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첫 장을 열자마자 “분노와 기쁨, 눈물로 썼다”는 이야기가 흠씬 이해됐다. 사전 같이 묵직한 두께의 책. 사진 한 장, 글자 한 줄에도 촛불의 기운이 뭉근하게 피어 올랐다. 2016년 10월 29일 첫 촛불집회부터 2017년 5월 정권교체까지, 7개의 국면과 45가지 테마, 그리고 484장의 사진으로 담아낸 『촛불혁명』. 1,700만 촛불시민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던 지금의 대한민국처럼, 이 책 역시 촛불혁명의 광장에서 탄생했다.
저자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은 1986년, 대한민국이 민주화의 첫걸음을 내딛던 해에 태어났다. 2007년 생애 첫 대선에서 ‘CEO 대통령’ 이명박이 당선되는 것을 목격했고, 설마 하던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2010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중에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며 ‘한국 최초의 사회적 대학 거부 선언’을 한 김예슬. 그는 “지난 10년, 나의 20대는 온통 분노와 슬픔이었지만,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촛불혁명’으로 내 삶의 혁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촛불혁명』을 일찌감치 읽은 한 부모 독자는 말했다. “제 아이에게 한국 현대사를 알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샀어요. 부끄러운 역사를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었으니까요.” 눈빛이 유독 맑았던 8살 소년은 말했다. “역사학자가 되는 게 꿈인데요. 나중에 커서 제 아이한테도 이 책을 보여주고 싶어요.” 후기를 듣고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던 김예슬과 촛불혁명을 사진으로 담은 김재현을 비롯한 나눔문화 연구원들. 이들은 1년 전, 눈발을 뚫고 주말마다 광장에 나왔던 1,700만 촛불시민에게 헌사하는 마음으로 『촛불혁명』을 만들었다.
눈부시고 눈물 났던 촛불혁명의 기록
굉장히 무거운 책을 펴냈다. 고생한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힘들었지만 뿌듯하고 또 기쁘다. 올해 초 매주 촛불집회를 참여하면서 몇 십 년간 다시 없을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이 집회가 혁명이라는 직감을 느꼈을 때,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찍은 사진만 3만 5천 장에 달한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 정세 분석, 각종 자료들을 따져보면 검토한 페이지가 약 3천 쪽은 되지 않을까 싶다.
출간된 지 2달이 되어간다. 촛불집회 1주년이 되는 시점에서 책이 나온 셈인데, 그간의 소회를 말한다면.
대한민국의 최근 1년이 근 10년보다 나았지 않았나? ‘우리가 정말 나라를 구했구나’라고 생각한다. ‘촛불혁명이 없었으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하면 아득하다. 지난 10년, 정치는 물론이고 사회 곳곳에 얼마나 많은 적폐가 가득했나? 어디까지 망쳐놓을 수 있는가를 실감할 정도였다. 방송도 모두 장악되어 있었고 설마 싶었던 국가기관 국정원, 검찰까지. 이런 상황에서 촛불이 아니었다면 대선을 어땠을까, 싶다.
딱 1년 전 일인데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나 역시 뭔가 어색하고 낯선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그 많은 시민이 모인 걸 떠올려보면, 정말 대단했고 정말 감격스럽다. 어떻게 이 겨울에 매주 나올 수 있었는지, 대한민국의 희망이 사라질 수 없음을 느낀 현장이었다.
『촛불혁명』이라고 제목을 짓기까지 논의가 많았을 것 같다.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떠오른 제목이었고, 내는 순간까지 고민했던 제목이다. 촛불 1주년을 맞은 최근까지도 이것이 촛불항쟁인지, 촛불시위인지, 촛불집회인지, 그냥 촛불인지 이야기가 많았다. 학문적인 논의도 필요하겠지만 혁명이라고 불리지 않게 되는 것에 우려가 많았다. 책을 낸 데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이것이 혁명이었다는 사실을 정명으로 남기는 데 있다.
