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오래 보고 오래 들으면 지루하다. 그런데 강주은의 이야기는 좀 달랐다. 기꺼이 오래 듣고 싶었다. 이유를 찾는다면 탁월한 배려, 온전히 대화에만 집중하는 눈빛 때문이다. 배우 최민수는 아내가 쓴 책 『내가 말해 줄게요』를 몇 장 읽고는 “아껴 읽고 싶다”며 천천히 책을 보는 중이라고 한다. 강주은은 107쪽에 이렇게 썼다. “제 바람은 나와 잠깐이라도 만나고 돌아설 때 ‘아, 느낌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성공이에요.” 이 날도 성공이었다.
“제가 말하는 그 ‘조건 없는 사랑’은 저의 선택이에요. 내 삶의 원칙은 내가 직접 한 선택이어야 해요. 손해 안 보고 싶다, 조건 없이는 안 된다, 왜 참기만 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존재하죠. 모든 선택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해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선택과 차단을 잘 판단해야 해요. 저는 조건 없는 사랑을 하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리고 그건 남녀 관계에 국한된 게 아니에요. 그것은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언제나 해당돼요. 저는 집에서부터, 그러니까 남편, 자식, 부모에게 먼저 손해 볼 준비를 했지요. 『내가 말해 줄게요』 302~303쪽)
항상 나를 잘 돌보고 싶어요
인터뷰를 하기 전에 꼭 기도를 하신다고요. 오늘도 하셨나요?
항상 하니까요. 물론 오늘도 했죠. (웃음) 생각하는 자세가 제 생활 속에 오랫동안 배어있어요. 누군가를 만날 때, 상대가 처음 보는 사람일 때는 더 깊이 생각해요. 이 사람과 저로 하여금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뜻이 있을까, 어떻게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버릇이 됐어요.
‘강주은의 소통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책이 나왔어요. 인터뷰집인데요. 출판사에서 굉장히 공들여 만든 것 같아요.
여러 면에서 너무 고마워요. 출판사가 갖고 있는 문화도 너무 공감됐고요. 소통이 잘 됐어요.
책 제안을 흔쾌히 받으셨다고요. 그간 출간 요청이 많았을 텐데요.
그동안은 시기가 잘 맞지 않았어요. 학교 일을 하고 있으니까 시간도 안 났고요. 올해로 학교 일을 내려놓은 지 딱 1년이 됐는데요. 올해 초 슬럼프가 왔을 때, 미메시스로부터 제안을 받았어요. 특별히 계획하고 진행하는 일이 없었던 때라 타이밍이 딱 맞았죠. 5개월 동안 매주 만나서 인터뷰했어요.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어린 시절 성장과정부터 남편과의 만남, 결혼, 신혼, 부부생활, 자녀교육까지, 굉장히 깊은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인터뷰를 에세이로 가공하지 않아서 더 자연스럽게 읽혔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기획자, 편집자 분과 만났어요. 짧게는 4시간, 길게는 6시간씩 대화를 나눴어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제가 정신적으로 치유가 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지? 내가 어떻게 이런 삶을 살게 됐지?’가 정리되는 기분이었어요. 제 삶을 되돌아보게 됐고요. 정리하는 게 굉장히 고된 일이잖아요. 그런데 출판사가 너무 섬세하게 일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까지 꺼내놓게 됐어요. 사람이 인터뷰를 할 때면 그 날의 기분, 생각들이 조금씩 다를 수 있잖아요? 그런데 편집자 분이 “제 이야기를 쭉 듣다 보면 일관성이 있다”고 하셨어요. 저는 이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했어요.
‘최민수의 아내’ 같은 카피가 전혀 없더라고요. 온전히 강주은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받고 나서 정말 꿈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감이 나지 않았죠. 이제는 ’남편 이름에서 내가 독립해야겠다’ 그런 생각은 없어요. 제가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감사한 마음이에요. 나라는 존재 앞에 남편의 이름이 따라와도 전혀 상관없어요. ‘최민수의 아내로 내 인생은 끝나나’ 이런 생각은 이제 하지 않아요.
나이 듦의 변화일까요? 아니면 받아들인 걸까요?
