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장을 보고, 나란히 누워 TV를 보고, 늦은 야식을 먹고, 야구장 데이트를 한다. 출근을 돕고, 퇴근 후에 함께 저녁을 먹으며, 좋은 날 함께 자전거를 탄다. “기억을 사진처럼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배성태의 그림 장면들이다. 작가의 그림은 일상을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드는 매력이 있다. 별 것 아닌 일상인데 그림 안에서 빛이 난다. 작가는 지금 정말로 행복하리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구름 껴도 맑음』은 네이버 그라폴리오, 인스타그램 등에 연재한 그림을 모은 것이다. 작가는 결혼 후, 신혼생활을 하면서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행복한 순간, 소소하고 평화로운 일상들을 한 권의 책 안에 붙잡아 생활의 역사를 만들었다. 이 작업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배성태 작가는 삶이 변하고 나이 드는 과정을 계속 그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일상이 누군가의 공감을 받고, 가끔은 위로가 되며, 짧은 순간 휴식이 될 수 있다면 즐겁게 그릴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공감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대로 지나쳐도, 좋은 것도 즐기는 마음으로 가볍게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각보다 훨씬 좋았어요
특별하고 빛나는, 짧은 순간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 평화로운 순간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았어요. 그런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고요. 이걸 기록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특별한 건 기억을 하겠죠. 그런데 이건 너무 사소한 기억이다보니 잊어버리기 십상이에요. 그 기억들을 간직하고 싶었어요. 기억을 사진처럼 만들어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림으로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림을 보면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라요. 전후 과정도 모두 기억이 나거든요. 그게 좋았어요.
『구름 껴도 맑음』이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예요?
너무 다들 힘들다고 하는 세상이다보니까요. 힘들기도 한데 막상 힘든 와중에도 또 좋더라고요. 그 감정에 어울리는 말이 없을까 하다가 바로 튀어나온 말이에요.
이 자체가 하나의 기록이잖아요. 그런데 그림을 잘 안 보신다고요.(웃음)
기록은 좋은데요. 제가 기억을 재구성해서 그리는 거잖아요. 조금 더 담백하게 그릴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생각할 때는 너무 달달한 거죠. 제가 보는데도 조금 그렇더라고요. 간지러워서요.(웃음)
그림을 처음 그리던 신혼 초기와 지금은 조금 다른가요?
제 생각에는 똑같은 것 같은데요. 예전에는 서로의 다른 모습에 치중해서 그렸다면 지금은 정말 사소한 일들에 집중해서 그리거든요. 그래서 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신혼 초와 지금, 다를 수 있겠죠.
이전에 비해 지금 그리는 그림이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예전에는 서로 다르게 자란 남녀가 만나서 섞이는 과정을 그린 거라면 지금은 어느 정도 서로를 알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처음보다는 조금 덜 달달하지 않나 생각해요. 저도 그런 부분을 조금 빼고 싶었고요.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은 결혼 후에 생긴 거죠?
네, 장거리 연애를 했어요. 그러다보니 많이 못 만났어요. 연애기간은 3년이었지만 사실 가까이에서 1년 만난 사람들보다 많이 못 만났으니까요. 그래서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는데요. 해보니까 정말 좋은 거예요. 생각보다 훨씬 좋았어요.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흘려보내기는 아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저는 일상을 그리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했고요. 그리는 것도, 소년 만화 같은 것을 동경했고 그리고 싶었는데요. 일상이 행복하다보니 저절로 나오게 된 것 같아요.
다양한 순간을 담았는데요. 이 중 특별히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뭔가요?
가장 첫 부분에 나오는 흰색 배경의 그림인데요. 다른 그림들은 색이 가득 차 있는데요. 이것만 백지예요. 이 그림을 그리면서 우리가 앞으로 색을 채워나간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거든요. 아무것도 없는 살림이지만 앞으로는 이곳을 우리의 기억으로 채워나가자는 생각을 했고요. 그 생각이 지금도 좋아요. 그래서 이 그림을 제일 좋아해요.
순간 떠오르는 감정들
작업 방식도 궁금해요. 사진을 찍어두시는 건가요? 메모를 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메모를 해요.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예전에는 그런 습관도 없었는데 말이에요.(웃음) 안 적어놓으면 자꾸 잊어버리더라고요. 사소한 순간이니까요. 그 순간에 ‘이걸 내일 그려야지’ 하면서도 안 적어놓으니까 잊어버려요. 그래서 생각났을 때 최대한 빨리 적어두죠.