일반 독자들이 책을 사기엔 꽤 부담스러운 가격인데, 사서 읽었다는 지인이 많았다. 내 얼굴이 혹시라도 찍히지 않았을까, 궁금해하면서 본 독자도 있더라.
책을 내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이 하나 있다. 바로 “귀한 책”이라는 평가다. 우리가 좋은 책이라는 말은 많이 하지 않나? 그런데 “귀한 책”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왜 이런 이야기를 들을까 생각해봤는데, 이 책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을 아신 것 같고,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인 것 같다. 인터넷서점 리뷰 중에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은 “표지는 눈부시게 예쁘고 내용은 눈물 나게 벅차다”는 글이다. 왜 와닿았을까를 생각해보니, 촛불혁명이 딱 이랬던 것 같다. 정말 눈부시고 정말 눈물 났던 혁명. 그 모습을 담고자 하는 마음을 독자 분들이 읽어주신 게 아닐까 생각했다.
기록의 의미도 크다.
무려 23주간의 촛불집회였다. 참여한 사람으로서 촛불혁명의 현장과 전모를 꼼꼼히 기록하고 싶었다. 첫 장 ‘이게 나라냐’를 쓸 때는 정말 경악하고 분노하면서 썼고, 세 번째 장 ‘국회는 탄핵’을 쓸 때는 첫 고지를 이뤄 내기까지의 긴장되고 절박했던 심정을 담아내려고 했다. ‘그 모든 것은 세월호로부터 시작되었다’를 쓸 때는 한 글자 한 글자 쓰기 힘들 만큼 눈물로 썼다. 촛불의 아이들이 이 혁명의 기억과 함께 자라나갈 수 있는 책이길 소망한다.
실린 사진이 총 484장이다. 사진 선별도 꽤 고심했겠다.
두 가지 기준이 있었다. 결정적인 정세를 보여주는 사진, 그리고 혁명의 심연이라고 할까? 표정이라고 할까? 특히 혁명의 주체로 나섰던 우리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담고 있는 간절함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분노했고 기뻤고 놀랐고 서로 고마웠던, 그 혁명의 표정을 담고 싶었다.
첫 번째로 실린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촛불, 두 번째 사진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이게 나라냐”라는 피켓 문구다.
촛불혁명이 시작된 후 처음 나온 구호인데, 촛불의 심지가 됐던 한 마디라고 생각했다. 정말 경악하고 참담했던 국민들의 마음이 담긴 말이다. 이어 실은 세 번째 사진은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에 찍은. 눈발에도 우뚝 서 있는 시민들의 얼굴이다. 이번 혁명은 유례없는 겨울 혁명이었다. 집회 당시 가장 추웠던 날이 1월 14일, 12차 집회였다. 최저 기온이 -11도, 체감 온도는 -17도였다. 눈발을 뚫고 모인 이 뜨거웠던 현장을 담고 싶었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특검 연장 즉각 탄핵’, ‘이게 나라다 이게 정의다’, ‘적폐 청산 정권 교체’ 등 두 글자에서 열 글자 사이의 문구로 피켓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지금은 현실이 된 문구가 많다.
순간순간 낯설면서 또 기쁘고 뿌듯하다. 집회 첫 주부터 빨강 피켓을 만들어 나갔는데 더 많이 찍지 못해서 아쉬웠을 때가 많았다. 한 주의 상황을 정리하면서 다음 주 피켓을 만들곤 했는데, ‘박근혜 하야’로 시작했던 외침이 ‘박근혜 탄핵’, ‘박근혜 구속’으로 이어지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하면서, 정세에 맞는 강력하고 아름다운 문구로 시민들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보통 하루에 2,3만 장, 규모가 컸을 때는 10만 장까지 제작했는데 나눔문화에서 만든 피켓을 자세히 보면, 다양한 시민을 형상화하는 아이콘이 그려져 있다. 정세가 고조되고 어떤 문제가 진전됨에 있어 아이콘의 표정이 바뀌는데, 이걸 알아보는 시민들이 있었다. 마지막 피켓까지 다 구했는데 하나만 없다며, 보내줄 수 있냐고 편지를 보내온 해외 동포도 있었다.
