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재 “웹툰이 단행본으로도 사랑 받으려면”
『이희재 삼국지』가 개정판으로 완간됐다. 2002년에 출간된 『이문열 이희재 만화 삼국지』를 토대로, 나관중의 원작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벗어난 부분을 살피고, 중국 민중들 사이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에피소드를 일부 보탰다. 1800여 년 전 고대 중국의 이야기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만화가 이희재는 『삼국지』를 두고 “세상살이를 읽는 책”이라고...
View Article구효서 “변덕은 나의 힘”
구효서는 ‘나는 이쪽저쪽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그가 오고 간 세계의 끝에는 서사와 비서사, 익숙함과 낯섦, 대중적 소설과 실험적 소설이 있었다. 소설집 『아닌 계절』은 후자의 세계와 더 가깝다. 모호한 공간과 뒤틀린 시간 속에 알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이름조차 가지지 못했거나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이는...
View Article손원평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여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말한다.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고. 감정이 없는 아이에게는 다행히도 엄마와 할머니가 있다. 이들은 불운한 사고로 곧 아이 곁을 떠나지만 또한 다행스럽게도 ‘심...
View Article소설가 배상민, 일본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에게 묻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작가 자살을 예고하고 갑자기 사라진 여자, 다치바나 료코. 행방 불명된 연인을 찾기 위해 나라자키는 그녀가 잠시 몸담았던 종교 단체를 찾아가게 된다. 자신을 아마추어 사상가라고 소개하는 마쓰오 쇼타로가 이끌고 있는 단체 사람들로부터 그녀가 1995년 도쿄 지하철에 치명적 맹독가스 사린을 무작위로 살포한 옴진리교처럼 극단적 종교 단체인 ‘교단...
View Article마틴 피스토리우스, 자기 몸이 감옥이었던 사람의 분투기
마틴 피스토리우스와 그의 아내 조애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2살 소년 마틴 피스토리우스는 어느 날 희소병인 크립토코쿠스 뇌막염으로 의식불명에 빠지고 식물인간이 된다. 4년 후 기적적으로 의식이 돌아오지만, 눈짓으로도 알리기 힘들 정도의 마비 상태의 몸으로는 누구도 의식이 돌아왔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뜨거운 차를 식혀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몸이 불편하니...
View Article공지영 “나는 소설가로 불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한 작가를 좋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잘 쓴 작품? 마음을 움직인 한 문장? 또는 작품을 대하는 성실한 태도? 어떤 일도 어떤 감정도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유가 있다. 소설가 공지영이 쓴 단편집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읽고 나는 작정했다. 실로 오랜만인 소설, 왜 계속 산문집만 냈냐고도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한 문장을 읽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View Article외국 데이터 과학자가 본 한국의 페미니즘
주한나(필명 양파)는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대한민국 대사관조차 없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민을 가 외국인 남편과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다. 그 와중에 일을 하면서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런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한다. 동양인 여성의 신분으로 타지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유명 외국계 기업에서 촉망 받는 분야의 전문가로...
View Article독보적인 록 스타일리스트, [Alexandros]
데뷔로부터 7년. 다소 늦은 데뷔를 만회하듯 쉬지 않고 달려, 어느덧 독보적인 센스와 경이로운 실력을 갖춘 일본의 정상급 밴드로 발돋움한 [알렉산드로스]. 처음부터 '완벽한 존재'로서의 경이로움을 발했던 이 네 명의 록 스타일리스트들은, 국적에 얽매이지 않은 음악을 무기로 여러 나라로의 모험을 막 시작하고 있는 중이다. 성황리에 마무리 된 내한공연의...
View Article박은령 “드라마 는 애증의 작품”
화제 속에 막을 내린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동명의 소설로 다시 찾아왔다. 박은령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손현경 작가의 각색이 더해져 탄생한 『사임당 빛의 일기』는 드라마가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제작 여건상 수정이나 생략이 불가피했던 부분들까지 고스란히 살려낸 것이다. 사건의 내막과 인물들의 심리가 세세하게 묘사된...
View Article최영건 “손을 뻗으려면 눈앞의 공기를 흩뜨려야 한다”
도미노 조각이 넘어진다. 쓰러짐은 다음 조각으로 이어진다. 파장은 가시적이고 예측 가능한 범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공기가 진동하고 흐름이 바뀌면서, 알 수 없는 곳에서 알 수 없는 변화를 이끌어낸다. 『공기 도미노』는 그 현상을 집요하고도 세밀하게 그려낸다. 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에서, 인물들은 각 장의 화자로 등장한다. 앞 장의 주변 인물이 다음...
View Article정여울 “상처 받지 않고는 뭔가를 배울 길이 없더라”
막 40대가 되었다. 훨씬 편안해졌다. 정여울 작가는 그 편안함의 정체를 ‘솔직함’에서 찾았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옹송그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거짓에 다름 아니었다. 점점 스스로를 고립시킬 뿐. 그는 이제 예전보다 자신을 훨씬 더 좋아한다. 변화한 자신을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고,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게 좋다. 정여울 작가는 친구들에게...