작업 시간은요? 오래 걸리는 편인가요?
잘 되는 날이 있고 잘 안 되는 날이 있는데요. 그런 걸 따졌을 때 평균적으로 한 작품당 두세 시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잘 안 풀릴 때는 어떻게 하세요?
끝까지 해보려고는 하는데요. 너무 안 되면 그냥 안 그려요. 차라리 다음에 그리는 게 더 잘 나오기도 하고요. 더 빨리 그릴 수도 있더라고요. 다른 걸 그리는 것도 아니에요. 하나가 안 되면 다 안 되거든요. 그냥 그 날은 쉽니다.(웃음)
프리랜서는 내가 사장이자 직원이잖아요. 더 이상 쉴 수 없을 때, 나를 일로 돌아오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할 때도 있더라고요. 어떠세요? 다시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하는 일도 있나요?
사실 그리는 게 저한테는 재미있는 일이니까요. 조금 쉬다보면 또 하고 싶어져요. 그래서 순식간에 또 빠져들게 되는 것 같고요. 너무 하기 싫을 때도, 어쨌든 이게 절 먹여 살리는 거니까요.(웃음)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아내 분은 직장생활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것에 대한 감각도 많이 보였어요. 그게 작업에도 큰 자극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저도 직장생활을 안 해본 건 아니거든요. 한 2년 정도 해봤는데요. 출퇴근 하는 게 진짜 쉽지가 않더라고요. 특히 저는 지방에서 1년, 서울에서 1년을 했는데요. 서울에서 출퇴근을 할 때는 출퇴근 자체가 너무 힘든 거예요. 일도 힘들겠지만 출근하고 퇴근할 때 진이 다 빠지잖아요. 그걸 생각하니까 아내를 보면 짠한 느낌이 많아요. 자기는 별로 일 안 했다고도 하는데 그냥 짠하죠.
작업시간을 질문한 이유가 있었는데요. 무심코 그림을 넘기면서 재미있다, 공감된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요. 그림 하나를 그리는 시간은 길 텐데 보는 입장에서는 순식간에 넘어가니까 작가가 좀 아쉽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불균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 그림을 이렇게 봐달라, 하는 당부의 말 같은 것도 있을까요?
제 생각은 다른데요. 차라리 빨리 소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기본적으로 저는 이 그림들이 완성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어차피 그 순간 떠오르는 감정들을 바로 그린 거니까요. 사실 전날 그린 그림을 다음 날 보면 약간 새벽감성처럼(웃음) 저도 이상해보일 때가 있거든요. 아쉬움은 별로 없어요. 어차피 작업하는 시간도 다른 만화 작가들에 비해서는 터무니없이 순식간에 그릴 수 있는 내용들이거든요. 만화 작가들은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 스토리를 완결하기 위해서 끝까지 이끌어가잖아요. 어찌보면 지겨울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바로 떠오르는 것,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리기 때문에 차라리 더 재미있고 즐기면서 그릴 수 있는 거죠. 그림에 그런 제 마음이 녹아있고요. 그러니까 사람들도 제 그림을 너무 깊게 들여다보지 말고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공감하는 그림이 있으면 보고, 아니면 그냥 넘기고요.
만화가 아니라 일러스트라는 도구를 선택한 이유도 그것인가요?
만화의 호흡이 되게 길잖아요. 계속 끌어가야 하는데 저는 그걸 못했어요. 전공이 만화인데 그걸 못해서 한 컷부터 시작한 거예요. 한 컷부터 하다가 지금은 4컷 만화도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하다가 나중에는 긴 호흡의 만화를 그려보자는 게 목표예요.
만화는 제가 못해서 포기했던 거라 한 번 닿아보고 싶은 건데요. 어쨌든 제가 잘하는 걸 하고 싶고요. 저는 이쪽을 더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 작업을 쭉 하면서 병행을 해보려고 해요. 잘 되면 좋고요.
지금 작업하고 계신 만화 작업도 있나요?