과정이 생겼다고 할까요? 나름대로는 두 개의 생활을 살았어요. 서울외국인학교에서 대외협력 이사로 일할 때는 아내, 엄마라는 이름이 없었으니까요. 남편의 이름을 들을 일도 없었고요. 그런데 학교를 벗어나면, 남편 세상이 됐어요. 강주은 이라는 이름 앞에 ‘최민수의 아내’가 꼭 따라붙었죠. 제 이름이 다시 불린 건, 예능 프로그램 <엄마가 뭐길래>에 출연하면서부터예요. ‘깡주은’이라는 이름이 생겼으니까요.
방송을 통해 본 강주은의 모습이 책에도 곳곳에 비쳐지더라고요. 강인하면서 부드럽다고 할까요? 놀라운 건, 어린 시절의 이야기였어요. 너무나 일찍부터 엄마, 아빠를 배려하는 외동딸이었더라고요. 부모님으로부터 극진한 사랑을 받았지만, 부모님께 의존하는 모습은 없었던 것 같아요. 철도 굉장히 일찍 들었고요.
본능적으로 저는 행복감을 자주, 많이 느끼는 사람이에요. 작은 것 안에서도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인데, 이게 노력하는 부분도 있지만 또 저절로 자연스럽게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혼자 자랐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한 마인드가 많았어요. 개구쟁이 같은 면도 많았고 혼자도 잘 지냈어요. 그런데 갓난아이 때는 그렇게 많이 울었대요. 너무 많이 울어서 어디를 못 데려가는 아이였죠.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어릴 때 많이 운 아이들이 굉장히 예민하대요. 새로운 환경, 낯선 공간에 들어가도 눈치가 살아있는 거예요. 제가 낯선 캐나다에 살다가 한국에 왔을 때, 정말 힘들었지만 이 눈치 하나로 견딘 것 같아요. 말이 안 통할 때는 눈치 밖에 없으니까요.
스스로를 잘 돌본다고 할까요? 균형감이 느껴져요.
저는 혼자 만의 시간을 정말 즐겨요. 그렇다고 허세 섞인 자신감은 아니고요. 그냥 어떤 일이 생길 때 스스로 물어봐요. ‘아,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옳은가?’ 거기에 대답하려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봐요. 그리고 항상 나를 잘 돌보고 싶어요. 엄마와 아빠를 보고 자라 오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본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는 걸 많이 봤거든요.
내가 상대에게 더 맞춰 줄 수 있는가
대화에 관한 책이 참 많잖아요. 항상 이야기되는 것들 중 하나는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거죠. 이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좀 더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이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고, ‘저는 이렇게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의도적으로 만든 습관들이 있어요.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 안아 주는 것, 소통할 때 상대방의 입장이 되는 것,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그게 나중에 인생에서 더 좋은 재료가 될 거라고 믿는 것, 사람들을 만났을 때나 상황을 마주했을 때 장점을 찾는 것. 이런 것들이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제게서 스며나올 수 있도록 염두에 둬요. 웃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어릴 때 하나님께 예쁜 미소를 달라고 기도했어요.
“상대방의 장점을 화제로 삼아서 대화하면 잘 풀린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이게 어려울 때도 있어요. 단점이 너무 도드라져서 장점이 잘 안 보이는 사람도 있고요.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콤플렉스가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감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대개 콤플렉스가 많아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많이 의식해요. 전전긍긍하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은 그게 좀더 많아서, 자신을 보호하느라 실수가 나오고 단점이 더 도드라진다, 그렇게 생각해요. 일하다 보면, 손해 보는 걸 크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도 손해를 안 보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후자의 사람을 보게 될 때, 마음이 많이 가요. 그리고 찾아내고 싶어요. 이 분 마음속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고요. 답이 언제 나올지는 몰라요. 그런데도 제가 계속 노력해요. 의도적으로 손해보기도 하고 계속 마음을 내려놓아요. 그러다 보면 상대방도 자신을 내려놓더라고요. 자기 이야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모두 신비해요. 마음속에 많은 것이 있어서요. 단점이 먼저 보였어도 찾아 보면 장점이 없을 순 없어요.
대화할 때 목소리, 표정도 참 중요해요.