408쪽에 ‘잊지 말고 심판하자! 국정농단 관련자 명단’을 실었다. 특검과 검찰에 구속된 27명의 얼굴과 더불어 ‘국정법 불법 정치개입 및 여론조작 관련자’, ‘경찰 비리 및 폭력 진압 관련자’, ‘편향 및 왜곡 언론 관련자’까지. 마지막 장의 제목(‘마침내 승리, 혁명은 시작’)이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결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혁명이 아닌가, 생각했다.
책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즉,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불의한 권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두 가지. 살아 움직이는 인간들의 항쟁, 그리고 그 현장의 진실과 사상을 담은 한 권의 책”이다. 일찍이 동양에서는 분서갱유, 서양에서는 나치가 금서 수천 권을 불태우지 않았나. 책이 두려운 건 기록으로써 남겨지고 이 기록이 또 다시 기억이 되기 때문이다. 책의 말미에도 썼듯이, 촛불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혁명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그리고 이 혁명은 한순간에 전복되는 방향보다는 점차 전환되어야 하는 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의 저자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무엇인가.
마지막 사진을 꼽고 싶다. 이번 촛불혁명의 심장이자 광장이었던 광화문에서 찍은 30대로 보이는 여성의 사진인데, 촬영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게 촛불 시민들의 위엄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혁명은 각계각층 다양한 세대가 모두 참여한 장이기도 했지만, 2030 여성의 참여가 유독 돋보였다. 시대의 유행을 만드는 2030 여성을 상징하는 어떤 기운이 느껴짐과 동시에 오염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아주 좋은 소수의 벗과 함께 사는 것
2010년에 『김예슬 선언』이 세상에 나왔다. 2010년 3월 10일, 고려대학교 교정에 붙인 대자보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에 담을 수 없었던 물음, 생각들이 담긴 책이다. ‘한국 최초의 사회적 대학 거부 선언’을 한 김예슬의 삶도 궁금했다. 개인적인 생각이 담긴 후속작도 나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틈틈이 글은 쓰고 있다. 매일 한 줄이든 열 줄이든 쓰고는 있다. 하지만 책으로 묶을 수 있는 글인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첫 번째 책 『김예슬 선언』은 내 삶에서 나온 지도였다. 『촛불혁명』역시 내가 겪고 살아낸 책이고. 매일 같이 세계를 읽고 글을 쓰고 있지만, 어떤 것이 어떤 책으로 나올지는 나도 모르겠다.
최근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학벌주의가 심해졌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김예슬 선언’ 이후 7년, 대한민국은 여전한 느낌이다.
나 역시 그 글을 읽었는데, 처음 든 생각은 참 안타깝다는 느낌이었다. 대한민국의 대학 서열, 그 자체로 보면 1,2,3,4위에 드는 학교의 학생들조차 얼마나 길이 없다고 느끼면 자신들이 더 보장받는 사회를 이야기할까? 결코 모두가 원하는 대학을 나와도 보장되지 않는 불안감을 느끼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해서 안타까웠다. 또 안타까웠던 건, 이 친구의 말대로라면 이 친구는 영원히 서울대 생의 아래로 살아가고자 하는 길이 될 텐데, 전세계로 보자면 세계에서는 알지도 못하는 고려대생 아닌가? 그 위에 있는 수많은 학벌의 아래에서 살고자 하는 마음이 참 안타까웠다. 일본의 사상가 사사키 아타루는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에서 ‘누구의 부하도 되지 않는 삶’을 말했다. 누구의 위에 서야만 자신의 높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고작 스무 살 남짓한 학생들이 어떤 대학의 이름 없이, 자신의 사회적인 위치 없이, 자기 존재를 느낄 수 없게 돼버린 현실이 참 안타깝다.
대학을 꾸역꾸역 졸업했다면 김예슬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상상이 되는지.