현재 하고 있는 것은 없어요. 그게 제게는 부담이 되어서 말이에요. 졸업을 하면서 자격지심 같은 게 많이 생겼었어요. 일부러 만화도 안 보고, 그리지도 않고 그랬거든요. 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보기도 힘들어서요.
누구나 겪은 일상들
또 다른 주인공, 아내 분은 그림을 보면 뭐라고 하나요?
일단 잘 안 봐요.(웃음) 그려서 보여주면 좋아하긴 하는데요. 자기 이야기다보니 부끄러워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자기가 생각했던 그때의 기억과 제 기억이 다를 수 있잖아요. 그런 차이가 재미있다, 신기하다고 하긴 하는데요. 정말 즐겨보는 독자는 아닌 거죠. 그래서 목표는 아내가 즐겨보는 그림을 그리자는 것이 되었어요.
같은 일을 놓고도 달리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서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면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그림이 두 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처음에는 저만 생각하고 제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렸던 것 같아요. 반면 지금은 좀 달라졌어요. 아내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림을 봐왔잖아요. 제가 어떤 걸 그리는지 알고요. 그래서 ‘이런 것도 그리면 재미있겠다, 그려봐’라고 얘기해주기도 하고요. 제가 그리면 ‘이건 이렇게 바꾸는 것도 좋겠다’고 말하기도 해요. 항상 검사를 받아요.(웃음)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조금 다를 수 있잖아요. 그래서 꼭 물어보려고 해요. 아무리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도 제가 가지고 있는 것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물어보죠. 어쨌든 정말 사소한 일이라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생기더라고요. 원래 취지가 정말 사소한 일을 그리자는 거였으니까요. 현재를 즐기다보면 이야기는 떠오르는 것 같아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의 장점도, 단점도 있잖아요. 내가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으세요? 아내 분이 검사도 한다고 하셨는데요.
아내가 검사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는 아니고요. 아내는 일단 하고 싶은 것은 하라는 식인데 제가 그냥 보여주는 거고요. 아내도 예전에는 넣지 말라고 했던 그림들이 있었거든요. 너무 사생활이기도 하니까요. 일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저희만의 모습이고요. 저희로서는 부담스럽죠. 그런데 그런 그림도 책에 다 넣었어요. 왜냐하면 어차피 이것들이 저희만 겪는 일은 아닐 것 같더라고요. 굳이 숨길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령 ‘비하인드 스토리’ 부분을 보면 처음 결혼을 허락 받기 위해 아내의 부모님을 만나러 갔을 때 겪은 일이 나오잖아요. 거기서 작가가 어머니께는 하얀 거짓말을 하죠. 이런 내용을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게 신경 쓰이지 않았는지 궁금했거든요.
제가 드러나는 건 괜찮은데요. 말씀하신 부분은 아버님이 드러나는 대목이었잖아요. 그러니까 혹시 아버님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조금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런데 책을 아버님도 다 보셨거든요. 보시고는 그냥 “재미있다” 하시더라고요.(웃음) “배 서방, 나랑 닮았다” 하시고요. 저를 아시니까요. 저도 알고요. 아버님이 나쁜 의도로 물어보신 게 아니잖아요. 순수한 우려였고, 그런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보니 괜찮아졌어요. 아버님이 나쁜 의도로 물어보신 게 아닌데 그 장면을 넣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어머니 반응은 어떻던가요?
아(웃음), 그건 안 물어봤어요. 혹시 속상하실까봐서요. 어차피 지금 잘 사는 모습 보시고 계시니까요. 물론 처음 보셨을 때는 놀라실 수 있겠는데요. 이해하실 것 같아요.
구름 껴도 ‘맑음’
앞으로도 이 작업은 꾸준히 계속 되나요?
할 것 같아요.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떤 웹툰은 보면 십 년 동안 연재하면서 나이 먹어가는 모습이 보이잖아요. 가령 혼자 시작했다가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도 그런 식으로 하고 싶어요. 결혼하면서 시작했고,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고 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어요. 독자도 저와 함께 커가는 거잖아요. 그게 좋은 것 같아요.
굉장히 길게 보고 계시는군요.