View Article지코 “내 애티튜드는 스스로를 가두지 않는 것”
원 데이 원 버즈(One day, One verse)! '지코(Zico)'하면 하루에 절(節) 하나씩을 창작해내는 성실함이 먼저 떠오른다. 타고난 래핑 역량에 더해진 피땀 어린 노력은 힙합이 대중음악의 대세로 부상한 시의와 맞물려 진즉에 '탈(脫)아이돌 랩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부모가 이름을 아는 래퍼, 동시에 으뜸의 핫한 아이돌이다. 언더 태생의 랩과...
View Article배성태 “결혼, 생각보다 훨씬 좋았어요”
함께 장을 보고, 나란히 누워 TV를 보고, 늦은 야식을 먹고, 야구장 데이트를 한다. 출근을 돕고, 퇴근 후에 함께 저녁을 먹으며, 좋은 날 함께 자전거를 탄다. “기억을 사진처럼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배성태의 그림 장면들이다. 작가의 그림은 일상을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드는 매력이 있다. 별 것 아닌 일상인데 그림 안에서 빛이 난다. 작가는...
View Article진화의학자 권용철 “아이들이 편식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는 진화의학의 관점에서 우리 몸을 살피는 책이다. 진화의학은 인체가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해 온 과정에 중점을 두고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적응의학이라고도 한다.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는 몸이 생활습관을 따라잡지 못하는 데에서 병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아직도 우리 몸은 원시시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데 주위를 둘러싼...
View Article한기연 “뭘 하면 이보다 나을 것 같아요?”
한동안 표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내일 해야 할 일이 걱정되고, 그 결과가 좋지 않을까 두렵고, 타인과의 관계가 어그러질까 초조하고, 아직 갖지 못한 것들에 조바심이 나고, 누구도 보장해 주지 않는 노후가 위태로운데, 우리는 불안으로부터 자유롭다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
View Article박산호 “베테랑 번역가도 몰랐던 영단어 사용법”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림’. 배신의 사전적 정의다. 단어가 믿음을 저버리는 순간도 있다. 기존에 알고 있던 뜻으로는 의미가 통하지 않을 때다. 베테랑 번역가도 피해갈 수 없는 이 시간들을 일컬어 박산호 저자는 ‘번역의 배신’이라 명명했다. 그리고 15년 동안 번역을 하며 수집한 “원어민은 자주 사용하지만 한국인은 잘 모르는 단어의 다양한 의미”를 모아...
View Article로다운 30, “범접할 수 없는 연주력으로 평가받고 싶다”
'저음으로 느린 템포의 혼을 흔드는 듯한 블루스'라는 뜻에서부터 로다운 30는 온전히 블루스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비단 하나의 장르로 치부하기엔 담겨진 것이 차고 넘친다. 블루스가 로큰롤을 낳고, 펑크(Funk)와 소울을 창조하며 일궈왔던 대중음악의 역사의 흐름을 집약해 담아냈다. 시대의 흐름과 교류, 영향의 연결고리를 무작위로 오가며...
View Article홍석천, “어차피 욕먹을 거 좀 더 놀 걸 그랬다”
2000년 커밍아웃 이후 17년이 지났다. 당시 서른 살이었던 배우 홍석천은 고정 출연하던 6개 방송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하고 누구도 불러주지 않은 채 3년여를 보냈다. 처음 창업한 가게는 실패했고 모아둔 돈까지 모두 썼다. 삶이 바닥을 친 기분이었다.시간이 지나 홍석천은 마흔일곱이 되었고 이태원에서 내로라하는 음식점 사장님이,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View Article문창기 이디야 대표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재밌을지 고민합니다”
꿈.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다. 기업가의 언어라고 하기엔 넓은 말. 그러나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가 말하는 꿈은 명확했다. 좋은 커피를 만들고,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정직한 프랜차이즈가 되어 가맹점의 이익을 더욱 높이는 것. 특히 문창기 대표는 직원의 평균 나이가 30세인 회사의 대표이자, 젊은 고객들이 찾는 커피 업체의 대표로서의 책무를...
View Article김영하 “팩트 따윈 모른다. 그냥 그들을 느낀다”
「옥수수와 나」의 주인공은 ‘모든 걸 궁금해하는 프루스트형 소설가’다. 김영하 작가는? 물론이다. 원고지를 채워야 사는 소설가는 매우 사소한 사건도 쉽게 잊지 않는다. 카페를 가도 집회에 가도 신문을 읽어도 사람들의 표정과 목소리를 샅샅이 살핀다. “세상 사람들은 지나치게 작가들에게 잘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이건 또 무슨 소린가? 김영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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