누구나 자신에게 잔소리를 하면 좋아하지 않잖아요. “어느 누구에서든지 가르치는 말을 듣는 건 불편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귀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내가 상대에게 듣고 싶은 목소리로 말하면 누구도 불쾌하지 않죠.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좋지 않아요. 말을 많이 해버리면 질문만 많아지고 정작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의견이 사라져버리니까요. 말이 길어지면 일일이 설명하면서 구구해지고 효과가 없어요. 짧은 시간에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걸 얻을까? 이런 고민을 항상 해요.
“나는 바보야. 잘 이해가 안 가. 내가 많이 부족해”라고 말하니, 어느 순간 남편의 태도가 달라졌다고요.
말소리나 표정이 더 부드러워지고 설명도 더 잘해줬어요. 우리는 조금 더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부부가 됐죠. 사실 참 어려워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걸 참는 것은요. 그러나 내 욕심과 기준을 내려놓고 소통해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해요. 저는 어떤 상황에서든 감정적이고 본능적으로 올라오는 감정으로 말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리고 상대로부터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 때는 좀 기다려요. 상대에게 섭섭한 순간이 있잖아요. 그런데 섭섭하다는 말을 그 순간에 하면 안 돼요. 상대방이 그 메시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 심지어는 여기저기 부딪치며 상처를 입는 것까지 보며 기다려야 해요.
책 속에 ‘남편 최민수’를 굉장히 솔직하게 표현하셨어요. 사랑도 느껴졌지만 단단한 우정도 느껴졌어요.
예전에도 여러 번 말했지만 남편은 제게 꼭 필요한 재료이지만 제가 원하던 재료는 아니었어요.제 머릿속의 이상적 남편의 모습과 부합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저는 점잖으면서 농담도 잘할 줄 아는 사람이 좋아요. 그런데 이상적 남편이라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어요. 아마 그런 남자를 만났으면 오늘의 행복을 가지지 못했겠죠. 남편을 통해 제가 상상도 못했던 저의 많은 재료가 드러났으니까요. 고마운 사람이고 감사한 존재죠.
194쪽에 ‘민수의 아침’이라는 만화가 나와요. 신혼 초 남편에게 주은 씨의 마음을 잘 전달하기 위해 그리기 시작하셨다고요.
그림을 잘 그려서 시작한 건 아니에요. 제 표현수단으로 그린 거죠. 밤새도록 촬영을 하고 온 남편이 이 만화를 보더니, 충격을 받고는 자고 있는 저를 깨워서는 막 울더라고요. “주은이가 이렇게 생각하는지 몰랐다”고 사과했어요. 당연히 몰랐을 거예요. 그 때까지 한 번도 표현하지 않았으니까요. 참았으니까요. 그런데 남편이 만화를 통해 제가 보던 세상을 한 번에 받아들였어요. 그렇다고 행동의 변화가 단번에 오진 않았지만, 우리 소통의 첫 번째 터닝 포인트가 됐죠.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 혹은 신혼 부부가 이 책을 읽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결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다른 배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결혼으로 하나의 길을 만든다는 건 그 자체가 전쟁이에요. 그런 과정에서는 누군가 희생을 더 해야 하고요. 결혼에서 중요한 건 상대와 잘 맞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상대에게 더 맞춰 줄 수 있는가, 그리고 둘만의 새로운 문화를 얼마나 잘 만들어 가는 가예요.
주은 씨 부부를 보면서, “위기를 함께 겪어서 관계가 더 단단해졌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쾅’하는 위기의 순간에 귀한 보물이 숨어 있다고 생각해요. 실패 끝에 열매가 맺히니까요. 실패에서 중요한 게 나오기 때문에 그 상황 밖에 나와서 그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여러 사건을 통해 더 신뢰하게 됐고 어떤 일도 같이 헤쳐나갈 힘이 생겼어요. 신뢰의 관계는 직접 만들어가는 거예요. 신뢰를 쌓으려는 우리의 의도가 중요하고요.
우리는 참 타인에게만 친절해요
요즘 강연도 종종 하세요.