일단은 희망이죠. 재미있을까, 하는 고민은 해요. 지금은 어쨌든 신혼생활을 그리다보니 연애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잖아요. 그런데 나중이 되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 사람들이 공감해줄까, 라는 생각도 하거든요. 지금은 제가 좋아서 그리는 거고, 그걸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잖아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이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죠. 제가 좋아서 그리지만 공감을 안 하실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게 되면 어찌되었든 그림은 재미로만 그리고 일은 다른 걸 찾아봐야겠죠.(웃음)
SNS로 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최근에 보니까 말풍선을 공란으로 두고 독자가 내용을 채워 넣는 이벤트도 하셨던데요.
가장 먼저는 사람들과의 소통이었어요. 저는 보여주는 것밖에 하지 않으니까요. 말을 빼면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해봤는데 반응이 괜찮은 거예요. 처음엔 사람의 경험이 다 똑같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한 경험을 다른 분들도 했겠지, 생각했거든요. 그런 생각으로 이 장면에서는 다른 사람들도 저와 비슷하게 말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렸어요. 그래서 이것도 비슷하게 채우기 쉽겠지 생각했는데요. 비슷한 것도 있지만 다른 것도 있더라고요. 사랑도 똑같아 보이는데 정말 여러 가지잖아요. 그 속에 또 아주 다양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고요. 그런 것이 재미있어요.
다른 것들이라면 어떤 걸까요? 기억나는 게 있으세요?
생각보다 힘든 분들이 많더라고요.
힘든 일상이 많죠. 그런데 『구름 껴도 맑음』에는 다툼이나 갈등이 별로 없어요. 그것이 이 그림에서 위로 받는 이유이기도 하겠지만요. 일부러 안 그리시는 건가요?
진짜 없어서예요.(웃음)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겠는데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한테 잘 말을 안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쨌든 제 일상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해서 제가 억지로 그런 그림을 그리거나 지금 그리는 것을 자제하거나 일부러 막거나 할 생각은 없어요. 웹툰 같은 것 보시면 악플 되게 많은데요. 저는 악플이 지금껏 손에 꼽을 정도거든요. 한두 개 정도밖에 없었어요. 플랫폼 차이는 있겠지만 별로 없었던 터라 그냥 이렇게 계속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도 되겠구나, 생각해요. 잘 이해해주시고, 받아주시는 것 같아요.
성향이 긍정적이신 것 같아요. 밝은 쪽을 더 보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있어요.
네, 전 그런 것 같아요. 힘든 감정에 빠지면 다 힘들게 보이더라고요.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이라 새벽이 되면 되게 우울해지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그런데 그럴 때는 그냥 있기보다 차라리 재미있는 걸 하는 게 더 빨리 빠져나오게 되기도 해요. 그래서 ‘맑음’ 쪽을 더 보려고 해요. 어쨌든 그게 더 기분이 좋으니까요.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다
주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활동하시죠?
재미있는 게 두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구체적으로 설명 드릴 수는 없어요. 계속 쌓여온 경험이라서요. 그런데 어떤 그림은 인스타그램에서는 굉장히 반응이 좋은데 페이스북 쪽으로 가면 거의 반응이 없어요. 그런 것도 굉장히 많아요. 댓글 반응이나 그런 것도 확연하게 달라요. 이용자 연령, 성향 차이도 조금 있는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이 더 좋으세요? 좀 더 편안한 채널이 있나요?
제가 조금 더 소통하기 편안하고, 그림을 올리기 좋은 게 인스타그램인 것 같아요. 어쨌든 페이스북은 그림과 글이 함께 보이는 곳이라서 레이아웃 자체가 와 닿지 않아서요.
앞으로 또 어떤 작업을 계획 중인가요?
고양이를 좀 더 그리고 싶은데요. 확장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지금은 5월 중순부터 고양이에 관한 웹툰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처음에 막연하게는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구름 껴도 맑음』에도 고양이를 계속 등장시켰고요. 그러다가 4컷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요. 웹툰을 연재하게 됐는데요.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계속 고양이와 관련 있는 작업을 함께 해나가고 싶어요.
원래 고양이를 키웠던 건 아니죠?
결혼하면서 키웠어요. 원래 고양이를 안 좋아했어요. 아내 설득에 넘어가서 키우게 됐는데요. 진짜 고양이에 대해 전혀 몰랐던 거죠. 편견도 많이 갖고 있었고요. 키워보니 너무 좋아요. 고양이 그림을 많이 그리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