너무나 확실하게 상상된다. 대개 우리들의 삶은 대학, 취업, 결혼, 육아 그리고 또 다시 아이의 대학, 취업, 결혼, 육아가 아닌가? 물론 훌륭하게 잘 살아가는 분도 많고, 이 분들의 삶을 내가 평가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사람들이 대부분 원하는 삶이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것’인데,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남들 다 그렇게 살아”라고 말하지 않나? 이 둘은 같이 존재할 수 없는 말인데, 흥미로운 것은 주어가 모두 ‘남’에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가 남겨놓은 신념의 말이 아닐까 싶다.
비영리사회단체 ‘나눔문화’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어떤 단체인가?
10년째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새롭고 매력이 있는 곳이 아닌가 싶고. 나눔문화는 진정한 나를 찾는 길, 지구적 생태 재앙, 심화되는 양극화, 전쟁과 기아질병, 영혼의 상실이라는 네 가지 위기를 직시하며 사회적 실천에 힘쓰고 있다. 예전의 운동들이 사회적 저항, 개인적인 영성, 대안적인 삶의 길 등으로 나눠져 있었다면, 나눔문화에서 활동한 경험은 ‘진정한 나를 찾는 길’ 안에서 사회적, 개인적 운동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 지원과 재벌 기부를 받지 않는 단체로 알고 있는데.
나눔문화에 처음 왔을 때 놀랐던 것 중의 하나다. 나눔문화의 다섯 가지 원칙이 있는데, 첫째가 정부 지원과 재벌기업 후원을 받지 않는 것, 둘째는 언론 홍보에 매달리지 않는 것, 셋째는 잘할 수 있는 일보다 꼭 해야만 하는 일에 주력하는 것, 넷째는 옳다고 주장을 앞세우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는 것, 다섯째는 좋은 일을 진실한 마음으로 사이좋게 하는 것이다. 이 원칙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 지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우리가 옳은 일을 한다고 옳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고자 한다. 내 인생에 있어서 “이것만은 하지 않아도 나를 지킬 수 있다”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다.
지금 김예슬에게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가?
여전히 관심 있는 것은 적폐 청산이다. 10년의 권력을 쥐고 흔든 세력들이 정말 만만치 않다. 그 세력들이 언론도 장악하지 않았나? 이명박 정권이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직후에 한 것이 방송 장악이었다. 언론은 한 사회의 공기라고 하는데, 마치 지난 10년은 미세먼지 속에 산 것과도 같다. “KBS, MBC, 안 보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은 언론을 장악한 그들의 승리적 결말이다. “현장의 진실을 제대로 보도한다”는 언론에 대한 신뢰, 이제는 회복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만약 지금, 대한민국 절대 다수의 독자가 읽는 신문의 1면을 통으로 받았다. 어떤 글이라도 쓸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질문만 있는 글? 나의 물음 100가지를 써보고 싶다. 지금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 시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등. 나와 이 세상을 향해 물을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또 답변을 많이 들을 수 있다면 그것들로 다시 한 편의 글을 쓰면 좋겠다.
김예슬이 바라는 사회의 어떤 공기, 색깔이 있다면 무엇일까.
내가 바라는 삶을 생각하면, 내가 바라는 세상이 그려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알아야,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를 알게 되는 것처럼. 인간은 몸으로 사는 존재, 영혼으로 사는 존재, 사회적 존재인데 나뿐만 아니라 너무 건강하지 못하다. 건강할 수 없는 이유를 따져보면, 자연에서 거의 유배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터지는 먹을거리 불안을 보면, 삶의 질은 갈수록 나빠지는 것 같다. 몸과 영혼이 건강한 삶이 중요한데, 결국 또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관계가 아닐까 싶다. 아주 좋은 소수의 벗과 함께 사는 것, 이것을 확장시키면 좋은 사회가 아닐까 어렴풋이 꿈꿔본다. 색깔로 따지면 초록과 빨강? 가능하면 자연과 가까운 삶, 촛불의 불씨를 품은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지 않을까 바라본다.
촛불혁명 김예슬 글/김재현 사진/박노해 감수 | 느린걸음
혁명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영감을 주고 새로운 삶을 꿈꾸게 만드는 강력한 기억이다. 그리고 기억은 기록으로 역사가 된다.