그것도 참 쌩뚱맞게 하게 됐는데요. <엄마가 뭐길래>를 찍는 중에 제안이 왔어요. 생활에 관해 자유롭게 하면 된다고 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지금까지 스무 번 정도 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엄청 떨렸거든요. 무대에 올라가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요. 그런데 또 적응이 되더라고요. 요즘은 ‘스트레스 없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책 마지막 장의 주제가 ‘자녀교육’이에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아이에게 첫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는 부모를 바라보고 자라요.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너무 커요. 지금 사회는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잖아요. IT가 있고 인터넷이 있는 시대지만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요.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인간성인 것 같아요. 책임감, 배려, 감사, 실패를 통한 성장을 가르쳐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사회, 부모들은 오로지 경쟁에만 집중해요. 점수에만 혈안이 돼서 자식들을 공부하는 로봇으로 키우는 것 같아요. 으리으리한 대학교에 가서도 완전히 망가져요. 갈 때는 새파랗고 밝았는데 실패가 적응이 안돼 공부에 질려서 오는 거예요.
부모의 계획대로 크면 언젠가 무너지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저 역시 한국에서의 제 인생은 꿈도 못 꿨던 삶이에요. 제가 캐나다에서 자라오면서 상상하고 계획했던 그림이 전혀 없어요. 사람들은 TV 속의 저를 보면서 “참 힘들겠다, 참 대단하다”라고 말해요. 한편으로는 의구심을 가져요. “왜 저런 말을 하지? 왜 저런 행동을 하지?”하면서 지적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저 역시 불완전한 인간이에요. 100%로 살 수는 없어요. 아무리 리얼이라고 해도 방송에서 제 완전한 모습 그대로를 보이는 건, 불가능해요. 나의 삶을 이야기할 때도, 남의 삶을 이야기할 때도 성급한 판단은 하지 않아야 해요.
최근 큰 아들 ‘유성’군이 tvN <둥지탈출>에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어요.
유성이가 촬영할 때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어요. 포기를 해야 할 정도로 몸이 안 좋은 상태였는데 결국 다 찍고 왔어요. 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드라마에도 잠깐 출연했는데 이야기가 많았어요. 최민수의 아들이니까요. 하지만 유성이의 연기가 매력적이지 않았다면, 출연은 불가능했을 거예요.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도, 어떤 말을 해도 부정적인 반응이 완전히 없을 수 없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항상 감당해야 한다, 조심해야 한다, 라고 말해요. 요즘은 모든 게 기록되는 시대라서 SNS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죠. 유성이는 지금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연기에 관심이 생겨서 외국에서 연기자로 활동하고 싶어 해요.
자식들은 부모로부터 적당한 간섭과 적당한 자유를 원해요. 그런데 각자가 바라는 이상적인 상이 똑같을 순 없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해요. 저희 부부는 자식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애써요. 대화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자유도 많이 주려고 하고요. 이 정도면 좋은 부모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건 또 저희의 착각일 수 있어요. 얘들은 저희 부부만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이것이 당연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격의 없이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집안 분위기를 만든다”(361쪽)는 이야기가 눈길이 가더군요.
누구를 실망시킬까 두려워서 해야 할 이야기를 숨기지 말자고 늘 말해요. 상대가 가장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끔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는 자세를 준비하자고도 말하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부모가 먼저 시작하는 거예요.
타인과 잘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볼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내 앞에 와 있는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우리는 참 타인에게만 친절해요.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일야말로 긍정적인 표현이 가장 필요해요.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집안에서부터 가족에게 다정한 말 한 마디를 건네는 일부터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강주은의 삶 속에 ‘지금’이 가장 안정기일까요?
그럴 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너무 편한 상태를 많이 좋아하진 않아요. 적당한 긴장감이 있는 상태가 더 좋아요. 때때로 위기가 오지만 결국 안 좋은 시기는 지나가요. 쓸데없는 일에 저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위기에 너무 집중하지 않고, 빨리 움직여서 다음 단계로 가는 것. 그게 제 삶이에요.
내가 말해 줄게요강주은 저 | 미메시스
그녀의 남다른 소통 능력에 초점을 맞춘 이 인터뷰는 남편, 부모, 아이들과 나눴던 소통의 순간들을 공유하며, 그녀가 터득한 비법을 그대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