 맞았죠.
앨범의 곡 전반에서 좀 잦다 싶을 정도로 가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의도가 있나.
아뇨. 딱히 의도한 것은 없었어요. 목을 써서 진성을 내는 것보다 목에 무리가 안 가게 하면서 가성을 내는 것이 더 편했어요. 부르는 제가 편하니 듣는 사람들도 편하실 것 같았고요. 목을 긁거나 세게 내지르는 트랙은 「나만 따라와」밖에 없어요. 그런 스타일에 목이 또 쉽게 잠기기도 하고요. 편한 것을 추구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멜로디가 강점이다. 이 강점이 한편으로는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함이라는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봄봄봄」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비교되었던 것처럼.
아무래도 영향이 있는 거죠. 어려서부터 김광석 노래를 들어왔으니까요. 그런 풍이 묻어나오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Love love love」도 제가 자연스럽게 흘려냈던 멜로디를 담은 것이고요.
앞으로의 행보가 대중적인 방향과 실험적인 방향 둘 중 어느 쪽으로 진행될 것 같은가?
대중적인 쪽으로 갈 거예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음악가의 목표는 자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늘리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번 앨범의 곡들도 대중적인 관점에서 전에 썼던 곡들을 다듬고 다듬어서 골랐어요. 그렇다고 실험하는 쪽으로 두려움은 갖지 않을 거고요.
가수에게 중요한 첫 앨범으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나.
기분 좋아지는 음악. 그게 전부인 것 같아요. 실험적인 음악은 가끔 호불호가 갈리잖아요. 그보다 전 듣기에 편하고 불편한 자극이 없는 느낌을 담고 싶었어요. 남녀노소가 들었을 때 미간 안 찌푸리고 들을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중요한 것 같았고요. 편안하게 흘러가는 음악인 거죠.
이승철, 김예림과 활동 시기가 겹친다. 슈스케 출신으로 어떻게 보면 멘토, 선배와 함께 하는 것인데 기분이 어떤가?
「봄봄봄」 때도 굵직하게 겹쳤잖아요. 조용필, 싸이. 사실 그런 것 생각하면 잘 안 될 것 같아요. 누구누구 나온다고 해서 등장 시기를 미룰 수도 없고.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
내 인생을 결정한 최고의 음반을 꼽는다면.
먼저 아까 말씀드렸던 그린 데이의 < American Idiot >이에요. 그리고 김광석 <다시 부르기>앨범은 1편과 2편 둘 다 좋아해요. 사실 다 김광석 작사 작곡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노래를 자기 목소리로 자기화하는 힘에 놀랐고 또 중요성을 느꼈죠. 마지막으로는 데미안 라이스의 < O >를 꼽을게요.
인터뷰 : 임진모 윤은지 이수호 김근호
정리 : 이수호
사진 : 위수지
정리 : 이수호
사진 : 위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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